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취업의 문 앞에서 망설이고 있는 독자들을 위해 『눈 꼭 감고 그냥 시작』을 쓴 최수정 저자. 뉴욕의 한 골목에서.
누구나 한 번쯤 마음에 품어봤을 생각, ‘한국을 떠나 살아 보고 싶다.’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그곳에서 일을 갖고 일상을 살아 보고 싶은 마음. 더구나 점점 팍팍해져가는 국내 일자리 사정을 생각하면, 해외로 나가 일을 구하고 ‘글로벌 노마드’로 살고 싶다는 마음은 더욱 절실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외국어에 대한 자신감도 부족하고, 국내에서도 힘든 취업이 해외라고 더 쉽겠냐는 생각에 주저하고 또 주저하게 된다. 주변에서는 해외 취업을 위해서는 영어 공인 점수가 몇 점 이상이어야 한다느니, 인턴이나 연수 경험이 어느 정도 이상이어야 한다느니 하는 이야기가 넘쳐난다.
『눈 꼭 감고 그냥 시작』 의 최수정 저자도 해외 취업에 나서기 전 망설이고 또 망설인 사람 중 하나였다. 하지만 그녀가 직접 도전하고 겪어 본 해외 취업의 세계는 고스펙의 사람들만 기다리고 있는 곳이 아니었다. 스펙을 쌓는 것보다 지금 당장 지원하는 게 해외 취업에서는 훨씬 더 중요하다.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 맞는 해외 취업, 해외 생활 노하우를 전하는 게 필요하겠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쓴 저자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자.
“대학 졸업-취준생-거듭된 낙방-중소기업 취직-퇴사”까지의 이력은 방황하고 있는 요즘 젊은이들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후 스웨덴 기업-캐나다 기업-한국 대기업을 거쳐 현재 독일에 살고 계신데요. 이는 많은 이들이 부러워 할 것 같습니다. 이런 극적인 변화가 일어난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나요?
외국에서 일하는 친구가 걸어온 전화 한 통이 해외 취업에 도전하는데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어요. 중학교 때부터 같이 학창 시절을 보낸 친구였는데, 처음에는 ‘와 멋지다’ 부러워만 하다가, 점점 ‘나라고 왜 못할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친구처럼 저 역시 한 때는 ‘해외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었는데, 그 꿈을 포기한 채 현실과 타협하며 살아가는 제 모습이 너무 한심해 보였어요. 도전해 보지도 않고 남의 인생을 바라보며 부러워만 하는 인생을 살고 싶지 않았어요.
해외 취업을 결심하고 관련 도서를 닥치는 대로 찾아 읽었는데 그럴수록 열등감만 커졌다는 이야기가 책에 나옵니다. 그런데 결국 해외 취업에 대한 책까지 내셨네요. 책을 쓰기로 결심한 계기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제가 스펙 콤플렉스가 있어서였을까요? 해외 취업 관련 책을 읽으면서 도움이 된 부분도 많았지만, 한국에서 좋은 대학을 나온 저자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좌절도 커졌어요. ‘역시 그래. 어쨌든 좋은 대학에 나와야 해외 취업이 가능한 거야’라는 생각이 들었죠. 인터넷에서도 해외 취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조언을 하는 사람이 정말 많더라고요. ‘해외에서 일하려면 당신 스펙으로는 힘들 거다’, ‘해외에서 일하려면 영어를 엄청나게 잘해야 한다’ 등등. 그래서 제가 그랬듯, 그런 댓글을 읽으면서 상처받고 좌절하고 있을 누군가에게 이야기해 주고 싶었어요. 가능하다고 말이죠. 저 같은 사람도 했는데 당신은 더 쉽게 할 수 있을 거라고.
해외 취업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가장 크게 들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반대로 너무 힘들어서 후회되었던 순간도 있었나요?
첫 직장이었던 스웨덴 회사에서 일주일 동안 해외로 오프사이트(Off-Site, 회사 연수회나 야외 단합 활동처럼 사무실 이외의 곳에서 이루어지는 워크숍 및 미팅 등을 말함)를 갔을 때, 해외 취업을 하길 잘 했다는 생각을 크게 했던 것 같아요. 300명이 넘는 전 직원이 업무 중단을 당당하게 선선한 후 통으로 사무실을 일주일 동안 비운다는 것은 한국에 있을 때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죠. 말이 회사 연수였지, 실제로는 말단 직원부터 사장님까지 모두가 열심히 놀고 마시고 즐기는 정말 재미있는 해외여행이었어요. 그동안 열심히 일했으니, 쉴 때는 열심히 놀라는 목적으로 마련된 해외여행이었던 거죠. ‘WORK HARD, PLAY HARD’ 자신의 인생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 일도 잘할 수 있다는 회사의 모토 덕분에 일이 인생의 전부가 되면 안 된 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어요.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회사가 구조 조정을 시작하면서 제 일자리가 불안정할 때였어요. 외국에서 ‘외노자(외국인 노동자)’로 산다는 것은 새로운 세계를 경험한다는 장점도 있지만, ‘남의 나라’에서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불안정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해요.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비자 때문에 갑자기 나라 정책이 바뀌거나 회사에서 잘리면 바로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에요. 특히, 외국 회사의 경우 미국 드라마에 나오는 것처럼 하루아침에 갑자기 해고 통보를 하고, 매정하게 사람을 내치는 곳도 많은데 이럴 때 아마 저를 포함 외노자들이 가장 서럽고 힘들 때가 아닐까 싶어요. 결국 회사의 구조 조정은 저에게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되어 마케팅으로 직무 전환을 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 당시 ‘나를 반겨주지도 않는 나라에서,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렇게 사서 고생하며 살고 있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캄보디아 오프사이트 때 골드 테마로 진행된 갈라 디너 파티에서 직장 동료들과 함께
해외 취업을 막연히 꿈꾸지만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시간만 보내고 있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어떤 조언을 가장 먼저 해주시겠어요?
“밑져야 본전!”
누군가 해외 취업에 대한 조언을 구할 때 가장 먼저 해 주는 말이에요. 밑져야 본전이니 일단 눈 꼭 감고 그냥 시작하라고요. 마음에 드는 회사가 있다면, 마음에 드는 구인 공고를 발견했다면 지레 겁먹거나 포기하지 말고 일단 한 번 이력서라도 보내 보세요. 물론 이력서 광탈, 면접 탈락이 이어질 때마다 상처는 받을 수 있겠지만, 자기 비하는 절대 하지 마세요. 그냥 그 회사에서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이 필요하지 않구나 생각하고, 자기 상황에 능력을 업그레이드 할 방법을 찾으면 되는 거예요.
‘토익 900 받고 나서, 인턴 경험 좀 더 쌓고 나서, 사회 경력 어느 정도 만들어 놓고 나서 도전해야지’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스펙 쌓기와 이력서 넣기를 동시에 하세요. 오늘 나온 구인 공고는 내년이 되어도, 10년이 지나서도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니까요.
해외 취업을 결심하고 준비하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은 무엇이었나요?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경력 부족이었던 것 같아요. 외국 회사에서 경력이 없는, 그것도 현지 국가에서 살고 있지 않고 한국에서 살고 있는 사회 초년생을 채용할 이유는 많지 않으니까요. 특히 중국의 경우, 2년 직장 경력이 있어야 취업 비자가 나왔기 때문에 ‘경력 부족’이 더더욱 큰 장애물이 되었죠.
그런데 어떻게 취업을 하고 중국 취업 비자를 받았냐고요? 구인 공고에 적혀 있는 2년 경력을 무시하고 ‘밑져야 본전’이지 생각하며 이력서를 냈고, 그렇게 막무가내로 지원한 덕분에 면접 기회를 얻을 수 있었고, 취업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반년의 직장 경력, 방학 동안 짬짬이 한 아르바이트, 인턴 경력 등을 끌어 모아 2년 경력을 만들어 취업 비자가 나올 수 있었죠. 그러니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도 장애물이 보인다 하더라도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하지 말고 일단 시작해 보세요.
책을 살펴보면 상하이 예찬론자이신 것 같습니다. 해외 취업을 꿈꾸는 사람들이 상하이를 주목해야 할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상하이를 보면 ‘아시아의 뉴욕’이라는 말이 정말 걸맞다는 생각이 들어요. 거리에 넘쳐나는 외국인들, 중국어를 못하는 엄마 대신 유창한 중국어로 음식을 주문하는 금발의 꼬마 아이를 보고 있으면 여기가 중국인가 싶죠. 그리고 저 아이들이 나중에 커서 세계에 어떤 영향력을 미칠까 궁금해지기도 해요. 이렇게 상하이는 전 세계에서 온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인터내셔널하고 역동적인 도시에요. 우리와 같은 문화권이라 다른 국가에 비해 쉽게 적응하며 살 수 있을 뿐 아니라 글로벌한 경험을 동시에 쌓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인 것 같아요.
아시아의 뉴욕으로 불리는 상하이. 영어로 의사소통하는 글로벌 기업이 많기 때문에 상하이에서는 중국어 실력이 부족하더라도 취업하는 게 불가능하지 않다.
마지막으로 독자들께 꼭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해주세요.
이 책은 평범한 어느 여대생의 해외 취업 도전기이자 해외에서 살면서 겪은 것들을 솔직하고 담백하게 쓴 책입니다. 대단한 사람의 해피엔딩 스토리가 절대 아니란 것이죠. 회사에서 고속승진을 하는 능력자도 아니며, 여전히 부족한 것 고쳐야 할 것투성이고, 행복한 날도 있지만 한없이 우울할 때도 있습니다.
어찌 보면 ‘행복한 인생’은 어디에 살고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정말 원하는 인생’을 살고 있느냐가 아닐까 싶습니다. 해외에서 산다고 멋진 일만 펼쳐지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곳에서 역시 매일 똑같은 일상이 펼쳐지며, 한국에 살았다면 겪지 않았을 힘든 일들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해외에서 사는 것이 이루고 싶은 꿈 중 하나라면, 꼭 도전해 보길 바랍니다. 나중에 힘들어져서 다시 돌아온다 하더라도 또는 결국 해외 취업에 성공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최소한 내가 원하는 인생을 살아보기 위해 노력했고 도전했으니까요. 그리고 그것으로도 충분히 멋진 인생을 살았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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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꼭 감고 그냥 시작최수정 저 | 원더박스
평범한 대한민국의 여대생이 방황 끝에 해외 취업에 성공해, 상하이에서 스웨덴 기업과 캐나다 기업을 거쳐 가며 한 명의 마케터로 성장해간 경험을 한 편의 드라마처럼 펼쳐 보이게 해준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