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에서 새로운 삶을 찾는 딸의 편지
『엄마, 나 시골 살래요!』 ana 작가 인터뷰
시골의 현실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던 게 큰 도움이 돼요. 너무 실망하거나, 답답해하지 않을 수 있거든요. (2018. 07. 09)
『엄마, 나 시골 살래요!』 는 귀농ㆍ귀촌을 꿈꾸는 젊은이의 고뇌가 담긴 귀농ㆍ귀촌 에세이다. 도시에서보다 농촌에서의 생활이 자신에게 맞고, 농촌에서의 하루하루가 더 행복하고 즐겁기에 농촌살이를 선택한 저자는 사람들이 각자 생긴 대로 살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농촌생활학교에서 보낸 6주간의 경험을 기록했다. 사회적 편견으로 귀농ㆍ귀촌을 망설이는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그 고민을 먼저 시작한 선배의 마음으로 글을 썼다. 스스로 만족하는 삶을 살기 위해 구례에 내려가 소박하지만 하루하루 기쁘게 완벽한 날들을 살고 있는 ana 작가를 만나보자.
평소에 귀농에 관심이 많으셨나요? 아니면 시골에서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귀농이나 귀촌보다는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았어요. 업무와도 관계가 있었고, 개인적인 성향도 영향이 있었죠. 환경문제와 관련한 활동은 이전부터 계속해왔지만, 뭔가 말로만 하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난 거의 실천하지 못하면서 말로만 환경을 걱정하는 척하는 것 같아 불편했죠. 그런 불편함에서 벗어나려면 나부터 환경에 해를 덜 끼치는 삶을 살아야겠다 싶었어요. 그러려면 자연에 가까운 환경으로 가는 게 좋을 것 같았고, 그러다 보니 농촌 지역이나 어촌 지역을 두리번거렸던 것 같아요.
현재 전라남도 구례에 계신 데요, 구례에 터를 잡아야겠다고 생각하신 이유가 있나요?
전 경상도가 고향이에요. 그리고 서울에서 12년을 살았죠. 농촌에서 살기 위해 새로운 지역을 찾아야 한다면, 경상도도 수도권도 아닌 제게 새로운 지역으로 가고 싶었어요. 그런데 제가 추위에 약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남도가 목표 지역이 됐죠. 내게 좀 낯선 말투와 식문화와 지역성을 가진 전라남도. 그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산, 지리산이 있는 곳이 구례라 구례로 오게 됐어요.
책 속 <시골 생활, 결코 아름답지만은 않다>라는 코너에는 귀농하기 전 알아두면 좋을 시골의 현실이 담겨 있는데요. 어떻게 극복하고 계신가요?
시골의 현실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던 게 큰 도움이 돼요. 너무 실망하거나, 답답해하지 않을 수 있거든요. 마을로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당장 어른들이 쓰레기를 태우는 걸 확 바꾸려고 하거나 특별한 주인의식이 있는 부분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진 않아요. 좀 더 관계가 쌓이고 마을의 주민으로 받아들여 질 무렵에 조금씩 뭔가를 변화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지금 현재 시골의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제가 찾은 건 저와 비슷한 생각이나 어려움을 겪는 귀농?귀촌한 사람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갖는 거예요. 친한 언니들과 자주 모여서 먹고 싶은 것도 만들어 먹고, 시골살이에 대한 이야기하며 술을 마시곤 하면서 힘을 얻어요. ?
많은 고민 끝에 귀농을 결심했고, 실행에 옮기셨습니다. 현재 생활에 만족하시나요?
전 제 책의 배경이 되는 6주간의 농촌생활학교 말고도 다양한 귀농?귀촌 교육을 듣고 다녔어요. 그래서 대충 마음의 준비를 했던 터라서 아직은 어려운 점보단 좋은 점이 더 커서 만족하는 것 같아요. 좋은 점은… 제가 원하는 환경에서 살고 있다는 만족감이죠. 계절의 변화를 오롯이 느끼고, 농작물이 커가는 모습을 통해서 생명에 대해서 배우는 부분들은 자연에 가까이 살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거니까요. 이런 환경적인 부분도 좋지만, 제 시간을 제가 온전히 쓸 수 있는 것도 좋아요. 남에 의해서가 아니라 제가 원하고, 선택한 시간을 보내는 거죠.
집필 당시 어머니께서 귀농 귀촌을 반대하셨잖아요, 지금은 어떠신가요?
지금도… 제가 시골에서 사는 걸 좋아하진 않으세요. 농사를 짓는 것두요. 그렇지만 책이 나온 건 좋아하세요. (하하) 제가 워낙 하고 싶은 건 하고 살아야 하는 사람인 걸 아시니까, 마음에 들진 않지만 뜯어말리진 못하시는 것 같아요. 요즘은 제가 시골에서 행복하게 잘 지내는 모습을 보여드리면서 안심시키는 방식으로 설득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작가님께서 찾은 반농반X에서 한 가지만 소개해 주세요.
농촌에는 정말 젊은 사람이 적어요. 그런데 농사일 말고도 젊은 사람이 더 잘하는 서비스업이나 사무보조업은 일정 수준 필요하죠. 물론 그런 일자리들이 안정되고 좋은 조건의 일자리들은 아니에요. 하지만 파트타임으로 용돈 벌이 정도를 생각한다면 그런 일은 꽤 많아요. 그리고 이런 기존의 일자리가 아닌 새로운 X를 더 만들어 갈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농가들은 농사는 잘 짓지만, 마케팅이나 판매는 잘 못 해요. 농사짓기만도 바쁜데 그런 것까지 잘해야 애써 키운 작물이 잘 팔리는 세상이 되어버린 게 안타깝지만, 인터넷 세상에서의 마케팅과 판매는 젊은 사람들에게 더 친숙하고 편한 일이니까요, 그런 일을 제안하고 만들어서 X를 채워보는 것도 가능할 것 같아요.
향후 계획이 궁금합니다.
이사해서 1년은 적응하고 배워가는 시간으로 보내고 싶어서 올해는 지금처럼 계약직 일을 하고, 텃밭 농사로 자급자족하는 생활만 할 거예요. 내년부턴… 시골에서도 젊은 사람들이 할 수 있는 다양한 일거리들, 특히 좋은 일자리들을 찾는 일에 좀 매진하고 싶어요. 이 부분을 제가 말이나 글로만 하고 있는 것 같아서 먼저 실천해 봐야 하지 않을까 싶거든요. 그리고 자주 시골살이 일기를 쓰는 게 목표예요. 브런치에 <나의 작은 숲>이라는 매거진 연재를 시작하려고요.
엄마, 나 시골 살래요!ana 저 | 이야기나무
예상보다 심각한 농촌 현실과 순간순간 마주하는 농촌의 민낯에 뜨악하면서도 동료와 함께 먹는 참에 기뻐하고, 땀 흘려 일할 때 희열을 느끼며, 한결같이 농촌살이를 희망한다.
관련태그: 엄마 나 시골에서 살래요, 귀농, 청년 농부, ana 작가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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