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 작가 “내가 고전을 읽는 이유”
내 서재에 이름은 ‘시간박물관’
“책이 출간된 후에는 제 손을 떠난 상태잖아요. 책에 대해 제가 알고 있는 것이 독자들이 앞으로 알게 될 것보다 많을 거라고는 결코 단언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 시간이 갈수록 독자들이 그 책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고 소유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저는 그만 입을 다물까 합니다.”
“한 학년에 학급이 한두 개 밖에 없는 작은 시골 초등학교들을 다녔습니다. 유년기는 모험소설, 탐정소설의 시대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쥘 베른의 『15소년 표류기』, 『해저 2만리』 같은 모험 소설과 김찬삼의 『세계일주 여행기』 를 좋아했던 건, 아마 더 넓은 세계에 대한 강렬한 호기심 때문이었겠지요. 셜록 홈즈 시리즈, 괴도 루팡 시리즈, 애거서 크리스티의 추리소설들을 즐겨 읽었습니다.”
“저는 언제나 책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제 소설들은 이미 쓰여진 다른 작품들에 대한 제 나름의 답변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은 자신만만하던 능력남 오이디푸스의 전 생애가 단 하루 만에 무너지는 것을 보여줍니다. 제 장편 『빛의 제국』이나 『살인자의 기억법』은 그런 면에서 『오이디푸스 왕』과 연결돼 있습니다. 한 남자가 갑자기 성이나 재판정으로부터 소환을 받고 그 소환에 응하기 위해 도시를 헤맨다는 카프카의 작품들은 제 단편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빛의 제국』 등에 영향을 주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푸시킨이 독자가 자기에게 보낸 편지를 소개하면서 시작하는 『스페이드의 여왕』은 제 단편 「흡혈귀」 에 직접적인 영감을 주었습니다. 이 밖에도 무수한 예를 들 수 있습니다. 저는 ‘새로운’ 이이기를 쓰는 데에는 큰 관심이 없습니다. 저는 오래된 이야기를 제 버전으로 다시 쓰는데 늘 흥미를 느낍니다. 그렇기 때문에 늘 고전을 읽습니다.”
최근 김영하 작가의 관심사는 ‘살인과 기억’이었다. 그간 ‘사람이 왜 사람을 죽이는가’, ‘기억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가’, ‘기억은 어떻게 한 인간의 정체성을 구축하는가’ 같은 문제에 관심이 많았고,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을 쓰게 됐다. 김영하 작가는 “이제 새로운 관심사를 찾아야 할 때지만 아직 방향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 이럴 때 그가 주로 하는 일은 편안한 마음으로 아무 책이나 읽는 것이다. 요즘은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 필립 로스의 『에브리맨』, 세익스피어의 『리어 왕』, 제임스 듀이 왓슨의 자서전 『지루한 사람과 어울리지 마라』, 그리고 다리오 마에스트리피에리의 『영장류 게임』을 관심 있게 읽고 있다.
김영하 작가는 책을 고를 때, 네 가지 기준으로 선택한다. 첫째는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 둘째는 꼼꼼하고 믿음직스럽고 우아한 편집을 제공하는 출판사, 셋째로 번역서의 경우에는 신뢰하는 번역자의 책을 고르고, 마지막으로 처음 접하는 저자의 책일 경우는 작가의 관상을 눈 여겨 본다고. 소설가 김영하의 서재에 이름을 붙인다면 ‘시간박물관’이다. 이유는 독자들의 상상에 맡긴다.
“책이 출간된 후에는 제 손을 떠난 상태잖아요. 책에 대해 제가 알고 있는 것이 독자들이 앞으로 알게 될 것보다 많을 거라고는 결코 단언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 시간이 갈수록 독자들이 그 책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고 소유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저는 그만 입을 다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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