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움직이는 마케터들의 한 마디
『마케터는 세상을 어떻게 움직이는가』 저자 강연회 KPR 신성인 대표, 와이더플래닛 구교식 대표, 올댓시네마 채윤희 대표
지난 4월 9일, 서울에서 트렌드를 가장 빨리 알 수 있다는 홍대에서 세 명의 마케터들이 세상을 움직이는 비법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들이 어떻게 소비자와 시장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는지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세상을 움직이는 비법은 다름아닌 진심과 소통
마케팅이라는 단어는 이제 전문 마케터 뿐 아니라 평범한 우리들에게도 익숙한 단어가 되었다. 그만큼 마케팅은 우리의 실생활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을 뿐 아니라, 더욱더 많은 학생들이 미래의 마케터를 꿈꾸며 자신을 성장시켜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과 발맞춰 지난 4월 9일 홍대의 한 공간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 명의 마케터들이 세상을 움직이는 비법에 대해 입을 열었다. 마케팅하면 흔히 일방적인 광고 혹은 홍보의 한 유형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이 날 세 명의 마케터들이 공통으로 강조한 것은 다름 아닌 ‘진심’과 ‘소통’ 이었다.
KPR 신성인 대표 “커뮤니케이션은 선순환의 수단 될 것”
행사장은 강연이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뜨거운 열기와 관심으로 들떠 있었다. 마케팅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뿐 아니라 일반 학생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행사가 시작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시작부터 마케팅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엿볼 수 있었다. 첫 강연의 주인공은 KPR의 신성인 대표였다. 그는 시작을 맡은 사람답게 분위기를 유연히 풀어가기 위해 가벼운 농담을 던졌다.
“요즘 공으로 하는 스포츠가 인기죠. 그런데 다들 가지고 싶어하는 공은 무엇일까요? 답은 성공입니다. 그렇다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저는 세 가지를 말씀 드리려 합니다. 우선, 더 나은 무엇인가를 위해서 오늘 하라! 오늘 무언가를 듣고, 느끼고, 행동하며 성공에 한 발 가까이 다가가기를 바랍니다. 두 번째로는 꿈을 크게 가지십시오. 꿈의 크기가 인생의 크기를 좌우합니다. 몸짱이 아니라 꿈짱이 되셨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혼자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중요한 것은 관계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성공을 위한 세 가지 방법 중 특히 마지막 방법인 관계와 관계성을 홍보업무로 끌어와 설명을 계속했다. 지난 25년간 PR커뮤니케이션에서 전문가로 종사하면서 무엇보다 관계의 중요성을 많이 배웠다는 것이다. 세상도 변하고 마케팅 트렌드도 많이 바뀌고 다루는 위험 환경도 많이 변했지만 여전히 변치 않은 것들 중 하나가 관계임을 강조하며, 마케팅에 있어서도 성공을 위해서는 공중과의 관계 관리가 가장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바람직한 공중관계의 핵심엔 조직과 공중간의 신뢰를 구축하고 가치를 전달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단순한 마케팅의 수단이 아니라 관계 맺기의 수단으로서의 커뮤니케이션의 가치를 이야기하면서, 그는 커뮤니케이션이 가지는 선순환의 가능성에 대해 입을 열었다. 상대방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서로가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고 관계가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단, 그 전제는 커뮤니케이션이 올바른 방향으로 쓰여야 한다는 것이다. 상대방을 비방하거나 욕하는데 커뮤니케이션을 쓰지 말고 가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상대에게 힘과 용기를 주는 메시지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져야만 조직과 공중의 진정한 관계성 증진이 가능하며, 이처럼 상호 신뢰가 생겨날 때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을 실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커뮤니케이션이 꼬이거나 단절되는 순간 PR업계에서 이야기하는 위기가 발생합니다. 커뮤니케이션의 위기가 관계의 위기인 것이죠. 중요한 것은 상대방을 존경하고 상대방의 이익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항상 오픈 마인드를 가지고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에 경청할 줄 알아야 합니다. 즉, 소통이 중요한 것이죠.”
와이더플래닛 구교식 대표 “마케팅은 공감의 과학”
와이더플래닛의 구교식 대표는 ‘공감의 과학’을 키워드로 내세워 강연을 시작했다. 인문학적 소양을 강조하는 요즘과 같은 시대에 오히려 과학 기술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그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었다.
“저는 이 자리에 현재의 온라인 광고 생태계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또 광고시장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말씀드리기 위해 나왔습니다. 저는 마케팅은 공감의 ‘과학’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지털 마케팅의 핵심은 더 이상 크리에이티브가 아니라 ‘사이언스’입니다. 즉 개발에서 수익이 난다는 것이죠. 여러분 구글이 어떻게 그렇게 많은 돈을 버는지 아십니까? 바로 광고 수익에서죠. 그러면 이 광고 수익 시스템은 누가 개발하는 것일까요? 바로 과학입니다.”
그러나 그가 단순히 과학이나 기술에 대해서만 강조하는 것은 아니다. 과학이나 기술은 수단일 뿐, 그 목적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구교식 대표의 말에 대한 온전한 이해가 가능하다. 그는 이를 위해 나무에 대한 시를 쓰려면 나무가 되어야 한다는 예화를 전했다. 내가 직접 나무가 되어야만 나무의 생각에 대해 알 수 있고, 진정한 시를 쓸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내가 나무가 될 수는 없는 법. 이때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과학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의 과학이 진전이 그가 중시하는 것이다.
“다들 이런 경험이 있으실 거에요. 내가 한 시간 전에 쇼핑몰에서 가방을 검색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하는데, 밑에 배너광고가 떠요. 그런데 이 배너광고가 제 눈을 사로잡습니다. 왜냐하면 내가 한 시간 전 구경했던 가방 광고거든요. 이게 바로 개인 맞춤형 마케팅 광고, 즉 정보성 광고입니다. 이게 모든 사람에게 일정한 게 아니고 사용자에 따라 다른 광고가 제공됩니다. 소비자나 사업자 모두에게 효율적인 광고가 될 수 있겠죠.”
요즘 부상하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마케팅의 예를 들면서 그는 마케터가 가져야 하는 덕목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마케터는 타겟팅 광고를 위해 소비자의 행태를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소비자에 대한 관심이고, 그를 위한 중요한 수단이 과학이다. 그래서 구교식 대포가 항상 공감의 과학을 강조하는 것이다. 구교식 대표의 강연은 초보 마케터들에게 시장과 소비자에 대한 새로운 인사이트를 제공해주는 기회가 되었다.
"광고 시장이 세분화되고 있습니다. 광고 생태계 전체의 파이가 커졌다고 볼 수 있겠죠. 즉 새로이 나타나는 미디어 렙이나 타겟팅 플랫홈 회사 등이 부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회사들은 크리에이티브 회사가 아니라 개발 회사입니다. 이런 면에서 제가 끊임없이 공감의 과학을 주장하는 것이죠.”
올댓시네마 채윤희 대표 “갑이 될 수 없다면, 슈퍼 을이 되겠다”
“영화계의 생태계에 대해 말하자면요, 영화는 개봉하는 순간 상품이 됩니다. 그래서 굉장히 다각적인 영화홍보마케팅이 필요하죠. 영화가 개봉하기로 결정하는 순간 저희들은 폭주기관차같이 일해야 합니다.”
채윤희 대표는 이렇게 입을 열며, 일반 마케팅과 달리 영화 마케팅이 어떠한 특성들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영화 마케팅은 영화의 정보를 전달하고 정서적 가치를 부여하며 관객에게 관람 욕구를 생성시켜야 한다. 분명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콘셉트를 도출해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의 요소 중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배우이기도 하지만 배우만 가지고 마케팅 캠페인을 진행할 수는 없으니까요. 이때 중요한 것은 영화제작과 마케팅 콘셉트가 따로 노는 것이 아니고 서로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가 말하는 영화 마케팅의 업무 구조는 그야말로 다각적으로 이루어지는 과정이었다. 우선 작품을 분석한 후 환경을 분석해 기본 전략을 수립한다. 그 후에 필요한 것이 단계별 전략 수립 및 세부 전략 수립이다. 최후에 이루어지는 것은 총 마케팅 스케줄 정리인데 즉 마케팅 전략 수립 과정에서 다양한 것들을 고려해야만 한다. 업계에서 오랜 시간 일을 해 오며 많은 과정들을 겪었을 채윤희 대표는 특히 영화계 입문을 꿈꾸는 새싹들에게 전해 줄 말이 많다고 했다.
“영화계 입문을 원하는 사람들이 요즘 많은 것 같아요. 영화계는 배급사, 투자사, 제작사 등 다양한 회사들이 있으니까 눈을 넓히고 많이 알아보길 바랍니다. 제가 있는 올댓시네마는 그중에서도 마케팅 대행사에요. 대행사이기 때문에 항상 을의 위치지만, 그렇더라도 슈퍼 을이 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대표로서의 제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케터, 특히 영화마케터가 되길 원하는 분들은 한 분야에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매니아적 성향보다는 다양한 스펙트럼의 흥미를 가지는 것이 유리해요. 그리고 트렌드에도 민감해야 하죠. 보도자료를 쓰는 일이 많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글 솜씨와 깊은 감성은 필수입니다.”
광고 대행사나 홍보 대행사, 혹은 마케팅 대행사는 늘 클라이언트와의 관계에서 을의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는 것이 숙명이다. 이 때문에 대행사로의 취업을 꺼리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채윤희 대표의 말은 새겨들을 만 하다. 분야에 대한 전문적 지식과 열정이 있다면 갑은 될 수 없을지언정 갑만큼 강력한 슈퍼 을이 되면 되는 것이다. 여성으로서 오랜 시간 커리어를 지켜온 채윤희 대표의 자신감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회사를 만든 지 21년째가 되었습니다. 예전엔 마케팅의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는 회사들이 많았는데 요즘엔 조그마한 독립영화 하나도 마케팅 활동 없인 개봉하지 않아요. 그만큼 마케팅 활동이 중요해졌다는 것이겠죠.”
마케팅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하며 그는 정말로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 중의 한 명으로써, 또 다른 영화애호가들을 위한 조언을 남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젊었을 적 자신의 모습처럼 영화가 너무 좋아 영화 마케터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말이다.
“영화마케팅을 하는 순간 영화에 애정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해요. 영화를 볼 때 더는 감성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부분을 강조하고 어떻게 팔아야 잘 팔릴지 항상 셀링 포인트를 찾으며 보게 되거든요. 그래서 관객으로서의 시각보다는 판매자의 시각으로 영화를 보게 되죠. 이런 것 때문에 힘들어하는 친구들을 여럿 만나보았어요. 그러니 머리로만 생각하지 말고 일단 현장에 와서 한번 일을 익혀보세요. 그 후에 정말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봤으면 해요.”
사람들은 보통 마케팅이라고 하면 물건 팔이를 위한 일방적 수단을 떠올린다. 사람들이 광고나 홍보에 대해 부정적으로 느끼는 것은 바로 이러한 점 때문이다. 그러나 이 순간에도 부지런한 마케터들은 끊임없이 제품과 소비자를 분석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들을 이해하려 노력한다. 이날 만난 세 명의 마케터들은 모두 판매가 아닌 관계 맺기를 마케팅의 기본 목적으로 꼽았다. 그래서 그들은 소리 없이 강하게 세상을 움직일 수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이날 강연을 끝내며 KPR의 신성인 대표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시 한 편을 소개하며 마무리했다. 바로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이었다. 직접 준비한 음악과 함께 시가 낭송 되었다. 냉철한 마케터의 따뜻한 감성과 공감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추천 기사]
- 지각 인생, 어떻게 취업할 것인가!
- 최영미 시인과 함께한 봄밤 시낭독회
- 정수복, 우리는 왜 책을 읽어야 하는가
- 사랑의 무식쟁이들을 위한 교과서
관련태그: 마케터는 세상을 어떻게 움직이는가, 마케터, 구교식, 신성인, 채윤희
if you want to be happy, be!
<정인수> 등저14,850원(10% + 5%)
마케팅 고수 12인이 들려주는 마케팅 전략 현대 사회에서 마케터들은 실시간으로 변하는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하루에 수백 종씩 출시되는 신상품과 다양한 매체에서 쏟아지는 메시지의 홍수 속에서, 하나의 상품이 소비자들에게 기억되고 선택 받기란 결코 쉽지 않다. 흡사 전쟁터를 방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