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고 싶은 날 살아지고 싶은 책
『살아있으니까 귀여워』 조제 작가 인터뷰
우울에서 일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일어나서 무엇을 배우면 되는지에 대해서 차근차근 써보고 싶습니다. 새로운 글로 다시 만나길 바라요. (2019. 01. 03)
‘나는 오늘 카페에서 커피를 마셨습니다. 참 잘했어요! 기분 전환이 되었기를’, ‘오늘은 꽃을 샀어요. 잘했어요! 예쁜 꽃이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지요’ 다정한 칭찬 한마디에 마음이 따뜻해지고, 새로운 일을 해낼 용기가 생긴다. SNS에 올린 저자의 칭찬일기와 마음일기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마음의 안정을 얻었다. 『살아있으니까 귀여워』 는 그 일기를 엮은, 하루하루 마음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싸우는 우리 모두를 응원하는 칭찬책이다. 자책에 익숙해진, 삶에 지친 어른들에게 칭찬의 말을 건네며, 무심코 지나친 일상의 작고 귀여운 순간을 담았다.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기다보면 입가에 미소가 번지고 마음이 따뜻해진다. 오늘도 잘 살아낸 내게 참 잘했다고, 대단하다고, 용기 내어 칭찬 한마디 건네 보자.
어른을 위한 칭찬책, 그 시작이 궁금해요. 어떤 계기로 칭찬하는 책을 쓰게 되셨나요?
올해 겨울, 우울증 때문에 많이 우울하고 무기력할 때 계속 침대에만 누워 있다가 간신히 욕실로 기어가 세수를 했어요. 세수를 하고 나서 이렇게 힘들 때는 세수도 칭찬을 받아야 하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죠. 세수하기, 샤워하기, 밥 먹기 등 평소에는 간단히 할 수 있는 일도 많이 힘들 땐 큰 힘을 들여야 할 수 있는 거 같아요. 그래서 그런 일들을 해냈을 때 스스로를 칭찬하기로 했고, 그렇게 칭찬책의 첫 문장을 쓰게 되었습니다.
칭찬보다는 자책에 익숙한, 스스로 엄격해야 하는 요즘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문장들이 많았는데요, 그 중 작가님이 꼭 해주고 싶은 한마디, 책 속 문장으로 골라 이야기해주세요!
“아무것도 못 했어도 괜찮아요. 아무것도 못하는 걸 견디느라 고생했어요.”
칭찬책을 sns에 올렸을 때 이 문장을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셨어요. 무언가를 해야만 괜찮고 아무것도 못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사실 하고 싶어도 여러 사정 때문에 못하는 마음이 굉장히 힘든 거잖아요. 그걸 알아준 문장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자책하지 말고 너무 무리하지 말고, 자신의 힘든 마음을 알아주면서 조금씩, 조금씩 나아가면 좋겠습니다.
‘살아있으니까 귀여워’ 제목이 참 따뜻해요. 어떻게 해서 만들어진 문장인가요?
제가 쓴 책 속 문장이에요. 물고기도 고양이도 살아있어서 귀여우니까 우리도 살아있는 날, 살아있는 것 자체를 귀여워해주고 싶다는 마음에서 나왔어요. 자신을 귀여워하는데 어떤 조건도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살아있는 것만으로 충분하지요. 이런 마음에서 오히려 앞으로 나아갈 힘이 생겨난다고 생각합니다.
우울증, 우울감으로 힘든 분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것 같아요. 작가님에게 안정감, 위안을 준 것에는 또 무엇이 있을까요? 공유 부탁드려요.
책 안에 제가 우울할 때를 위한 응급처방문을 만들어 놓았는데요, 우울할 때 제가 하는 방법들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저는 우울할 때 무기력한 느낌이 함께 오곤 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렇다고들 하더라고요. 우선 무기력해 침대에서 일어나기도 힘들 때 몸을 좌우로 굴려봅니다. 그렇게 해서라도 살짝 움직여보면 왠지 기운이 조금은 나더라고요. 그리고 아주 작은 일을 하나 해봅니다. 세수라던가 창문 열어 환기하기 같은 거요. ‘우울은 수용성’이라는 유행어가 있는데 확실히 맞는 말입니다. 우울할 땐 머리가 뿌연 느낌이 드는데, 시원한 물로 세수를 하거나 차가운 바람을 맞으면 기분이 환기가 되어요. 그러고 나서 가능하면 옷을 챙겨 입고 바깥으로 산책을 나갑니다. 집을 나서기는 참 어려운데 막상 나가면 참 좋아요. 바깥바람을 쐬며 조금씩 걷는 게 기분을 전환에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마지막으로 사람들이 있는 카페나 도서관 같은 곳에 가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꼭 누군가와 말을 안 해도 그냥 사람들 사이에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이 되어요. 이런 방법들을 조금씩 써보면서 함께 우울감에서 벗어나 보아요.
작가님처럼 나를 칭찬해주려고 일기장을 펼쳤다가 칭찬할 게 없어서 다시 접었어요. 셀프 칭찬 팁을 전수해주세요.
자신을 칭찬하는 걸 잘 안 해봤기 때문에 낯설어서 그런 것 같아요. 칭찬이라는 건 꼭 커다란 일, 특별한 일에만 하는 게 아니랍니다. 칭찬책에서 계속 강조하고 있는 것도, ‘아주 작은 일을 해도 우리는 그걸 하기 위해 노력한 것이니까 칭찬해주어도 된다’예요. 아침에 일어난 것, 잠을 잘 잔 것, 세수를 한 것, 샤워를 한 것, 밥을 먹은 것, 출근을 한 것, 학교에 간 것, 외출을 한 것, 설거지를 한 것, 쓰레기 분리수거를 한 것, 심심할 때 날 내버려두지 않고 티비를 본 것 등. 하루를 보내면서 우리가 한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 평범한 일은 모두 다 잘했다고 칭찬받을 수 있는 일입니다. 이런 일을 먼저 하나하나 적다보면 아무것도 안 했다고 여긴 하루가 칭찬받을 만한 일로 가득 차있다는 걸 알게 될 거예요.
‘마음이 쓰러졌다가 일어나는 이야기’, ‘우울한 날을 위한 응급 문장’ 같은 소소한 표현이 마음에 와 닿아요. 이런 문장, 이야기를 완성하는 데 영감을 주는 게 있을까요?
저는 ‘글’이 ‘내 마음을 글자로 기록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음속에 떠오른 생각이나 느낌을 글자라는 도구를 통해 밖으로 내보이는 거지요. 그래서 글을 잘 쓰겠다는 생각보다는 진실하게, 솔직하게 쓰는 걸 최우선으로 생각합니다. 우선 진실하게 쓰고, 그게 타인에게 적확하게 전달되게 하기 위해 고치고 다듬습니다. 제가 쓰는 모든 문장이나 이야기는 제 마음에서 우러나온 대로 쓴 것이고, 제 마음이 크게 공감하는 것이에요. 먼저 저를 납득시켜야 하지요. 그렇게 제 마음에 와 닿는 문장을 솔직하게 썼더니 다른 분들도 감응해주실 때가 많았습니다. 내 자신에 대한 솔직함과 진실함. 그게 아마 저의 영감의 원천일 것입니다.
살아있어 귀여운 모든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 나누고 싶은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이야기해주세요!
제가 아는 많은 분들이 자책을 많이 하면서 살아가고 있었어요. 저 또한 그랬고요. 우리는 무언가를 잘하고 성공해야 살아있을 가치가 있는 게 아닙니다. 살아있는 것은 가치 있고, 그 자체로 귀여워요. 또 무언가 행동을 잘하지 못했을 때, 그건 그 행동이 잘못된 것이지 우리 존재가 잘못된 건 아닙니다. 제가 이걸 헷갈려서 많이 힘들었답니다. 게다가 실수를 했을 때 스스로 굉장히 엄하게 야단쳤는데 요즘은 다르게 생각하고 있어요. 나 자신에게 상냥할 때 살아갈 힘이 납니다. 실수는 무언가를 시도했을 때 하게 되는 것이니까 아무것도 안 한 것 보다는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실수는 무언가를 해내기 위한 작은 징검다리 같은 거지요. 계속 실수하면서 앞으로 걸어가자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조금씩 나아지겠지요.
이제 ‘우울에서 일어나 살아가는 법 배우기’라는 주제로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제가 우울증을 오래 앓아서 제대로 배우지 못한 것이 많다고 생각해요. 늦깎이지만 괜찮아요. 지금부터하나씩 배우면 되지요. 우울할 때 얼마나 많이 힘들었는지에 대한 글은 많이 썼다고 생각해서 우울에서 일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일어나서 무엇을 배우면 되는지에 대해서 차근차근 써보고 싶습니다. 새로운 글로 다시 만나길 바라요.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우리 모두 살아있으니까 귀여워요!
살아있으니까 귀여워조제 저 | 생각정거장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기다보면 입가에 미소가 번지고 마음이 따뜻해진다. 오늘도 잘 살아낸 내게 참 잘했다고, 대단하다고, 용기 내어 칭찬 한마디 건네 보자.
관련태그: 살아있으니까 귀여워, 사라지고 싶은 날, 우울, 새로운 글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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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 카페에서 커피를 마셨습니다. 참 잘했어요! 기분 전환이 되었기를’, ‘오늘은 꽃을 샀어요. 잘했어요! 예쁜 꽃이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지요’ 다정한 칭찬 한마디에 마음이 따뜻해지고, 새로운 일을 해낼 용기가 생긴다. SNS에 올린 저자의 칭찬일기와 마음일기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마음의 안정을 얻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