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을 일로 엮는 덕업일치의 삶
『문화기획이라는 일』 유경숙 작가 서면 인터뷰
문화기획이라는 일에 대한 정보와 이 일의 비전이 얼마나 무궁무진한지 그 가능성을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2024.03.20)
『문화기획이라는 일』의 저자인 유경숙 작가는 다양한 문화 분야(공연·축제·여행 등)의 전문가다. 그는 대학생 때 유럽 여행 중 에든버러에서 공연된 한국의 대표적인 공연 작품인 ‘난타’에 이끌려, 난타의 마케팅 팀장으로 일하며 ‘공연도 상품’이라는 관점에서 당시로서는 새로운 공연 마케팅을 시도했다. 이후 티켓링크에서 마케팅연구소 팀장으로 ‘당일 티켓 판매’라는 혁신적인 문화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도입한 인물이다.
그는 여행에서 공연으로, 공연에서 축제로 활동 영역을 넓혀 왔고, 도시브랜드 마케팅의 일환으로 굵직한 문화콘텐츠와 축제 관련 자문·컨설팅 작업을 잇고 있다. 이처럼 자기만의 영역을 개척하고, 일의 스펙트럼을 넓힌 과정과 노하우를 『문화기획이라는 일』에 충실히 담았다.
『문화기획이라는 일』은 어떤 내용의 책인지, 어떤 독자들을 위해 쓰신 책인지 간략하게 소개해 주세요.
이 책은 ‘일’, ‘직업’의 측면으로 문화 분야를 살펴보는 ‘문화기획이라는 일에 관한 설명서’입니다. 문화기획자가 어떤 일을 하는 사람들이고, 요즘 문화기획이라는 일에 대한 업계의 분위기가 어떤지 자세히 알 수 있도록 설명된 책이에요.
책의 구성이 흥미롭습니다. 파트 1과 파트 2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이러한 도서 구성을 통해 무엇을 전하고 싶었나요?
파트 1에서는 문화기획 분야 입문 과정과 문화기획의 직업적 환경 등을 살펴봅니다. 파트 2에는 문화기획자가 실무에서 만날 수 있는 각종 난관과 이를 극복하는 방법, 한계점과 수익 창출에 대한 현실적 고민을 담았습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분들은 “문화기획, 재미있겠는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고, “이 일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겠는걸.” 하며 문화기획자의 실체를 체감할 수 있을 거예요. 문화기획에 대한 긍정적이고 흥미로운 이야기만 부각시키지 않고, 다소 거칠더라도 현실적인 내용으로 책을 구성하고자 했습니다. 문화 분야에 관심 있는 청년, 이미 조직에서 문화기획 직무에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지만 이 일에 좀 더 과감히 뛰어들지 못하는 청년에게 문화기획자라는 일을 가감 없이 엿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고 싶었거든요.
책에 등장하는 ‘자가 점검표’나 ‘점검 질문 문항’이 인상적입니다. 이와 같은 검토 문항이나 질문은 바로 활용해도 좋을 정도로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작가님께서 일하시면서 실제로 활용한 것들일까요?
저는 늘 이런 식으로 자가 질문하고, 제가 어디쯤에 와 있는지 스스로 진단하고자 했습니다. 표까지 그리지는 않았죠. 이 책에 담긴 자가 점검표나 질문 문항들은 제가 고민했던 것들을 후배 기획자들에게 쉽게 전달하기 위해 표로 만들었습니다.
이 책에서 가장 강조하고자 하는 지점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문화기획이라는 일에 대한 정보와 이 일의 비전이 얼마나 무궁무진한지 그 가능성을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요즘 다양한 취향공동체를 보면 문화기획자가 클럽장인 경우나, 문화기획에 대해서 알아가는 모임이 많거든요. 그런데 정작 이 일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드물고, 여기저기 조각 정보가 산재해 있어요. 그래서 문화기획에 대한 실무적이고 현실적인 정보를 알차게 담고자 했고요. 이를 통해 이 일의 긍정적 가능성과 전망을 강조하고자 했습니다.
가장 고심하고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쓴 꼭지 글이 있을까요?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여행이 경력이 되다’라는 글입니다. 저의 경우에는 여행을 계기로 문화기획자가 될 수 있었거든요. 그런데 무턱대고 여행한다고 그게 경력이 되는 건 물론 아니에요. 여행을 즐기기만 하는 것보다는 여행과 일을 연결 지어서 전문성의 토대로 활용할 수 있는 능동적인 태도와 창의적인 사고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렇게 여행을 대하는 게 꾸준해야 일과 직무에 있어 여행을 경력으로 만들고, 성장할 수 있겠죠.
‘독립적으로 일하는 것’의 의미를 강조하시는 거 같은데요.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 책은 크게 문화기획이라는 일의 실체가 어떤지, 그리고 문화기획자로 독립하는 것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 담고 있어요. 이렇게 독립적으로 일하는 것을 강조하는 것은 문화기획이라는 일의 특성 때문인데요. 자유롭고 창의적인 일의 특성상 조직에 있는 것보다 독립해서 일하는 게 직무 영역을 넓힐 수 있기 때문이죠. 독립에 관한 고민은 아무래도 경제적인 안정성과 직무적인 비전에 대한 리스크겠죠. 그래서 『문화기획이라는 일』에 천천히 안전하게 독립을 준비하는 내용과 메시지를 충실히 담고자 했어요.
마지막으로 『문화기획이라는 일』을 읽게 될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문화계로 진로를 고민하며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이나 이미 문화계에 들어섰지만, 직업과 직장에 대한 확신 없이 남몰래 고민 중인 젊은 기획자들에게 ‘문화 분야 전공이 아니더라도, 문화계에 인맥이 없어도 문화기획자가 될 수 있다’라고 전하고 싶어요. ‘자신을 믿으며 문화 분야 직무 경험 혹은 취미 경험을 천천히 더해 가며 도전해 보세요.’라고요. 어렸던 저에게는 그런 확신을 주는 말을 해주는 멘토가 없어서 저는 끊임없이 사람들을 만나고, 물어보고, 책을 읽고, 실험하면서 문화기획자로 자리 잡아왔어요. 제게는 저의 도전이 옳은 길이었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지나온 과정에 혼란이 많았죠. 그러니 다른 분들은 이 책을 통해 혼란과 고민을 조금이라도 줄이며 좀 더 확신을 가지고 문화기획자로 나아가시길 바랍니다.
*유경숙 세계축제연구소 소장, 문화기획자. 난타의 홍보마케팅으로 공연계에 첫발을 디뎠다. 이후 일본 연수와 티켓링크에서 문화계 빅데이터를 경험하고 해외 시장 조사를 위해 세계여행, 유럽 일주 여행을 했다. 90여 개국, 430개 해외 축제를 취재해 국내 언론에 소개해 왔다. 2012 여수세계박람회 총감독단 상근 자문 위원을 시작으로 문화체육관광부 문화관광축제 평가 위원, 서울시 광화문광장 운영 위원, 경기도 제2지방재정 투자 심의 위원, 충남 방문의 해 추진 위원 등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2018년에는 문화계 여성 전문가의 활동 기회를 넓히기 위해 여성 문화단체 협동조합을 만들어 재미있게 일하고 있다. 저서로 《유럽축제사전》, 《놀면서 배우는 세계축제 1·2》, 《시끌벅적 세계의 시장》 등 9권이 있으며 일부는 초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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