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레이터 홍화정 “4컷 그림일기, 벌써 10년이 됐어요”
『쉬운 일은 아니지만』 홍화정 작가
어느 날 마음이 튼튼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다 마음이 캐릭터를 만들었어요. 지금은 마음이에게 불안해하지 말라고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2019. 07. 22)
인스타그램에서 공감 100배로 알려진 4컷 그림 에세이가 있다. 바로 일러스트레이터이자 10년 넘게 그림일기를 그려온 홍화정 작가의 그림 에세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다. 홍화정 작가는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그림체에 쉬운 일은 아니지만, 나 자신에게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은 한 사람이 자기만의 터널을 통과하며 성장해온 이야기를 담았다. 편하게 읽히지만 오래 되새기게 되는 이야기들이 지금 벽에 부딪혀 멈춰 섰거나 머뭇거리는 이들에게 작은 공감이 되어줄 것이다.
책에 직업인으로서 또는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일러스트레이터의 삶에 대해 자주 언급되는데요.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먼 길을 가는 데 불안함이나 어려움은 없나요?
가끔 한두 달 작업 문의가 뜸할 때가 있는데요, 그럴 땐 정말 불안해집니다. 물론 그 시기가 지나면 일이 들어와 정신없이 일하기도 하지만 그 일 역시도 마감하면 다시 불안해지는 연속이에요. 그래도 지금은 4년 차가 되어 그런지 불안함의 정도가 좀 줄어든 것 같습니다. 또 자기만의 작업 스타일과 독특한 그림체가 생기는 건 좋지만, 그렇게 되면 비슷한 결의 일들만 들어와 작업하게 되거든요. 그럴 땐 너무 이런 스타일로 고착되어 버리는 게 아닐까, 내 그림 스타일에 갇혀버리는 건 아닐까 걱정되기도 해요. 기본적으로 스스로를 의심하고 사서 걱정부터 하는 성향이라 그렇긴 한데요, 그래도 이런 자기 의심을 잘 활용해서 더 발전되고 확장된 그림 스타일을 구사하는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고 싶다는 의지가 있답니다!
20대에는 자신이 어른일 수도, 아닐 수도 있는 것 같아요. 작가님이 생각하는 어른이란 어떤 사람인가요?
미성년자일 땐 20살이 지나면 모두 어른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20살이 지나면 성인이 될 뿐이지 어른이 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을 해요. 언젠가 생각이 바뀔 수도 있지만, 지금 제가 생각하는 어른이란 자신이 어른임을 자각하고 책임을 지는 사람이 아닐까 합니다. 자신보다 어린 사람들과 격 없이 지내며 젊은 마인드를 가진 사람보다는 자기가 더 연장자임을 인지하고 어린 사람들을 배려하는 사람이 어른인 것 같아요. 실제로 제 주변엔 그런 어른들이 분명 있고, 그분들을 보며 깨달은 점이기도 하니까요. 좋은 어른이 되는 건 정말이지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아요.
책에 등장하는 가족 이야기가 따뜻했어요. 책을 본 가족의 반응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일단 아빠는 책에서 자기가 나오는 장면을 보더니 자꾸만 ‘주인공 값’을 내놓으래요. 자기가 이렇게 많이 출연했으니 받아야 하는 거 아니냐면서요. (웃음) 동생은 제가 늘 집에서 작은 방에 콕 박혀 작업만 하는 모습을 보다가 책이 나오고 도서전에서 독자분들이 찾아와주시는 걸 보더니 제가 다르게 보인다고도 했어요. 농담으로 “집에 돌아가서 똑똑히 전하라고, 언니가 우리가 알던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사실 가족들이 늘 응원하고 지지하고 있다는 걸 잘 알아요. 그림 그리는 걸 다들 반대하셨는데, 요즘은 주변에 자랑도 많이 하시고 자랑스러워 하시는 것 같아 뿌듯해요.
그림일기에 지금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마음이’에게 물어보는 장면이 나와요. 마음이 캐릭터는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나요?
마음이를 그린 지 7~8년 정도 된 것 같아요. 싸이월드에 짧은 일상 만화를 올리면서 그리게 되었는데요. 어느 날 마음이 튼튼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마음을 훈련시키는 장면이 떠오르는 거예요. 뜀박질시키고, 윗몸일으키기도 시키고 옆에서 감독처럼 호루라기를 불며 마음을 단련시키는 장면이요. 그 장면과 함께 자연스럽게 마음이가 그려졌어요. 그때 마음이는 무려 근육이 울룩불룩한 모습이 되기도 했답니다.
작가님을 최근 띵~하게 한 것은 어떤 것일까요? 책, 영화 무엇이든 좋습니다.
팟캐스트에서 들은 문장들이요. 집 밖으로 잘 나가지도 않고 늘 작업방에 틀어박혀서 원고만 쓰고 그렸는데, 그래도 세상과 단절되지 않은 건 작업할 때 늘 들었던 팟캐스트 덕분인 것 같아요. 최근에 제 머리를 띵하게 한 이야기는 ‘책읽아웃’에서 다룬 김한민 작가님의 『아무튼 비건』 에 나왔던 문장입니다. 작가님이 초등학생일 때 교실의 공용 연필깎이에 ‘학급 물품을 내 것처럼 아끼자’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는데 그 문구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는 이야기였어요. 김한민 작가님은 어렸을 때 외국에서 자랐는데, 그때까지 받은 교육에 의하면 그 문구는 ‘내 것처럼 아끼자’가 아니라 ‘남의 것처럼 아끼자’가 되었어야 했다고요.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아주 어렸을 때부터 제가 봐온 철저히 이기적이었던 문장들이 자꾸만 생각나서 좀 섬뜩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어요. 우리는 왜 이렇게 이기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을까 하면서요.
작가님이 가장 노력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약속을 잘 지키는 거요. 정말 쉽지 않아요. 자꾸만 변수가 생기고, 제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고요. 약속이나 마감을 지키지 못할 때마다 마음이 쪼들려서 시간을 더 빡빡하게 죄는 것 같아요. 여유를 두고 약속을 하면 좀 더 잘 지킬 수 있을 텐데 약속시간을 정확히 지키는 게 왜 이렇게 힘든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밤에 잠들고 아침에 일어나는 일도 오랫동안 노력하는 일 중 하나입니다. 며칠 성공하면 또 며칠은 실패하고, 아직도 완벽히 이루어내지 못한 일 중 하나예요. 왜 이렇게 새벽에 잠드는 건 늘 아쉽고 아침에 일어나는 건 늘 힘든지. 대체 언제까지 노력해야 하는 걸까요. (웃음)
지금 ‘마음이’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책이 나오면 홀가분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불안해졌거든요. 이 책이 제 책이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정말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책에 나오는 시기는 특히 저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없다시피 한 때였는데, 아마 혼자였더라면 절대 책으로 묶어낼 수 없었을 거예요. 저는 스스로를 믿지 못했지만, 저와 책을 만들자고 해주신 편집팀은 저를 믿었거든요. 출판사에 갈 때마다 뵙게 되는 마케팅팀분들과 편집팀의 얼굴을 떠올리면 정말 잘 해내고 싶어져요. 그리고 저 역시도 이렇게까지 열심히 이야기를 그리고 쓴 적이 없었거든요. 책이 외면받을까 사실 많이 불안해하고 있어요. 불안해하지 말라고, 괜찮다고, 소수여도 잘 봐주시는 분들이 분명히 계실 거고, 열심히 했으면 된 거라고 괜찮다고 얘기해주고 싶어요.
* 홍화정
따뜻하고 편안한 그림을 오랫동안 그리고 싶은 일러스트레이터. 늘 가지고 다니는 메모장에 순간의 생각과 마음을 수집한다. 10년 넘게 그림 일기를 써왔으며 일기를 바탕으로 『혼자 있기 싫은 날』을 그리고 썼다. 출판, 기업 사보, 브랜드 협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러스트와 만화를 그리고 있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홍화정 저 | 휴머니스트
쉬운 일은 아니지만, 나 자신에게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은 한 사람이 자기만의 터널의 통과하며 성장해온 이야기다.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그림체와, 편하게 읽히지만 오래 되새기게 되는 이야기들이다.
관련태그: 쉬운 일은 아니지만, 홍화정 작가, 마음이, 괜찮아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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