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위에는 가난한 이탈리아 노동자들을 술과 공연으로 위로하는 아폴로니아 바가 등장한다. 아폴로니아 바는 실업자가 급증하고 희망이 없는 사람들이 매일 같이 술을 마시는 1930년대 대공황 시대 뉴욕의 한 거리에 자리 잡고 있다. 마피아들은 아폴로니아 바 일대를 도박장으로 개조하기 위해 사들인다.
당장 문을 닫게 됐지만 리차드와 오스카는 마지막 공연을 준비한다. 이들이 아폴로니아 바에서 마지막으로 펼칠 공연은 ‘브루클린 브리지의 전설’이다.
한 무대에서 펼쳐지는 세 개의 이야기
뮤지컬 <미아 파밀리아>에는 한 무대에서 세 개의 이야기가 교차로 전개된다. 먼저 아폴로니아 바에서 마지막 공연을 펼치는 ‘리차드와 오스카’의 이야기다. 리차드는 문을 닫기 전날도 여느 날과 다름없이 무대에서 관객을 만나고 싶어 하지만, 오스카는 결혼 준비로 정신이 없다. 함께 무대를 준비하긴 하지만, 달라진 오스카의 모습을 보며 리차드는 쓸쓸해진다.
두 번째 이야기는 두 사람이 마지막 무대에 올리는 ‘브루클린 브리지의 전설’이다. 이탈리안 노동자 남자와 부유한 영국 이민자의 딸이 사랑에 빠지게 되는 이 이야기는 함께 걸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브루클린 브리지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여자의 아버지가 두 사람의 사랑을 반대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다.
갑작스럽게 공연하게 된 ‘미아 파밀리아’가 있다. 아폴로니아가 문을 닫는 날, 갑자기 찾아온 마피아 스티비는 미아 파밀리아를 무대에 올리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한다.
미아 파밀리아는 전설의 마피아로 불리는 루치아노 보체티의 후계 문제를 다룬 이야기다. 그에게는 두 아들인 치치와 써니보이, 딸 부티가 있다. 보체티는 양아들인 써니보이를 후계자로 지목하고 세상을 떠나지만, 써니보이는 친아들인 치치에게 모든 것을 양보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보체티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이 피어오르기 시작하면서 두 사람에게 생기는 갈등과 복수를 그렸다.
뮤지컬 <미아 파밀리아>는 2013년 초연한 창작극으로 올해가 세 번째 공연이다. 특이한 형식 덕분에 무대에서 극을 넘나들며 다른 배역을 연기하는 세 배우의 연기를 감상할 수 있다.
세 개의 이야기는 무대 위에서 자연스럽게 맞물리지만, 세 개의 이야기에 더 명확한 연결고리가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든다.
그럼에도 웃음기 넘치는 넘버와 코믹한 안무가 즐거움을 더하고, 부담 없이 시원하게 감상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극을 풍성하게 한다.
뜨거운 여름과 잘 어울리는 뮤지컬 <미아 파밀리아>는 8월 23일까지 예스24스테이지 2관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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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
부산에서 상경해 동생과 불편한 동거 중. 조금씩 그리고 꾸준히 글을 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