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감정에 휘둘려 많은 것을 놓치고 있진 않나요?
『마음 설계의 힘』 임철웅 저자 인터뷰
우리 개인의 마음을 알고 다루기 위해 과학적인 지식과 접근법이 있어야 기준을 잡고 계속 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2021.02.08)
『마음 설계의 힘』은 인간의 감정과 마음의 원리를 파악함으로써, 내 감정의 실체를 발견하고 다스리는 방법을 알려주는 색다른 관점의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산업공학 박사이자 심리대화 전문가로서, 과학적이고 공학적인 관점에서 인간관계를 풀어내고 심리를 분석하면서, 1,000건 넘게 심리 상담을 해오고 있다. 저자는 자신의 인간관계 및 심리에 관한 연구, 그리고 상담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집필했으며, 기존 심리학자들의 일반적인 마음과 심리에 대한 이해를 넘어, 나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발견할 수 있는지, 그것을 어떻게 다스릴 수 있는지, 그럼으로써 지금까지의 나를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을 담았다.
『마음 설계의 힘』은 감정, 심리, 마음에 관한 책인데, 심리학이 아닌 공학을 전공하신 분께서 쓰셨어요. 공학박사님께서 ‘마음’에 관한 책을 쓰신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많은 분들이 공학박사라고 하면 기계적이고 차가운 인상이 떠오른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공학은 우리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학문입니다. 그것을 위해 과학적 지식과 기술로 문제를 찾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거죠. 그 대상이 컴퓨터라면 컴퓨터공학이 되는 것이고, 환경이라면 환경공학, 인간이라면 인간공학이 되는 것이죠. 마음공학이라는 분야는 아직 없지만, 마음이야말로 가장 공학적인 방법론이 필요한 분야입니다. 과학적인 지식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방향을 잡을 수 없고, 실질적인 기술이 없으면 방법을 찾을 수 없으니 효과적으로 변화해 나갈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팟캐스트와 유튜브를 통해 오랫동안 많은 상담을 해왔습니다. 처음엔 제 전공과 전혀 다른 영역이라고 생각했는데 하다 보니 과학적인 지식과 기술을 이용해 솔루션을 줄 수 있더군요. 마음에 관해 답을 찾아주던 과정과 방법론을 모은 것이 바로 이 책 『마음 설계의 힘』입니다.
이 책에서는 ‘마음’의 원리와 효과적인 변화의 방법에 대해 ‘과학적인 접근법’을 제시하고 있어서 신선한데요. ‘과학적’ 시각과 방법이 ‘마음’을 다스리는 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도움을 주나요?
과학과 예술의 가장 큰 차이가 있습니다. 과학은 입력값이 같으면 결과가 같고 반복을 했을 때 항상 같은 결과가 나온다는 점이죠. 예술은 반대입니다. 반복할 때마다 같은 결과가 나오면 예술로서 가치가 없죠. 마음은 어느 쪽에 가까울까요?
마음은 다루기 힘들고 형체도 없으니 예술에 가깝다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과학적인 접근이 없으면 더 다루기 힘들어집니다. 예를 들어 기본 색깔을 모른다면 그림을 그리기 어렵습니다. 그런 것에 익숙해졌을 때, 비로소 자신만의 색을 조합할 수도 있고 자신의 그림을 창조해낼 수 있게 됩니다. 기본 색을 아는 것은 ‘과학적 지식’, 붓질 등 도구를 다루는 방법은 ‘기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 개인의 마음을 알고 다루기 위해 과학적인 지식과 접근법이 있어야 기준을 잡고 계속 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감정’뿐만 아니라 ‘이성(理性)’도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감정에 휘둘려 그릇된 판단을 하거나 잘못된 선택을 해서 후회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우리가 ‘감정’을 다스리는 데 있어 ‘이성’을 활용하고 도움을 받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자신을 믿는 것이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과거에 잘 선택했던 자신을 믿으면 후회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돌아갈 수 없는 일을 떠올리며 감정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을 수 있죠. 현재 상황을 판단하고 다시 최선의 선택을 하면 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리고 미래의 자신을 믿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당장 부정적인 생각이 들이닥쳐 감정이 요동치는 것을 어쩌지 못하겠을 땐 일단 그것을 적어두고 미래에 맑은 정신으로 현명하게 생각할 수 있을 자신에게 판단해 달라고 요청해보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 이성의 힘을 더 많이 끌어낼 수 있습니다.
책에서 ‘기쁨’의 반대말이 ‘슬픔’이 아닌 ‘분노’라고 하신 부분이 인상적이었는데요.
기쁨의 반대말이 사전적으로는 슬픔입니다만, 감정적으로 분노라고 봐야 합니다. 왜냐하면 두 감정은 모두 목표 달성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목표가 달성되면 얻는 감정이 기쁨입니다. 목표가 달성되지 못하도록 방해한 존재에 대해서 느끼는 감정이 분노입니다. 기쁨과 분노는 동전의 양면처럼 목표를 추구하며 살도록 만들어주는 감정들입니다.
책에서 나의 계획을 은밀하게 방해하는 내면의 적 ‘사보타지’에 대해 3강에 걸쳐 쓰셨는데요, 사보타지가 무엇이고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짧게 설명해주세요.
사보타지(Sabotage)는 원래 중세 유럽의 ‘농민들이 나막신을 신고 수확물을 짓밟던 행위’를 뜻합니다. 대놓고 항의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니 숨어서 목적이 달성되지 못하게 방해하는 겁니다. 마음에도 사보타지가 있죠. 우리를 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과적으로 우릴 망치고 있는 마음들입니다. 무언가를 결심했다가도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그 결심을 잊고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 버리거나 계속 결심만 하고 행동을 미루는 것도 모두 사보타지 때문입니다.
사보타지를 이겨내는 방법은 크게 세 단계로 이루어집니다. 첫째, 사보타지를 발견해야 합니다. 이게 쉽지 않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교묘하게 숨어서 존재했기 때문이죠. 둘째, 사보타지가 존재하는 이유를 알아야 합니다. 사보타지가 생겨난 것은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을 알아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셋째, 목표가 달성되었을 때를 구체적으로 떠올리며 사보타지를 설득하고 마음을 하나로 모아야 합니다. 이 과정은 여러 조직이 하나의 목표로 나아가는 방법과도 유사합니다. 우리의 마음은 조직처럼 대해야 합니다. 하나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강의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매 강의마다 ‘과제’도 있고, QR코드로 동영상도 볼 수 있더라고요. 이 책을 좀 더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이 책은 총 30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매일 1강씩 읽고 과제를 수행하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책에도 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 공간이 있지만, 별도 노트에 과제를 수행해가면서 책을 읽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과제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영상을 QR코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책이나 과제에 대한 궁금증이 있거나 자기 사례를 공유하고 싶다면, 영상에 댓글로 남겨 소통할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다른 사람들의 사례들을 업데이트할 예정입니다. 서로 스터디하는 것처럼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마음을 좀더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경험을 하게 될 겁니다.
『마음 설계의 힘』은 ‘감정’과 ‘마음’이 있는 누구라도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었는데요. 저자로서 특히 어떤 사람이 읽으면 좋겠는지, 그 사람들에게 어떤 얘기를 하고 싶은지 말씀해주세요.
이 책은 공감과 응원을 위한 책이 아닙니다. 진짜 자신의 마음을 알고 다스려보고 변화하길 바라는 분들을 위한 책입니다. 그래서 두 그룹을 염두에 두고 썼습니다.
첫 번째 그룹은 자기 감정을 들여다보는 것을 배우지 못했고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미덕이라 배운 한국의 어른들입니다. 이분들이 자기 감정을 깨닫고 마음의 소리를 들어, 진정 원하는 방향을 찾도록 해주고자 합니다. 두 번째 그룹은 감정에 휘둘리다 결국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고 여러 심리적 문제를 겪고 있는 분들입니다. 이분들이 이성의 힘을 이용해 감정을 다스리고 마음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도우려 합니다. 두 그룹을 목표로 한 이유는 이 책이 감정과 이성의 균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이 많은 분들에게 전해져 자기 마음에 대해 알고 삶의 균형을 찾아 원하는 것을 이루길 바랍니다.
*임철웅 국내 유일의 심리대화 전문가이자 공학박사. 공학적인 관점에서 인간관계를 풀어내고 심리를 분석하는 연구를 하고 일반인에게 쉽게 풀어서 전달하는 교육을 하고 있다. 2012년부터 팟캐스트와 유튜브를 통해 1,000건 이상의 상담을 진행해왔으며, 현재는 ‘LBC아카데미’와 유튜브 채널 ‘심리대화LBC’를 운영하고 있다. 산업공학 박사로서 직접 오프라인 실습과 상담을 통해 얻은 통계자료를 분석, 적용하여 스몰토크 이론과 심리훈련기법을 정립하고 공식까지 만들어냈다. 심리를 기반으로 인간관계에 관한 공식과 이론들을 만들어내고 교육과 사례로 검증함으로써, 인간관계도 과학적인 접근이 중요한 것을 증명해냈다. 지금도 자신의 마음에 대해 알지 못하거나 인간관계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길을 깨닫게 해주기 위해 힘쓰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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