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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레기’가 되기 싫은 기자들의 유튜브 실험

『댓글 읽어주는 기자들』 김기화·강병수·옥유정·정연욱 작가 서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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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기자들이 대중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자 하는 뉴미디어 실험을 담은 책입니다. (2024.02.19)

『댓글 읽어주는 기자들』의 대표 저자인 김기화 기자


공영방송 KBS에서 언론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고민하는 기자들이 <댓글 읽어주는 기자들(댓읽기)>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했다. 기사에 달린 댓글을 읽어주고, 대댓글을 달며 ‘댓글’로 소통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거침없이 비판한다, 깐다, 뜯어본다. 기자도, 언론도, 본진인 회사조차. 기자들의 노력과 고민은 유튜브에서 책으로 매체를 달리하여 확장되어 『댓글 읽어주는 기자들』로 출간되었다. 『댓글 읽어주는 기자들』은 반성과 실험으로 언론의 의미를 재고하는 기자들의 노력과 시도를 담고 있다. KBS 내부 상황으로 인해 <댓읽기>는 2023년 12월 31일 문을 닫았지만, 이 방송을 함께한 기자들은 『댓글 읽어주는 기자들』이라는 책을 통해 더욱 확장되고 깊어진 언론의 역할과 가능성을 보여 준다.



『댓글 읽어주는 기자들』은 어떤 내용의 책인지 간략하게 소개해 주세요.

『댓글 읽어주는 기자들』은 지난 2018년부터 2023년까지 KBS 기자들이 시청자에게 다가가기 위해 유튜브 방송을 만들며 겪은 바를 담은 책입니다. 그 과정에서 있었던 사건사고, 오해와 변명, 웃음과 눈물을 담았습니다. 기자가 환영받지 못하는 시대, 신뢰받지 못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기자들의 도전과 성취, 실패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댓글 읽어주는 기자들』의 구성이 흥미롭습니다. 각 꼭지 글에 ‘김 기자 코멘터리’와 ‘비하인드 댓읽기’가 더해진 게 재미있습니다. 이렇게 구성하신 이유가 있으실까요? 그리고 두 부분에 대한 설명도 부탁드립니다.

이 책은 <댓글 읽어주는 기자들>을 함께 만들어온 기자 네 명이 함께 쓴 책입니다. 하지만 김기화 기자가 기획과 제작의 큰 부분을 맡았기 때문에 김 기자는 모든 꼭지마다 하고 싶은 이야기, 나누고 싶은 에피소드가 많았습니다. 하나의 주제로 수렴하는 것이 바람직한 꼭지글을 쓰고도 넘치는 이야기들을 ‘김 기자 코멘터리’에 담았습니다.

언론사에서 <댓읽기>와 같은 도전이 처음인 만큼, <댓읽기> 제작과 진행 과정에서 저희 기자들이 겪었던 논쟁과 고난도 언론사에서 처음 발생한 상황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동안 속 시원히 하지 못했던 <댓읽기> 제작 썰을 ‘비하인드’라는 형식으로 담았습니다. 비하인드로 풀어낼 주제는 <댓읽기> 유튜브 커뮤니티에서 직접 질문을 받아서 그에 응답하는 방식으로 썼습니다.


『댓글 읽어주는 기자들』의 저자인 (왼쪽부터) 강병수, 김기화, 옥유정, 정연욱 기자들. 유튜브 방송 <댓글 읽어주는 기자들>을 촬영하던 KBS 라디오 스튜디오에서


전체 꼭지 글을 네 분의 공저자가 쓰셨고, 각 꼭지의 문체가 통일되어 유연하게 읽히는데요. 공저자 네 분마다 어떤 점에 의미와 가치를 두고 쓰셨는지, 또한 네 분 모두 공통적으로 강조하고자 하고 중요하게 생각한 지점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무엇보다 유튜브 방송이 아닌, 책으로도 의미 있는 내용으로 쓰고 싶었습니다. 방송은 특정 사안에 대해 아는 바를 얘기하고, 의견을 나누면 그걸로 끝이지만, 이를 글로 다듬어서 책으로 내는 건 완전히 다른 과업이었습니다. 저희 네 명 모두 기자가 직업이기 때문에, 책으로서의 글과 기사로서의 글을 구분하고 작가로서 거듭나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지점이었습니다.

더불어 내용적 측면에서는 기존의 <댓읽기>를 모르는 독자분들도 편하게 한국 언론과 유튜브 실험에 대한 고민을 접할 수 있도록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유튜브에서 추구했던 ‘소통’이라는 가치를 유쾌함과 친근함으로 풀었다면, 책에서도 같은 흐름을 이어 가기 위해 쉽고, 재미있게 쓰자는 생각이 가장 컸습니다.

가장 고심하고 중요하게 생각하며 쓴 꼭지글이 있을까요?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역시 첫 번째 글, 그러니까 <댓읽기>의 정체성에 대해서 썼던 첫 꼭지가 가장 고심해서 집필했습니다. 이 책으로 저희를 처음 만나는 독자분들께도 <댓읽기>가 어떤 사람들이 만든 것인지, 어떤 도전을 해 왔는지 알기 쉬우면서도 중요한 대목을 빠뜨리지 않고 쓰기 위해서 노력했습니다. 무엇보다 기자들이 왜 대중에게 먼저 소통하자고 말을 걸었는지를 설득력 있게 쓰고 싶었습니다(이 꼭지글은 정연욱 작가가 썼습니다).

소통의 의미를 책의 중심에 두신 이유가 있으실까요?

책에서도 밝혔듯이 시대의 변화보다 한국 언론, 특히 KBS의 변화는 더디다는 고민을 오랫동안 해왔습니다. 대중의 눈높이는 높아지고, 집단지성은 공고해지는데, 뉴스는 90년대와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기자에 대한 불신은 커져만 가는데, 뭐라도 해야 하지 않겠냐는 절박함으로 유튜브를 시작했습니다. 그때는 대중과 기자와의 ‘댓글’을 매개로 한 소통을 해 보자는 도전이었고,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오늘, 그동안 대중과의 소통으로 배운 점을 책으로 정리해서 남기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이 책은 어쩌면 처음으로 대중과 기자가 본격적으로 소통하면 생기는 일들을 기록한 사례인지도 모릅니다. 그만큼 이 책의 키워드를 하나만 꼽으라면 단연 ‘소통’이겠지요.


『댓글 읽어주는 기자들』의 저자인 (왼쪽부터) 강병수, 옥유정, 김기화 정연욱 기자들. KBS 라디오국 사무실에서


『댓글 읽어주는 기자들』의 마무리가 인상적입니다. 결국 <댓읽기> 방송이 폐지 내지는 종방된 것이잖아요. 이 상황에서 『댓글 읽어주는 기자들』의 의미와 가치는 무엇일까요?

책의 마지막 장에서도 밝혔듯이 이제 <댓읽기>는 단순히 유튜브 채널의 이름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대중과 기자가 ‘댓글’로 만나고, 기자가 먼저 반성하고 설명하고 변명하며 언론의 새로운 방식을 모색한다는 ‘아이디어’와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마음가짐은 책으로 정제되어 한 매듭을 짓고, 이후에는 방송이건, 학문적으로든, 다른 언론에서건 여러 가지 채널로 <댓읽기>가 확장되리라 믿습니다. ‘믿는다’기보다는 저희가 그렇게 앞으로 만들어 갈 생각이니 확장할 계획이라고 하는 편이 더 적절하겠네요.

마지막으로 『댓글 읽어주는 기자들』을 읽게 될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기자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나 거부감이 있는 분들께 이 책을 권합니다. 우리는 뉴스에 둘러싸여 살아갑니다. 기자가 싫거나 미워도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그들이 쓴 글과 찍어온 영상을 보게 됩니다. 그렇기에 그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또 그들이 일하는 언론사 안에서 대중의 입장에 서서 변화를 꾀하는 기자들이 있다면 왜 어떻게 시도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알게 된다면 기자와 언론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좀 더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댓읽기>가 대중을 만나 언론의 가능성을 확장했듯이 말이죠.



*김기화

대표 저자. 15년 차 KBS 기자. 사회부, 경제부, 정치부 등을 경험한 후에 2018년 유튜브 채널 〈댓글 읽어주는 기자들〉을 기획 및 제작했다. 소통에 대한 믿음과 사람에 대한 긍정을 연료 삼아 5년 넘게 해당 채널을 진행해 왔다.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저널리즘의 미래 콘퍼런스〉 등 다양한 곳에서 뉴미디어와 소통 저널리즘에 대한 강연과 기고를 진행하고 있다. 지상파 방송-유튜브-책으로 이어지는 콘텐츠 생산의 경험을 통해 계속 진화하고 있다. 오늘도 뭔가 재미있는 일이 없을까 하고 궁리 중이다.

*강병수

9년 차 KBS 기자. ‘한 번의 젊음,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 기자를 선택했다. 사회부, 탐사보도부, 정치부에서 권력형 비리와 선거 등을 취재해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KBS ‘올해의 보도상’, 민주언론시민연합 ‘이달의 좋은 보도상’, 여성가족부 ‘양성평등 미디어상’을 수상했다. 〈댓글 읽어주는 기자들〉을 통해 동료들의 치열한 이야기를 들으며 후회 없는 결정이었다고 자부하는 이상주의로, 딸이 앞으로 살아갈 세상은 지금보다 나은 곳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현장을 누비고 있다. 

*옥유정

13년 차 KBS 기자. 사회부, 경제부, 팩트체크 팀을 거쳤다. 2016년 최순실 국정 농단 관련 취재로 ‘BJC 한국방송기자클럽 올해의 방송기자상’, 2014년 특전사 가혹 훈련 보도로 '방송기자연합회 이달의 기자상',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을 수상했다. 팩트체커로서, ‘남들이 다 그대로 인용하더라도 나는 사실인지 검증한다’라는 정신으로 기자 생활을 하고 있다. 세상에 완벽한 기사는 없기에 독자들의 쓴소리를 양분 삼아 오늘도 기사의 완결을 꿈꾼다. 〈댓글 읽어주는 기자들〉을 통해 독자와의 허물없는 소통을 시도했듯, 기성 언론이 해야 하지만 하지 않는 역할이 있다면 기꺼이 뛰어들 준비가 되어 있다.

*정연욱

16년 차 KBS 기자. 사회부, 정치부, 문화부 등을 거치고 주말 〈뉴스9〉를 진행한 뒤에 〈뉴스광장〉, 〈사사건건〉, 〈뉴스12〉 등의 앵커 부재 시 즉각 투입되는 ‘상시 대타 앵커’로 활약했다. 2016년 보도본부 간부들을 비판하는 글을 외부에 기고했다가, 제주방송총국으로 부당 전보된 데 이어서, 2023년에는 ‘편파 방송’의 상징으로 몰려 시청자센터로 쫓겨난 자타 공인 귀양 전문 기자다. 여전히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공영방송이 제 역할을 다하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댓글 읽어주는 기자들
댓글 읽어주는 기자들
김기화,강병수,옥유정,정연욱 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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