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수영』 은 평범한 직장인이자 30대 여성인 아슬 저자가 ‘수영’을 취미생활로 접하면서 겪는 재밌는 에피소드를 글과 그림으로 엮은 책이다. 그녀를 3년 동안 매일매일 수영장으로 출근할 수 있게 만든 수영의 매력은 무엇일까. 저자는 “마음껏 물을 때리며 하루의 스트레스를 풀고, 오늘 나를 괴롭혔던 일들을 물속에서 첨벙이며 흘려보낼 수 있다는 것이 수영을 취미로 선택한 가장 큰 이유”라고 말한다.
이 책에는 쉽게 읽히는 짤막한 글과 함께 저자가 그린 귀여운 삽화가 있다. 저자는 수영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성장한다. 저자의 경험을 읽다 보면, 무언가에 몰두할 수 있는 취미가 삶에 주는 소소한 행복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의 부제가 재미있어요. ‘본격 수영 부추김 에세이’라니요!
부제는 출판사에서 제안해주셨는데, 제 글의 내용이 전반적으로 수영을 부추기는 것으로 보였나 봐요. ‘오늘도, 수영’이 편안한 제목이지만 부제는 조금 자극적이죠(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에요). 저는 처음엔 부제보다 제목이 눈에 확 띄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어푸어푸’ ‘마약 수영’ 등을 생각했었어요. 바로 제목 후보에서 사라졌지만요. 지금 생각해보면 ‘오늘도, 수영’이 글과 그림에 어울리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제목인 것 같아요. 부제는 약간 도발적(?)이라서 마음에 들고요. 어떤 분들은 제목보다 부제를 더 흥미롭게 보시더라고요.
책 속 모든 그림을 직접 그리셨다고요.
네. 사실은 그림을 그리다가 엉겁결에 글을 쓰게 된 케이스죠. 원래 구상했던 책은 그림 위주의 수영 일러스트 북이었는데, 나중에 그림을 그리면서 깨닫게 된 건 ‘글이 페이지를 채워줘서 정말 다행이다’였어요. 전문 일러스트레이터가 아니다 보니 작업 시간은 부족하고, 책 한 권을 만들기 위해 그려야 하는 장수는 생각보다 너무 많더라고요. SNS에 올릴 때는 정방형 규격으로 맞췄었는데, 책과는 사이즈도 달라서 수정은 필수였어요. 게다가 출간된다고 생각하니 그냥 편하게 그렸던 그림의 완성도를 높여야겠다는 욕심을 부리게 되면서 수정하는 데 좀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림으로만 된 책을 내시는 분들은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졌어요.
작가님은 평범한 30대 직장인으로 알고 있어요. 이번 책을 낼 만큼 수영을 좋아하고, 심지어 그림도 잘 그리시는데요, 어떻게 모두 즐겁게 할 수 있나요?
작가 설명에는 게으르다고 나와 있지만, 사실 그건 저만의 생각인 것도 같아요. 주변 사람들은 점심에 필라테스를 가고, 저녁엔 수영을 가고, 돌아와서 밥 먹고 그림도 그리는 제 하루를 정말 바쁘게 보낸다고 생각하시더라고요. 저도 퇴근하고 집에 오면 아무것도 안 하고 싶었던 시기가 있었어요. 그런데 그런 생활이 반복되다 보니 삶에 어떤 에피소드도 없고 인생이 지루하더라고요. 취미가 뭐냐고 물을 때 할 말도 없고. 더 나이가 들기 전에 ‘회사원’인 나 말고 ‘특별한 나’를 찾고 싶었죠. 그래서 수영을 시작했어요.
처음엔 수영하면 너무 힘들어서 진이 다 빠질 정도였지만 요즘은 퇴근해도 소파에 널브러지지 않는 체력을 갖게 되었어요. 또 아무리 일이 힘들어도 퇴근할 때는 마치 또 다른 하루를 시작하는 것처럼 기운이 나기도 해요. 저 같은 경우는 SNS로 여러 사람들과 이야기하며 공감할 수 있는 것도 큰 원동력이 되었고요. 요즘은 매일매일이 즐거워요. 물론 가끔은 지칠 때도 있죠. 그럴 땐 그냥 하루 쉬어요. 다 저 자신을 위해서 하는 거니까요.
수영하면 살이 빠진다, 나이와 성별 상관없이 사람들과 친해진다 등 장점이 많은 것 같아요.
저는 운동을 체중감량을 목적으로 한 것은 아니지만, 수영하면 정말 살이 잘 빠지는 거 같아요. 한 시간 열심히 하면 0~1kg 정도가 빠져 있기도 하다니까요. 물론 수영 후에 ‘과식하지 않는다’라는 전제하에서긴 하지만… 그리고 수영장에선 왠지 모르는 사이여도 서로 말을 잘 걸어요. 연령대가 조금 높아서 그럴 수도 있지만, 혼자 하는 운동이면서도 단체로 줄을 잘 맞춰줘야 하는 운동이라 자연스레 대화하게 되죠. “접영 잘하시니까 앞으로 가세요” 등 이렇게 한번 말을 하고 나면 또 우리나라 사람들은 마음을 잘 열잖아요. 그래서 금방 친해지는 것 같아요. 나이는 달라도 실력은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 있으니 공통적으로 이야기할 수영이라는 주제도 있고요. 그래서 정말 수영장에서는 웃음소리, 박수 소리가 늘 들려요. 본래 활기찬 분들도 많고요.
책에 ‘수영장 텃새’에 관한 글도 재미있게 보았어요. 아무래도 여러 이유로 수영을 시작하기 전에 망설이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수영(장) 장벽이 사라질까요?
아마도 수영장의 특수성 때문인 것 같아요. 저는 어릴 적부터 물을 접해서 무서움이 없는데, 정말 운동신경이 뛰어난 사람도 물을 무서워하기도 하더라고요. 또 운동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 중에 체중감량이 목적인 사람도 많은데, 수영복은 노출이 좀 심하죠. 하지만 두려워할 필요는 없어요! 뭐든지 ‘어떻게 하지?’ 걱정만 하고 있기보단 일단 가보면 생각한 것보다는 괜찮은 게 많잖아요. 수영도 사실 물에 들어가면 서로 몸을 볼 일도 없고, 본다고 해도 다들 수영 자세에 집중하고 있어서 크게 신경 쓸 일이 아니랍니다. 일단 수영장에 한 번 방문해서 관중석에서 수업 분위기를 보는 걸 추천해요. 분명 으쌰으쌰 하는 분위기를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책에는 다하지 못한 수영 이야기가 있을까요?
수영은 거울을 보고 하는 운동이 아닌데 자세가 중요하기 때문에 회원들끼리 서로 봐주는 일이 잦아요. 자유 수영을 하고 있으면 어떤 분이 오셔서 대뜸 “저 자세 좀 봐주실 수 있어요?” 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저도 수영을 하고 잠시 쉬고 있는데 어떤 아저씨께서 본인 발차기를 봐달라고 한 적이 있어요. 그럼 수경을 끼고 잠수해서 물속 자세를 본 다음에 내 수영 지식에 빗대어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하는 거죠. 오류가 있을 수는 있어도 그러면서 친해지기도 하고 자신의 자세를 가다듬는 데에 큰 도움이 돼요. 또 많은 수영인들이 전문가는 아니지만 몇 년 동안 하다 보면 어떤 게 정자세인지 알게 되는 것 같아요. 몸이 내 마음처럼 안 따라주어서 문제지만요!
저자 소개에 보면 ‘일러스트계의 셀러브리티’가 되는 게 꿈이라고 했어요.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 궁금해요.
저는 만화적인 그림보다는 일러스트 느낌의 그림을 그리고자 해요. 『오늘도, 수영』 에서도 일러스트적 분위기를 내려고 노력했는데 작업을 하면서 아직은 그림체를 잡아가는 과정인 것 같다고 느꼈어요. 인스타그램에 그림을 꾸준히 업로드하고 있는데, 그 그림들로 수영 관련 굿즈를 가끔 만들어요. 꾸준히 작업해서 그림들이 쌓이면 수모에도 적용해보고, 수영가방에도 넣어보고 싶어요.
얼마 전에는 2020년 수영 일러스트 달력을 완성해서 <아슬굿즈>라는 제 개인스토어에서 판매를 시작했어요. 사실 제가 입고 싶고 사용해보고 싶은 것들을 디자인하는 거죠. 저도 열혈 수영인이니까요. 지금은 수영을 주제로 하고 있지만 나아가서는 다양한 주제로 그림을 그리고 상품화해볼 생각이에요. 내 그림이 어떤 물품으로 나오는 게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더라고요. 앞으로도 열심히 해볼 테니 응원해주세요!
*아슬
하라는 것 안 하는 청개구리. 한눈팔기의 귀재. 건축디자이너로 일하며, 그만 수영에 빠져 그림일기까지 그리고 있다. 태생적 게으름과 끈기 부족으로 제대로 끝맺는 게 별로 없는데, 수영만큼은 3년여를 매일 하는 모습에 주위 사람들도 놀라는 중이다. 조금은 마이너한 감성의 그림으로 소수의 마니아층만을 두고 있지만 언젠가 ‘일러스트계의 셀러브리티’가 되는 게 꿈이다. 사람들이 내 이야기에 공감하고 내 그림을 보고 웃을 때 어깨가 으쓱해지는 편이다.
-
오늘도, 수영아슬 저 | 애플북스
각양각색 사람들이 모인 수영장에서 적당한 선을 유지하며 마찰 없이 지낼 수 있는 노하우뿐만 아니라,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수영 초보자들이 하기 쉬운 실수들과 도움이 될 만한 깨알 정보까지 친절하게 전수받을 수 있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