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돌한 여자>의 이중문, <온에어 Live>로 뮤지컬 안착!
뮤지컬 <온에어 Live>에서 정시현 역을 맡은 이중문은 뮤지컬 무대에 오르기 위해 3년 동안 보컬 트레이닝을 받았다. 무대에서 그의 노래를 접하면 그 노력이 고스란히 들릴 것이다.
2011.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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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라는 평이 많아요. 뮤지컬 무대에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들 하셨는데, 생각보다 어울리나 봐요. 사실 뮤지컬을 할 수 있는 기회는 여러 번 있었는데 준비가 덜 됐다고 생각했거든요. 이 작품은 다른 출연 배우들도 연기자나 연예인 출신이 많아서 적응이 좀 쉽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뮤지컬 <온에어 Live>에서 정시현 역을 맡은 이중문은 뮤지컬 무대에 오르기 위해 3년 동안 보컬 트레이닝을 받았다. 무대에서 그의 노래를 접하면 그 노력이 고스란히 들릴 것이다. 하지만 완벽주의자 이중문은 여전히 못마땅한 구석이 있다.
“춤이 많이 부족하더라고요. <그리스>처럼 춤이 많은 뮤지컬은 정말 많은 노력을 해야겠구나 생각했어요. 그리고 <온에어 Live>에는 기존의 가요들이 많이 나오는데, 원곡을 부른 가수들에게 익숙한 관객들은 배우가 아무리 잘 해도 기준 이하로 들릴 수밖에 없잖아요. 그냥 노래가 아니라 대사라는 생각을 갖고, 다른 식으로 풀어야 한다는 숙제가 있었어요. 개인적으로 많은 공부를 하고 있어요.”
뮤지컬 <온에어 Live>에는 이중문을 비롯해 케빈이 정시현 역에 함께 캐스팅됐다. 또 라디오 PD 김순정 역은 배슬기와 서영, 한예원이 맡았다. 그래서인지 충무아트홀 소극장은 빈자리를 찾기 힘들다. 관객들의 반응도 상당히 좋다.
“저희는 연습 때 드라마를 강조하려고 했는데, 실제 공연에서는 유머적인 부분이 많이 드러나는 것 같아요. 결과적으로는 적절히 조화가 돼서 재밌게 봐주시는 것 같고요. 사실 TV에서 활동했던 친구들이 많아서 냉정하게 작품성은 다소 떨어질 수 있지만, 반면 저희가 만들어내는 에너지가 또 다른 재미를 만들어내지 않았나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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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역시 지난해 종영된 아침드라마 <당돌한 여자>로 더욱 얼굴을 알렸다. 이중문에게 <당돌한 여자>는 배우로서의 키를 한층 키워준 작품이다.
“아침 드라마는 일주일에 5회 방영되는데, 촬영 분량이 많은 반면 등장인물이 적어요. 역할 비중이 컸기 때문에 그만큼 비중이 높았죠. 덕분에 100회 이상 끌고 갈 수 있는 감정선 등 많은 것을 배웠어요. 저는 배운 것을 노트하고 수시로 들춰보는 습관이 있는데, 장기공연인 <온에어 Live>에서도 그때 배웠던 것들이 많이 녹아나는 것 같아요.”
<온에어 Live>에서 그가 맡은 정시현은 왕년에 잘 나가다 큰 상처를 안게 된 아이돌 스타. 삶이나 사랑을 대하는, 변해가는 정시현의 모습은 올해 나이 29살인 이중문의 모습과도 비슷하다.
,br> “자신을 돌아보면서 인생이나 사랑을 찾아가는,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했어요. 저 역시 29살이다 보니 삶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요. 사실 올해는 군대도 가야하고, 제 인생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시기거든요. 또 지난해 데뷔 전부터 만났던, 8년을 사귀었던 사람과 헤어졌어요. 생각이 많죠. 그런데 이런 고민이나 생각들이 연기자에게는 많은 보탬이 된다고 생각해요.”
실연의 상처에 군대까지, 2011년을 여는 마음이 무겁지는 않을까 걱정이다.
“8년의 사랑을 후회하지는 않아요. 한 사람을 오래 만나면서 많은 것들을 경험했고, 다른 사람이 겪지 못한 감정들도 느낄 수 있었으니까요. 나이 때마다 만나는 사람이나 사랑하는 방식이 다르잖아요. 아마 이제 다른 누군가를 만나면 30대의 좀 더 성숙한, 배려하는 사랑을 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당장은 일이나 군대 문제가 있어서, 지금은 20대를 돌아보고 스스로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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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때 목표가 있잖아요. 연기를 하고 싶어서 배우가 됐기 때문에 스타가 되는 것보다는 배우고 싶은 욕심이 커요. 29살이면 연기자로서는 아직 어리다고 생각하거든요. 아직까지는 많이 배우고 싶어요. 인기나 성공도 중요하지만, 제가 열심히 한다면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주목받을 거라 생각해요.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면서 많이 배우고, 또 매 작품마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요.”
데뷔 이후 TV 드라마와 CF, 영화, 뮤직비디오, 그리고 뮤지컬까지 욕심껏 연기자의 길을 달려왔다. 하지만 이중문은 여전히 스스로에게 인색했다.
“아직도 베이스를 완벽하게 다지지는 못했어요. 연기는 너무 어려운 것 같아요. 하면 할수록 어렵고, 제가 생각해야 하는 것들이 불어나고요. 그래서 저는 올해 되돌아보고 되짚어보고, 나아갈 길을 살펴보면서 한 해를 지내야 할 것 같아요(웃음).”
이중문은 서둘러 무대로 뛰어갔다. 그렇게 그가 보여준 공연은 ‘의외’였다. 본래 뮤지컬 배우였던 것처럼 잘 녹아드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덕분에 그의 바람처럼, 그를 만난 관객들은 앞으로 매 작품마다 조금씩 나아지는 ‘배우 이중문’을 지켜보게 될 것이다.
뮤지컬 <온에어 Live>는 친숙한 가요와, 장면과 장면을 쩍쩍 붙여주는 멀티맨의 노련한 연기 덕분에 유쾌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다. 특히 방송작가 출신들이 만들어낸 작품인 만큼, 무대는 생방송 중인 라디오 부스를 연상케 한다. 관객들의 사연 소개와 쏟아지는 선물공세, 공개방송 형태를 빌린 것도 딱 라디오 틀이다. 다만, 방송작가 출신들이 라디오 작가의 캐릭터를 작품에서처럼 뽑아낸 것은 아이러니컬하다.

1개의 댓글
필자

윤하정
"공연 보느라 영화 볼 시간이 없다.."는 공연 칼럼니스트, 문화전문기자. 저서로는 <지금 당신의 무대는 어디입니까?>,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공연을 보러 떠나는 유럽> ,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축제를 즐기러 떠나는 유럽>,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예술이 좋아 떠나는 유럽> 이 있다.
앙ㅋ
2011.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