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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표 생각과 삶을 살기 위한 영어 공부

『아이표 영어』 아이걸음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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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살아갈 시대에 필요한 자질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경계를 넘나들며, 시키는 대로 하지 않고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이에요. 어른이 주도하는 영어 공부 방식은 이런 능력을 저하한다고 생각해요. (2019. 0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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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땐 고등학교 3년에 했던 대입 준비를 요즘 아이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한다. 목적은 명문대 입학이다. 이제 명문대를 나와도 특별함이 보장되지 않는 사회라고 말하면서도 엄마들은 그 바람을 쉽게 떨치지 못한다. 방법은 남보다 빨리 나아가 목적지에 먼저 도달하는 것. 그래서 지금 한국에선 초등학생이 고등 과정을 배우고 있는 기이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는 왜 이렇게 살아야 할까?’


나는 절대로 아이를 그렇게 키우지 않겠다고 다짐했어도 아이가 자라 학년이 올라갈수록 그 약속을 지키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마음에서 수시로 일어나는 내적 충돌을 조용히 잠재울 재간이 없고, 자꾸 내 아이가 아닌 남의 아이를 의식하며 쫓다가 자신을 잃는다.


저자는 이런 엄마들의 마음에 중심을 잡아주고, 각자 자신의 아이에게로 인도해 그 아이만의 아이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다.

 

처음 출간 제의를 했을 때, 정중히 거절하셨고 그 뒤로도 수년에 걸쳐 여러 번 거절하셨습니다. 거절 사유로 책을 쓸 여유가 없고 건강의 문제를 들기도 하셨지만, 더 기억에 남는 건 제 책은 사람들이 좋아할 책이 아니라는 말씀이었어요. 왜 그런 생각을 하셨나요?

 

사람들은 책에서 길이 아닌 답을 얻고 싶어 한다고 생각했어요. 엄마들이 아이에 관한 선택을 하게 되면 책임감과 두려움 때문에 더 정답을 찾게 돼요. 몇 개의 선택지 중에 어떤 게 답인지 알고 싶어 하죠. 엄마들이 읽고 싶어 하는 책은 내가 정답을 알고 있다고 강한 목소리로 주장하는 책일 거로 생각했어요. 하지만 저는 인생도 자녀 교육도 객관식이 아닌 주관식 문제라고 생각해요. 답도 아이마다 엄마마다 다르기 때문에 모든 이에게 적용될 수 있는 하나의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요.

 

어느 날 다른 출판사에서 출간 제의를 받았다고 하셨고, 이제는 책으로 엮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잊지 않고 제게 연락을 주셨어요. 그러는 사이 내기만 하면 잘 팔리던 파워블로거의 시대는 지났고, 종이 출판은 돈 못 버는 하향 사업이 되었어요. 생각을 바꾸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이미 아이 영어 공부에 관한 책이 많이 나와 있어요. 또 한 권의 책으로 저자 대열에 함께 서게 된 이유는 뭔가요?


과학 기술의 발달로 정답이 하나라고 외치는 세상이 끝나가고 있어요. 다양한 해법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왔는데, 아이들은 여전히 남이 만들어 놓은 정답을 외우는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어요. 구글이 번역할 수준의 영어 실력을 키우는 데 많은 시간과 돈과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어요.


세상은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데, 아이들은 아직도 20세기 교육의 산물인 엄마와 사교육자의 손에 의해 자라고 있어요. 한국 안에서만 유용한 시험을 위해, 비교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바빠서 진짜 필요한 것들을 배우지 못하고 있어요. 시대가 바뀌었고, 바뀐 시대가 요구하는 영어 능력은 달라졌다는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책을 쓰기로 했어요.

 

지금 아이 영어 공부의 가장 큰 문제점을 꼽는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아이의 학습에서 IQ보다 중요한 것은 메타인지 능력이에요. 메타인지 능력은 자신에 대해서 아는 능력이에요. 자신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없는지를 배우려면 도전과 실패와 극복을 경험해야 해요.


그런데 아이들은 엄마와 학원이 정해놓은 트랙 위를 벗어나지 않고 빨리 달리는 방법만 배우고 있어요. 실패를 경험하는 것을 견디지 못하는 어른들 때문에 자신에 관해 배우지 못하고 있어요. 아이들이 메타인지 능력과 회복 탄력성을 기르는데 현행 영어 공부 방식이 걸림돌이 되고 있어요. 아이들이 살아갈 시대에 필요한 자질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경계를 넘나들며, 시키는 대로 하지 않고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이에요. 어른이 주도하는 영어 공부 방식은 이런 능력을 저하한다고 생각해요.

 

아이 공부에서 ‘엄마표’라는 말은 매우 익숙해요. 그래서인지 ‘아이표’라고 해도 결국 ‘엄마표를 말하는 것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는 엄마들이 많을 것 같아요. ‘엄마표’와 ‘아이표를 구분 짓는다면 각각은 어떤 차이가 있고, 왜 ‘아이표 영어’를 주장하는지 알려 주세요.


아이표 영어는 엄마표 영어의 반대말이 아니에요. 사교육의 반대말도 아니에요. ‘표’는 영어로 ‘브랜드(Brand)’에요. 엄마들이 좋아하는 명품 가방 브랜드의 이름은 대부분 창립자나 디자이너의 이름이에요. 그 이름에는 각자의 개성과 취향이 녹아들어 있어요. 브랜드마다 특징이 있고, 다른 브랜드를 흉내 내면 가짜 소리를 들어요.


아이들이 살아갈 시대는 각자가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 내거나, 새로운 브랜드여야 살아남는 시대에요. 영어 공부를 하는 과정도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과정의 일환이에요. 아이표 영어는 아이마다 다른 영어에요. 주니표 영어와 지니표 영어가 달라요. 철수표 영어와 영희표 영어가 달라요. 아이의 이름이 무엇인가요? 책 표지에 아이의 이름을 적어주세요.

 

아이 영어 공부에 관한 책이기도 하지만 읽어보면 엄마 공부 책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미래의 교육 흐름을 알려주는 책이기도 하고요. 특별히 이런 내용을 추가한 이유가 있나요?


부모가 원하건 원하지 않건, 아이들은 부모에게서 삶의 방식을 배워요. “나처럼 살지 말라”는 말은 부모가 아이에게 해서는 안 될 말이에요. 어차피 아이는 부모 말을 듣고 배우는 게 아니라 부모의 삶을 보고 배워요. 엄마가 시키는 대로 하지 않아요. 엄마가 하는 대로 해요. 그래서 엄마가 아이에게 남을 따라가기보다 자신의 머리로 생각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해요.
 
원고와 함께 표지 아이디어까지 주셨습니다. 얼마 전 블로그에도 그 내용을 올리셨는데요, 표지에 담고 싶은 생각을 한번 더 말씀해 주세요.


몇 년 전 ‘노스페이스’라는 브랜드의 옷이 유행이었죠. 등골 브레이커라는 단어가 들려왔어요. 우리 아이를 기죽게 하고 싶지 않아서 부모들은 무리해서 노스페이스를 사 주었어요. 그러자 돈이 많은 사람은 몽클레어나 캐나다 구스 같은 더 비싼 브랜드로 옮겨갔어요.


오래 전부터 있던 대학입시 컨설팅이 드라마 덕분에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어요. 입시 코디네이터라는 게 있다는 걸 이제야 안 부모들은 비법을 알게 되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3천만 원을 내면 명문대 입시에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무리해서 3천만 원을 만드는 부모들이 많아졌어요. 하지만 수요가 많아졌으니 예전에 3천만 원짜리 컨설팅을 해주던 코디를 만나려면 웃돈이 붙어 이제는 5천만 원이나 1억 원을 내야 할 거예요. 새롭게 그 시장에 뛰어든 부모들은 3천만 원을 내고 예전에 1천만 원이나 3백만 원이면 받을 수 있던 컨설팅을 받게 될지도 몰라요. 


사람들이 모르던 세상이 알려지고, 그 세상에 사람들이 들어가면 그곳에 살던 이들은 사람들이 좇아올 수 없는 곳으로 옮겨가요. 돈이 많은 사람이 사는 세상은 돈이 많은 사람이 살기 유리하게 설계되어 있어요. 보통사람들은 돈으로 그들을 좇아갈 수도 없을뿐더러, 우르르 몰려가면 그곳은 결국 레드오션이 될 거에요. 육아나 자녀교육에서도 누군가를 좇아가는 방식은 레드오션으로 인도할 뿐이에요. 레드오션은 이미 경쟁이 치열해져서 약한 자나 후발주자는 살아남기 힘든 세상이에요. 레드오션으로 향하는 것은 이미 많은 것을 가진 강한 자가 아니라면 생존전략으로 좋아 보이지 않아요. 아이들이 살아갈 시대는 사람들이 이미 치열한 경쟁을 하는 레드오션으로 달려가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향하지 않은 블루오션으로 향할 수 있는 사람에게 유리한 시대일 거래요. 그래서 아이보다 앞장서서 레드오션으로 아이를 이끌기보다 아이가 가고 싶은 곳을 향할 수 있도록 놔두고, 우리 아이를 따라가는 삶의 방식이 엄마에게 요구되는 시대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표지에 하트 꼬리를 달고 아이를 따라가는 엄마 물고기를 그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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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이 이야기하는 내용을 문장과 이미지로 표현한 사진

 

 

이  『아이표 영어』  를 통해 독자에게 꼭 전하고 싶은 것, 바라는 것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엄마의 마음이 무거운 것은 어깨에 올려진 짐 때문인 것 같아요. 그 짐 꾸러미 속에 가장 무거운 것은 욕심이고요. 욕심을 버리면 큰일날 것처럼 붙잡고 있지만, 사실 그 무게 때문에 한 발자국도 내딛지 못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어요. 욕심을 내려놓고 가벼워진 마음으로 걸어나가는 데 이 책이 도움이 되면 좋겠어요.


 

 

아이표 영어아이걸음(정혜현) 저 | 혜다
아직 아이 영어 공부를 시작하지 않은 엄마, 지금 아이 영어 공부 때문에 걱정인 엄마, 이미 아이가 너무 자란 것 같아 포기 상태인 엄마들과 함께 고민하는 마음으로 써 더욱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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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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