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나 형제와 떨어진 상태로 70년을 살았다면?
『익환이와 개성 친구들』 조성준 저자 인터뷰
생각만으로도 너무나 가슴 아픈 일이지만, 불행하게도 이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지금도 수많은 남북한의 가족들이 떨어진 채 서로를 그리워하다 세상을 떠나고 있어요. 안타까운 마음에 이 이야기를 쓰게 되었어요. (2019. 07. 15)
남ㆍ북한 정상이 굳게 다짐한 판문점 선언이 1주년을 훌쩍 넘기고 말았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은 언제쯤 정상화될까? 이산가족은 언제쯤 자유롭게 만날 수 있을까?
‘통일’은 우리 한민족의 오랜 숙원이며 반드시 이루어야 할 과제지만, 오랜 세월 분단된 상태로 살아가다 보니 세대가 교체되고 세월이 흐를수록 그 간절함도 사그라들 수밖에 없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비록 오랜 세월 분단된 상태로 살았지만, 우리는 한민족으로 남북한의 어린이들이 전혀 다르지 않고, 언제나 만나면 친구가 될 수 있음을 전하는 동화 『익환이와 개성 친구들』 을 출간했다.
동화 『익환이와 개성 친구들』 은 위험하면서도 아찔한 익환이의 흥미진진한 개성행 스토리를 담고 있다. 아이들이 의견이 달라 갈등 상황에 처하기도 하지만 끝내 협력하여 위기를 함께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아름답게 그려지며 남북한이 서로 보듬어 안아 하나로 합쳐지는 법을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분단의 아픔을 이겨내고, 함께 잘 사는 미래를 꿈꾸어야 할 통일 세대의 아이들에게 통일의 중요성을 되새기고 올바른 ‘통일’의 가치를 심어 주기에 충분하다. 더 늦어지기 전에 가족과 형제였던 한민족이 다시 왕래하며 평화롭게 살 수 있는 통일이 되도록 모든 사람들의 마음이 간절함으로 모아져 함께 남북한의 평화 통일을 준비해야 할 때이다.
지금과 같은 남북한의 평화적 분위기를 예측하고 동화를 준비하신 건가요?
아닙니다. 하지만 ‘언젠가는’이라는 희망은 늘 가지고 있었어요. 사실 이 글은 7년 전에 썼는데, 당시 싸늘해져 가는 남북관계를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에서 시작하게 되었지요. 하지만, ‘통일동화는 안 팔린다’는 인식 때문에 책을 펴내려는 곳이 없었어요. 오랫동안 햇빛을 못 보고 서랍 속에서 긴 잠을 자다가, 달라진 세상이 잠을 깨웠습니다. 7년이라는 시간의 변화와 현실에 맞추느라 아쉽게도 제가 원래 준비했던 이야기의 처음과 마지막 부분을 바꾸어야 했습니다. 원래의 이야기는 나중에 기회를 만들어 제가 직접 이야기해 줄 계획입니다.
통일을 이야기하는 동화책이 별로 없는데, 어떻게 통일을 주제로 정하게 되었나요?
남북통일은 우리 민족이 반드시 이루어야 하는 과제이지요. 하지만 정부를 비롯한 일부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고, 하나 됨을 위한 민족 모두의 간절한 소망이 하나의 에너지로 뭉쳐질 때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런데 곳곳에서 경제적 이유를 들어 통일을 반대한다는 목소리가 들려와 안타까웠습니다. 세계적인 금융그룹 골드만삭스는 남북한이 통일된다면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가 세계 2위가 될 거라고 예측한 바 있어요. 남쪽의 자본과 기술에 북쪽의 자원과 인력이 융합될 때 그렇게 된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러한 경제적 이유를 넘어서 통일은 헤어진 가족이 다시 만나 함께 웃고 나누며 살아가야 하는 당위적 과제잖아요? 이러한 저의 마음을 우선 어린이들과 나누고 싶어서 주제를 정했답니다.
초등학교 교육과정에서도 통일 문제를 다루고 있겠지요? 이 책이 학생들에게 어떻게 쓰여지기를 바라시나요?
학교 교육 현장에서의 쓰임새를 생각하며 집필하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초등학교 4~6학년 사회, 도덕 교육과정에 통일 관련 영역이 있고, 교육과정 운영 방법에 따라 전 학년, 전 교과목에서 통일 교육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에 분단, 이산가족, 통일을 위한 발걸음, 평화, 화해와 협력, 남북 경제 교류, 남북한의 언어 차이와 소통 문제 등을 담았기 때문에 교과와 연계한 다양한 읽기 자료뿐만 아니라, 독서 논술 및 토론 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어린이들이 즐겁게 책을 읽으면서 남북 화해와 협력, 통일 등에 대한 생각주머니를 튼실하게 키우는 데 쓰여지기를 소망합니다.
‘익환’이라는 주인공 이름은 어느 유명한 분을 떠올리게 하는데, 관련이 있나요?
이야기에 나오는 익환, 범구, 창호, 규식 등 아이들의 이름은 문익환, 백범 김구(범구), 안창호, 김규식 등 겨레의 통일 또는 독립을 위해 마음과 목숨을 바쳐 애쓰다가 돌아가신 어른들의 이름이나 성을 빌려 사용한 것입니다. 우리 어린이들이 책을 읽은 후에도 그분들의 이름을 오래도록 기억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차용한 것입니다.
흥미진진한 이야기의 끝이 묘하게 여운을 남기는데, 혹시 후속 이야기도 생각하신 건가요?
하하하, 그렇게 보였나요? 그럼 성공한 겁니다. 맞습니다. 후속 이야기를 준비하고 있어요. 이 책이 ‘조선팔도도’, ‘정평구와 비차(비거)’와 같은 역사적 사실을 가져와 이야기를 전개한 것처럼 후속 작품도 어린이들이 깜짝 놀랄 만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미리 밝힐 수는 없지만, 1편보다 더욱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있답니다. 단맛이 나는 약처럼 재미있으면서도 유익함이 스며드는 이야기책이 될 겁니다.
이야기에 나오는 개성 친구들의 캐릭터가 참 재미있어요. 작가님은 그중 누구한테 가장 마음이 가나요?
모두가 저의 친구라서 가장 좋은 친구를 딱히 고를 순 없어요. 저는 이 책을 집필하는 동안 이 친구들과 함께 살았습니다. 그러면서 정이 푹 들었어요. 이야기 뒷부분에 익환이가 개성 친구들과 헤어지면서 어깨동무를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 속에 저도 있었어요. 아이들과 함께 어깨동무를 했지요. 아이들이 훌쩍훌쩍 울 때, 저도 흐느끼며 글을 썼답니다. 아이들의 마음이 느껴져서 울었고, 이 글을 끝내면 아이들과 잠시 멀어질 것이 너무 아쉬워서 울었습니다.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면 눈물이 나요. 문익환 선생님은 제가 정말 존경하고, 닮고 싶은 분이라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 할게요.
‘익환이와 개성 친구들’ 이후에 다른 작품을 준비하고 계시다면 어떤 책일지 궁금합니다.
그 동안 교과서를 비롯해서 인문 교양서, 전문서, 사전 등을 주로 집필하였지요. 『익환이와 개성 친구들』 을 계기로 당분간은 주로 어린이 책을 쓰려고 합니다. ‘통일’, ‘더불어 사는 생물’, ‘인간과 사회’라는 주제를 정하여 이야기를 집필하고 있답니다.
고려대학교 국문학과 졸업 후 경희대학교 대학원에서 언론 출판을 공부하였습니다. 교과서를 사랑해 오랫동안 만들고, 쓰고, 나누며 살아온 지은이는 늘 ‘사람’, ‘자연’, ‘어린이’에 대해 눈빛 반짝이며 이야기합니다.
이번에 ‘남북한 어린이의 우정 어린 마음’을 책에 담았습니다. 지은이는 남한과 북한 어린이의 본마음이 다르지 않아서 언제든지 만나면 금방 친구가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백범 김구 선생님은 “나를 넘어서야 이곳을 떠나고, 나를 이겨 내야 그곳에 이른다.”라고 가르쳤습니다. 그분의 가르침에 따라 이 책에는 남북한의 어린이들이 함께 넘어서고, 이겨 내는 이야기를 담고자 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한국 문학사 최초의 『문학 용어 사전』을 연구 편찬하였습니다.
익환이와 개성 친구들조성준 글/송혜선 그림 | 북스토리아이
다가올 통일의 시대를 준비해야 하는 어린이들에게 북한 아이들을 편견 없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가치관을 형성하고, 올바른 ‘통일’의 가치를 심어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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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조성준> 글/<송혜선> 그림10,800원(10% + 5%)
남북의 아이들이 마음으로 만나는 첫 번째 역사 한국전쟁 때 개성에서 남쪽으로 피난을 오면서 학교에 있던 보물 ‘조선팔도도’를 급하게 챙겨 온 익환이 할아버지는 전쟁만 끝나면 지도를 제자리에 돌려놓을 생각이었지만, 분단으로 길이 막히자 고통스러워한다. 위암 수술 후 병원에 입원한 할아버지 병문안을 간 익환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