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고등학교 시절의 아이들은 길을 묻고 조언을 구할 어른을 찾기가 어렵다. 그래서 내 마음을 더 잘 헤아려주시는 사려 깊은 부모님, 그리고 나의 이야기에 더 귀 기울여주시는 든든한 선생님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천 번의 상담과 천 번의 깨달음』 은 지금의 교육 현장에서 보이는 아이들의 ‘생존 경쟁’이 얼마나 고달픈가를 제시한다. 이를 통해, 어두운 터널을 통과하듯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는 자녀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나은 방향의 해결책을 우리 부모님들과 함께 모색하고자 한다. 교직 생활 12년 동안 학생들과의 교감을 가장 중시했던 윤희석 저자가 1,000번 이상의 상담에서 깨달은 자녀 교육의 길을 들어보자.
『천 번의 상담과 천 번의 깨달음』 은 추천사의 구성이 참 특이합니다.
이 책의 추천사는 다섯 분의 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우선 EBS 수능정책본부장이신 강영숙님이십니다. 당신께서도 역시 두 아이를 키우는 부모이면서 전국의 수험생들에게 더 나은 수능 강의를 제공하기 위해 고민하는 과정에서 책의 내용에 공감해 주셨고 흔쾌히 추천사를 주셨습니다. 그리고 다른 4명은 저의 제자들입니다. 교사 생활을 하며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이 학생들과의 관계였습니다. 제자들과는 졸업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만나왔는데요. 이 책에 추천사를 써준 제자들은 졸업 이후에도 따로 만나 친구처럼 지내온 관계입니다. 그리고 저와 함께 나눈 추억을 이 책의 추천사에 담아줬죠.
대부분의 학생들이나 부모님께서는 학교에서 아이들이 선생님과 상담하는 것이 낯설다고 느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선생님은 안 그러셨나요?
사실 저 역시 중고등학교 시절 학교에서 상담을 했던 기억은 별로 없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대학 진학과 관련하여 담임선생님과 상담을 했던 기억 외에는 없으니까요. 하지만 성장해가고 있는 아이들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어른이 필요합니다. 물론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어른이 부모님이 된다면 더없이 좋겠죠. 그런데 청소년기의 아이들은 부모님들로부터 멀어지려는 성향을 보입니다. 그건 발달과정과도 연관되어 있는데요. 이러한 상황에서 학교에서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선생님이 아이들의 고민에 대해 답해 준다면 아이들의 성장기는 조금 더 수월해지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럼 이제 선생님과 학생이 어떤 내용으로 상담을 하는지 궁금해지네요. 선생님은 학교에서 어떤 상담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제자들과 본격적인 상담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아이들과 친해져야 합니다. 적어도 아이들이 선생님에 대해 어른으로서 존중하는 마음이 있어야 상담의 효과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수업 시간 외에도 가능한 많은 시간을 아이들과 보내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제자들과 상담을 할 때마다 아이들의 학업 성취도 변화를 체크했고, 생활 속에서 드러나는 모습에 주목해 조언했습니다.
상담을 할 때도 아이의 상황이나 성정에 따라 방향을 달리했습니다. 학업 수행에 있어 능력에 비해 게으른 학생에게는 따끔하게 충고했고, 성정이 섬세해 상처받기 쉬운 아이에게는 에둘러 격려하며 상담 시간을 가졌습니다.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이라는 점에서 진학과 진로에 대한 이야기가 빠질 수 없었구요. 종종 친구 사이에서 겪게 되는 갈등 문제나 부모님과의 의견 충돌로 인한 심리적 스트레스 등도 제가 아이들과 나눈 상담의 주요 내용이었습니다.
책을 읽다 보면 ‘아, 내 아이의 심리가 이렇겠구나’ 하고 공감하게 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책에 담긴 표현 중 선생님께서 특별히 아끼는 표현이나 내용을 소개해 주시겠어요?
어릴 적에는 아이들의 행동에 대해 세세하게 칭찬하시던 부모님들도, 아이가 제도 교육권에 들어가고 나면 칭찬의 범위를 지극히 좁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것은 성적이라는 잣대 때문일 것입니다. 정작 칭찬과 격려가 필요한 순간은 아이가 낙담해 있을 때인데 아이의 성적이 떨어지면 아이에게 꾸중을 하십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표현이 떠오르네요. “이전까지는 아이의 다양한 가능성에 누구보다 주목하시던 부모님께서 그 가능성을 거두는 순간, 아이는 더 이상 예전의 가능성 넘치는 그 아이가 아니게 됩니다.”
아이들의 성장기에 대해 부모님과 이야기하시는 저자 개인에 대해서도 궁금해지는데요. 선생님의 학창 시절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중3부터 고2 때까지 주변의 친구들이 저를 보면 공부에 미친 녀석이라고 혀를 내두를 정도로 지독하게 공부만 했습니다. 그전까지는 그저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공을 차며 뛰어놀기를 좋아했던 평범한 학생이 어느 날 공부, 아니 정확히 말하면 성적 향상이 가져다주는 재미에 눈을 떴던 것이지요. 하지만 저는 대한민국의 수험생 모두가 통과하고 있는 입시 터널의 끝자락인 고3 한 해 동안 이전 3년의 시간을 무색하게 할 만큼 심각한 방황의 시기를 겪었습니다. 저 역시 심각한 고3병을 앓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아이들의 성장과 관련하여 진학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는 없을 것 같은데요. 학부모님들이나 학생들에게 진학에 대해 조언해 주시겠어요?
입시에 대한 로드맵은 사실 고등학교 1학년을 마칠 무렵 어느 만큼 방향을 정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고등학교 1년간의 내신과 모의고사 성적, 그리고 학생이 지닌 특기, 적성에 따른 활동의 정도와 활동의 깊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자녀에게 맞는 전형을 좁혀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요즘 대입 전형은 다양한 방식으로 학생들을 선발하고 있으니 내 아이에게 맞는 전형을 잘 선별해 준비해가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죠. 대학에서 평가할 만한 요소가 적다고 해도 재학생들은 수시의 가능성을 놓아서는 안 됩니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 “여러분들 모두 좋은 부모님이십니다.”라는 표현이 뭉클하게 다가오네요. 아이들을 키우고 계시는 부모님들께 꼭 해주고 싶으신 이야기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제가 EBS 강사를 하며 수능 생방송을 할 때 수험생들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여러분, 오늘 시험 보느라 정말 고생 많았어요. 아마도 우리 수험생들은 부모님과 함께 지금 이 방송을 보고 있을 텐데요. 여러분들이 수험생활을 했을 지난 시간 동안 곁에 계신 부모님 역시 여러분과 같은 마음으로 수험생활을 해오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옆에 계신 부모님께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 드리면 어떨까요?” 정작 그 이야기는 철이 든 이후 제가 저의 어머님께 드리고 싶었던 말씀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의 독자들 역시 부모로서 아이에게 버팀목이 되기를 바라시는 좋은 부모님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디 제 글이 자녀 교육을 고민하시는 부모님들께 작은 손을 내미는 것이길 기원합니다.
*윤희석
연세대학교 사회학과와 교육대학원에서 공부했으며, EBS 수능 강사로서 12년간 활동하며 전국의 수많은 수강생들을 만나왔다. 아이들 속에서 발견한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더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교사 시절 『행복한 사춘기는 가능하다』를 집필했다. 제자들에게 ‘가슴 뛰는 인생’을 강조했듯 스스로의 주문을 실천하기 위해, 지금은 교육 콘텐츠 기획자 및 자녀 교육 상담가로 활동하고 있다. 교사 시절 학생들과의 교감을 가장 중시했으며, 그 과정에서 제자들과 1,000번 이상의 상담을 했다. 그 상담의 기록이 『천 번의 상담과 천 번의 깨달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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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번의 상담과 천 번의 깨달음윤희석 저 | 봄들
지금의 교육 현장에서 보여지는 아이들의 ‘생존을 위한 경쟁’이 얼마나 고달픈가를 제시하고, 어두운 터널을 통과하듯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는 자녀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나은 방향의 해결책이 무엇일지를 우리 부모님들과 함께 모색하는 데 의도가 있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