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영신 “애들아, 그 아줌마가 우리 엄마야”
『엄마들』 펴내 만화 작업의 원동력은 엄마 엄마들의 연애를 적극 권장하는 만화
엄마들은 저희보다 훨씬 더 치열하게 연애하고 있어요. 엄마들의 연애를 적극 권장하는 만화로 이 책이 읽혀도 좋아요. 되게 화목해 보이는 집도 속을 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잖아요. 옆집 보는 느낌으로 읽어도 좋을 것 같아요. ‘나만 이런 생각하는 거 아니구나, 엄마들도 이럴 수 있구나’ 하고요.
만화가 마영신은 『엄마들』 작가의 말에 “엄마가 깔깔깔 웃으며 재밌게 보셨으면 좋겠다”고 썼다. 그런데 작품의 모델이 된 엄마는 ‘깔깔깔’ 웃지는 못하실 것 같다. 『엄마들』를 조금 먼저 본 독자로 감히 예언을 한다면, 이 만화는 ‘완독률 100%’를 보장한다. 앉은 자리에서 한번에 읽게 된다. 짧아서도 아니고 무작정 재밌어서도 아니다. 뒷장이 몹시 궁금하기 때문인데, 연유를 명쾌하게 밝히기가 또 어렵다.
『엄마들』은 남편 도박 빚만 갚다가 젊은 시절을 고스란히 흘려 보낸 엄마, 일터에서 용역업체 소장에게 해고 협박을 당하는 엄마, 남자친구를 두고 꽃집 여자와 머리끄덩이를 잡고 싸우는 엄마, 연하남과의 연애를 찌릿하게 즐기는 엄마 친구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목차를 잠깐 미리 보자. ‘야한 수다’ ‘지겨운 애인’ ‘사랑의 1차전’ ‘사랑보다 돈’ 등. 우리가 보통 엄마 이야기를 할 때, 나오는 단어들과는 사뭇 다르다. 만화의 반전은 ‘작가의 말’에 있다. 눈치를 채는 독자도 있겠지만 ‘어? 정말이야?’하고 탄성을 지를 수도 있다.
마영신 작가는 『길상』 『남동공단』 등 주로 사회성 짙은 만화를 그려왔다. 어린이 잡지 <고래가 그랬어>에서 연재한 만화 『삐꾸 래봉』으로 초등학생 독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기도 했다. 『엄마들』은 월간만화 <보고>에 열 달 동안 연재한 작품이다. 만약 엄마들이 주로 보는 여성잡지에 『엄마들』을 연재했다면 반응이 어땠을까. 1982년생 젊은 작가 마영신을 만나 묻고 싶었다. “당신의 엄마는 이 만화를 어떻게 보았냐”고. 그런데 묻기도 전에 대답이 들렸다.
'청소노동자의 연애'라고 하면, 안 보잖아요
“재밌게 읽었다”는 좀 약한 것 같고요. “읽기 시작하고부터 다른 일을 못했다”는 평이 맞을 것 같습니다. 누군가는 “쇼킹하다”고 하더라고요.
쇼킹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엄마들이 나이트클럽에 가고 아저씨들이랑 연애하는 이야기를 그렸으니까요. 저희 엄마는 책이 나오고, 눈이 빠지도록 몇 번이나 봤다고 하더라고요. 어떻게 당신 친구들을 이렇게 그려 놓았느냐고요. 엄마는 심각하게 보셨어요. 재미로 다가가긴 어려우셨던 것 같아요.
민망하신 걸까요?
민망한 느낌은 아닌 것 같아요. 애초에 엄마가 직접 써주신, 엄마 이야기를 기초로 했으니까요. 노동 문제는 엄마의 실제 경험담보다는 스케일을 좀 크게 넣었지만, 토대는 엄마 이야기예요. 퍼센트로 따진다면 50% 정도가 실화예요. 느낌, 정서, 알맹이만 뽑아와서 새롭게 그렸으니까 허구의 이야기인데, 독자가 리얼하게 느낀 장면이 있다면 그건 진짜예요. 엄마 말투를 그래도 따온 내레이션이 많아요.
엄마 이야기를 작품화할 생각은 언제 하셨어요?
서른이 되기 전이었던 것 같아요. 종로 노점상에서 신발을 팔았던 경험을 토대로 『길상』이라는 작품을 만들었는데, 심리적으로 좀 힘들었어요. 내가 만화가로 계속 살아가야 하나, 자괴감이 컸어요. 20대 때는 혈기가 많아서 발표를 못해도 혼자 작업을 많이 했거든요. 언젠가 책으로 내겠다는 생각으로 200쪽 씩 그리곤 했어요. 『엄마들』도 그때 그렸던 작품이에요. 집에서 독립을 해서 나갔는데, 자질구레한 집안일을 할 때마다 엄마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고 그래서 엄마를 가만히 들여다보게 됐어요. 엄마가 주인공인 만화를 그리면 재밌겠다고 생각했어요. 70쪽 정도는 4년 전에 완성한 작품인데, 만화잡지 <보고>에 연재하면서 그림은 다시 그렸어요. 이야기가 좀 세니까, 처음에는 그림은 완전히 귀여운 그림체로 그렸었거든요. 그런데 다시 바꿨어요.
엄마께 노트를 건네며 “아들이 잘되길 바란다면 여기에 엄마의 인생과 친구들, 연애 이야기를 솔직하게 써달라”고 하셨어요. 만화를 끝까지 읽으면, 이 제안을 수락하신 엄마가 더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듭니다.
맞아요. 제가 대단한 게 아니라 엄마가 대단하신 거예요. 저는 선택을 한 거죠. 아들이 자기 엄마가 남자친구를 만나러 나이트클럽에 가는 장면을 그리는 게, 얼마나 웃겨요? 웃기면서도 이상한데, 이게 가장 재미있는 포인트니까요. 엄마가 곱게 화장한 얼굴에 땀을 흘리면서 남자와 춤을 추는 모습, 드러내기 싫었지만 이거야 말로 드러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단행본이 나오기까지는 약 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어요. 엄마도 이 작품을 기다리셨을 것 같아요.
엄마가 출판사도 아닌데, 독촉을 하셨어요. (웃음) “야, 이건 언제 그리냐? 책은 나오긴 하냐?”고 궁금해 하셨어요. 그런데 막상 책으로 나오니까 마음이 복잡하신 것 같아요. 재밌는 느낌도 있고 감동을 받은 것도 있지만, 불편하신 느낌도 조금 있는 것 같아요. 집안의 치부가 다 들어 있으니까요. 잡지에 연재할 때, 누나는 별로 안 좋아했어요. 형은 첫 장부터 웃었고요. 태도가 다른 것 같아요. 아빠께는 생신 때, “반성 좀 하시라”면서 드렸어요. 어떻게 보셨는지는 모르겠어요.
ⓒ엄마들
그림을 그리면서 머뭇거리거나 고민을 많이 한 장면은 없었나요?
딱히 없었어요. 나이트클럽 장면을 그릴 때는 좀 그렇긴 했죠.
반대로 기분 좋게 그린 장면은요?
표지 그림이요. 엄마가 남자친구 때문에 꽃집 아줌마랑 머리끄덩이 잡고 싸우는 장면이요. 제가 실제로는 못 보고 형이 봤는데, 아줌마 눈빛이 워낙 셌대요. 이야기를 들어보니, 아 우리 엄마가 그 아줌마랑 붙으면 질 수도 있겠다 싶더라고요. 『엄마들』도 읽으셨대요. 엄마한테 문자를 보내셨더라고요. 평소에 제 이름을 포털 사이트에 검색해보신다고 해서 깜짝 놀랐어요.
작가님도 작품 속에 등장합니다. 주인공 ‘이소연’의 아들, 음악을 하는 철부지 아들입니다.
이 작품이 작가의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읽으면, 오히려 감정이입이 잘 안 되는 것 같아요. ‘작가가 등장했네’ 라고 재밌어 할 수도 있지만 거리감을 두는 게 낫다고 생각했어요. 주변에 음악을 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내가 음악을 하면 저렇게 살았겠구나, 싶었어요.
청소 노동자 이야기도 꽤 비중이 큽니다. 이소연의 직업이 청소 노동자인데, 용역업체 소장에게 해고 협박을 당해요. 부당한 대우 때문에 노조를 만들다,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하고요.
이 만화로 정작 제가 노린 건, 연애 안에 노동 문제를 집어넣는 일이었어요. ‘청소노동자의 연애’라고 하면 사람들이 관심 없어 하잖아요. 만화는 아무래도 20, 30대가 많이 볼 테니까요. 무의식적으로 노동 문제를 넣고 싶었어요. 정치적 관심이 없으면 좌우를 떠나 사회문제에 깊게 관여하지 않잖아요. “그 아줌마들이 너희 엄마다, 우리 엄마가 네 엄마 친구다”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실제로 엄마 직장 일 때문에 노동복지센터를 같이 간 적이 있어요. 재계약 갱신권을 알아보려고 갔는데, 엄마는 한 번도 결근한 적이 없는데도, 소송을 하려면 변호사를 사야 한대요. 500만 원이 있어야 하고요. 진행 자체를 못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센터의 존재 자체가 뭐지? 의심되더라고요. 63세까지 일해서 어떻게든 국민연금을 받으려고 하는데, 그것도 어려운 거예요. 지금은 결국 잘려서 다른 데서 일하고 계세요.
ⓒ엄마들
풍족하게 살았으면 이런 작품 못 그렸겠죠
전작 『길상』, 『남동공단』 등도 작가님이 실제 경험한 이야기를 소재로 한 작품입니다.
노점상을 할 때도 ‘아 이거 만화로 만들면 재밌겠다’ 생각했고, 하물며 장례식장에서도 작품 생각을 해요. 어떤 상황이 닥치면 본능적으로 느껴요. 너무 슬픈 상황에서도 이런 생각을 하니까, 어떨 때는 너무 괴로워요. 할머니 돌아가셨을 때도 할아버지가 혼자 울고 있는 모습을 저만 봤어요. 좀 팔자 같아요. 만약 제가 좀 풍족하게 살았으면 작품이 안 나왔을 것 같아요. 『빅맨』은 아는 형이 들려준 이야기로 만든 만화예요. 주인공을 미대 교수로 설정하면 좀 더 재밌겠다 싶었죠. 남의 이야기를 들어도 진짜처럼, 내 이야기처럼 뻥을 칠 수 있는 능력은 있는 것 같아요.
『삐꾸 래봉』 이야기도 좀 묻고 싶어요. 어린이 잡지 <고래가 그랬어>에 연재했을 때, 초등학생 독자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습니다.
아이들이 잡지를 받아 보면 제 만화 먼저 읽었대요. 특히 래봉이의 절친한 친구 ‘은철’이가 인기가 많았어요. 은철이가 못된 친구들을 때리는 모습을 그림으로 그려서 엽서를 보내준 친구도 있었어요. 2년간 연재한 작품인데, 이 만화도 저 어렸을 때 이야기를 많이 섞었어요. 요즘 자살하는 아이들이 많잖아요. 정말 심각한 학교 폭력을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작업을 하면서는 다시는 이런 내용을 그리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했어요. 마감 날짜가 다가오면 어서 빨리 이 우울한 이야기에서 벗어나고 싶었어요. 왕따를 당하는 ‘래봉’이의 괴로움에 익숙해져 가는 저를 보고, 제 안의 폭력성도 느낄 수 있었어요. 연재 막바지에 가서야 래봉이의 감정에 몰입됐던 것 같아요.
현재는 다음 만화속세상에서 <19년 뽀삐>를 연재하고 계세요. 장발머리 ‘병걸이’와 반려동물 ‘뽀삐’가 주인공이에요.
『엄마들』 연재 끝나고, 거의 바로 시작한 작품이에요. 좀 쉬고 싶었는데 통장 잔고를 생각해야 해서요. 비공개로 블로그에 올리던 만화였는데, 준비 기간이 길지 않아서 초반에는 엄청 힘들게 그렸어요. 정말 제 작업의 원동력이 엄마인 게, 전세자금을 엄마한테 꿨거든요. 만약 엄마가 “전세금 너 다 줄 테니까 알아서 살아라” 하셨으면, “어, 땡큐”하고, 하루에 그림 한 장만 그리고 예술 놀이나 했을 거란 말이에요. 하지만 그게 안 되는 거예요. (웃음) 벌써 30대 중반이 됐고 빚도 갚아야 하니까요. 사실 돈을 많이 벌고 싶은 욕구도 많아요. 하지만 먼저는 좋은 만화를 그리는 거예요. 가난한 선배 작가들 보면 다들 같은 고민을 해요. 돈이 되는 작업을 해야겠다고 머리로는 생각하는데, 정작 안 해요. 하려고 보니 안 되는 거예요.
요즘은 어떤가요? 그래도 쉴 틈 없이 만화를 그리고 계신데요.
좀 우울해요. 세상 돌아가는 게 좀 어렵잖아요. 돈을 조금 벌게 돼도 책이 잘되더라도, 뭔가 우울해요. 사람들이랑 술 먹고 웃고 떠들 때, 그 때만 좀 괜찮은 것 같아요. 요즘은 책도 잘 못 읽어요. 만화 그리는 일에 너무 지쳐서요. 하루에 3페이지씩은 그려야 하니까요. 그래서 긴 소설은 잘 안 읽게 돼요. 대신 시집을 좀 많이 샀어요. 시인이 되고 싶어요. 며칠 전에 시를 다섯 편 썼는데, 다음 날 아침에 읽어보니까 형편 없더라고요. (웃음) 한 편 정도는 살릴 만하고요. 나중에 이름을 바꿔서 시집을 내도 재밌겠다 생각해요.
앞으로의 계획은요?
<19년 뽀삐>가 끝나면 좀 쉬면서 중편 작업을 하나 하고 싶어요. 삐뚤어진 소설가가 주인공인 작품인데, 재밌게 그리면서 정치적인 메시지도 넣고 싶어요. 엄마가 지금 한남동 빌라에 사시는데, 좀 있으면 리모델링을 해야 하나 봐요. 팔긴 아깝고 리모델링 비용은 또 벅차고. 제가 엄마한테 “10년 동안 내가 5천만 원 줄게”라고 뻥을 쳤어요. 사실 1년에 5백만 원이니까 엄청 큰 돈은 아니거든요. 그런데 엄마가 되게 좋아하시는 거예요. 저는 돈으로 뻥 치기 싫거든요. 저는 죽을 때까지 만화를 그릴 거예요. 그 때가 되면 후배들이 저를 보고 쫓아오겠죠. “이런 작품을 해도 먹고살 수 있네”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돈보다 작품성을 생각하고 작업하고 싶어요. 거대한 계획 같은 건 없어요. 내년에는 이 작품 그려야지, 다음 작품에 대한 계획 말고는 없어요.
한 작품 하고 말 거, 아니잖아요
『미생』, 『송곳』이 TV드라마로 제작되면서 큰 인기를 얻었어요. 만화가로서 어떻게 보시나요?
부럽죠. 작가가 그동안 고생한 작업에 대한 보답이 온 거잖아요. 작가는 비정규직이니까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돈이 없는데, 이렇게 한 번에 크게 들어오면 다음 작품을 할 때까지 여유가 생기거든요. 제가 안타깝게 생각하는 건, 만화 자체로도 훌륭한 예술인데 2차 저작권이 팔려야 그 때 빛을 본다는 점이에요. 만화를 하고 싶어도 너무 고생스러우니까 20대밖에 안 됐는데도 많이들 관둬요. 정부가 정책적으로 지원해주면 좋은데, 작가주의, 대안만화 같은 건 성과가 빨리 뚜렷하게 나지 않으니까 다 하다 말아요. 장기적으로 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요. 젊은 친구들이 만화를 하겠다고 꾸준히 나오긴 하지만, 언제까지 버틸지 모르겠어요. 단편 몇 편 하다가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화가 너무 좋아서, 만화가를 꿈꾸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선배로서 조언 한 마디 해주신다면요.
무조건 만화를 많이 그려야 해요. 개인 블로그에라도 올리는 게 좋아요. 작품이 좋으면 어디든 연락이 와요. 그렇게 데뷔하고 단편을 한 두 편씩 하다 보면 20대는 그래도 버틸 수 있어요. 작가로서 성숙하는 시간도 분명히 필요하거든요. 세상도 조금 알아야 자기 만화도 제어할 수 있어요. 시나리오를 안 써놓았더라도 자기 작업을 믿게 돼요. 단편을 여러 편 해놓으면, 분량이나 박자감을 조절할 수 있어요. 그런 능력이 쌓아졌을 때, 뿌리가 깊어져요. 요즘은 웹툰 하나만 해도, ‘작가님’ 소리를 들으니까요.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그러는데요. 금방 사라지는 작가가 되지 말고, 자기 철학을 갖고 좋은 예술작품을 보면서 공부하는 시간도 가졌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한 작품 하고 말 거 아니잖아요. 나중에 정말 위대한 작품을 그리겠다는 목표를 버리면 안 돼요.
특히 『엄마들』을 읽었으면 하는 독자가 있나요?
30대 초 중반 제 또래나 엄마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아요. 친구들이 제 만화가 나온다고 다 사서 보진 않거든요. 그런데 『엄마들』은 기다렸어요. 단행본 나오면 자기 엄마한테 선물하겠다고요. 친구가 이랬대요. “엄마, 내 친구 엄마도 연애하니까, 엄마도 숨기지 말고 연애 자유롭게 하라”고요. 옛날 분들은 많이들 숨기잖아요. 자식들한테도 미안해 하고요. 엄마들은 저희보다 훨씬 더 치열하게 연애하고 있어요. 엄마들의 연애를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만화로 이 책이 읽혀도 좋아요. 되게 화목해 보이는 집도 속을 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잖아요. 옆집 보는 느낌으로 읽어도 좋을 것 같아요. ‘나만 이런 생각하는 거 아니구나, 엄마들도 이럴 수 있구나’ 하고요.
만화의 내용을 떠나서, 누군가 내 삶을 이렇게 가깝게 읽어줬다는 사실이 엄마에게는 특별할 것 같아요.
(웃음) 조카가 나중에 커서 이 만화를 봤으면 좋겠어요. 우리 외할머니가 이렇게 살았구나, 생각하면서 재밌어 했으면 해요. 저는 할머니가 어떻게 살았는지 모르거든요. 지금은 조금 불편하게 읽힐 만화일지 몰라도, 시간이 지나면 이 시대의 엄마를 기록한 책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엄마들마영신 글,그림 | 휴머니스트
적나라하게 펼쳐지는 그들의 사생활은 차라리 모른 척하고 싶은 치정멜로이기도 하고, 단단한 현실감으로 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는 다큐멘터리이기도 하다. 마영신은 엄마의 모성애와 희생이 당연한 것이라거나 나이가 들면 삶의 지혜가 생길 거라는 기대를 유쾌하게 전복시키며 아무도 얘기해주지 않았던 우리 시대 엄마들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열며 폭풍 성장한 셰어하우스 우주의 이야기를 시작부터 현재까지 한 편의 다큐멘터리처럼 생생하고 유쾌하게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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