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고식스 강훈 대표, ‘커피왕’에서 ‘망고왕’으로 간다
『따라하지 말고 선점하라』로 말하는 강훈의 ‘도전’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라
따라하는 ‘2등의 전략’ 말고, 선점하는 ‘1등의 전략’을 말하는 그의 끝나지 않는 도전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궁금하다.
늘 성공만 했던 것은 아니다. 크게는 사업실패도 겪었고, 미국 진출 실패로 큰 비용 손실을 보기도 했다. 사소하지만 마케팅이 실패하기도 했고, 이런저런 예측 못한 장애물이 발견되기도 했다. 사업에 관한한 두려움을 모르고, “너무 겁이 없어서 불안한 것도 못 느끼는” 터라 주변에서는 불안해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일도 난항을 겪게 마련이다. 실패는 더 강한 근육을 만들고 다시 앞으로 나아갈 힘을 주었다. 아주 좋은 선생이었던 것이다. 그 과정에서 손해를 봤다면 그것 역시 ‘수업료’로 삼았다.
1000억 대 매출을 달성하고, 500개 매장을 내며 카페베네를 뜨는 커피숍으로 만든 ‘커피왕’ 강훈은 이후 카페베네를 떠나 2011년 망고식스를 런칭한다. “어느 순간 내 눈에는 한계가 보이기 시작했다. 더 이상 국내에서 커피 전문점 매장 수를 늘리는 일이 의미가 없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15쪽) 망고, 디저트, 차별화된 컨셉으로 일찍이 꿈꿔왔던 해외 진출 목표를 달성하는 것, 그것이 잘 나가는 카페베네를 떠나 새로운 도전을 감행했던 강훈이 진짜 가고자 한 길이었다.
진짜 성공은 그렇게 쉽게 결과물을 보여주지 않는다.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바란다면, 금방 포기하지 말고 먼 미래를 내다보면서 한 발 한 발 나아가야 한다. 30년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10년은 한 분야에서 고생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남보다 더 큰 성공을 이뤄낼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당신의 자리가 맨 앞자리가 되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그날을 기약하며 지금 이 순간, 당신의 미래를 선점하길 바란다. (222쪽)
어떤 이름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라는 질문에 ‘망고왕’이라고 대답하는 강훈 대표. 그의 관심은 오직 망고다. 그리고 국가 대표 카페를 만드는 것, 해외 진출 성공이다. 따라하는 ‘2등의 전략’ 말고, 선점하는 ‘1등의 전략’을 말하는 그의 끝나지 않는 도전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궁금하다.
쉽게 포기하지 말아야
‘강훈’하면 ‘커피왕’이란 수식어가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데, 정작 자신은 1등이라 생각한 적 없다고 하셨어요. 도전의식을 말씀하려 하신 것 같은데요.
1등이라 생각한 적 있다기보다는 1등이 되려고 항상 노력하는 것이죠. 1등이 되면 그 다음부터 도전할 게 없잖아요.(웃음)
왜 도전일까요? 무엇이 나를 계속 도전하게 한다고 생각하세요? 어떤 것이 동력이 되고 있는지 궁금한데요.
글쎄요. 저도 별로 도전 안 하고 싶거든요.(웃음) 편안하게 안정되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자꾸 도전해요. 왜 그럴까 생각을 해봤죠. 어렸을 때부터 쌓인 게 아닌가 싶어요. 초등학교도 다섯 군데를 나왔어요. 여러 이유로 전학을 다른 사람들보다 많이 했죠. 때문에 남들보다 변화에 대한 적응이 아마 좀 빠르지 않나 싶습니다. 신세계 입사 후에도 그랬어요. 백화점이 보통 순환보직이 많거든요. 그 중에서도 저는 더 많이 했어요. 매장에 있다가, 웨딩 관련 쪽에 갔다가, TF팀에 갔다가, 해외 명품 구매 쪽으로 간 다음 또 스타벅스로 갔어요. 많이 옮겨 다녔죠. 그런 것들이 경험이 됐어요. 어쩌면 도전하려고 한 게 아니고 자꾸 새로운 쪽으로 가는 환경에 놓였던 거예요. 의도한 게 아니고요.
책을 통해 ‘마인드와 관점을 공유해 달라’는 당부를 하셨거든요. 한 마디로 자신의 마인드를 표현한다면 무엇일까요?
『카페베네 이야기』에서는 주로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어요. 이번 책은 제목에도 ‘선점하라’고 썼는데요. ‘도전’을 말하려고 한 것이죠.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라는 의미예요. 에필로그에 요즘 젊은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적었어요. 요즘 친구들이 너무 나약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약하다’는 의미는 쉽게 포기한다는 것이거든요. 실제로 그것이 힘들고 어려운 게 아닌데 포기해요. 저는 제가 강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는 평균 수준인데 다른 사람들이 약하지 않은가 생각하죠.
‘끝까지 밀어붙이기’를 강조하시는 거죠?
운동을 많이 했을 것 같은 외모지만 전 골프도 안 하고, 당구도 못 쳐요. 거꾸로 얘기하면, 무언가 하나를 하면 끝장을 봐야 한다는 뜻이에요. 그것에서 1등이 되다시피 해야만 되는 그런 면이 있어요. 제 자신을 너무도 잘 알기 때문에 그렇죠. 담배도 안 피우고요. 오히려 두려워서, 너무 빠질까봐 안 한다고 주변에도 종종 말해요. 그런 성격, 마인드가 있기 때문에 카페베네, 망고식스도 일단 시작했으면 정말 제대로 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거였죠.
이 자신감의 원천은 무엇일까요? 위험하다고 느낄 것도 같은데 밀어붙이거든요.
많이 위험하죠. 사람들이 볼 때는 항상 불안하죠. 무모하고요. 너무 겁이 없어서 불안한 것도 못 느끼는 거죠. 외로움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 말을 해볼게요. 사람은 누구나 외롭잖아요? 그럴 때 현재의 외로운 상태보다 훨씬 더 외로워지면 돼요. 그러면 지금 외로운 건 외로운 게 아니에요. 더 어렵고 힘든 걸 겪고 나면 지금 어려운 건 더 이상 어려운 게 아니라는 건데요. 해병대 다녀온 사람이 그냥 군대가 힘들지 않다고 하는 것처럼 그런 거죠. 할리스를 팔고 3년 공백기가 있었어요. 그때 처참하게 깨져보고 깨달았어요. 이후 카페베네를 할 때, 그것이 남들이 볼 때는 어려운 것이었겠지만 저는 쉽게 해냈던 거예요.
계속 승승장구한 것만은 아니었잖아요. 사업 실패도 겪었고요.
그렇죠. 엄청 힘들었죠. 카페베네에 합류하기 1년 전이었어요. 그때 남들 10년 생각할 만큼 많은 생각을 했어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부터 시작해서요. 그렇게 힘든 것들을 견뎌낼 정도로 강해진 거죠. 말씀 드렸듯이, 남들은 힘들고 어려운, 위험 부담이 있는 것을 왜 하냐고 하지만 제게는 그것이 그렇게 힘들고 어려운 게 아니에요. 관점의 차이죠. 상대적인 게 아니겠느냐 생각해요.
흔히 ‘회복탄력성’이라고들 하는데, 많이 단련되어서 회복하는 근육이 발달한 경우겠네요.
그 말의 의미에 대해 아주 깊이 공감하고 있어요. 운동을 하는 것처럼 마음도 단련해야 한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대다수는 그런 단련을 하지 않고 살지는 않는지 생각합니다. 저도 1년 동안 힘든 시기를 겪으면서 어쩔 수 없이 단련할 수밖에 없는 순간이 있었죠. 그 1년은 아무도 안 만났어요. 그만큼 외로움을 겪고 나면 그보다 더 외로울 수가 없어요. 그때보다는 지금이 훨씬 행복하고요. 이런 걸 못 겪어본 사람들은 지금이 외로운 거죠.
위기의 순간이 왔을 때 무너지기도 하잖아요. 이게 지나가면 강해질 것이다, 라는 생각을 하기는 쉽지 않아요.
주변에 친구나 후배들도 망가지는 경우가 많아요. 거의 못 일어나요. 저 같은 경우 바로 또 일어나니까 이런 질문을 받곤 하는데요. 아버지께서 어렸을 때부터 제게 ‘할 수 있다’고 꾸준히 말씀하셨고, 저는 그걸 100% 믿었어요. 지금은 교회를 다니지 않지만 어렸을 때 가서 들은 말씀이 ‘항상 견딜 만큼 시련을 주신다’는 것이었는데요. 이런 시련은 나를 훈련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저는 믿어요. 그래서 조금 힘든 일이 있어도 이것이 나를 더 크게 성장시키기 위해 훈련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하죠. 그렇게 내공이 쌓이는 것이고, 그걸 일단 견뎌내요.
‘직원들이 나를 오케이로 부른다(152쪽)’고도 하셨잖아요. 위험부담에 대해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정말 걱정 안 하세요?
어떤 일이 있더라도 그렇게 힘든 일이 아니라고 하는 자신감이 있는 거죠. 경험으로부터 나온 거예요. 책을 만들 때도 그랬어요. 표지, 디자인도 우리와 의견 조율이 필요하잖아요? 그렇지만 출판사에서 얘기하는 것을 무조건 따라가자고 했어요. 출판사가 우리보다 더 많이 고민했을 것이고, 책에 대한 부분만큼은 더 많이 생각했을 테니까요. 그렇다면 누가 맞겠느냐, 책에 관한 한 전문가는 출판사겠죠. 출판사가 얘기하는 것은 무조건 수용했어요.
책 읽기, 그리고 직원 교육
감각이 좋다고 해야 할까요. 망고식스라는 이름을 짓는 것부터, 신메뉴 이름 정하기 등 ‘성공할 것을 직감(25쪽)’했다고 하셨어요. 운이 좋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많이 보고, 많이 경험하는 것이죠. 남들보다 많은 경험을 하다 보니 좀 낫지 않나 생각해요. 때문에 제 감을 믿고요.
그렇지만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니까 주변 의견을 수용하거나 설득하는 과정도 꼭 필요하잖아요. 어떻게 하세요?
대화와 타협 보다는 강제와 강압으로(웃음) ‘나를 따르라’고 해요. 그렇게 해도 저를 믿고 따를 수 있는 이유는 ‘신뢰’가 쌓여있기 때문이겠죠. 그동안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줬기 때문에 제가 강력하게 뭔가를 주장했을 때 따라올 수 있는 거겠죠. 또 지나보면 그게 맞았고요.
물론 저도 사람이니까 실수도 할 수 있고, 실패할 때도 많죠. 고민될 때도 많고요. 더구나 CEO는 판단을 잘해야 하니까요. 한 번 판단을 잘못해도 큰 위기가 될 수 있고요. 큰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이 될 때는 주제에 관련된 책을 보려고 해요. 마케팅 방법이 고민된다고 하면 마케팅 책을 보면서 판단해요. 망고식스 시작하면서 고민스러울 때도 『50번째 법칙』이라는 책을 보고 결론을 내렸죠. 그런 경우가 많이 있어요. 『권력의 법칙』이라는 책은 무척 두꺼운데 제가 성경처럼 꺼내보는 책이에요. 조직관리 등 중요한 포인트에서 늘 꺼내보고, 정리하곤 하죠.
최근에 읽은 책 중에 기억나는 책은 뭔가요?
『딜리버링 해피니스』라고요. 온라인 신발회사 자포스 CEO 토니 셰이(Tony Hsieh)가 쓴 책인데요. 우리 회사 비전이 ‘감동과 행복을 전하는 글로벌 기업’이에요. 그런데 재포스도 ‘행복을 전달’한다는 비슷한 의미를 갖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책을 전 직원들에게 읽어보라고 했죠.
전 직원들에게요?
매 분기에 한 권 씩 읽기를 해요. 반응은 좋지 않은 것 같아요.(웃음) 워낙 강제로 책 읽기를 하니까요. 시험도 보고요. 독후감을 쓰라고 하니까 내용을 다 베껴서 지금은 시험을 봐요.
이번 책 『따라하지 말고 선점하라』도 그렇다면?
당연히 봐야죠. 그런데 이 책도 안 읽을 것 같아요.(웃음) 시험을 봐야겠어요.
책에도 직원 교육에 대한 언급을 하셨죠. 특별한 철학이 있으신 것 같아요.
매주 주간 회의 때는 강연 프로그램을 함께 봐요. 1년 째 하고 있는데요. 제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 주제와 맞는 강연을 직접 선정해서 보여줘요.
직원 교육이 제일 중요해요. 마인드를 갖도록 하는 것이 말이에요. 다 알고 있는 것처럼 보여도 그렇지가 않아요. 모든 직원이 똑같은 마인드를 갖고 있는 것도 아니고요. 잘 안 돼요. 사람마다 다 다르고요. 부정적인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아무리 ‘도전하라, 할 수 있다, 선점하라’고 말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잖아요. 마인드를 심어주는 것이 말은 쉽지만 막상 생활에 적용하려면 잘 안 되는 거예요. 평생 가지고 온 생각을 어떻게 제가 1년 만에 바꾸겠어요. 그렇다면 교육을 많이 해야죠. 업무 앞에 적극적인 마인드를 갖게 하는 것만도 엄청나게 힘드니까요. 끊임없는 교육, 훈련을 통해 자신도 모르게 그런 행동이 나오도록 해야 해요. 그것이 무척 힘들어요.
앞서나가기 위해서는, 그리고 1등이 되기 위해서는 망고식스가 하지 않는 것을 찾는 게 정답이다. 그러기에 나는 항상 다른 브랜드가 하지 않는 새로운 것을 찾으려 노력한다. 그것이 트렌드를 선도하는 브랜드와 트렌드를 따라가는 브랜드의 결정적 차이다. 그래서 나는 우리 직원들에게 “우리가 만들면 항상 트렌드가 될 것이다. 그러니 무조건 남들이 하지 않는 새로운 전략을 짜야 한다.”라는 말을 자주 한다. 사명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일을 하라는 것이다. (77쪽)
‘선점’이란 앞으로 뭘 좋아할 것인가를 찾는 것
‘트렌드 세터’로서의 역할을 많이 강조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드라마 <신사의 품격> PPL은 거의 전설처럼 읽혔어요. 트렌드를 읽는 것이 사업에 얼마나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시나요?
1년 전과 3년 전도 엄청난 차이가 있어요. 3년 전만 해도 타깃 고객층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인테리어를 좋아하는지, 어떤 메뉴를 원하는지, 어떤 노래를 좋아하는지 파악하기가 그나마 좀 괜찮았어요. 1위하는 노래가 지금은 1주일 만에 바뀌잖아요. 트렌드가 측정이 안 돼요. 워낙 변화가 심해서 트렌드를 찾는 것 자체가 힘들어요.
어떤 영화를 봤어요. 성공하고 싶으면 상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서 그것만 해주면 된다고 한 대사가 있었어요. 쉽게 말해 고객이 원하는 것을 찾아서 충족시켜주기만 하면 되는 거예요. 그것이 트렌드죠. 찾아서 해주면 되는데, 찾는 게 얼마나 힘들어요? 또 빨리 찾아야 하고요. ‘선점’이란 앞으로 뭘 좋아할 것인가를 찾는 거예요. 지금 좋아하는 것이 아니고요. 한 발 앞서 준비해야 트렌드와 비슷해지는 거죠. 너무 앞서도 안 되고요. 시점이 중요하죠. 그래서 어려운 거예요. 계속 말씀드리지만 많이 보고, 많이 듣고, 많이 경험하는 것, 그것밖에 방법이 없어요.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신다면요?
‘상상하지 말고 고객을 관찰하라’(182쪽)고 썼는데요. 앉아서 고객이 뭘 좋아할 것이라고 분석만 해봐야 알 수 없어요. 직접 찾아가서 봐야죠. 일반 커피 브랜드에서 잘못 생각하는 것이 있어요. 카페만 보면 안 돼요. 타깃 고객들이 카페만 가지 않잖아요. 이들이 전체적으로 무엇을 좋아하는지 생각해야죠. 그 중 일부가 카페라는 거예요. 그걸 파악하려면 상당히 광범위할 수밖에 없어요. 저는 ‘우리 비즈니스는 노는 게 일하는 거다’라고 말해요. 잘 놀아야 해요. 일만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게 아니고, 고객이 뭘 좋아하는지 트렌드를 봐야 하죠. 라떼, 모카의 매출 비중이 몇 퍼센트고 하는 것을 조사해봐야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제가 강조하는 것은 실제 가보고 고객들이 실제로 뭘 하는지 파악해야 한다는 거예요. 말했듯이 고객이 원하는 것을 찾아내서 그걸 해주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니까요.
‘병문졸속’을 인용하시면서 전쟁이라고까지 표현하셨잖아요. 트렌드에 안테나를 세워두는 것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거로군요.
특히 서비스업이기 때문에 그렇죠. 서비스업의 중심은 ‘사람’이에요. 올해 좋아했던 것과 내년에 좋아하는 것이 달라요. 지금 좋아하는 것이 다음 달 되면 또 바뀌죠. 그걸 쫓아가야 하지만 그것이 무척 힘들어요.
그래서 변화를 무척 강조하셨는데요. 사실 프랜차이즈 업체와 가맹점주 사이의 갈등은 많이 기사화되기도 했습니다. 인테리어 교체 같이 큰 비용이 드는 부분에서 가맹점 업체에 비용을 전가하는 방식도 문제가 되고 있고요. 프랜차이즈와 가맹점 관계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가요?
일반적으로 프랜차이즈의 가장 큰 문제가 방금 말씀하신 부분입니다. 통일화, 규격화, 단순화로 요약할 수 있는데요. 가맹점이 다 같아야 하잖아요. 그래서 저는 정반대로 하고 있어요. 우리는 다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이것 역시 기존 사고와 다른 점이겠죠. 미국과 중국에도 진출을 했는데요. 미국에 매장을 낼 때도 이름만 ‘망고식스’로 하고 나머지는 다 현지에 맞게 하라고 했어요. 메뉴도 마찬가지고요. 다 달라요. 중국도 그렇고요.
일반 프랜차이즈의 관점에서 봤을 때 이건 완전히 말도 안 되는 거죠. 망하는 프랜차이즈죠.(웃음) 하지만 왜 이렇게 하느냐면, 통일된 형태로 프랜차이즈를 내는 것은 벌써 지나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지금 시대는 또 달라졌어요. 고객들이 수시로 변화하고, 수시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하는데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는 것이 맞겠느냐고요. 메뉴는 바꿀 수 있겠지만 인테리어를 또 바꾼다면 쉽지 않잖아요. 망고식스의 로고만 해도 벌써 네다섯 번 바뀌었거든요. 아직도 예전 로고와 예전 인테리어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곳도 많이 있어요. 일반적으로는 그걸 다 바꿔야 하겠지만 우리는 그냥 두라고 해요. 앞으로도 계속 변화할 텐데 그런 것 때문에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것도 말이 안 돼요. 현 상태를 유지하면서도 최대한 변화에 맞춰 바꿔나간다는 정책이에요.
굉장히 특이한 정책이네요.
이것도 차별화예요. 프랜차이즈가 반드시 다 똑같은 모습이어야 한다는 법칙이 있는 건 아니에요. 다 달라도 돼요. 이걸 우리가 만들어나가는 거죠. ‘선점’이에요.
오픈된 구조기도 하고요.
저희는 아주 유연해요. 해외 진출할 때도 이름만 통일하고 나머지는 다 달라도 된다고 한 이유예요.
장단점이 있을 것 같은데요. 일반적으로 ‘스타벅스’하면 딱 떠오르는 분위기가 있잖아요. 세계 어느 곳을 가도 똑같다고 하는, 그런 정체성 말입니다. 그와는 완전히 정반대의 개념이거든요.
지금 전국 180개 매장이 있는데요, 지금은 완성된 형태가 아니라고 말해요. 계속 변화하면 언젠가 100% 완성된 형태가 되는 날이 오겠죠. 그때가 되면 변화된 모습으로 통일할 수도 있겠지만 그 전까지는 계속 변화하면서 유연하게 접근하는 중입니다.
국가대표 카페를 만들겠다
매장수를 말씀하셨는데요. 그런 부분에서는 카페베네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매장 확장에만 치중한 반쪽짜리 성공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는데요. 이에 대해서 하실 말씀이 있으실 것 같아요.
제가 국내 카페베네 매장이 500개 되었을 때까지 함께 하다가 나왔고, 카페베네가 지금은 1000개쯤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망고식스의 점포를 300개까지만 하겠다고 했어요. 여러 요소가 있겠지만, 매장수만 놓고 봤을 때 300개~500개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해요. 상권 문제가 있으니 더 많아도 안 되겠고, 브랜드 파워라는 측면에서는 더 적어도 안 되거든요. 제가 300개라고 말한 이유는 망고식스가 가진 차별적 요소들로 그 정도 규모면 충분하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이런 경우 본사의 수익 문제가 발생할 수 있죠. 저희는 해외에서 3,000개 매장을 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어요. 해외에서 할 자신이 있기 때문에 국내 매장수는 300개로 공표할 수 있었던 거죠. 그런 자신이 없었다면 할 수 없었을 겁니다. 지금은 다른 브랜드도 해외 진출을 하고 있지만, 망고식스가 해외진출을 목표로 했을 때는 아무도 해외진출을 상상하지 못했어요.
카페베네가 중국에 500개 이상 매장을 냈는데 지금 문제가 드러나고 있죠. 특히 해외는 빠르게 매장을 늘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고 봐요. 그러다보니까 결과는 안하느니만 못하게 된 거예요. 저는 10년 이상을 보고 있어요. 롱런해야 하니까요.
카페베네 시절에 그런 점을 예견하셨나요?
다 예견했죠. 국내 500개 매장을 낸 후 해외에 집중하자고 했었죠. 해외를 잘 했으면 또 달랐겠죠. 이미지도 좋고, 수익도 좋았을 거예요. 그렇지만 지금은 카페베네라는 이미지 자체가 많이 안 좋아졌죠.
여러 가지 감정이 들 것 같아요.
할리스는 그래도 이미지 좋게 잘 되고 있잖아요. 알차게 운영되고 있고요. 그런데 카페베네는 안타깝죠.
국내 카페 산업의 전망을 어떻게 보고 계세요?
할리스 사장님과도 친분이 있어요. 제가 카페베네에 있을 때도 한 얘기인데요. 이제 우리 브랜드끼리 경쟁하지 말자, 얼라이언스처럼 힘을 합쳐서 해외에 나가서 스타벅스 같은 해외 브랜드와 경쟁해야하지 않겠느냐고요. 더구나 할리스, 카페베네 다 제가 만든 거잖아요. 지금 그 브랜드와 경쟁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니까요. 제가 카페베네와 경쟁해서 뭐하겠어요? 매체 인터뷰에서 경쟁자로 생각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는데요. 저는 별로 경쟁자로 생각하지 않아요. 그들은 저를 경쟁자로 생각할지도 모르지만요. 나의 경쟁자는 해외 브랜드라고 말했죠. 사실 별로 관심이 없어요. 카페베네가 뭘 하는지, 할리스가 뭘 하는지 관심이 없거든요. 이 친구들은 계속 저를 주시하긴 하지만. 결국 국내 커피 시장도 이제는 해외 쪽으로 눈을 돌려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해요.
반드시 국가대표 카페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여러 번 언급하셨어요. 자연스레 무엇이 강훈을 이렇게 뛰게 만드는지 궁금해집니다.
할아버지께서 제 이름을 잘못 지어서 그래요.(웃음) 공훈 훈(勳) 자를 쓰거든요. 이름을 잘 지어야 해요.(웃음) 사명감이 있죠. 그것이 자꾸 저를 뛰게 만들어요.
카페베네 시작할 때, ‘국내에서 스타벅스를 이기겠다’고 했었어요. 할리스를 할 때는 ‘국내에서 최소한 스타벅스와 견줄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겠다’고 했고요. 그때 이런 말을 어느 누가 믿었겠어요. 하지만 저는 무모할지언정 자신감이 있었어요. 결과적으로 목표를 모두 달성했죠. 지금 해외 시장에서 브랜드를 알리겠다고 하는 이 목표가 지극히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남들이 볼 때는 가능하겠느냐고 하겠지만 말이에요. 카페베네, 할리스 당시 제 목표는 이것보다 더 불가능한 목표였어요. 오히려 그때보다 지금이 더 쉬운 거죠. 실제로 가시적인 성과가 나고 있고요.
무엇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궁극적인 꿈이 무엇인지 말씀해주세요.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말을 어렸을 때 많이 들었어요. 아버지께요. 또 항상 남들보다 조금 손해 보며 살라고도 하셨어요. 요즘대로라면 다 틀린 말이겠죠. 저는 워낙 어렸을 때부터 그런 말을 듣고 자라서 그 마음이 굳게 있는 것 같아요. 사명감을 갖고 있죠. 길을 만들면 후배들이 그나마 편하게 갈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걸 책으로도 보여주고 싶었어요.
따라하지 말고 선점하라강훈 저 | 다산3.0
매장 두 개로 존폐 위기에 처해 있던 ‘카페베네’를 브랜드 로고부터 인테리어, 메뉴까지 모두 개선하여 3년 만에 연 매출 1,000억 돌파, 업계 최초 500호점 돌파, 최단기간 최다 매장 돌파를 기록하며 국내 커피 시장의 역사를 새로 쓴 대한민국 ‘커피왕’ 강훈!
그가 돌연 연 매출 1,000억 원대 커피 브랜드를 버리고, ‘망고’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망고식스 창업기’와, 포화된 국내 카페 시장을 버리고 세계 무대를 향해 도전하는 강훈의 ‘사업 신화’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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