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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 매력을 선사하는 책 『이달의 남자』

『이달의 남자』이도나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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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지나간 관계를 곱씹으며 발견한 ‘나’에 대한 기록을 나만 보기 아까워 쓴 이야기입니다. 너무 가볍지도, 너무 무겁지도 않은 마음으로 나의 밑거름이 되었던 시간을 같이 들여다봐주길 바랐나봅니다. (2021.07.06)


한 달, 한 달 달력에 표시된 기념일 또는 이벤트를 챙기듯 남자가 그녀에게 왔다. 그리고 어김없이 한 달이 지나면 사라지는 남자들. 그렇게 매달 새로운 남자를 스쳐 보내며 엮은 에피소드가 차곡차곡 개켜져 『이달의 남자라는 책으로 출간됐다. “뭐? 매달 남자가 바뀌었다고?”, “대단한대?”, “부럽다”, “그게 가능해?”, “혹시 그녀는 희대의 미녀?”라는 한낱 연애의 사소한 스토리로 여기며 무성한 의심을 낳았던 『이달의 남자. 독립출판물로 먼저 선을 보이면서 화제가 됐던 책이 독자들의 성원에 힘입어 합본으로 출간됐다. 




책 제목이 『이달의 남자입니다. 조금 자극적인 소재라 느껴질 수 있는 제목인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일부러 그렇게 뽑은 것도 있어요. 내용물이 알차고 재미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단은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고 책을 집어 들어 몇 장이라도 넘겨 볼 수 있게끔 해야한다는 생각이 컸었죠. 처음에는 ‘월간 남자’도 생각해봤는데 이건 어감이 약간 딱딱해 보여서 최종적으로 『이달의 남자가 되었습니다. 제목 때문에 어장관리록 또는 연쇄 썸타기 물이 아니냐 하는 오해도 종종 받는데, 나름의 반전 매력을 선사할 수 있는 선입견이라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반전 매력이라면 어떤 부분을 말씀하시는 걸까요?

이 책은 단순히 실패한 연애담의 보따리 푸는 것쯤으로 끝나는 내용은 아니에요. 물론 겉으로 보기에 30대 여성이 이성애 관점으로 바라본 다양한 남자들에 대한 이야기지만, 궁극적으로 말하고 싶은 것은 다채로운 인간 군상들을 경험한 후에 발견한 ‘나 자신’이었어요. 그래서 꼭 비슷한 ‘연애’ 경험이 없더라도 많은 사람들과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이 있으리라 생각했고요. 누구나 타인과 ‘관계 맺음’으로서 느낄 수 있는 접점을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작가님이 그려내고 싶었던 그 접점이란 무엇인가요? 

어디서 들은 말인데 ‘누군가가 올 때 그 사람의 인생이 함께 오는 것처럼 떠날 때는 그의 시간도 함께 간다’는 말이 잘 잊히지 않았어요. 저는 줄곧 인간 관계에서 누군가가 떠날 때 저의 시간도 함께 사라지는 것 같았거든요. 그때문에 헛헛한 마음을 스스로 다독이면서 나에게 남은 것은 무엇일까 오랜시간 고민했던 때가 있었어요. 결국엔 어떤 방식으로든 나는 조금씩 변화했고 깨달았고 성장했다는 답을 얻었고요. 인간이란 내가 시간과 노력을 들인 결과가 ‘무의미’하다 여겨지면 세상을 살아가기 좀 버거워지는 것 같거든요. 그래서 비록 누군가 떠나갔더라도 각자 나름대로 어떤 ‘의미’를 발견한다면 슬프지 않게 또는 대수롭지 않게 훌훌 털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 과정을 좀 더 위트 있는 이야기와 함께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책을 펼치자 마자 ‘픽셔널 에세이 (fictional essay)’라고 소개한 부분이 흥미로웠어요. 어느 부분이 픽션이고 어느 부분이 사실인지 귀띔해주실 수 있나요?

한 부분 한 부분 꼭 집어서 이것은 지어낸 이야기다, 이것은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고 말씀 드리면 읽기 전의 흥미가 반감될 것 같아요. 대략적으로 말씀 드리자면 좀 더 극적인 연출을 위해 만난 장소를 흥미롭게 재구성 했다든지, 캐릭터의 대사를 더 익살스럽게 꾸몄다든지 정도가 있겠네요. 나머지는 비밀입니다. 이 부분은 독자분들의 읽는 재미를 위해 각자의 상상에 맡기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구성이 재미있어요. 이런 콘셉트를 어떻게 생각하셨나요?

당시 책을 만들어보고 싶었는데 재미있는 컨셉이 없을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저 자체도 재미있지 않으면 금방 흥미를 잃어버리는 사람인지라…. 그러던 와중에 한두 달에 한 번씩 만났던 친한 친구가 만날 때마다 잘 돼가는 사람이 바뀌거나 금세 끝이 나있거나 했거든요. 제가 우스갯소리로 “2월의 남자 또 갔네. 3월의 남자도 오려나?” 하고 뱉었다가 이거다! 한거죠. 거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큰 틀부터 짜기 시작했어요. 1월부터 12월까지 달마다 챕터를 나누고, 각각 다른 남자가 등장하는 옴니버스 형식의 에세이를 쓰자. 여기에 마지막 양념으로 남자들에게 각각 가명을 지어주자. 챕터가 시작되는 부분에 가명을 알려주고 이야기를 읽는 동안 무슨 뜻인지 예측하게 만들었다가 챕터가 끝나면 뜻을 알려주자. 이런 틀이 완성된거죠. 

글을 쓸 때 컨셉 외에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이 있다면?

우선 너무 가볍지도 너무 무겁지도 않게 적당한 질량이 느껴졌으면 좋겠다 생각했어요. 떠난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해서 너무 부정적이고 진지한 말들만 늘어놓으면 읽는 사람도 우울해질 것 같고, 그렇다고 다 읽은 후 독자 나름대로 생각할 만한 것들이 남지 않을 정도의 가벼움이면 또 안 될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적당히 웃기고 적당히 진지한 내용을 잘 버무려서 쓰려고 많이 고민했습니다. 치고 빠지기라고 해야 할까요? 이쯤 되면 농담을 그만 접자. 이쯤 했으면 진지한 얘기는 그만해도 될 것 같다. 이런 타이밍을 글에서도 잘 조절해야 하더라고요. 

더불어 내용은 그런 적당한 질량을 담는 대신에 글 자체는 제가 고른 문장 하나하나 술술 막힘 없이 읽혔으면 했어요. 속도감  있는 문장을 쓰기 위해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독자분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저는 제가 어떤 이야기를 하면 그것을 듣는 청자가 ‘공감’해줄 때 가장 활력이 도는 사람이더라고요.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여러분을 웃기고 싶은 지점에서는 여러분들이 깔깔깔 웃었으면 하고, 함께 골똘히 생각하고자 쓴 부분에서는 여러분도 저의 글과 머리를 맞대어 주셨으면 좋겠어요. 뭐 이런 걸 다 차치하고 마음에 와닿는 문장 하나라도 발견하신다면 그만큼 또 기쁜 일이 없을 것 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저의 책을 끝까지 읽어주셨다면 그것만으로도 제가 많이 사랑합니다♡




*이도나

필명이다. 재즈 트럼펫 연주자 ‘마일스 데이비스’가 작곡한 [Donna Lee]라는 재즈곡에서 따오고 싶었지만, 필자는 재즈의 ‘재’ 자도 모른다. 항간에는 『이갈리아의 딸들』의 ‘도나 제시카’에서 따왔다는 소문도 있다. 그러나 ‘이십사시간 도랐나’의 준말이자, ‘일어나’의 혀 짧은 버전이라는 해석이 좀 더 설득력 있다.



이달의 남자
이달의 남자
이도나 저
알에이치코리아(R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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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이달의 남자

<이도나> 저12,600원(10%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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