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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향합니다’ 인문학

인문 독서 토론 1기 세 번째 시간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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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인문 독서 토론 1기>의 세 번째 독서토론이 열렸다. 이번 주제도서는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이만열)의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노마드북스,2011) 이다. 하버드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한국에서 수년 간 인문학 교수로 살아온 저자가 한국사회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집어낸다. 특히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는 교육문제에 대한 견해도 솔직하게 밝혀 놓았다.

<대학생 인문 독서 토론 1기>의 세 번째 독서토론이 열렸다. 이번 주제도서는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이만열)의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노마드북스,2011) 이다. 하버드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한국에서 수년 간 인문학 교수로 살아온 저자가 한국사회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집어낸다. 특히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는 교육문제에 대한 견해도 솔직하게 밝혀 놓았다. 고된 입시과정을 통과한 대학생들에게 괜찮은 자극이 되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한 가지 목표만을 바라보고 ‘속도’에만 박차를 가하는 대한민국 사회. 그 속에서 살아가는 대학생들이 이 책을 통해, 이제는 ‘속도’보단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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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에게 인문학이란?

 

“인문학은 인간에 대한 공부다” - 신영복 석좌교수
“인문학은 곧 몸이다” - 고전평론가 고미숙
“사람이야기, 체면을 말하자” - 사회학자 송호근
“타인의 고통을 읽어나가는 것이 인문학이다” - 철학자 강신주

 

희망의 인문학 대담에서 나온 여러 인문학자들의 말이다. 이번 토론은 각자 책을 읽고 느낀 소감과 함께 과연 우리들에게 진정한 ‘인문학’이란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하는지에 대해서 자유롭게 이야기를 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학문으로서의 인문학이 아닌, ‘피부에 와 닿는 인문학’ 에 대해 말하면서 학생들은 슬며시 자신들의 언어로 진솔한 이야기를 꺼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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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호 : 국문과에 다니다보니까 인문학에 관심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학과에서도 흐름이 있더라. 학생들은 인문과학에 속한 학과지만 인문학에 치중하지 않고, 대부분 실용학문을 복수로 전공한다. 그래서 인문과학에 대한 중요성은 등한시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나는 인문학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저자도 말했듯이 인문학의 힘은 세계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문학은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중심이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 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을 성찰함에 있어서 인문학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 성찰은 나 자신을 지키고, 나아가 사회를 변화시킨다. 그렇기에 인문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회 : 그렇다면 자신을 성찰을 위한 습관으로 뭐가 있을까. 자신만의 방법이 있다면?


박지호 :  글쓰기다. 글쓰기를 통해서 자신을 알고 실천하는 힘을 기른다. 그리고 자신을 정확하게 아는 데 도움을 받았다. 글쓰기로 자발적 고독을 통해 성찰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 자발적 고독이 세계를 흐름을 위한 가장 첫 번째 시작인거 같다. 글쓰기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는 게 우선이다. 그 다음 타인과의 관계를 생각하고, 그것이 발전하여 세계의 흐름 또한 파악할 수 있다고 본다.


양승철 :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장례식장에 이름모를 부자가 찾아와서 많이 울었다. 알고 보니 예전에 외할아버지가 경제적으로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모르는 부자에게 돈을 빌려준 적이 있었다. 그 아들은 그 돈으로 대학을 갔고, 그 아들은 검사가 되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렇게 남을 위해서 선뜻 돈을 내주는 것은 쉽지 않다. 이런 선택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인문학이라고 생각한다. 필요에 의해서 작용하는 것은 인문학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취직을 위해서 공부를 한다면 그것은 취직공부지 인문학이 아니기 때문이다. 즉, 인문학이라는 건 자기 생각을 쪼개서 편견을 없애는데 작용한다고 본다. 앞으로 뭘 해야겠다 하고 정해놓고 공부하는 것은 인문학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회 : 그럼 인문학 그 자체가 삶이되어야 한다는 뜻인 것 같다. 그럼 외할아버지의 그런  아무연관이 없는 사람에게 돈을 주는 행위는 무슨 마음일까. 우리가 주변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그런 결정을 할 때는 어떤 마음이 작용한 것일까.


정준민 : 그래서 인문학은 사고와 행동의 근거라고 생각한다. 선택이나 판단의 근거가 될 수 있는 것이 인문학이다. 내가 할 수 있는 판단이 아니라 다양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근거나 레퍼런스의 자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회 : 정준민씨는  글도 잘 쓰고, 토론도 잘 하는걸 보니까 책을 많이 읽으신 거 같다. 그렇게 계속 책과 인문학을 만나면서 자신을 찾는 이유는 무엇인가?


정준민 : 아는 형에게 다치바나 다카시의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를 선물 받은 뒤로 책은 남이 추천해줘서 좋은 것이 아니라, 자기가 찾아 읽었을 때 좋은 것이 더 오래 남는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뒤로 계속 책을 읽어왔다.


사회자 : 그럼 본인에게 근거와 레퍼런스가 된 책이 있다면?


정준민 : 삼국지이다. 삼국지 애니메이션과 삼국지 역사책을 보면서 나라면 어떤 판단을 내릴까? 하는 케이스를 간접경험하며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었다.


사회자 : 내가 ‘무엇 때문에 책을 읽고, 세상과 어떤 관계맺음을 가질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이 우리에게 던져진 화두인거 같다. 다치바나 다카시가 존경받는 이유는 스스로 읽고 열심히 쓰고, 읽고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사람을 인문학자라고하긴 힘들 것 같다. 그럼 어디까지 인문학자라고 할 수 있을까. 우리 생활에 관련된 인문학에 대해서 더욱 얘기 나눠보고 싶다.


조영진 : 사전에서 찾아보니 자연과학을 제외한 거의 모든 것이 인문학이라고 나와 있었다. 동양에서는 실천학문적으로 접근했던 거 같은데, 서양에서는 학문적으로 접근한 경향이 많은거같기도 하다. 요즘 사회 전반에서 인문학이 많이 강조되고 있는데, 이 시기가 실천과 이론적 학문이 재정립되는 시기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인문학자라는 말은 서양적인 관점에서의 인문학자가 아닌가 싶다.


사회 : 좋은 의견이다.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것이 생략되어있다면 그것은 인문학으로서의 일말의 의미도 없다고 생각한다. 이 과정이 빠져있으면 그 어떤 것도 의미가 없다. 인문학자의 삶도 그렇지 않을까 한다.


이석진 : 책을 읽으면서 ‘과연 나는 인문학을 제대로 정의하고 있는가’를  생각해봤다. 나는 사람들을 감동시키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케스트라를 보면서 감동받았듯이. 예술, 철학 등이 모두 합쳐져서 사람들에 감동을 줘서 세상을 바꿀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것이 인문학이라고 생각한다.


사회 : 그럼 사람을 감동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인문학적 감수성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조은수 : 감동을 하려면 타인과 공감이 우선되어야 한다. 나는 원래 경험에 미루어서 공감하는 편이다.


김미정 : 사람들과 사람주변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보는 학문이 인문학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감동 역시 인간에 대한 사랑이 기초가 되어야만 한다.  예를 들면 ,법도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것 아니라, 인간중심적으로 이해를 가지고 해야 한다.


조영수 : 앞에 분들이랑 비슷한 의견이다. 인문학이라고 하면, 인간을 인간적으로 만드는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럼 인간적인 게 뭐냐 물을 수 있다. 굳이 배우거나 뭘 생각해보지 않아도 인간이 인간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사람을 향합니다' 라는 광고카피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 것처럼 말이다.


 

‘인문학’ 대한 각자의 정의는 약간씩 달랐지만 학생들 모두 인문학이란, ‘사람을 향한 사랑’을 근거로 한다는 것에 동의했다. 인문학을 통해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그 관심을 타인에게 돌리고, 점차 세계를 향한 관심으로 발전시킨다면 인문학이 세상을 바꾸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결론이다. 우리는 모두 정보와 기술, 자본만 추구하는 사회를 살면서 정작 사람이 설 곳이 점점 사라짐을 느낀다. 이제 ‘속도’보다는 ‘방향’을 수정해야 할 때라면, 그 방향을 ‘인간에 대한 애정’ 쪽으로 화살표를 돌려보는 게 어떨까?  인문학을 통한 자기성찰에 적극적인 우리 학생들이 있기에 미래는 충분히 밝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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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토론은 2011년 가장 뜨거운 책, 김어준의『닥치고 정치』(푸른숲,2011)이다. 인문학을 이야기하는 이 시점에 정치에 대한 이야기를 빼 놓을 수 없다. 총선과 대선이 있는 2012년의 첫머리에서 현 정치적 이슈에 대한 김어준의 날카로운 분석을 읽고, 앞선 토론들에서 논의 했던 인문학적 가치에 따라 우리는 어떤 선택을 내려야 할지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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