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하고 소소하지만 다정한 마음을 보냅니다
『그냥 지나치지 않는 마음입니다』 굳세나 작가 서면 인터뷰
하얀 종이 위에 간단한 그림과 자연을 얹고 글씨를 썼습니다. 그 과정이 나를 쓰다듬고 위로하고 사랑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2024.06.20)
누군가에게 봄을 선물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매일 꽃과 함께 일러스트를 그리고 짧은 문장을 써 인스타에 올리는 굳세나 작가. 작가의 손을 거친 작은 꽃과 이파리는 예쁘게 웃는 소녀의 얼굴이 되어 “넌 특별해”라고 응원의 말을 건네고, 사랑스러운 하트가 되어 수줍은 고백을 하는가 하면, 큰 나무가 되어 “잠시 쉬었다 가”라고 자리를 내어 준다. 굳세나 작가는 『그냥 지나치지 않는 마음입니다』가 자연을 만나듯 독자들의 마음의 산책로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소소한 응원과 위로, 다정함을 담은 작품으로 꾸려놓았다.
작가님은 자연과 그림과 캘리그래피(손글씨)와 글이 어우러진 작품을 만드시는데요, 어떻게 이렇게 독특하고 특별한 작품을 생각하고 만드시게 되셨는지요?
모든 건 캘리그라피를 배우게 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주면서 간단한 그림을 그리니 더 풍성하게 감정을 전달할 수 있게 되었고, 그림 전공자가 아니다 보니 그림을 대체할 수 있는 게 뭐 없을까 하다 자연을 얹지 게 됐습니다. 갑자기 된 건 아니었던 것 같아요. 어린 시절이 내가 만지고 놀던 것들이 자연스럽게 옮겨진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을 가끔 해봅니다.
이번에 출간한 『그냥 지나치지 않는 마음입니다』는 어떤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인지, 그리고 독자들에게 전해주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인지 말씀해 주세요.
오늘 별일 없이 살아 준 것에 대한 고마움, 말로 잘 표현하지 못하는 마음을 메시지로 전하고자 하는 다정함, 바쁜 일상에서 잘 돌보지 못하는 나에게 주는 소소한 위로, 나에게 주는 그 위로가 또 누군가에게 전해지는 근사한 선물, 그 선물로 따뜻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책 제목을 들었을 때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됩니다. 작가님은 어떤 경우에 무심하게 지나치지 않고 세심하게 살피시나요?
4월 12일, 화창하게 빛나는 날이었어요. 창가에는 좋은 것들이 날아들고 햇볕의 냄새가 너무 좋았던 금요일, 창밖에는 벚꽃 잎이 흩날리는데 그 풍경을 가까이에서 담고 싶어 의자 하나, 책하나 들고 무작정 나갔어요. 아파트 현관문을 조금 지났는데 너무도 여린 초록 싹들이 한데 모여(한 마을처럼) 살랑살랑 흔들리는 거예요. 마치 날 봐달라고 손짓하는 것 같았거든요. “그냥 지나치면 너도 나도 서운하겠다. 그냥 지나치면 안 되지, 그냥 지나칠 수 없지” 생각하며 그렇게 한참을 주저앉아 여린 싹들을 바라보았습니다. 책 제목은 그렇게 나왔습니다. 꽃을 보고 있으면 내 마음이 보이고, 꽃을 살피면 내 마음을 살피게 되더라고요. 작은 것들이라서 더 살피고 오래 보게 되는 게 아닐까요.
작가님 작품에서는 꽃잎이 예쁜 원피스를 입은 소녀가 되고, 딸기가 귀여운 모자를 쓴 꼬마가 되고, 나뭇잎이 고래가 되는 등 독특한 발상이 눈에 띄는데요, 작품을 만드실 때 어디서 아이디어를 찾고 영감을 얻으시는지요?
늘 자주 생각하는 것 같아요. 특히 머리 감을 때, 화장실 있을 때, 침대에 누워 있을 때, 운전할 때, 누군가와 이야기 나눌 때, 그리고 무엇보다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에 더 많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것 같아요. 보통은 글귀를 생각하고 이미지를 떠올리지만, 이미지가 떠오르고 글귀가 생각날 때도 있습니다.
책에 실린 작품 중에 특히 애착이 가는 작품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 그리고 그 작품에 애착이 가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잎 하나를 나무로 표현하고 숲이 되는 이미지들을 좋아합니다. 작은 잎들이 모여 숲이 되는. 그 아래 사람들이 쉬어 가고 함께 걸어가는 모습이 좋습니다. 또 하나 꼽자면 고래가 있는 그림을 좋아합니다. 고래들은 바다에서 숨을 쉬기 위해 잠시 날아오르잖아요. 바다가 아닌 하늘 위에서 더 자유를 꿈꾸는 고래를 좋아합니다. 고래는 정말 신기한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냥 지나치지 않는 마음입니다』를 보면 유난히 긍정적인 에너지가 느껴지는 작품이 많습니다. 작가님이 긍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저의 긍정의 힘은 자연에서 오는 것 같습니다. 초록 잎을 보고 있노라면 기분이 좋아지고 긍정의 기운이 흘러나오는 걸 느껴요. 좋은 에너지를 받고 좋은 에너지를 보내는 거죠. 긍정적이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고, 해 내지 못해도 절망이 아니라 ‘그럴 수 있지’라는 마음으로 또 다시 도전할 수 있는 힘이 생기지요.
책을 펼치면 ‘( ) 마음이 갑니다’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선물하기 좋도록 마련한 장치 같은데요. 작가님은 이 책을 누구에게 선물하고 싶은가요? 그리고 독자들은 어떤 사람들에게 선물하면 좋을까요?
책을 선물하는 건 ‘누군가에게 마음이 간다’라는 걸 보여주는 것 같아요. 책을 보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잖아요. 책 제목을 보고 떠오르는 사람도 있겠고, 책 겉표지가 초록색이면 초록을 좋아하는 사람이 생각나고요. 다 마음이 가기 때문에 생각나는 거겠지요. 그렇게 독자들도 자연스럽게 생각나는 그 사람에게 이 책을 선물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굳세나 자연과 일상에서 얻은 영감으로 글씨를 쓰고, 이미지를 만드는 캘리그라퍼. 누군가에게 봄을 선물하고 싶은 마음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매일 꽃이 담긴 일러스트와 짧은 문장이 담긴 엽서를 쓰기 시작했고, 그렇게 한 통씩 쌓인 엽서는 한 권의 책이 되었다. 꽃잎, 나뭇가지, 잎사귀와 같은 자연물을 활용한 오브제와 감성적인 글귀가 어우러진 캘리그래피 작품이 인스타그램을 중심으로 SNS 상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카카오스토리에서 스토리텔러로 활동 중이며, 지은 책으로는 『읽으면 진짜 손글씨 예뻐지는 책』 『이 봄날, 당신 생각이 났어요』 『오늘은 그저 당신의 안부가 궁금합니다』 『당신 생각이 났어요』가 있다. 인스타그램 @good_sen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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