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가 알려 주는 어린이들이 꼭 알아야 할 법
『우리가 꼭 알아야 할 법 이야기』 신주영 저자 인터뷰
법에 대한 지식을 하나 더 얻는다기보다는 법의 미덕이라고 할 수 있는 정의와 균형감각을 키운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읽고 곰곰이 생각하며 함께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아요. (2022.04.22)
변호사가 직접 알려 주는 『우리가 꼭 알아야 할 법 이야기』가 출간됐다. ‘법은 피해자를 위한 게 아니고, 가해자를 위한 것이다.’ 라는 말이 있듯 우린 생활 속에서 피해자가 될 수도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 법이란 무엇이고, 우린 어떤 것을 지키고 살아야 하며, 어떻게 법으로부터 보호를 받을 수 있을지 아이들도 반드시 알아야 한다는 게 이 책이 만들어진 목적이다. 『우리가 꼭 알아야 할 법 이야기』 책을 펴낸 신주영 변호사가 딱딱한 법이야기를 만화까지 동원해가며 우리 아이들에게 전하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함께 들어보자.
신주영 작가님, 소개 부탁 드립니다.
현재 변호사(법무법인 대화에서 근무 중)이며 십여년 전 『법정의 고수』라는 책을 쓰면서 작가로 데뷔했는데 그 이후에 계속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책을 쓸 기회가 생겨서 틈틈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변호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계시면서 초등학습서를 쓰게 되신 계기가 있을 것 같은데요, 특별한 동기가 있으셨을까요?
저의 첫 초등학생용 책은 『세빈아, 오늘은 어떤 법을 만났니?』입니다. 이 책을 쓰게 된 건 우연이었어요. 저의 어렸을 적 꿈은 작가가 되는 것이었는데 어느 새 변호사가 되어 있었어요. 변호사 10년 차에 문득 변호사로서 겪은 이야기들을 글로 쓰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정말 순식간에 쓴 책이 『법정의 고수』였어요. 그리고 이 책이 출간될 무렵 넷째가 태어났는데 제가 네 아이의 엄마라는 사실이 기사에 실린 걸 보고 어린이 출판사에서 ‘법 동화’를 써 보지 않겠냐고 제안을 해왔어요. 그 책이 바로 『세빈아 오늘은 어떤 법을 만났니?』(토토북)인 거죠. 그런데 그 책이 초등학교 국어교과서에 일부가 실리면서 4학년 필독도서가 되었어요. 그 이후로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책들을 써 달라는 제안이 이어졌어요. 그래서 『말랑하고 정의로운 영혼을 위한 헌법수업』, 『옛이야기로 만나는 법이야기』, 그리고 일러스트레이션이 곁들여진 『질문하는 법 사전』 같은 책들을 쓰게 되었어요.
그동안 어린이를 위한 법에 관한 책도 몇 권 출간하셨는데 이번에 다락원에서 출간한 책, 『우리가 꼭 알아야 할 법 이야기』 는 기존의 책과 어떻게 다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세빈아, 오늘은 어떤 법을 만났니?』는 일상생활을 소재로 동화처럼 이야기를 만들어 법을 알려주는 형식으로 써서 ‘법 동화’라고 했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다락원에서는 이렇게 우회적으로 법을 이야기하는 책이 아니라 “우리가 겪고 있는 사회생활 속의 법을 직설적으로 알려주되 어린이들이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콘셉트로 써 달라고 했어요. 사실 그동안 제가 법에 관한 책을 썼지만 되도록이면 직설적인 방법을 피하고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방법으로 알려 줘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아요. 왠지 법을 직설적으로 알려주면 동심파괴를 하게 될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처음 이 기획을 제안받았을 때 좀 고민을 했었어요. 그런데 요즘 어린이들이나 청소년들이 접하는 정보의 양이 우리 어릴 때와는 비교도 안 되고, 법을 제대로 알려주는 것은 법을 모르는 채 내버려두는 것에 비하면 비교도 안되게 더 나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아이들이 보는 책이지만 내용은 실제로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소재로 에피소드를 제시하고 법적으로 어떻게 해결되는지를 알려줘서 상상으로나마 경험을 통해 제대로 배우는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고심하며 썼습니다.
『우리가 꼭 알아야 할 법 이야기』에서 특별히 강조한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라는 말이 있지요. 법은 상식이며 정의를 추구합니다. 따라서 법을 지키는 것은 이웃을 배려하는 행동이며, 법은 우리의 일상을 지켜줍니다. 이 점을 깨달을 수 있도록 에피소드를 만들고 실제로 어떻게 해결되는지 사례를 통해서 보여주려고 했어요. 우리 어린이들도 법을 지켜야 하고 법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는 어른과 다르지 않습니다.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이라면 법이 바로 나의 일상에 공기처럼 있다는 사실을 또렷이 깨달을 수 있을 거예요.
사실 뉴스에서 보는 범죄들은 잔혹하고 아이들 정서에 좋지 못하다 생각되어 어른들은 채널을 돌리게 되는데요, 『우리가 꼭 알아야 할 법 이야기』 책을 통해 아이들과 보다 쉽게 범죄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부모님들이 이 책을 접하고 아이들과 꼭 나눠 보았으면 하는 이야기가 있을까요?
법 이야기라고 하면 범죄이야기가 가장 먼저 떠오르기는 합니다. 그런데 법은 범죄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는 스무 개의 에피소드를 가지고 명예훼손이나 사이버폭력 등 범죄를 다루는 형법 뿐 아니라, 계약과 손해배상, 잘못된 계약의 취소를 다루는 민법, 소비자 권리, 저작권법, 법의 개정문제 헌법, 국제법 등 다양한 분야의 법을 친숙한 일상생활을 소재로 소개하고 있어요. 크게 두 파트로 나누어서 열개의 에피소드를 통해 우리가 지켜야하는 법을 소개하고 또 나머지 열개의 에피소드를 통해 우리를 지켜주는 법의 모습을 다루고 있습니다.
일상 생활에서 일어난 사건이 법을 통해 해결되는 과정을 보면서 법은 사회구성원들 사이에 갈등을 해결하는 수단이라는 것, 그리고 법이 그 수단이 될 수 있는 이유는 법이 추구하는 것이 정의이기 때문이라는 것, 그리고 정의는 우리 모두의 마음 속에 균형감각으로 자리잡고 있기에 법은 상식이라는 것, 그래서 법을 지키는 것은 바로 타인을 배려하는 방법인 동시에 나 자신을 지키는 방법이라는 것을 에피소드와 함께 이야기하면서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꼭 알아야 할 법 이야기』 책을 다양한 선생님 또는 학부모님들이 활용하실 수 있는 팁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사실 평화로울 때는 법이 우리 일상의 전면에 등장하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평범하게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법이 뭔지 궁금해지는 순간은 뭔가 문제가 생겼을 때죠. 교통사고가 났다거나 계약이 파기되었다거나, 물건을 샀는데 손해를 보았다거나 등등. 그리고 뉴스에 날 정도의 사건들은 잔혹하기도 하고 내 주변에서 흔히 부딪히는 일은 아니기 때문에 굳이 알 필요도 없을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되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가 지켜야하고 또 우리를 지켜주는 어떤 선이 있다는 것을 차츰 알아가게 됩니다.
어쩌면 이 책을 읽기 시작할 때는 법이 전혀 안 궁금할 때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렸을 적 읽었던 옛이야기나 갈등이 제대로 해결되는 걸 지켜본 경험들은 우리들 마음에 균형감각을 키워줘서 바르게 성장하는 토대가 됩니다. 그리고 균형감각이 좋은 사람들은 갈등이 생겨도 잘 다루고 스스로 해결할 수도 있는 힘을 갖게 됩니다. 법에 대한 지식을 하나 더 얻는다기보다는 법의 미덕이라고 할 수 있는 정의와 균형감각을 키운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읽고 곰곰이 생각하며 함께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아요.
출간 계획이 있다면 살짝 소개해 주세요.
첫번째 책이었던 『법정의 고수』가 재작년에 10년이 되어 개정판이 나왔었어요. 그런데 그때 『법정의 고수2』편을 함께 계획했었고, 지금 원고는 3분의 2정도 썼습니다. 나머지 완성해서 올해 출간할 수 있기를 바라고요. 또, 어린이들을 위한 사이버 세상의 법이야기 책과 청소년을 위한 헌법책 2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신주영 서울대학교 법과 대학을 졸업하고 사법 시험에 합격해 변호사가 되었고, 현재 변호사(법무법인 대화)로 활동하면서 틈틈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변호사 10년 차에 법정 경험담을 이야기 형식으로 쓴 『법정의 고수』(2010, 페이퍼로드/2021 개정판, 솔출판사)를 출간하면서 책 쓰는 일과 인연을 맺었습니다. 이후 초등학생을 위한 법 동화 『세빈아, 오늘은 어떤 법을 만났니?』(2011, 토토북), 『옛이야기로 만나는 법 이야기』(2019, 꿈꾸는 초승달), 『질문하는 법 사전』(2021, 풀빛)을 써서 어린이 독자들과도 만났고, 또 헌법을 사회와 역사적 맥락 속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싶어 하는 독자들을 위해 『말랑하고 정의로운 영혼을 위한 헌법수업』(2018, 푸른들녘)을 썼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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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영> 글/<김영진> 그림11,700원(10%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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