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상황에 충실한 생존백과
1월 3주 신간
생존배낭에서부터 국가에 요구하는 방법 『거의 모든 재난에서 살아남는 법』, 종이장인들의 이야기 『종이의 신 이야기』, 한동일 저자의 유럽법 탐방 『법으로 읽는 유럽사』 등 주목할 만한 신간을 소개합니다. (2018. 01. 17)
거의 모든 재난에서 살아남는 법
전명윤, 성상원 저 | 따비
사고가 날 때마다 언론과 정치인이 법 개정과 인력 확충을 이야기하지만 비슷한 상황이 매년 되풀이된다. 국가의 재난 대응 시스템은 즉각 대응을 하기 힘들고, 일상의 사고 속에서 생사는 쉽게 갈린다. 재난 상황에 빠진 사람들이 국가의 도움을 받기 전 무엇을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책. 결국 시민의 힘과 정치가 재난을 근본적으로 대처하는 법이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구급상자 꾸리기' '생존배낭'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재난 대응' 등에서 시작해 '재난 시 필수 연락처' 등을 정리하며 마무리한다. 실제로 여행을 할 때 가지고 다니거나 위험에 맞닥뜨렸을 때 꺼내서 참조할 수 있는 수첩을 부록으로 넣었다.
종이의 신 이야기
오다이라 가즈에 저/오근영 역 | 책읽는수요일
10년 전부터 종이 장인들을 취재했던 저자는 취재차 만났던 한 디자이너가 그로부터 2년 뒤에 페이퍼 프로덕트 전문 상점을 개업했다는 소식을 접한다. 놀랍게도 저자와의 인터뷰 덕분에 새로운 길을 택할 수 있었던 것. 종이가 맺어준 인연에 감동한 저자는 10년 전에 취재했던 사람들을 다시 만나 종이에 대한 책을 냈다. 종이와의 인연을 담은 책인 만큼, 앨범지, 미색백상지, 만화용지, 크라프트지 등 다양한 종이로 인쇄하여 보고 만지고 맡는 맛을 더했다. 펭귄북스의 타이포그래피 이야기에서부터 피카소가 사랑한 종이, 파리의 한 빵집 바게트 포장지, 베네치아의 제본 장인, 여행의 오브제, 폴라로이드 사진과 붓펜, 스탬프가 찍힌 여권, 가족의 편지, 우표, 활판인쇄 등 종이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매료시키는 이야기가 가득하다.
법으로 읽는 유럽사
한동일 저 | 글항아리
『라틴어 수업』 저자의 개정 증보판. 종교권력과 세속권력이 밀고 당기는 긴장관계 속에서 서양사가 쓰였고, 법도 예외가 아니다. 역사를 '법'의 시선으로 읽어 로마법, 교회법, 보통법의 원리를 다룬다. 우리 법의 기원은 유럽법에 있고, 유럽법은 바로 로마법과 교회법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이 책은 대한민국의 법이 어떤 역사와 정신 속에서 유래했는지 연결고리를 밝히는 작업이라고 볼 수 있다.
일하는 여자들
4인용 테이블 저 | bookbyPUBLY(북바이퍼블리)
기자, 에디터, 예술가, 영화감독, 프리랜서, CEO, 신종직군 N잡러 등 각 분야에서 자신만의 고유한 입지를 다진 인터뷰이가 털어놓은 '사회생활 분투기'. 배우전문기자 백은하, 작가 최지은, 공연 연출가 이지나, N잡러 홍진아 등 일하는 여자로서 겪는 번민, 차별, 성취에 대한 허심탄회한 인터뷰 열한 편이 실렸다. 여자는 물론. 여자와 일하는 모든 이에게 자신과 타인, 우리 사회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공감을 일으킨다.
불편한 미술관
김태권 저 | 창비
「샤를리 에브도」의 만평은 풍자일까, 혐오표현일까? 어째서 그림 속 여성은 나체인 경우가 많을까? 히틀러가 주인공인 그림에는 총을 쏴도 괜찮을까? 의문에 답하며 미술을 매개로 인권을 이야기하는 책. 고대 그리스의 조각부터 앤디 워홀의 마릴린 먼로 판화까지, 시대와 지역을 막론하고 다양한 작품을 끌어와 인종차별, 여성차별, 이주민과 장애인의 인권, 표현의 자유, 신앙의 자유, 인격권, 동물권 등의 주제를 이야기한다. 미적 가치를 주로 논하던 예술에 인권이라는 기준을 적용하며 예술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한국인은 왜 이렇게 먹을까?
주영하 저 | 휴머니스트
음식을 한 상 가득 차려놓고, 불편한 양반다리 자세로 앉아서 다 같이 찌개를 떠먹으며, 술잔은 돌려야 제맛이라는 한국인은 언제부터 이렇게 먹어왔을까? '음식인문학자'이자 민속학 교수인 저자가 다양한 사료를 재구성해 한국인의 식사 방식에 대한 역사를 설명한다. 식당에 들어가 신발을 벗고 앉는 순간부터 식사를 하고 디저트 커피를 들고 나오기까지, 한국인의 식습관과 상차림, 글로벌화된 한국인의 입맛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한국인의 음식문화를 만난다. 책을 읽고 나면 왜 우리가 이렇게 먹고 마실 수밖에 없었는지, 한국인의 식사 방식에 대해 명쾌한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젊은이가 돌아오는 마을
후지나미 다쿠미 저/김범수 역 | 황소자리
한국고용정보원의 연구결과 향후 30년 내에 대한민국 228개 기초지자체 중 85곳이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보다 먼저 저출산 고령화를 경험한 일본에서는 '지방 소멸'이라는 말이 건너왔고, 전국의 마을공동체가 없어질지 모른다는 위협이 더욱 눈앞으로 다가왔다. 지방 재생 연구자인 저자는 학자들의 예측과 달리 마을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오래도록 지속 가능한 마을 생존법을 다각도로 모색했다. 마을이 생기고 작동하는 원리부터 일본 중앙정부, 각 지자체가 표방하는 인구 유인책의 모순과 맹점, 젊은 이주자들로부터 환영받는 생존모델 등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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