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하지만 스타일리시한 집밥 62가지 - 『요리하는 배우 김호진의 오픈 키친』
글ㆍ사진 채널예스
2011.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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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하는 배우 김호진의 오픈 키친
김호진 저 | 비타북스(VITABOOKS)
20년 차 배우에서 오너셰프로 변신에 성공한 배우 김호진의 이야기가 있는 쿠킹북. 이 책 『요리하는 배우 김호진의 오픈 키친』은 기존의 요리책과 다르다. 그의 요리 인생이 묻어나는 에세이는 읽는 재미가 있을 뿐만 아니라 잔잔한 감동까지 선사한다. 이 책에 소개하는 62가지 요리는 쉽고, 맛있고, 즐거운 김호진만의 요리 스타일을 담고 있다. 요리에 푹 빠져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고, 그의 요리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맛있는 요리를 선물하고, 때론 즐거운 이들과 모여 파티도 여는 레스토랑 ‘샤야99’를 운영하게 된 배우 김호진. 그가 ‘요리하는 배우’로서 만들고 맛보고 사랑하게 된 요리를 이 책을 통해 선보인다.
우리 엄마는 자타가 공인하는 손맛을 지니고 있다. 서울 한복판에 사시면서도 된장, 고추장, 간장을 집에서 담그실 정도인데다가 집에는 냉장고가 5대다. 그런 분이시다 보니, 매일 보시는 TV 프로그램도 푸드 채널이나 공중파에서 하는 요리 관련 프로그램들이다. 나 역시 자연스럽게 출근 준비하면서도 뉴스 대신 음식 프로그램들을 보게 된다. 특히 요리 채널에서는 많은 연예인들이 자신의 레시피를 공개하며 눈길을 모으고 있다. 그 중, 정말 ‘아, 저 사람은 요리 좀 하는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이가 있다. 바로 김호진이다. 남자가 어떻게 저렇게 아기자기한 요리를 쉽게 뚝딱뚝딱 만들어내나 싶다. 배우로서 화려한 전성기를 보냈던 그가 이제는 앞치마를 두르고 요리하는 모습이 더 자연스럽다니 이상한 일이다. 요리사 자격증이 7개나 있다는게 전혀 어색하지 않다. 아마 나처럼 김호진 주연의 드라마를 보고 성장하지 않은 10대라면 김호진은 그저 방송을 했었다고 알려진 요리사로 기억할 것이다.

『요리하는 배우 김호진의 오픈 키친』은 진짜 요리를 할 줄 아는 한 남자의 레시피 북이다. 사실 그가 지금까지 요리책을 내지 않았다는 사실도 놀라울 뿐이다. 굉장히 오랫동안 음식을 만드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것 같은데 말이다. 첫번째 요리책에서 그는 요리에 빠져들게 된 계기와 가족에 대한 사랑을 진솔하게 털어놓는다. 너무 세련되거나 매끄러운 문체를 구사하지 않아 오히려 더욱 정감이 간다. 두 아이의 아빠로서, 또 끔찍하게 아내를 사랑하는 남편으로서 살아가는 그의 모습이 인간적으로 다가온다. 또한 요리법 역시 간결하면서도 따라하기 쉬워서 요리하고 싶은 의욕을 일으킨다. 나같이 요리책은 수 권씩 독파하지만, 칼만 잡으면 덜덜 떠는 왕초보에게도 가능성을 심어준달까.

김호진이 제안하는 레시피는 소박한 가정식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마치 레스토랑에서 먹는 것처럼 기발한 아이디어가 숨어 있어 매력적이다. 도토리묵 샌드위치라니, 평소에는 생각해보지도 않았던 음식이다. 팬케이크도 생크림과 딸기를 얹어 몇 겹씩 두툼하게 내오면 삼청동의 까페 음식 안 부럽다. 생각만 전환하면 얼마든지 맛있는 요리가 나온다. 어렵지는 않지만 신선하고 창의적인 요리법들이 유쾌하기까지 하다. 게다가 독특한 테이블 세팅 아이디어도 제시한다. 초대된 손님들의 특징을 붙인 디저트라면 그 어떤 미식가라도 감동시킬 수 있지 않을까. 손님상 차리는데 이력이 난 베테랑 주부가 아니라면, 메뉴들을 적극 활용해 한상 뚝딱 꽤 멋지게 차려낼 수도 있을 것 같다.

물론 오너쉐프라고 해서 난이도 있는 요리법을 원한 분들이라면 다소 실망할 수도 있다. 또 좀더 풍부한 양의 레시피를 기대했다면 아쉽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배우 김호진의 꾸밈없는 면모를 엿보고 싶다면, 쉽고 폼나는 요리를 만들고 싶다면 한번쯤 읽어봐도 좋을 것이다. 입에 침이 고이는 집밥들이 가득하니까 말이다.



김호진

서울예술대학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1991년 KBS 공채 탤런트로 연기자에 입문했다. 『목욕탕집 남자들』 『노란손수건』 등 빅히트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현재는 트렌드가 된 '부드러운 남자'의 출발점이 되었다. 2001년 동료 배우 김지호와 결혼, 대표적인 스타 커플로 자리매김했으며 결혼 후에도 왕성한 활약으로 최근 『서울1945』 『신현모양처』 등에 출연했다. 어느 날 취미로만 여겨왔던 요리 실력을 인정받고 싶은 욕심이 생겨 틈틈이 열공하여 일곱 개의 조리사 자격증을 땄고 2010년 봄 남산자락에 레스토랑 ‘샤야99’의 문을 열어 ‘김호진식 스타일’이 살아 있는 요리를 만드는 오너셰프가 됐다. 현재,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에 재학 중이며 올리브 TV <테이스티 로드2(Tasty Road)>의 진행을 맡아 MC로 활약 중이다. 지은 책으로는 『호진 지호: 나를 매혹시킨 도시 방콕』과 『도쿄 마리아주』가 있다.






13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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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stw

2013.03.05

배우를 통해보는 또다른 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에세이에 더 가까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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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ㅋ

2012.01.02

남편은 요리사~김호진님 와이프 아이는 무척 행복할것 같네요. 아빠가 요리하는 음식은 아이뇌 발달에 무척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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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zahbs

2011.09.29

김호진씨는 연기도 나쁘진 않았지만 요리를 할 때 더 빛이 나시는 것 같아요. 케이블 방송에서도 제법 요리 프로그램을 진행하시는 것 같던데, 오히려 연기하실 때보다도 더 빛이 난다고 해야 할까요? 더 행복해 보인다고 표현하는 것이 옳겠네요. 배우 김호진씨가 하시는 요리들은 어떤 사연과 맛이 어울어져 있는지 궁금해지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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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하는 배우 김호진의 오픈 키친

<김호진>

출판사 | 비타북스(VITA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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