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데뷔 10년 차를 맞은 일렉트로닉 뮤직 듀오 디스클로저의 세 번째 정규 음반. 2013년 개러지 하우스의 정공법을 이행한 첫 정규작
이전 작품과 마찬가지로 많은 객원 뮤지션을 초대했다. 채널 트레스(Channel Tres), 믹 젠킨스(Mick Jenkins) 등 실력파 아티스트들의 개성을 십분 활용해 저마다 각개 느낌의 댄스 뮤직을 선보이는 것이 음반의 핵심. 첫 곡 ‘Watch your step’부터 그 조화의 승리로, 깔쌈한 개러지 하우스 비트를 켈리스(Kelis)가 구성진 멜로디로 이어받아 매력적인 킥오프를 완성한다.
뒤이어
초반 겉모양이 우리에게 익숙한 디스클로저에 맞닿아 있다면, 중간중간에는 더 색다른 감상을 건네는 트랙을 들을 수 있다. 카메룬 가수 블릭 바시(Blick Bassy)를 데려온 ‘Ce n’est pas’,
무엇보다 백미는 서아프라카 말리의 싱어 파투마타 디아와라(Fatoumata Diawara)와 함께한 ‘Douha (Mali mali)’다. 원시적인 사운드와 그의 조국 말리를 예찬하는 노랫말이 아프리카 한복판의 풍경을 그리는 노래는 팀의 스타일을 한 단계 확장하며 클럽에만 국한되지 않고 국경을 폭넓게 넘나드는 그들 춤사위의 넓은 스펙트럼을 자랑한다.
반면 속도를 한풀 줄인 곡들은 음반에 유기성을 더하면서도 약간의 아쉬움을 남긴다. 보컬과 악기를 흐릿하게 녹음해 클럽보다 자정의 펍에 어울리는 ‘Who knew?’와 ‘Ce n’est pas’는 분명 앨범을 깔끔하게 다듬질하는 주요 트랙이나, 1990년대 붐뱁을 착안한 ‘Fractal’이나 두 번째 인털루드 ‘Thinking ’bout you’는 그들의 음악치고 다소 심심하게 다가온다.
특히 후자는 1970년대 소울 밴드 카퍼페니(Copperpenny)의 ‘You’re still the one’을 샘플링했는데, 원곡의 멜로디에 뼈대만 새로 그린 모습이라 새롭지 않다. 앨범의 짜임새를 고려한 선택이겠지만, 켈라니(Kehlani)와 밴드 인터넷(The Internet)의 시드(Syd)가 함께한 알앤비 ‘Birthday’같은 선명한 선율이 살아있는 팝 넘버에 분명 더 손이 간다.
그럼에도 많은 들을 거리를 지녔다는 것이 음반의 의의다. 긴 공백 동안 쌓아놓은 후보곡을 한 장으로 엮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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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