국내외 다양한 작품을 소개하며 청소년 문학의 지평을 넓혀 온 비룡소가 10대 독자와 더 깊고 즐거운 호흡을 위해 새롭게 제정한 청소년 소설 문학상, 제1회 틴 스토리킹 수상작 『남매의 탄생』. 청소년들이 직접 심사에 참여했다. 전국적으로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다양한 십 대 연령층이 응모하여 선발된 청소년 심사위원단은 최종 본심에 오른 소설을 읽고 심사하여, 마음에 드는 단 하나의 작품을 뽑았다.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수상한 오빠의 정체를 밝히고자 십 대 청소년 주인공이 거침없이 달려 나가는 이야기를 그려 낸 『남매의 탄생』이 최종 수상작으로 뽑혔다. 강력한 스토리텔링의 힘으로 청소년의 마음을 사로잡은 안세화 작가를 만나 보았다.
제1회 틴 스토리킹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청소년들이 직접 뽑은 문학상인 만큼 의미가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최종 당선 소식을 들으셨을 때 기분이 어떠셨나요?
최종 당선 소식은 집에서 전화로 들었습니다. 전화를 받기 몇 달 전, 이미 최종심에 올랐다는 얘기를 들었던 터라, 전화해 주신 분이 ‘비룡소’란 말씀을 꺼내실 때부터 심장이 떨렸습니다. 그런데 이어지는 말투가 너무 차분하여 탈락을 예상했습니다. 짧은 순간 최종심에 오른 것에 만족하자고 빠르게 자기 위안을 했는데 뒤늦게 당선이라 하셔서 놀랐습니다. 소소한 반전 덕분에 기쁨이 배가 되었고, 전화를 끊자마자 기쁨을 나누고 싶은 사람들에게 전화를 돌렸습니다. 그 순간을 생각하면 지금도 기쁘고, 기분 좋은 기억이 필요할 때, 문득 떠올릴 기쁨의 원천으로 오랫동안 삼을 듯합니다.
청소년 심사평 중 자신들의 일상 속에 판타지가 녹아 있어 흥미진진하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실제 중고등학생들의 눈높이에 맞게 대화와 일상생활을 자연스럽게 그려 내신 작가님만의 비법이 있으실까요?
제가 중고등학생 때 관심을 두었던 일들이 무엇이었는지 떠올리고, 그 일들에 대해 어떤 행동과 반응을 보였는지 상기하며 글을 썼습니다. 아무래도 지금의 10대들이 쓰는 말투나 아이템을 전부 파악하기는 어려워서, 최신 트렌드를 억지로 집어넣으려 애쓰기보다는, 그 나이대에 나오는 자연스러운 모습들을 풀어내는 데에 더 주목했습니다. 가족, 친구, 성적, 이성, 연예인 등등 다양한 이슈들에 대한 풋풋했던 마음을 최대한 되새기며 집필한 것이 비법이라면 비법이었던 것 같습니다.
남매의 탄생은 어떻게 구상하시게 된 이야기인가요? 동생 한 분이 있으시다고 하셨는데 작가님과 동생분과의 관계는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어느 날 갑자기 친오빠가 생기면 어떨까?” 떠오른 계기도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느닷없이 떠오른 이 한 문장에서 『남매의 탄생』의 첫 장이 시작되었습니다. 일단 첫 장을 쓰고 나자 다음 이야기들은 순조롭게 만들어졌습니다. 어떤 이야기들은 인고의 시간을 들여 구상해야 하는 반면, 어떤 이야기들은 이렇게 선물처럼 찾아오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 제 남동생은 동생에 대한 불만을 가상의 오빠를 통해 해소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장난스레 제기했지만, 실제로는 반대입니다. 남동생과 한 살 터울이라, 어릴 때부터 친구처럼 자라 왔고, 매사 투닥거리긴 해도 항상 응원하는 사이입니다. 소설 속 오빠를 향한 애정과 믿음은 실제로는 동생을 향한 마음을 반영한 것입니다.
웹드라마, 웹소설을 활발히 작업하고 계십니다. 그래서인지 『남매의 탄생』도 짧게 짧게 끊어지는 단문이 주를 이루어 독자들에게 몰입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수월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웹을 매체로 한 글쓰기에 언제부터 관심이 있으셨고 친숙해지셨는지 들려주세요.
특별히 웹 콘텐츠에 관심을 둔 계기가 있거나, 남달리 친숙하게 느끼고 있진 않습니다. 순수 문학이나 전통적 방식의 영상 시나리오에도 동일하게 흥미를 느끼고 작업해 왔습니다. 다만, 처음 작가 활동을 시작할 때부터 제 문체가 단문 위주의 하드보일드 문체라는 평가를 줄곧 받아 왔기에, 그 점이 웹 콘텐츠에서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았나 조심스레 추측해 봅니다.
감사한 일이라 생각하고, 기회가 된다면 더 많은 양질의 웹 콘텐츠에 참여하고 싶습니다.
전작으로 스릴러 장편 소설 『마땅한 살인』을 출간하신 바 있으신데요, 『남매의 탄생』에서도 미스터리하고 스릴 넘치는 전개가 돋보입니다. 평소에 스릴러물에 관심이 많으신가요?
네, 평소에도 스릴러물에 관심이 많습니다. 현실의 시간을 잊은 채, 오로지 작품 속에만 흠뻑 빠져들어 다음 상황을 궁금해하고 따라가는 경험을 즐기는데, 스릴러물이 제겐 그런 기회를 많이 주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스릴러물을 보는 것도 좋아하고, 쓰는 것도 좋아합니다. 제가 쓰는 작품의 다음 상황이 궁금해지는 때가 작가로서 가장 즐거운 순간입니다.
‘재미있는 글’이 점점 더 주목받고 있습니다. 『남매의 탄생』도 영화나 드라마를 보듯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 소설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만들기까지, 글을 쓰시고 이야기를 만들어 나갈 때 특히 고집하시거나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지점이 따로 있으실까요?
제가 글을 쓸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은 이것입니다. ‘과연 나는 시간과 돈을 투자하여 이 이야기를 소비할까?’ 세상에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있는데 저조차 투자하기 꺼려지는 이야기를 감히 다른 사람에게 권할 순 없으므로, 최대한 독자 또는 시청자의 입장에서 제 글의 가치를 판가름하려 노력합니다. 그 노력이 언제나 성공으로 이어지진 않지만, 최소한 자기만족적인 글이 되지 않도록 경계하는 편입니다.
앞으로 또 어떤 작품 활동이 예정되어 있으신지 향후 계획을 살짝만 들려주세요.
현재는 두 편의 웹드라마를 작업하고 있습니다. 재기발랄한 청소년들이 나오는 판타지 청춘물로 『남매의 탄생』과 같은 활력 있는 작품들이 될 것 같습니다. 호러 로맨스 장르의 장편 영화 시나리오도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 문집을 통해 공개할 예정입니다. 그밖에 올해 안에, 또 다른 소설 작업도 개인적으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안세화 2016년 한라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클레의 천사」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YES24 ‘e연재 공모전’을 통해 『누군가 화분을 깼다』를 발표했으며,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이야기창작발전소와 신진스토리작가 공모전에 당선된 바 있다. 2017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전문사 극영화시나리오 학과에 진학했으며, 2018년 웹드라마 [어서오세요, 마녀상점]으로 첫 시나리오를 집필했다.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글을 쓰는 일로 살아가길 희망하며, 현재 TV 미니시리즈 드라마 작가로 활동 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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