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마지막 날을 정한 삶도 시한부일까?
『시한부』 백은별 저자 서면 인터뷰
저는 청소년들이 행복한 사회를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학벌중심사회에서 조금 벗어나, 본인이 잘하는 다른 것, 원하는 것을 해도 그 자체로 인정해 주고, 존중해 주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24.10.16)
독자들의 성원에 힘입어 22쇄 출간을 앞두고 있는 도서 『시한부』는 사춘기 청소년들이 겪는 방황과 우울 등 현대 사회의 문제를 낱낱이 보여주고 있다. 중학생 작가가 쓴 글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섬세한 심리 변화와 흡인력 있는 문체는 많은 독자가 『시한부』를 사랑하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어린 작가들의 활발한 활동을 통해 우리의 문학을 더 알리고 싶다는 저자는 틱톡,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활동하며, 저자 강연회, 라디오에 참여하고 있다. 그렇다면 수많은 청소년 작가지망생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백은별 저자가 바라본 『시한부』는 어떨까? 백은별 저자가 말하는 『시한부』에 대한 이야기를 서면으로 들어봤다.
첫 작품인『시한부』가 어느덧 22쇄 출간을 앞두고 있는데요. 처음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처음 글을 쓸 때는 출판해야겠다는 생각을 못 했어요. 원래 청소년 우울증과 자살 관련 문제에 관심이 많았고, 누군가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을 때 저에게 ‘스스로 자신의 마지막 날을 정한 삶도 시한부일까?’라는 아이디어가 찾아왔습니다. 그래서 글을 쓰기로 결심했어요.
『시한부』를 집필하면서 겪은 에피소드, 또는 즐거웠거나 어려웠던 점을 이야기해 주세요.
『시한부』를 집필하며 가장 어려웠던 점은 아무래도 끝 마무리였던 것 같아요. 마무리 부분에서 수아가 천천히 회복하는 걸 독자들이 느껴야 하는데, 그걸 표현하는 데에서 어려움을 많이 겪었습니다. 회복 자체가 저한텐 어려운 개념이었던 것 같기도 해요. 가장 기억나는 에피소드는 독서실에서 윤서 시점을 쓰며 운 거랑, 수아랑 민이가 바다 보러 가는 장면을 쓰기 위해 직접 바다에 갔던 것 정도인 것 같아요. 그 전엔 바다를 본 기억이 없어서 직접 봐야 쓸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책 내용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애착이 가는 구절이 있나요?
바다처럼 살고 싶어.
오는 것들은 받아들이고 보낼 것들은 흘려보내고
모든 순간이 햇빛에 비쳐 아름다울 순 없겠지만
그래도 나를 비춰줄 땐 할 수 있을 만큼 반짝반짝 빛나보고
태풍이 오면 고이지 않게
그냥 넘치게 하는 거.
저는 수아랑 민이가 바다에 간 장면에서 “바다처럼 살고 싶어” 이후의 구절들을 좋아하는데요, 수아가 행복이라는 개념에 조금 가까워진 장면이기도 하고, 둘의 성격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라 생각해 애착이 가네요. 또 제가 삶을 살아가는 방식에서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말을 은유적으로 담아낸 것 같습니다.
『시한부』는 끝이 났지만, 소설 속 수아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 것 같나요?
수아는 민이와 같은 고등학교에 가서 잘 지내고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고등학생만의 고충을 겪으며 살고 있겠죠. 주현이랑도 간간히 연락하며 지낼 것 같네요.
책에 담지는 못했지만 오늘날의 청소년들에게 혹은 어른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을까요?
저는 청소년들이 행복한 사회를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학벌중심사회에서 조금 벗어나, 본인이 잘하는 다른 것, 원하는 것을 해도 그 자체로 인정해 주고, 존중해 주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사회가 학생들에게, 또 모든 사람들에게 너무 많은 노력을 요하는 것 같습니다. 조금 덜 해도, 성공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작가님을 보며 작가를 꿈꾸는 청소년들도 많은데요. 작가가 꿈인 청소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을까요?
제가 늘 작가지망생분들께 드리는 말씀인데요, 세상에는 문학인이 부족합니다. 많은 어린 작가분들이 활동하고 집필해야 우리 문학을 더 알리고 살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니 포기하지 마시고 작은 글부터라도 조금씩 써보시길 바랍니다. 자신에 대한 확신이 들지 않더라도 꾸준히 해보세요. 처음부터 잘 써진 글은 없습니다. 저 또한 『시한부』가 엉망이라고 생각했었던 걸요. 그러니 처음부터 완벽을 추구하지 말고 써가며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시한부』는 작가님에게 어떤 책으로 남을 것 같나요?
제 첫 책인만큼 평생 잊지 못할 책일 것 같아요. 생각 이상으로 많은 사랑을 받기도 했고, 제가 가장 힘든 시절에 『시한부』를 쓰면서 위로받았기 때문에, 앞으로 집필할 많은 책들 중에서도 가장 의미 있는 책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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