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용, 강다솜, 서미란, 김태술 저 | 아몬드
반복되는 일상이 지치고, 잘살고 있는 게 맞나 하는 생각에 잠식되어 있는 요즘. 노력형 인간인 나에게 이 책은 제목부터 숨 쉴 틈을 주었다. 정신과 의사, MBC 아나운서, 라디오 PD, 농구 해설위원 등 소위 말하는 '성공한 삶'이라 여겨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니까 뭐 뻔하겠지'라고 생각했던 나는 책을 덮는 순간 반성했다. 그들을 짓눌렀던 속 깊은 이야기들을 시원하게 듣다 보니 덜컥 눈물이 났다. 성공의 여부와 별개로 많은 사람들은 각자의 삶에서 많은 고충과 고민이 있었고, 사소할지도 모르는 '쉼'과 '틈' 하나로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이 이상하게 퍽 위로가 되었다.
'자기'는 이미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는 존재(나의 주인), '페르소나'는 자아의 가면이라고 한다. 책에선 마음속엔 상반된 이인조가 있음을 말해주며, 사회의 기대치에 부응하기 위해 태어난 '페르소나'보다 '자기'의 개념을 더 강조한다. 두 가지 모두 '나'의 모습이지만, 다를 수밖에 없는 존재이니 인정하고, 힘든 사회 현실 속에서 이들의 균형을 맞춰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숙제라고 한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을 보는 것 같았다.)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한국'에서 살아가며 삶의 균형이 무너진 사람들, 그 일상을 어떻게 '잘' 보내야 하는지 막막한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이들의 이야기를 읽는 것만으로도 많은 용기를 얻을 것이다. 해야 할 일, 해내야만 하는 일 사이에 나만의 틈을 줘보자. 사소하고, 무용할지도 모르지만 그것만이 '나 자신(자기)'을 지킬 수 있는 일이 될 것이다. (김주연 예스24 마케터)
※이런 분들께 특히 추천합니다!
빈틈이 필요할, 빈틈없이 달려온 모든 이에게
엘리스 피터스 저 | 북하우스
여름방학을 떠올리는 풍경. 거실에는 낡은 대나무 돗자리가 깔려 있고 선풍기가 돌아간다. 바닥에는 잔뜩 빌려다 놓은 만화책이나 추리소설 같은 것들이 널려 있다. 먹거리와 마실 거리로는 수박이나 얼음을 넣은 달달한 음료수가 있다. 소파 쿠션을 하나 내려서 베개로 쓰고 좌로 뒹굴 우로 뒹굴 책을 읽다가 낮잠에 빠지면 여름 방학 완성. 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수도원에서 허브를 키우며 신을 섬기던 캐드펠 수사가 사건을 파헤치는 역사추리소설이다. 중세 영국의 살인 사건이 나에게 위로와 쉼이 된다니. 좀 아이러니하지만 가상의, 지금과 가장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일어나는 허구의 사건을 안전한 곳에서 읽는다고 생각하면 이것 역시 위로가 될 수 있겠다. (정의정 채널예스 에디터)
※이런 분들께 특히 추천합니다!
여름 휴가를 앞둔 직장인
유희경 저 | 아침달
최신순으로 정렬된 핸드폰 사진첩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묘한 기분이 든다. 인생샷을 건지려고 찍은 수십 장의 비슷한 사진들, 이제는 쓸모없는 꿀팁이나 쇼핑 목록, 눈으로만 봐서는 그다지 맛있어 보이지 않는 음식, 점처럼 보이는 무대 위 가수. 특별한 경험을 할 때도, 일상에서도, 하다못해 SNS 피드를 구경하면서도 놓치고 싶지 않은 장면이 이토록 많았나 싶다. 모든 순간을 강박적으로 기억하려고 했지만, 사진으로만은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매 순간을 붙잡기 위해, 그러니까 쫓기듯이 살다 보면 숨이 차는 법이다.
『사진과 시』는 유희경 시인이 지나온 잊어버린 것과 잃어버린 것에 관한 산문집이다. 시인은 사진이란 '거기 없음'에 대한 반복적인 상기이고, 사진이 그러하듯 시 역시 이미 지나간 일을 쓰는 행위라고 말한다. 사진을 찍고 시를 쓰는 것은 어쩌면 미련일 수도 있지만, 그 자체가 세상을 바라보는, 살아가는 방식이 될 수도 있다. 시인이 들려주는 사진과 시 이야기, 만나온 사람 이야기를 통해 살아가는 방식을 터득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이 순간에도 내가 눈치채지 못한 많은 것들을 잃어버리고 있다는 불안감이 잠시 사그라드는 기분이다. "그제야, 자신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잃어버릴 수 있는 존재인지 깨닫고 만다."(101쪽) 아무리 붙잡으려 노력하지만 결국 잃어버리는 것이 더 많은 게 인생이라니. 괜히 후련한 마음이 든다. (이참슬 채널예스 에디터)
※이런 분들께 특히 추천합니다!
무언가를 자꾸 놓치는 것 같아 다급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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