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시대에 P2P투자가 주목받고 있다. P2P투자란 본인의 신용도에 맞는 적정 수준의 금리를 찾는 대출자와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를 연결하는 온라인 투자 방식이다. P2P투자는 기대 수익률이 높고 투자 절차가 편리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P2P투자 시장은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급성장하기 시작해 4년 만에 시장 규모 4조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P2P투자 또한 다른 투자와 마찬가지로, 제대로 알지 못하면 당연히 손실의 위험이 있다. 저자는 국내 굴지의 경제전문지 기자로, 국내에서 P2P투자가 태동하던 당시부터 꾸준히 이 업계를 지켜봐 왔다. 『P2P 투자란 무엇인가』 에는 저자가 수집한 알짜 정보뿐만 아니라 업계 최고 전문가들과 투자자들의 노하우가 담겨 있다. 이 책은 빠르게 성장해가는 P2P투자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주요 정보들을 깊이 있게 다뤄낸, P2P투자의 바이블이 될 것이다.
P2P투자란 무엇인가요? 투자자 입장과 대출자 입장에서 각각 P2P투자(대출)의 장점을 설명해주신다면?
‘P2P투자(대출)’는 개인간 뭔가를 주고받는 행위라는 뜻의 ‘P2P(Peer to Peer)’와 돈을 빌려주는 거래를 의미하는 ‘대출’이 합쳐진 말입니다. 예전에 개인들간 파일을 주고받던 소리바다, 푸르나와 비슷합니다. 은행, 증권사 등 기존 금융 기관을 거치지 않고 개인들끼리 돈거래를 한다는 의미입니다. 책에서는 투자자 입장에서 주로 썼기 때문에 인터뷰에서도 용어를 'P2P투자'로 통일하겠습니다. 크게 투자자, 대출자, P2P대출 중개회사(이하 P2P회사) 이 3주체가 P2P투자의 참여자입니다. 우선 대출자는 돈을 빌리고자 하는 사람이고요, 투자자는 대출자들에게 돈을 빌려주고자 하는 사람입니다. 대출자가 내는 대출 이자가 곧 투자자에게 꽂히는 투자 수익입니다. P2P회사는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대출자와 투자자를 연결해줍니다.
대출자가 얻는 장점은 금융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기존에 가령 연 20% 수준의 고금리 대출이자를 내고 있었던 사람이 P2P회사를 이용하면 10% 안팎의 중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1~3등급은 은행에서 3~7%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그 밖에 중?저신용자들을 위한 합리적인 금리의 대출은 거의 없거든요. 투자자가 얻는 장점은 연 10% 안팎의 투자 수익률입니다. 예?적금 금리가 높아봤자 2~3% 수준인 상황에서 꽤 매력적인 수익률입니다.
현재 한국 P2P 시장 상황이 궁금합니다.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활성화된 P2P시장은 현재 누적 대출액이 4조원에 달합니다. 역사가 긴 은행, 보험, 증권 등 여타 금융업권과 달리 4~5년으로 역사가 짧습니다. 그래서 아직까지는 ‘P2P투자가 무엇이냐’라고 정의 내려주는 법이 없었습니다. 사실 법의 테두리 밖에 있었다고 보면 됩니다.
현재 한국 P2P시장은 한마디로 ‘불황기’라고 정의 내릴 수 있습니다. 성장세가 어느 정도는 정체된 상황입니다. P2P대출을 사칭해 수천억 원대의 사기를 벌인 일당이 검거되는 등, 안 좋은 소식들이 잇달아 터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책임감 있게 자금을 관리해 온 P2P회사들은 꾸준히 투자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지금도 일부 투자 상품들은 순식간에 매진이 되기도 합니다. P2P회사들은 부동산 건축자금, 부동산 담보, 동산 담보, 개인신용대출, 법인신용대출, 전자어음 할인 등 다양한 유형의 거래를 중개하고 있습니다.
P2P투자에 대한 정의를 법에 명시하는 작업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여타 금융 상품처럼 투자자에 대한 보호가 담길 예정입니다. 지금까지는 P2P투자는 비제도권 금융으로, 금융 감독의 사각지대에 있었거든요. 올해 안으로 관련 법이 제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올해 안으로 이 작업이 완료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지난 2월 공청회가 열렸고, 한창 논의가 진행 중입니다.
다만 걱정스러운 부분은 수도권 지역을 제외하고 지방에서는 부동산 경기가 꺾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P2P투자 상품이 꽤 많아서, 부동산 경기가 꺾일 경우 P2P투자자들에게도 리스크가 전가될 우려가 있습니다. 이런 모든 불황기를 지나고 P2P투자가 법제화되면, 지금보다 더 안심하고 P2P투자를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미국이나 영국 등과 달리 한국은 부동산 PF를 위주로 P2P 상품이 개발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이 부분은 저도 궁금해서 업계 전문가분들께 여쭤봤었는데, 그 답변을 빌려와 보겠습니다. 우선 렌딧에 김성준 대표가 설명해 준 첫 번째 이유는 각국에서 P2P가 활성화되기 시작한 시점에 차이가 있어서였다고 합니다. 미국에서는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져 글로벌 금융위기로 번졌습니다. 부실 부동산 대출로부터 시작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렌딩클럽 등 대부분의 미국 P2P회사가 영업을 시작한 시기도 2007~2008년 전후입니다. 창업 시기에 시장 전반에서 부동산 대출에 대한 경계심이 컸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국은 P2P회사가 설립되고 활성화되기 시작한 시점이 2015~2016년입니다. 거의 제로에 가까울 만큼 금리가 낮았습니다. 부동산 시장은 활황이었습니다. 부동산이 좋은 투자처라고 생각할만한 요인이 가득했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투자자들도 부동산 관련 대출 건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고 하네요.
피플펀드의 김대윤 대표는 규제의 차이도 컸다고 설명했어요. 미국은 증권거래위원회(SEC)가 2008년부터 증권법에 따라 P2P대출을 규제했습니다. 이에 따라 P2P투자의 증거로 발행되는 증서를 ‘증권’으로 등록하도록 요구해왔습니다. SEC에 증권을 등록할 때는 이를 발행하는 회사가 기초자산에 대해 명확하게 확인해줄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P2P회사에 기초자산 확인이라는 의무가 하나 더 부과되는 것이죠. 산업 초창기부터 엄격한 유권해석을 하고 P2P대출을 정의하고 관련 법률을 적용한 것입니다.
이런 제도적인 조건 하에, 미국만의 특성이 담겼다고 합니다. 미국은 아시다시피 땅이 참 넓잖아요. 그래서 가까운 지역에 위치한 부동산이 아니면 실사를 나가보기도 쉽지 않습니다. 이런 이유로 부동산 금융은 대부분 그 지역 사정을 잘 아는 지역은행에서 다룬다고 합니다. 지점 없이 온라인상에서만 대출을 중개하는 P2P회사가 하기에 부동산 금융은 몹시 어려운 영역이라는 의미입니다. 반면, 개인신용대출의 경우 대출자의 신상정보만 있으면 확인이 끝납니다. 개인신용대출이 발달하기에 훨씬 좋은 환경이었다는 이야기 입니다.
마지막으로 이건 제 생각입니다. 대출금의 일부를 중개 수수료로 떼어가는 P2P회사의 수익 구조 탓입니다. 더 큰 대출 건을 중개할수록, 더 많은 이익을 낸다는 의미입니다. 신용대출은 대개 한 건당 규모가 1억원 이하로 작습니다. 반면 부동산 건축자금(PF)을 빌려주는 대출은 한 건당 모집 단위가 대부분 억대입니다. P2P회사 입장에서는 덩어리가 큰 부동산 관련 대출을 다루는 것이 수익성에 좋겠죠. 그래서 후발주자로 우후죽순 생겼던 P2P회사 대부분이 부동산 대출을 취급합니다.
책에는 한국 상황에 맞게 부동산 PF를 주로 진행하는 P2P업체를 검증하는 방법에 대해 자세하게 나와 있습니다. 개인신용대출/사업자 대출을 위주로 하는 업체를 검증하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P2P회사가 어떤 방식으로 대출자를 평가하고 상환 구조를 만들고 운영하는지를 확인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개인신용대출이나 사업자(법인 신용) 대출을 주로 취급하는 P2P회사는 현재 많지 않습니다. 지난 해 11월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개인과 사업자 대출은 전체 P2P시장에서 17% 수준이었습니다.
가령, 개인신용대출을 주로 취급하는 ‘렌딧’의 경우 자체 알고리즘으로 대출자를 평가합니다. 일반 금융사에서 대출을 신청하는 시점의 신용등급만을 따진다면, 렌딧의 경우 지난 1년간의 신용 점수 추이를 확인해봅니다. 같은 4등급이라도, 신용점수가 점점 좋아지는 사람에게 점점 나빠지는 사람보다 금리가 더 낮게 책정됩니다.
사업자 대출을 주로 취급하는 ‘펀다’는 상환 구조가 독특한데요. 자영업자에게 대출을 해주는 조건으로, 대출 기간 동안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BC카드 매출에서 펀다 대출 원리금을 먼저 돌려받는 계약을 맺습니다. 계약에 따라 BC카드는 매출을 상점이 아닌 펀다의 신탁계좌로 직접 송금합니다. 펀다가 차입자상점보다 대출 원리금을 먼저 떼어가 투자자들에게 상환하고, 상점에 잔액을 보냅니다. 위에 언급한 회사를 제외하고도, 이따금씩 일부 P2P회사들에서 취급하는 대출 건을 취미로 확인해보곤 하는데, ‘이런 사람이 돈을 제대로 갚을 수 있을까’ 싶을 때도 있긴 합니다.
작가님이 직접 투자를 하기도 했죠? 실제로 투자를 하기 전과 후, 깨달은 점이나 다르게 생각한 점이 있었나요?
부실한 상품이 아니더라도 연체가 심심찮게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투자를 하기 전에는 P2P회사에서 제시하는 설명들을 곧이 곧대로 믿었습니다. ‘묻지마 투자’까지는 아니더라도, ‘순진한 투자’를 했어요. ‘이 설명에 따르면 리스크가 별로 없구나? 그런데 금리도 괜찮네?’ 하면서요.
연체 시 P2P회사들이 ‘연체 사유’를 설명해주는 걸 보면서 ‘예상치 못한 리스크는 이런 것들이 있구나’라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가령, 부동산 건축자금 대출 투자상품의 경우, 건물이 완공돼야 투자금 상환을 받을 수 있는 구조인데요. 갑자기 연체가 됐다고 해서 보니까 ‘무더위에 공사가 지연됐다’ 또는 ‘폭우 때문에 공사가 지연됐다’라는 연체 사유가 있더라고요. 그때 깨달았습니다. 이런 예상치 못한 변수가 투자 상품마다 제각각 있으니, 마음의 준비를 잘 해서 투자해야겠다고요.
투자자의 입장을 떠나, 대출자의 입장이라면 P2P업체를 어떻게 고르면 좋을까요?
대출자의 가치를 가장 잘 평가해줄 P2P회사를 이용해야 합니다. P2P회사마다 전문성을 갖고 있는 영역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설명해보겠습니다. 자신의 직업이 의사이고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면 병원의 카드 매출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모우다’ 같은 회사를 찾아갈 수 있겠고요. 중소기업을 운영하는데 거래처로부터 ‘전자어음’을 받아 둔 중소기업 사장님이라면, 이를 들고 전자어음 할인 전문 P2P대출 상품을 운영하는 ‘나인티데이즈’를 찾아갈 수도 있고요.
자영업을 하는 사장님이라면 소상공인의 카드 매출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펀다’가 있습니다. 위메프나 쿠팡, 티몬과 같은 소셜커머스에서 물품을 판매하는 기업이라면 ‘어니스트펀드’나 ‘피플펀드’의 ‘선정산 서비스(SCF?Supply Chain Finance)’를 활용하셔도 될 듯합니다. 선정산 서비스는 물품 판매에 대한 정산 대금을 기존 지급 시기보다 1~2개월 앞당겨 받는 것을 말합니다.
아파트를 보유한 사람인데 이미 은행에서 한도까지(LTV 40%) 꽉꽉 채워 대출을 받았는데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면, 투게더펀딩이나 테라펀딩에서 부동산 후순위 담보 대출을 신청해보시면 됩니다. 혹은 땅에 작은 빌라나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을 짓고 싶은 땅 주인이라면, 테라펀딩에서 이런 자금을 빌릴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조건 없이 개인신용대출으로 빌려야 한다면, 렌딧에서 대출 상담을 받아볼 수 있을 겁니다. 사족입니다만, 금리 낮은 곳을 이용하는 게 최고입니다. (웃음)
책에서는 ‘돈을 버는 방법’보다 ‘돈을 잃지 않는 방법’을 더 자세히 말했다는 느낌입니다. 이렇게 구성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P2P시장이 아직 안정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현재는 옥석이 가려지는 중입니다. 옥석 가리기라는 말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건전한 P2P회사만 살아남고 나머지는 전부 도태돼 망할 것이라는 ‘시장 정리’를 뜻합니다. 이를 시장에 참여하는 투자자들 입장에서 생각해봅니다. 그럼 ‘살아남은 P2P회사’에서 투자한 자금만 돌려받고, 살아남지 못한 회사를 이용했던 사람들은 투자금을 전부 잃을 수 있다는 무서운 이야기거든요.
이를 반대로 말하면 부실한 회사를 골라내고 제대로된 P2P회사를 통해 투자를 하면 꽤 쏠쏠한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돈을 잃을만한 P2P회사를 걸러내기만 해도 투자 성공률이 굉장히 높아집니다. 저는 제가 책에 작성한 내용대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주식투자처럼 ‘대박’을 내지는 못 해도, 적어도 ‘쪽박’을 차지는 않으면서 소소한 욕심을 이룰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나중에 P2P투자 시장이 안정화되면, 그때는 'P2P로 돈벌기' 주제로 다시 책을 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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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P투자란 무엇인가이민아 저 | 아이스토리(ISTORY)
취재했던 핵심 정보를 넘어, 한국P2P금융협회 회장, 마켓플레이스금융협의회 위원장, 한국핀테크산업협회 회장 등 업계 핵심 관계자들과 실제 베테랑 투자자들의 경험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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