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을 소재로 다룬 수많은 영화를 보았다. 책도 읽었다. 상상도 할 수 없는 이질적인 모습의 외계인들은 때론 아주 잔인하고 극악무도하게, 또 때로는 아주 귀엽고 상냥하게 그려진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인간과 언어로 소통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손짓 발짓을 동원해서 겨우겨우 이야기를 나눈다 할지라도 그 관계가 오래되고 깊어진다면 서로 더 답답한 부분이 많이 생길지 모른다. 그리고 사소한 오해들이 커져 의도와는 다른 의미로 생각들이 전달될지도 모른다. ‘소통할 수 없다’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문제들을 일으킨다.
‘한글’이라는 대한민국의 공통어를 사용하고 있는데 십대가 된 아이들과 어른들은 소통이 되지 않는다. 몇몇 대화를 가만히 들여다 보면 마치 서로 전혀 다른 이야기를 다른 사람과 하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마저도 단절되어버리고 만다.
왜? 왜냐고 많은 사람들이 물어온다. 오랫동안 십대들에게 논술을 가르치고, 심리학 상담을 해온 나에게 십대도, 그의 부모나 선생님들도 물어온다.
“대체 왜 말이 통하지 않는 걸까요?”
십대와 어른들이 사용하는 글자나 음성은 같을지 모르겠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분명 다르다. 그래서 나는 십대를 ‘외계인’이라고 표현한다. 작은 실수 정도는 충분히 용인되던 어린이에서 자신의 행동을 책임져야 하는 어른이 되는 중간 단계. 십대는 그래서 ‘어른이 되어가는 청소년’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지만, 그 시기의 아이들은 자신들이 그동안 해왔던 행동과 앞으로 해야 할 행동 사이에서 수많은 갈등과 방황을 하게 된다. 신체적으로도 많은 변화가 일어날뿐더러 머리가 조금 더 굵어졌다는 이유로 전보다 더 많은 위험과 유혹의 요소들 앞에 놓이기도 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방법을 전혀 배우지도 못했는데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다’는 말들로 더 잦아지는 실수들에 대한 책망을 감당해야 한다. 어린이도 아니고, 어른도 아닌 십대에게 어른들은 무엇을 원하고 있는 것일까.
- 십대라는 이름의 외계인 김영아 저 | 라이스메이커
이 책은 이미 너무 많이 가버린 그들과의 화해가 도저히 힘들 거라고 이야기하는 부모들에게, 이 책은 화해의 열쇠를 알려준다. 현장에서 경험한 수많은 상담사례는 일탈을 일삼는 아이들뿐 아니라 멀쩡한 모범생들까지 그 속에 가지고 있는 상처들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어디에서도 풀어놓은 적 없는 감동적 실화들을 심리학적 관점에서 접근하여 들려줌으로써, 그동안 잘못된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해왔던 모습들을 되돌아볼 수 있게 해준다.
김영아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국문학을 전공하고 석사 과정으로 상담심리학을 공부했다. 지금 서울기독대학교에서 기독교 상담학 박사 과정에 있다. 마음이 상한 영혼들과 만나 책을 통해 공감하고 아픔을 나누면서 심리상담의 한 영역으로 독서치료를 자리매김할 필요를 절실히 느꼈다. 한겨레 문화센터에서 '독서로 치유하는 내 안의 그림자' 인문학 강의 등 수십 개의 특별 강좌 및 초청 강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화여대 평생교육원 독서치료 지도교수, 영남 사이버대학교 논술지도학과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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