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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정보는 어떻게 퍼져나갈까?

『거짓의 프레임』 저자 샌더 밴 데어 린덴 서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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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색선전은 ‘어둠의 마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자신이 허위 정보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해요. 허위 정보는 출처를 숨기거나 거짓으로 제시하면서 마치 사실인 것처럼 꾸미죠. (2024.07.03)



요즘만큼 진실이 귀한 때가 있을까. 정보의 통로가 하루 사이에도 무수히 다양해지고 그 속도 역시 급속히 빨라지며, 사실과 사실 아닌 것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거짓 정보를 만들고 퍼뜨리는 기술은 나날이 정교해지고 있다. ‘절반의 현실’인 소셜미디어 환경을 중심으로 온갖 잘못된 정보, 가짜 뉴스, 음모론 등이 퍼지며 개인적, 사회적 피해가 심화된 지 오래. 이런 현상을 역사적, 사회적, 인지적으로 설명하고 이에 올바르게 대응하는 방법을 종합적으로 다룬 책이 출간되었다. 『거짓의 프레임』의 작가 샌더 밴 데어 린덴은 평생 설득과 영향력의 심리학을 연구하며 사람들이 잘못된 정보를 진실이라 믿는 과정을 이해하려 시도해왔다. 갈수록 혼란해지는 미디어 생태계에서 헤매는 사람들을 보며 작가는 이렇게 질문한다. 사람들은 어떻게 잘못된 정보를 믿게 될까? 잘못된 정보는 어떻게, 왜 퍼져나갈까? 그리고 지금 이에 맞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간단한 자기소개와 이 책을 읽을 한국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저는 사람들이 정보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소셜미디어에서 정보가 어떻게 확산되는지, 사람들이 왜 그런 정보를 믿는지 연구하는 심리학자 샌더 밴 데어 린덴입니다. 특히 사람들이 어떻게 거짓 정보를 받아들이게 되는지 살펴보고, 잘못된 정보를 식별하도록 돕는 방법에 관심이 많아요. 이 책을 읽고 독자들이 더 나은 정보를 알아보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가짜 뉴스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나요?

대학과 연구기관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정보에 설득되는지 오랫동안 연구해오다 사람들이 악의적인 설득에 저항하도록 도울 방법을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 친척 대다수가 2차 세계대전 때 나치에 목숨을 잃었고, 그 과정에서 선전이 크게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정보가 사람들을 어떻게 나쁜 쪽으로 몰고가는지 알고 싶었죠.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방법에 대한 연구는 많지만 사람들이 조작된 정보에 영향받지 않는 방법에 대한 연구는 많지 않아요. 『거짓의 프레임』은 잘못된 정보를 식별하는 방법에 관해 제가 지난 10년 동안 연구한 모든 내용을 요약한 책입니다.

『거짓의 프레임』을 보면 설득과 심리 조작은 사람의 생각을 바꾼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서로 다른 개념으로 보이는데요, 이 점에 대해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물론입니다. 설득과 심리 조작에는 중요한 차이점이 있어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찬반 양론이 있었던 백신을 예로 들어볼게요. 전문가가 신뢰할 만한 근거를 들어 백신의 장단점을 설명하고 접종을 권한다면 설득입니다. 하지만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객관적인 근거 없이 백신에 효과가 없다거나 안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면 공포를 조장해 심리를 조작하는 겁니다. 설득은 전문적이고 합법적이며 투명한 반면 심리 조작은 비전문적이고 근거가 부족합니다.

일명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스네이프 교수’라고 불리신다고 들었습니다. ‘어둠의 마법 방어술’을 배우려면 우선 ‘어둠의 마법’이 뭔지 알아야 할 것 같아요. 현대 사회에서 ‘어둠의 마법’은 뭐라고 볼 수 있을까요?

은밀한 선전(propaganda)이죠. 특히 흑색선전을 ‘어둠의 마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자신이 허위 정보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해요. 허위 정보는 출처를 숨기거나 거짓으로 제시하면서 마치 사실인 것처럼 꾸미죠. 일반적으로 진실이 일부 포함되어 있어 오해할 소지가 있는 조작된 정보는 노골적인 거짓 정보보다 훨씬 설득력 있기 때문에 누구나 이 ‘어둠의 마법’에 걸릴 수 있습니다. 이 책은 그 마법에 걸리지 않는 모든 방어술을 소개하고 있어요.

『거짓의 프레임』에 따르면 잘못된 정보는 계속해서 살아남습니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잘못된 정보를 받아들이지 않는 게 중요해 보이는데요, 거짓을 밝히는 가장 확실한 방법, 평소 잘못된 정보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습관은 무엇일까요?

다음 여섯 가지 조작 수법에 주의하세요.

(1) 양극화 헤드라인: ‘우리’ 대 ‘그들’이라는 프레임으로 사회 구성원들을 분열시키거나 기존 갈등을 악화시키려는 의도를 지닌 헤드라인

(2) 사칭: 가짜 전문가 혹은 가짜 소셜미디어 프로필을 활용해 신뢰를 얻는 행위

(3) 감정적 호소: 객관적인 증거 없이 공포를 조장하거나 감정을 자극하는 행위

(4) 음모론: 비밀스러운 사람들이 배후에서 사악한 일을 꾸미고 있다고 주장해 주류(과학적) 설명에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는 행위

(5) 트롤링: 선동적인 언어에 반응하도록 미끼를 던져 의심과 혼란을 조장하고 대중의 담론을 방해하는 행위

(6) 신용 훼손: 과학, 팩트 체커 등을 약화시키기 위해 부정과 왜곡, 인신공격을 사용하는 행위


캠브리지 대학에서 강연 중인 저자.

기술이 발전할수록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는 수법은 점점 더 교묘해지고 있습니다. 심리적 면역력을 키우고 잘못된 정보를 예방하는 것만으로 디지털 버전의 생화학무기에 대항할 수 있을까요? 가짜가 활개치는 세상에서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복잡한 문제죠. 기본적으로 생성형 AI 콘텐츠는 정교한 형태의 사칭입니다. 바이러스처럼 빠르게 진화하는 최신의 잘못된 정보보다 우리가 앞서나가려면 심리적 백신을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해 ‘강화’해야 합니다. 한 예로 대만의 전 디지털 장관 오드리 탕은 선거를 앞두고 딥페이크 작동 원리를 공개해 국민들에게 딥페이크에 대한 백신을 접종하고, 실제로 딥페이크로 만들어진 잘못된 정보를 접했을 때 면역력을 가지도록 했습니다.

모든 백신 프로그램의 최종 목표는 ‘집단’을 보호하는 거라고 책에서 말씀하셨죠. 잘못된 정보에 대한 ‘집단 면역’이 주는 이점은 무엇일까요?

충분히 많은 사람이 심리적 백신을 접종하면 잘못된 정보가 퍼질 기회가 더 이상 없다는 겁니다. 그러니 사람들의 고유한 가치와 필요에 따라 백신을 맞춤화해 개개인이 백신을 받아들일 가능성을 높이는 걸 목표로 삼아야 해요. 예를 들어 기관이나 미디어에 신뢰도가 낮은 사람들은 가짜 뉴스 관련 교육에 참여하지 않을 수 있는데, 이런 경우 조작으로부터 자유로운 정보에 입각해 판단할 수 있도록 도우려는 자리라고 설명하면서 사람들의 신뢰를 높이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기업이 소셜미디어 광고 타깃을 설정할 때 ‘디지털 온라인 발자국’은 실제로 꽤 유용하게 활용됩니다. 소비자들도 마침 자신에게 가장 필요했던 상품이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상품이 광고에 등장하면 반가워하기도 하고요. 이처럼 긍정적인 면도 있는 광고 타게팅을 무조건 부정적으로 봐야 할까요?

사람들의 선호도에 따라 광고를 마이크로타게팅하는 일을 나쁘게만 볼 수는 없어요. 여기서 중요한 점은 투명성입니다. 사람들이 자신이 타게팅되고 있다는 사실과 그 방법을 알고 있어야 필요할 때 조작으로부터 스스로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기업은 물론 정치인들에게도 가짜 또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메시지로 사람들을 마이크로타게팅할 수 없도록 하는 장치가 필수적이고요.

마지막으로 거짓의 프레임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가 삶에서 어떤 방향성을 지니면 좋을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마음을 늘 열어두세요. 다양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신뢰할 수 있는 출처에서 정보를 얻고, 냉소적이지는 않지만 적절히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며 살아간다면 우리 삶은 더 안전하고 풍요로워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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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거짓의 프레임

<샌더 밴 데어 린덴> 저17,820원(10%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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