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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九龍大戰(구룡대전) 관전법

야구, 어떤 책을 어떻게 봐야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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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맥과 함께하는 직관(직접관람)’ 만큼 야구를 즐겁게 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야구 책들을 보는 것이다. 스포츠 관람에 왠 책이냐고 할지 모르나 야구는 관련서들을 많이 보면 볼수록 그 흥미가 무한대에 가깝게 증대하는 스포츠다. 기록과 분석을 어느 종목보다도 중요하게 여기는데다 그 기록을 만들어 낸 사람들의 이야기가 어느 영화, 어느 드라마보다도 드라마틱하기 때문이다.

2013년 프로야구 시즌이 개막됐다. WBC 1라운드 탈락,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 등 몇몇 악재가 있었지만 개막전 뚜껑을 열자 야구의 인기는 줄어들지 않았다. 이제는 야구가 이른바 ‘생활의 일부’가 될 정도로 저변이 확대가 되었고 각 구단들이 펼치는 치열한 레이스가 어느 해보다 흥미로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막내 구단, 프로야구의 아홉 번째 심장 NC 다이노스가 가세함으로써 2013년 시즌은 KBO 최초로 9개 팀, 구룡 간의 대회전으로 치뤄지게 됐다. 남은 건 이 구룡대전을 즐겁게 관람 하는 것 뿐이다.

‘치맥과 함께하는 직관(직접관람)’ 만큼 야구를 즐겁게 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야구 책들을 보는 것이다. 스포츠 관람에 왠 책이냐고 할지 모르나 야구는 관련서들을 많이 보면 볼수록 그 흥미가 무한대에 가깝게 증대하는 스포츠다. 기록과 분석을 어느 종목보다도 중요하게 여기는데다 그 기록을 만들어 낸 사람들의 이야기가 어느 영화, 어느 드라마보다도 드라마틱하기 때문이다. 108개의 실밥이 있는 둥근 공을 둥근 방망이로 치는 종목이니만큼 이론도 상당히 발달되어 있다. 복잡한 룰에 스무 명이 넘는 로스터, 한 점만 이기면 되는 룰 때문에 감독들의 철학과 전략도 감독 수 만큼 많다. 이런 것들을 두루두루 알고 본다면 당연히 야구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게 된다. ‘야구’라고 쓰고 ‘인생’으로도 읽고 ‘과학’으로도 읽고 ‘예술’로도 읽게 되는 것이다.

그럼 어떤 책을 어떻게 봐야 될까. 0순위는 당연히 2013 시즌 ‘스카우팅 리포트’다. 각 팀과 그 팀의 선수들에 대한 지난 시즌 리뷰와 올시즌 프리뷰를 정리한 스카우팅 리포트는 야구팬들에게 그야말로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다. 현재 스카우팅 리포트 도서 시장은 4파전으로 진행되고 있다. 알에이치코리아(RHK) 출판사에서 나온 『프로야구 스카우팅 리포트 2013』(이하 랜덤 판), 한스미디어 출판사에서 나온 『MBC SPORTS 프로야구 스카우팅 리포트 2013』(이하 한스 판), 이지컴 출판사에서 나온 『프로야구 스카우팅 리포트 2013』(이하 이지컴 판), 길벗 출판사에서 나온 『프로야구 2013 스카우팅 바이블』 (이하 길벗 판)이 그것으로 각 도서들 모두 나름 차별화를 시도하며 야구팀들만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프로야구 스카우팅 리포트 2013(랜덤 판) 캡쳐]


스카우팅 리포트계의 맏형 격인 랜덤 판은 야구팬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는 ‘최훈 카툰’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최고 장점이다. LG 트윈스 골수팬인 최훈 작가는 야구에 대한 지식이 워낙 해박한데다 디씨인사이드나 MLB 파크에서나 통용되던 선수들의 별명이나 에피소드들을 가지고 주요 선수 한 명 한 명에 대한 촌철살인의 컷들을 그려내고 있는데 이게 아주 큰 재미를 준다. 여기에 더해 SK 전력분석 코치 출신 김정준 SBS 해설위원의 날카로운 코멘트가 더해진다.

제목에 아예 방송사를 명기한 한스 판은 MBC SPORTS 해설위원들과 전문 기자들이 지난 겨울 미국과 일본의 스프링캠프장을 돌면서 취재하고 분석한 내용을 실은 점이 최고 장점이다. 야구 중계 노하우가 가장 풍부한 MBC SPORTS 의 각종 자료가 풍부히 실려 있는 점도 경쟁력 있는 부분.

이지컴 판은 ‘투수 vs 타자의 대결’에 중점을 둔 점이 특징이다. 투수의 경우 전체 구종과 직구에 대한 피칭 존을 제시하고 해당 투수의 세컨드 피치, 써드 피치의 피칭 존도 보여준다. 타자의 상대투수별 히팅 존도 흥미로운 데이터. 야구팬들에게 가장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이효봉 XTM 해설위원이 필자로 참여한 것도 돋보이는 부분.

마지막으로 길벗 판은 이제 막 야구에 흥미를 갖기 시작한 초보 팬들에 포커스를 맞춘 점이 특징이다. 앞 부분에 9개 팀의 역사와 주요 에피소드들, 역대 감독들의 성향, 선수단 운영방식, 응원법 등을 실어 입문자들에게 친절한 설명을 해주는 점이 장점이다. 두 명의 여성 야구기자가 참여해서인지 선수들의 외모나 패션 감각 등 선수 소개 부분에 대한 디테일도 다른 책들에 비해 강한 편이다.

야구에 관해 좀 더 심도 깊은 내공을 쌓고 싶은 분들에게는 단연 『야구란 무엇인가』를 권한다. 이 책은 전설이 쓰고 전설이 옮긴, 그야말로 전설의 책이다. 저자 레너드 코페트는 20세기 미국 스포츠 역사에서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언론인으로 뉴욕타임즈 등 주요 언론에서 60여 년간 활동한 전설의 야구기자다. 번역한 이종남 기자 역시 1977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25년 넘게 야구 현장을 취재한 ‘한국의 레너드 코페트’다. 이 책은 미국에서 수없이 쏟아져 나온 야구 관련서 중에서도 ‘명저 15선’에 자리잡은 고전으로 야구의 본질을 심도 있게 파헤친 일종의 야구 철학서다.(다른 스포츠 팬 분들께는 죄송한 말씀이나 ‘철학’이라는 말이 자연스레 붙을 수 있는 종목은 야구 뿐이다) 또한 야구의 역사를 정치 사회 문화의 발전과 함께 논하면서 타격, 피칭, 수비 등 본인이 현장에서 경험한 야구의 모든 것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야구란 무엇인가’의 또 다른 버전 『김성근 김인식의 감독이란 무엇인가』도 강추할 만한 책이다. 이 책은 한국야구의 ‘거물 3김’ 중 두 명, ‘야신’ 김성근과 ‘국민감독’ 김인식의 감독 철학이 집대성 된 책이다. 수많은 도전과 좌절 끝에 SK 와이번스를 극강의 팀으로 만들었던 김성근 감독과 ‘미라클 두산’과 두 번의 WBC 대회를 통해 ‘국민감독’으로 불린 김인식 감독이 자신만의 야구론과 감독론을 파란만장한 경험들을 통해 들려준다. 이른바 ‘엄부(嚴父)론’을 펼치는 김성근 감독이 ‘야구는 감독이 한다’라는 철학을 가진 반면 ‘나무 아래에 서서 아이를 지켜보는 어버이론’을 가진 김인식 감독은 ‘야구는 선수가 한다’라는 입장을 전개한다.

이 책이 지금 시점에서 더 흥미로운 것은 올 시즌의 관전포인트 중 하나가 ‘감독’이기 때문이다. ‘거물 3김’ 중 최다 우승을 자랑하는 김응용 감독이 한화 이글스 감독으로 컴백했고, 베이징 올림픽 우승의 사령탑 김경문 감독이 신생팀 NC 다이노스 감독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이 글을 쓰는 현재 두 팀은 개막 이후 첫승도 올리지 못한 극도의 부진에 빠져 있다. 자칫 두 명장이 우승도 4강도 아닌 ‘탈꼴찌’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되는 상황 즉 두 감독이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상황이 올 수도 있는 바 이 위기를 어떻게 돌파해 낼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김성근 김인식의 감독이란 무엇인가』를 읽게 되면 두 감독의 고군분투가 눈에 훨씬 잘 들어올 터다.

* 야구 이야기 하면서 올시즌 전망을 안 할 수는 없는 터. 사실 시즌 개막 전(前)이라면 부담 없이 ‘막’ 예상하고 하겠지만 이미 시즌이 시작한 마당이라 쉽지가 않다. 일단 거꾸로 전망을 해 보자면,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가 2약을 형성하며 ‘탈꼴찌’ 싸움을 하게 될 확률이 아주 높다. 최하위는 아무래도 경험이 적은 NC 다이노스의 차지가 될 듯 하다. 그 위로 LG 트윈스, 넥센 히어로즈, SK 와이번스, 롯데 자이언츠가 4중을 형성하며 한 자리 남은 4강 티켓을 노릴 것이고 기아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 두산 베어스가 3강을 형성하며 상위권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정리해 보면 페넌트레이스 순위는 왼쪽 순서대로 ‘기아 타이거즈-삼성 라이온즈-두산 배어스-SK 와이번스-롯데 자이언츠-넥센 히어로즈-LG 트윈스-한화 이글스-NC 다이노스’ 정도로 한국시리즈 우승팀은 기아 타이거즈로 꼽는다. 물론 ‘야구의 승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틀려도 절대 필자에게 뭐라고 해서는 안 될 터!


야구팬을 위한 2013 야구 기사 모음

2013 야구시즌 관전포인트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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九龍大戰(구룡대전) 관전법
//ch.yes24.com/Article/View/2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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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박수호 (예스24 도서MD)

컴퓨터/수험서/대학교재 담당 MD. 2009년 팬 생활을 청산하고 ‘동네 야구평론가’의 길을 걷고 있다. 『김성근 평전』을 써 보는 것이 평생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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