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영 “돈 벌고 싶다면 50%는 저축, 20%는 자기계발”
부제: 총자산 20억의 ‘평범하지 않은’ 엄마 이야기 『엄마의 돈 공부』 이지영이 전하는 ‘5:3:2법칙’
그런데 사실 삶과 돈은 긴밀하게 연관된 것 같아요. 돈을 어떻게, 누구를 위해 써야 하는지 돈을 왜 버는지 하는 내용들이 자기계발서의 뼈대라는 걸 쓰면서 깨달았어요.
돈이 많이 있다고 하여 삶이 행복한 것도, 우리가 완전한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경제적 자유를 추구한다는 명목 하에 더 많은 것을 소유하고 싶어 하고, 욕망에 끌려 다니면서 돈의 노예가 되고, 돈만 추구하다 건강을 잃고 사랑하는 사람들까지 떠나게 하는 경우도 있다.
결국 돈은 우리가 삶의 가치와 목표를 분명하게 세우고 나서야 비로소 빛을 발하는 수단이 된다. 돈이 행복한 삶을 위한 도구가 되고, 자신이 스스로를 존중하며 주관대로 삶을 살아갈 때 비로소 진정한 행복이 찾아온다.(193쪽)
돈이 많으면 왜 좋을까? 돈만 많으면 좋을까? 잘 모르겠다. 그저 습관처럼 “돈 좀 많았으면 좋겠다”고 내뱉을 때, 돈의 용도는 선명하지 않다. 사고 싶은 옷이 있을 때도 돈은 많았으면 좋겠고, 몸이 아프거나 집 주인이 전세를 올려달라고 할 때도 돈은 많았으면 좋겠다. 그렇게 돈만 생각하다 때론 돈에 지기도 하고 돈을 원망하기도 한다. 돈은 잘못이 없다. 돈을 대하는 내 마음, 늘 그것이 문제다.
10년 차 직장인이자 두 아이의 엄마인 이지영은 돈에 지고 싶지 않았다. 돈 때문에 아등바등 살지 않기 위해 돈 공부를 했다. 그는 현재 총자산 20억의 ‘평범하지 않은’ 엄마다.
그가 무엇보다 강조하는 것은 ‘5:3:2법칙’이다. 소득의 50%는 저축을 하고, 30% 안에서 지출을 통제하고, 20%는 자신을 위해 투자하라는 것. 이는 또한 생애주기에 따라 집중도가 달라지는데 지출이 비교적 적은 출산 전에는 50% 저축에, 출산 직후에는 30% 지출 통제에 집중하고 아이가 좀 큰 뒤에는 20% 자기계발에 더 노력을 하라고 말했다.
이것만 하면 누구나 저자처럼 돈에 지지 않을 수 있을까? 몇 가지 지침이 더 있다. 궁금하다면 인터뷰에서 답을 찾으시길 바란다. 저자의 응원도 물론, 함께 있다.
삶과 돈은 긴밀하게 연관된 것
‘엄마로서’ 우울했던 경험을 솔직하게 적었어요. 출산 후 우울감을 겪는 분들도 많으니까 어떻게 극복하게 됐는지, 변화의 계기를 먼저 들려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아기 낳을 때 진통을 이틀 동안 했거든요. 48시간을 진통하다 결국 제왕절개를 했어요. 수술하고 났더니 몸이 너무 아픈 거예요. 저는 원래 책 읽는 것도 좋아하고 여행하는 것도 좋아하는데요. 몸 아픈 와중에 아기는 계속 돌봐야 하고 그러니까 심리적으로 굉장히 위축도 많이 되고 우울했던 것 같아요. 우울증이 좀 나으면 좋은데 복직 하면서 더 심해진 것 같고요. 회사 생활과 육아를 병행해야 하니까요. 그러다 어느 순간 내가 힘들어만 해서는 안 되겠다, 아이들을 생각해서라도 힘을 내야겠다, 싶었어요. 마음을 바꾸자 생각해서 그때부터 책도 다시 많이 읽고 일기 같은 글도 많이 쓰고 좋아하는 사람들 만나서 이야기도 많이 나눴죠. 그런 과정을 지나면서 점차 회복했던 것 같아요.
책에도 다양한 추천 도서를 적기도 했죠. 저자에게는 어떤 글들이 힘이 되던가요?
자기계발서가 굉장히 힘이 많이 됐어요. 사람들이 자기계발서는 다 비슷한 이야기 아니냐고 하는데요. 저한테는 자기계발서가 저마다 다르게 느껴졌어요. 한 사람의 인생이 담겨 있잖아요. 저자의 생각, 저자가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하는 내용이 담긴 자기계발서가 읽으면 읽을수록 힘이 되더라고요. 소설처럼 오히려 긴장감을 주는 이야기가 힘든 상황에서는 더 힘들게 느껴졌고요. 지금도 자기계발서 제일 좋아해요. 요즘은 시집도 좋아하고요.
저자의 첫 책인데요. 책을 쓰겠다고 결심한 이유도 궁금하네요.
사실은 통번역사로 10년 동안 회사 일을 하면서 영어책을 써보고 싶었어요. 그렇다면 책은 어떤 방식으로 출판이 되는 건지 궁금하더라고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주위에서 자기계발서 써보는 건 어떻겠느냐고 얘기를 했어요. 그렇게 자기계발서를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어떤 얘기를 쓸 수 있을까 확신이 없었는데 질문을 받게 됐어요. 가장 즐거웠던 일, 가장 힘들었던 일이 뭔지 묻는 거였죠. 그런 감정을 담으면 글이 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쓰게 된 거예요.
그중에서도 소재로 선택한 것이 ‘돈 공부’예요.
재테크 책을 많이 읽긴 했는데 제가 써보고 싶다는 생각은 별로 하지 않았어요. 보통 재테크 서적을 보면 얼마 벌었다든가 어떻게 해서 돈을 불렸다든가 이런 얘기가 많이 나오잖아요. 그런 얘기들이 자랑 같기도 하고 그다지 큰 의미를 못 느꼈어요. 물론 읽으면서 도움을 많이 받았지만요. 그래서 자기계발서로 투고를 했는데요. 그 안에 재테크 내용을 살짝 넣게 된 거예요. 여섯 챕터 중 한 챕터가 돈에 대한 저의 생각이고 나머지는 아이들, 가족, 나 자신에 관한 내용이에요. 그 중에 돈에 대한 내용이 부각되면서 전체적으로 이런 컨셉의 책이 나오게 된 거예요.
원래 저자의 의도는 재테크 관련 내용보다 책 후반부에 다루는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을 다루고자 했던 거군요?
처음에는 그랬어요. 출판사에 투고 할 때도 여섯 챕터 중 하나 정도가 돈에 관한 거였고요. 그것도 돈을 어떻게 버는가 하는 얘기가 아니라 ‘5:3:2법칙’이라는, 20%는 반드시 자기 자신에게 써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어서 들어갔던 건데요. 이렇게 재테크 책으로 방향을 바꾸고 원고를 쓰면서 저도 새롭게 깨달은 게 있어요. 자기계발서가 어떻게 보면 겉으로 보이는 추상적인 얘기만 할 수 있잖아요. 어떻게 살아야 한다, 극복해야 한다, 하고요. 그런데 사실 삶과 돈은 긴밀하게 연관된 것 같아요. 돈을 어떻게, 누구를 위해 써야 하는지 돈을 왜 버는지 하는 내용들이 자기계발서의 뼈대라는 걸 쓰면서 깨달았어요. 만약 그 얘기가 없었으면 굉장히 추상적인, 다른 자기계발서와 비슷한 피상적인 얘기만 하고 끝났을 수도 있는데요. 돈 문제가 들어가니까 조금 더 실질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돈은 나를 위해서 써야 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벌고 모아야 한다는 이야기죠. 이것들이 연결되는 걸 쓰면서 깨닫게 됐어요.
생애주기에 따른 돈 공부
‘5:3:2법칙’은 아무래도 저자가 강조하는 부분일 거예요. 이 법칙이 저자에게는 나침반이었다고 얘기했어요.
‘5:3:2법칙’은 수익의 50%는 저축을 하고, 30% 내에서 지출을 통제하고, 나머지 20%는 과감하게 자기계발에 돈을 쓰라는 건데요. 아기가 태어나면 지출이 많아져요. 유모차부터 시작해서 분유, 기저귀 등 지출이 많아지죠. 그래서 아기를 낳기 전, 후에 이 법칙이 적용되는 것이 달라요. 아기 낳기 전에는 50% 이상 저축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맞벌이 부부가 한 사람 분의 돈은 예금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아기 낳은 후에는 저축보다는 30% 내에서 지출을 통제하는 것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데요. 그때는 남에게 보이는 것에 신경 쓰지 말고 자신에게 필요한 건지를 판단해야 해요. 과시하고 싶어서 비싼 유모차나 명품 아기 옷을 사는 게 아니라 진짜 필요한 것만 사면 지출이 통제될 수 있어요. 아기 낳고 몇 년 동안은 지출이 많죠. 새로운 물건도 구입해야 하고, 직장을 다닌다면 도우미 혹은 부모님께 돈도 드려야 하고요. 이런 시기가 지나고 아기가 어린이집을 가고 하면 지출이 조금 줄어들 수 있는데요. 그때부터는 20%, 자기계발에 돈을 써야 해요. 엄마도 자기가 하고 싶었던 일, 배우고 싶었던 일, 자기 성장에 필요한 일에 20%의 돈을 할애해야 한다는 거예요.
언제나 5:3:2를 지켜야 한다는 건 아니에요. 단계별로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요. 생애주기에 맞게 아기 낳기 전에는 50% 저축에 초점을 맞추고, 아기 낳은 후에는 30% 지출 통제, 아기가 조금 성장한 후에는 20%는 엄마 본인의 성장을 위해 써야 한다, 이런 이야기예요.
어떤 재테크 책들은 종잣돈 마련 전까지는 무조건 돈을 모으라고 얘기해요. 그에 비하면 20%를 자기계발에 돈을 쓰라고 하는 저자의 조언은 좀 다르게 느껴지는데요. 저자는 실제로 그 법칙을 어떻게 실천했는지 들려주세요.
돌아보면 50% 저축을 하기 위해 아기 낳기 전까지 빌라에서 살았어요. 빌라는 관리비가 없거든요. 또 특별히 집들이 같은 거 안 하고 가구도 중고로 시작했었어요. 그렇게 50%는 꼭 저축하려 했는데요. 아기가 태어나고 저도 처음에는 비싼 걸 많이 샀어요. 아기한테는 좋은 거 해주고 싶더라고요. 결혼할 때 세탁기는 중고로 샀어도 아기한테 중고 유모차는 하기 싫은 거죠. 허름한 집에 살았어도 아기 낳고는 아파트로 가고 싶고, 아기 방도 만들어주고 싶고요. 하지만 30% 안에서 지출을 통제하려고 책 같은 것은 중고로 사주기 시작했어요. 중고 알아봐서 전집도 사고요. 20%는 제 경우 책을 많이 샀어요. 여행도 일 년에 한 번 씩은 꼭 돈이 없어도(웃음) 가고 싶었어요. 또 운동을 꼭 했어요. 운동 하면서 기분도 전환하고 스트레스도 풀고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돈을 쓰면서도 뿌듯하게 느꼈던 것 같아요. 20%라는 게 반드시 비싼 화장품이나 명품 가방을 사거나 하는 게 아니었고요. 짧게라도 해외여행을 가고 하는 부분에 돈을 많이 썼던 것 같아요.
그게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준다고 생각했나요?
살아있다는 감정을 느꼈어요. 똑같은 생활을 반복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잖아요. 회사 갔다가 저녁 되면 아이 챙기고 주말이면 밀린 일 하면서 한 주 준비를 하고요. 그런데 여행을 감으로써 상황이 다 바뀌고 내가 잠시라도 평화로울 수 있을 때가 되면 ‘내가 이렇게 살아있구나, 내 시간이 의미 있게 쓰여질 수 있구나’ 이런 생각이 굉장히 많이 들더라고요.
돈은 수단이라는 생각을 확실하게 가지고 시작했던 거네요. 오직 돈이 목적이었다면 힘들었을 테니까요.
그런 생각은 처음부터 있었어요. 돈을 많이 벌어서 갑부가 되고 싶다는 생각보다 굳이 돈을 모으지 못해도 여행 가고 싶으면 여행을 갔고요. 조금 무리가 되더라도 고급스러운 곳에도 한 번 쯤은 가고요. 너무 아끼면서 하고 싶은 것도 안 하고 다 참고 돈만 모으기 위해서 사는 생활은 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런 건 권하고 싶지도 않아요. 차라리 돈이 없더라도 하고 싶은 일을 하면 좋겠어요. 돈을 조금 벌더라도 자기 시간이 많고 행복할 수 있는 일을 하면 그 사람이 더 행복한, 잘사는 사람인 것 같아요.
‘5:3:2법칙’처럼 책에서 이야기하는 내용을 따라가면 누구나 저자처럼 “돈 때문에 가족끼리 싸우지 않고” 살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요. 쉽다고 말하진 못할 것 같아요. 누구나 가능할 수는 있죠. 사람들이 모두 마음속에 자신만의 꿈이 있잖아요. 하고 싶은 일이 있고요.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해요. 저도 지난 십 년을 돌아보면 그 길이 쉽지만은 않았던 것 같아요. 항상 행복하고 즐거웠느냐 생각하면 그렇지 않았어요. 사실은 과정이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나를 위해서 이렇게라도 써야겠다, 그런 결심을 하게 된 거거든요. 꿈을 이루려면 하고 싶지 않아도 필요한 일이면 할 수 있어야 하고 다른 일에 신경을 더 많이 써야 하는 상황에서도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진짜 내가 가야 하는 방향이 어딘지 계속 자기 자신에게 상기시키고 이런 과정이 필요할 것 같아요.
또한 저축하고 지출을 통제하고 자기계발에 돈을 써도 그 안에서 반드시 또 다른 것이 필요할 것 같아요. 돈을 굴리는 자신만의 방법이 필요한데요. 그 방법이 부동산이 될 수도 있겠죠. 디자이너라면 디자인 쪽으로 사업을 다시 연계시킨다든가 하는 식으로 꼭 자기만의 사업을 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아요. 단지 아끼고 저축하고 자신을 위해서 쓰는 이상으로 말이에요. 재미있어 하는 분야의 1인 기업가가 됐을 때 돈이 더 많이 불어날 수 있는 것 같아요.
저자의 경우 그것이 ‘부동산 투자’였잖아요. 요즘은 워낙 부동산 흐름을 예측할 수 없다고 하고, 부동산으로 돈을 벌기도 쉽지 않다고 해요. 저자의 방법이 지금은 가능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는 어떤 가이드를 줄 수 있을까요?
저는 부동산 조사하는 걸 되게 좋아해요. 앉아서 컴퓨터로 알아보는 것 좋아하고요. 친구 한 명은 시나리오 작가가 되는 게 꿈이었는데요. 공모에도 안 되고 했어요. 그러다 언젠가 네이버에 글을 연재하기 시작했거든요. 지금은 연재한 글을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보면서 매달 수입이 엄청 많이 들어온대요. 그런 식으로 자신이 좋아하고 재능 있는 부분을 돈으로 바꿀 수 있다면 좋겠죠. 꼭 부동산을 해서 부자가 되는 시기는 이제 끝난 것 같아요. 과거에 열 명 중 아홉이 부동산으로 부자가 되거나 재산을 상속 받아 부자가 됐다면 지금은 아니에요. 정말 다른 방법이 많아요. 페이스북 같은 플랫폼을 이용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소득을 얻고, 부자가 되는 거죠. 다만 그것을 남을 위해 쓰려고 할 때 부자가 되는 것 같고요. 예를 들어 홍석천 씨처럼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 때문에 고통을 받았지만 자신의 독창성, 개성을 내려놓지 않고 비슷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을 도우려고 하면서 사업하고 돈을 많이 벌게 된 것처럼 말이에요. 지금은 약간만 생각을 바꾸고 자기 자신의 모습을 직시해보려고 하면 오히려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는 시대가 온 것 같아요.
기존의 것을 깨는 게 의외로 좋은 방법이기도 해요.
네, 남들이 ‘너 그거 해서 뭐해?’ 이렇게 말하는 것들 말이에요. 남들은 그렇게 얘기하지만 나는 꼭 해야만 하고, 하고 싶은 일, 그 일이 바로 그 사람에게 행복도 주고 성공도 주고 더 나아가서는 부를 주는 그런 일인 것 같아요.
지금 저자에게 그런 일은 뭐예요?
(웃음)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저는 사실 여행 작가가 되는 게 꿈이에요. 사람들이 많이 말을 해요. 여행 작가가 쉬운 일이 아니라고요. 그런데 그냥 그런 꿈이 있어요.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새로운 세상을 느끼고 싶고 그것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요. 새로운 시각을 주는 그런 일을 하는 게 꿈인데 다들 쉽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자신에 대한 믿음
후반부에 담은 메시지는 자신을 믿는 것, 자신의 삶과 건강을 잃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에요. 『엄마의 돈 공부』라는 제목에 끌려서 책을 연 독자들은 좀 의아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실제로 제목에 끌려서 책을 봤는데 돈 내용보다 자신을 잃지 않는 방법에 대해 적혀 있는 것에 깜짝 놀라시는(웃음) 독자 분도 있으신 것 같아요. 사람을 사회가 요구하는 대로 성실하게, 남들한테 특별히 주목도 받지 않고, 눈에도 나지 않게, 안전한 삶을 추구하는 사람과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자유를 추구하는, 이런 두 부류로 나눈다면요. 제 생각에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은 자유를 추구하는 사람들인 것 같아요. 자유를 추구하다보면 리스크를 안아야 하는데요. 그러려면 자신에 대한 믿음이 없이는 불가능하거든요. 가령 이 집을 살까말까 고민할 때 사야 한다는 자신의 생각을 스스로 믿지 못한다면 절대로 그 리스크를 안으려고 하지 않고 남들이 말하는 안전한 곳에 돈을 묻어요. 리스크 없이 돈을 불리긴 힘든 것 같거든요. 나 자신을 믿지 못한다면 한 걸음을 나가기가 힘들 것 같아요. 파워블로거가 되어 돈을 벌어볼까, 했을 때도 자기 스스로를 믿지 못하면 결국 하지 못하고 그렇게 되면 돈도 벌지 못하는 거죠. 더 크게는 부동산이나 사업도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없다면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고 리스크를 안을 수 없겠죠.
도전하지 않으면 다른 국면으로의 변화도 쉽게 일어나지 않으니까요. 꿈이라 했던 여행 작가에 도전하셔도 될 것 같은데요?(웃음)
저는 손미나 작가를 좋아하는데요. 그분처럼 글을 쓰고 그런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분도 인기 있는 아나운서였고, 안정적이었고, 돈도 많이 벌었잖아요. 그렇지만 자신이 진짜 하고 싶었던 일에 도전 하면서 새로운 삶이 시작됐죠. 그런 것처럼 저도 여행도 다니고 글도 써서 책도 쓰게 되면(웃음) 좋을 것 같아요.
결국 ‘부자’의 정의를 다시 내려야 할 것 같아요. 세상이 말하는 부자와 저자가 생각하는 부자가 조금 다른 것 같거든요. 돈을 조금 벌어도 행복할 수 있는 일을 하면 그 사람이 더 잘사는 사람인 것 같다는 말처럼 말이에요.
맞아요. 그런데 꼭 자기가 하고 싶은 일만 한다고 모든 의무를 팽개치면 안 될 거예요. 화가가 되고 싶어 갑자기 다 그만 두고 그림만 그리는 사람도 있고, 요리사가 되고 싶다고 갑자기 요리를 배우러 떠나기도 하잖아요. 그렇게 극단적으로 하는 건 특히 가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 쯤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남아 있는 사람이 충분히 자기의 꿈을 지원하고 그 꿈에 대해 공감할 수 있을 때 자신도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너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의무나 책임을 무시하면 안 돼요. 성공은 할 수 있겠지만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는 후회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균형을 맞춰야 할 텐데 그러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가족들을 위해 돈도 벌어야 하고 힘들고 하기 싫어도 일도 해야 하고 하고 싶지 않은 것도 참을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한 것 같아요.
가장 인상적이었던 내용은 “상한선을 놓아야 한다”는 이야기였어요. 그 내용에 아차 싶었던 분들 많을 거예요. 쉽지 않은 일이니까요.
쉽지가 않죠. 하나를 가지면 둘을 가지고 싶고 둘을 가지면 참 행복한데 그 마음이 금방 사라지잖아요. 그 다음에는 셋을 가져야 행복하고요. 끝이 없는 것 같은데요. 그래서 돈이 많아도 돈을 더 갖고 싶어 하고, 돈이 없어지지 않을까 긴장하고 불안하게 살기도 해요. 저는 자신의 일을 할 수 있고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행복하게 살 수 있을 정도의 상한선이 있으면 좋겠어요. 『하와이로 간 젊은 부자 성공 비밀 38』을 보면 저자가 어느 정도 돈을 번 후 하와이로 떠나요. 서핑을 할 때 살아있는 걸 느끼고 자연 속에서 지내는 게 너무 좋아서요. 하와이의 방 두 개짜리 집에 살며 점심은 도시락을 싸서 다녀도 그곳의 생활이 좋은 거죠. 저자는 돈 많은 사람이 부럽지 않다, 생계를 책임지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다면 더 많은 부는 필요하지 않다고 해요. 저는 그 말에 동감해요.
상한선은 사람마다 다를 거예요. 또 자신의 욕심이 진짜 자신이 원하는 건지 따져봐야 할 거고요. 내가 진짜 방이 다섯 개 있는 집에 사는 걸 원하는지 남에게 보여주고 싶은 건지 한 번 질문해야죠. 그게 진짜 자신이 원하는 거면 그것이 상한선이 될 수 있는 거예요. 주관적인 개념이니까요.
힘든 과정도 반드시 지나간다
이 책이 나를 찾고, 재테크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유효한 책이라면 다음 단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책도 있을 것 같아요. 책에 ‘처음 시작하는 돈 공부 참고 도서’를 수록한 것처럼 또 다른 책을 추천해 준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이 책의 시작은 시각을 바꾸고 싶다는 거였어요. 평생, 직장에서 열심히 일을 해서는 원하는 삶을 살 수 없다는 이야기였는데요. 내 아이들 또는 사랑하는 사람과 떠날 수 있는 자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자유, 이런 게 필요하잖아요. 그런데 시각을 바꾸지 않으면 늘 돈을 위해 그 자리에서 그 일을 해야 하잖아요. 한 번 쯤은 근로 소득이 아닌 자신의 재능을 돈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었어요. 무조건 아끼고 열심히 하는 것에 더해 어떻게 하면 자신의 재능을 돈과 연결시키면서 살 수 있는지 개념을 바꾸는 책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고요.
‘처음 시작하는 돈 공부 참고 도서’ 안에는 경매 관련 책이나 『세상 모든 왕비를 위한 재테크』처럼 실질적인 책도 있고, 『지금까지 없던 세상』처럼 시각을 바꾸게 하는 책도 있어요. 자신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생각해보게 하는 책을 추천했어요. 그런 책을 보면 시각을 좀 더 미래지향적으로 바꿀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책을 읽은 후에 그런 책을 읽으면 좀 더 실질적으로 느껴질 거예요.
지금 저자가 읽고 있는 책도 궁금하네요.
요즘은 사실 책을 출간하고 나서 한동안 생각도 굉장히 많아지고 여러 감정이 많이 생겼었어요. 책을 세상에 내놓고 나니 혼자만 생각하던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게 된 거잖아요. 혼자 생각했던 걸 다른 사람한테 얘기함으로써 피드백을 받고 하다보니까 여러 감정이 생기기도 했어요. 요즘은 솔직히 전처럼 재테크 책을 많이 안 읽는 것 같고요. 마음에 평안을 주는 책을 많이 읽는 편이에요. 혜민 스님 책 처럼요. 그런 책은 마음이 편안해지기도 하죠. 작가가 되었다는 것이 제게는 새로운 환경이고, 좋으면서도 불안하기도 하고, 그렇거든요. 그런 마음을 다스려주는 책들 위주로 읽고 있어요. 이 책을 생각하면 아직도 재테크 공부 많이 하고(웃음) 그래야 할 것 같은데 다른 책들을 읽고 있어요.
돈 때문에 고민하는, 생활에 묻혀 힘들어 하는 모든 ‘엄마’들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저도 어렸을 때 그리 부유한 가정에서 자라지 못했어요. 반지하에서 살았고, 결혼도 빌라에서 시작하고, 여러 과정을 거쳤지만요. 그래도 제가 불행하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그건 부모님이 항상 큰 사랑을 보여주셨기 때문인 것 같아요. 비록 돈이 없어도 저희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라도 할 수 있는 마음이 있으셨죠. 사랑한다는 말도 자주 해주셨고요. 신혼 때도 그랬던 것 같아요. 부유하진 못했어도 그렇게 힘들다고 느끼지 못했던 것도 사랑 덕분이었던 것 같아요. 아이들 키우면서 힘들 때도 많았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제가 받았던 사랑을 이제는 아이들에게 주고 싶다는 마음을 깨닫게 됐기 때문이에요. 지금 정말 힘든 과정을 거치고 계시다면 어떤 방법으로 돈을 벌면 부유해질 수 있다는 조언도 물론 중요하겠지만요. 지금까지 받아온 사랑, 받고 있는 사랑, 마음속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에 대한 사랑, 이걸 한 번 더 생각하시면 좋겠어요. 힘든 과정도 반드시 지나간다는 사실을 확신하면서 이겨내셨으면 좋겠어요.
이 책은 내 이야기, 언니나 직장 동료의 이야기로 읽을 수도 있을 거예요. 삶이 그런 것 같아요. 내 얘기가 주변의 이야기기도 하고 내가 느끼는 감정을 바로 옆 사람도 느끼는 감정이라는 것 말이에요. 사람들은 다 비슷한 감정들을 갖고 있고 느끼고 있는 것 같아요. 표현하지 않을 뿐이죠. 내가 느끼는 불안, 어려움, 심지어 행복과 기쁨도 다른 사람 역시 느끼는 감정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 힘들어도 자신만 힘든 게 아니고 누구나 살아가면서 느끼는 감정의 하나란 생각을 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러면 자신을 사랑할 수 있게 되고 주변 사람에 대해서도 열린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될 것 같아요. 나와 똑같은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라는 것, 우리가 똑같이 인생이라는 길을 함께 가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고 나면 더 이상 힘든 일도 나만 그런 것처럼 느껴지지 않겠죠. 또 힘든 사람도 돌봐줄 수 있는 마음도 생기고요. 그러면 또 자신이 행복하게 될 거예요.
엄마의 돈 공부이지영 저 | 다산3.0
소위 대한민국에서 부자가 되는 세 가지 조건 ‘부모 부자’, ‘부자 남편’, ‘로또 당첨’과는 무관한 자신이 어떻게 경제적 자유를 얻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디테일하게 밝힌다.
관련태그: 이지영, 엄마의 돈 공부, 자기계발서, 저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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