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해서 재미있는 역사
6월 1주 신간
일상 속 물건들이 발명되기까지 『물건의 탄생』, 피우진 보훈처장 에세이 『여군은 초콜릿을 좋아하지 않는다』, 황석영이 몸으로 써내려간 자전 『수인』 등 주목할 만한 신간을 소개합니다.
물건의 탄생
앤디 워너 저/김부민 역 | 푸른지식
칫솔, 샴푸, 옷핀, 진공청소기, 이쑤시개, 쓰레기통, 신발, 연필, 볼펜 등 우리 주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물건들의 탄생 이야기를 만화로 풀었다. 종이봉투를 발명한 마거릿 나이트는 비슷한 시기에 종이봉투를 만들었다고 주장한 남성과 오랜 기간 소송한 끝에 최초의 발명가임을 인정받았고, 이 승리로 특허소송에서 이긴 미국 최초의 여성이 되기도 했다. 칫솔모는 1930년대까지만 해도 멧돼지털과 오소리털 등이 사용되었다. 최초의 가로등은 24시간 내내 작동해 잠을 자지 못한 거위들이 떼죽음을 당했다고 한다. 일러스트와 대사로 물건에 얽힌 사연을 보고 있자면 주변의 물건을 새로운 시선으로 보게 만든다.
여군은 초콜릿을 좋아하지 않는다
피우진 저 | 삼인
2017년 5월,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국가보훈처장에 임명된 피우진이 걸어온 군 생활의 기록이다. 1978년 소위로 임관해 특전사 중대장, 202항공대대 헬기 조종사, 1군사령부 여군대장, 항공학교 학생대 학생대장을 거치면서 2002년 유방암 선고를 받고 가슴을 절제한 것이 빌미가 되어 2006년 전역 처분을 받기까지 철저한 남성 중심의 조직인 군대에서 도전하고 투쟁하는 기록이 담겼다. 2006년 출간된 책의 개정판이다.
수인
황석영 저 | 문학동네
1943년 만주 장춘에서 태어나 1964년 한일회담 반대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서 유치장에 갇힌다. 오징어잡이배, 공사판, 빵공장 등에서 일하며 떠돌다가 승려가 되기 위해 행자생활을 하기도 했다. 이후 해병대에 입대에 베트남전에 참전했고 1989 방북했다 귀국하지 못하고 독일에 체류했다. 황석영의 자전인 이 책은 작가의 역사를 뛰어넘어 한반도 현대사를 기록한다. 역사 속에서 일어나고 스러진 인간 군상이 2권으로 펼쳐진다.
데드 하트
더글라스 케네디 저/조동섭 역 | 밝은세상
미국인 기자 닉 호손은 고만고만한 작은 도시에서 기사를 쓰며 살아간다. 어느 날 헌책방에서 오스트레일리아 지도를 발견하고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 '데드 하트'에 이끌려 오스레일리아로 떠나지만, 캥거루와 충돌하고 오지 여인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다 공동생산과 공동소비를 원칙으로 하는 '울라누프'에 도착한다. 이 책은 더글라스 케네디라는 이름을 프랑스 독자들에게 처음으로 알린 소설이자 <웰컴 투 우프우프>라는 영화로도 만들어졌던 화제작이다.
여성의 진화
웬다 트레바탄 저/박한선 역 | 에이도스
진화론적 입장에서 '사냥꾼 남성' 주변부로 밀려났던 여성의 몸과 생애를 다뤘다. 사춘기와 생리,성적 행동, 생리 전 증후군, 임신과 출산, 산후 우울증, 수유와 양육, 폐경에 이르기까지 여성이 겪는 몸의 변화를 과학적으로 설명했다. 저자는 현대 여성이 겪는 다양한 건강 문제가 현대 환경과 진화된 신체가 불일치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명화에 따른 질병'이라고 주장한다. 수백만 년의 진화를 통해 다듬어진 인간의 신체가 근 200여 년의 급격한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최근 한국 사회의 페미니즘 열풍 속에서 여성의 몸과 생애에 관한 과학적 이해를 충족시킬 만한 책이다.
고양이 손을 빌려드립니다
김채환 글/조원희 그림 | 웅진주니어
정신 없이 바쁠 때에는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은' 마음이 든다. 관용어구처럼 정말로 고양이가 일상에 지친 부모에게 자신의 손을 빌려주며 집안일을 도와준다면 어떨까? 까끌까끌한 혀로 접시를 닦고 북실북실한 꼬리로 먼지를 털고 주먹밥을 만드는 고양이를 본다면? 고양이의 도움으로 휴식을 얻은 엄마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현실의 부모들이 지친 어깨를 볼 때마다 안타까웠던 사람이라면 이 이야기에 궁금증이 일어날 법 하다.
투명정부
개빈 뉴섬 저/홍경탁 역 | 도서출판항해
이 책에서는 공공 데이터 개방을 통한 시민 참여 유도만이 격변하는 혁신 기술 시대에 정부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빌 클린턴, 아리아나 허핑턴, 조지 클루니, 오라일리 미디어의 CEO 팀 오라일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인터뷰하면서 주장을 뒷받침한다. 인터뷰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시민과 정부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시기가 도래했다고 말한다. 기존의 관료적인 정부로는 다가올 미래에 대처할 수 없으며, 정부의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해 국민 참여를 이끌어내는 게 정부를 더 좋게 만드는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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