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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50대를 위한 책은 아닙니다

『불량한 오십』 이은숙 작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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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오십이지만 꼭 오십대를 위한 책은 아닙니다. 행실이나 성품이 나쁜, 그 불량이 아닙니다. 남들은 그러라 그래, 내 방식대로 자유롭게 살고자 하는 마음, 목적지를 향해 직진하는 게 아니라 주위를 곁눈질하며 느적느적 게걸음으로 걷는 행동이아먈로 불량한 태도 아닐까요? (2021.07.06)


『불량한 오십』은 전직은 커리어우먼, 현직은 ‘백수 아줌마’의 쏘쿨한 관계 맺기를 담은 책이다. 세상과 가족과 또 나와 새롭게 시작하는 삶을 기록한 에세이. 저자 이은숙은 추가 합격으로 입사한 잡지사 〈주부생활〉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결혼생활을 짧게 끝내고, 야근과 철야의 30년 직장생활을 견디며 가장으로 살아왔다. 〈우먼센스>를 비롯해 여러 매체의 편집장을 거쳐 50대 중반 퇴직했다. 성실하게 살아온 세월에 대한 ‘보복’이라도 하듯 평일 오전 공원을 하릴없이 어슬렁거리고, 틈만 나면 여행용 짐을 싸고, 친구들과 맛있는 거 먹으며 수다 떠는 단순하고 편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불량한 오십』 은 어떤 책인가요? 간단히 소개를 해주신다면요? 

졸업 후 30년 동안 치열한 직장생활을 마치고 50대 중반 퇴직을 했습니다. 그제야 세상이 보이더군요. 그전에는 늘 ‘편집장’이니 ‘국장’이니 하는 타이틀을 머리에 이고 일만 하며 살았는데 돌이켜 보니 그럴 필요 없었어요. 50대 중반에야 바라본 가족의 본질과 나이 듦에 대한 고민, 인생을 살아가는 태도 등을 담고 있는 책입니다. 그 기저에는 ‘인생 별 거 없어, 오늘 하루만 잘 살자’는 메시지가 깔려 있지요. 

책을 쓰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이나 신경 쓰였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단행본으로 나온다는 사실만으로 ‘엄숙주의’에 빠지기 쉬웠어요. 평소 말하는 톤보다 낮추게 되고 논란이 생길까봐 자체 검열을 하게 되더군요 기명은 아니지만 지인들이 등장하게 되니 그것도 조심스러웠어요. 좋은 내용이든 아니든 허락 없이 자신의 이야기가 등장하는 건 유쾌한 일이 아니니까요. 몇몇 등장인물에게는 미리 해당 내용을 보여줬는데 다행히도 흔쾌히 괜찮다고 해줬어요. 그런 과정을 통해 다소 두루뭉술해진 부분도 있겠지만, 그게 사람과 세상을 만나는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내 기억은 나를 중심으로 편집되어 있을 테니까요.

스스로 생각하는 이 책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독자들이 이 책을 읽고 어떤 느낌을 받기를 바라는지요.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한 마디로 솔직함이라고 생각해요. 아는 척, 그런 척, 아닌 척… 아무리 그럴 듯하게 포장해도 각종 ~척을 하면 공감이 생기지 않잖아요. 조언하거나 가르치려 들기보다는 제 상황과 생각을 솔직담백하게 털어 놓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걸 읽으면서 공감을 하거나 무언가 깨달음을 얻는다면 그건 전적으로 읽는 사람의 몫이죠. 개인적으로 독자들이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서 ‘뭐든 지나고 나면 별 일 아니구나’ ‘최선을 다 하지만 아니면 말고~’를 느낀다면 참 좋겠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50대는 어떤 시기인가요?

독립 상실 부모님과 독립 결여 자식을 케어하며 자신의 노후도 챙겨야 하는 낀 세대이죠. 특히 여자들은 퇴직한 남편까지 덤으로 얹혀 있기 십상이고요. 하지만 좋은 점도 많은 시기입니다. 가열찼던 1라운드 의무를 끝내고 스테이지를 바꾸기 전까지 휴가 같은 시간이에요. 시간이 많아지고 마음에 여유도 생기는 때죠. 50대가 진짜 좋은 건 인생이 별 볼 일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어서 입니다. 30대의 불안이나 40대의 자기반성이 없어도 되는, 편안한 시기입니다.

인기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따온 질문인데요, 신이 작가님을 만들 때 넘치게 넣은 것과 부족하게 넣은 게 있다면 무엇일까요?

넘치게 넣은 건 단연 일복입니다. 직업적인 특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일을 장악하려는 태도 때문에 주말 근무와 야근 철야를 밥 먹듯이 했어요. 지나고 보니 일에는 완벽이란 게 없어요.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하고 필요한 건 팀원들과 나누고 해야 하는데, 저는 늘 일을 싸 짊어지고 살았던 것 같아요. 부족하게 넣은 건 눈치라고 할 수 있죠. 지인들은 제가 눈치를 안 보고 윗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다 한다고들 하는데, 사실은 눈치가 없어서 그런 거예요. 눈치가 없으니 사내 소문에 관심도 없고 어디에 줄을 서야 할지도 몰랐죠. 결과적으로는 제가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하는 데 도움이 되었지만요.

개인적으로 가장 애정하는 내용을 뽑아 주세요. 그 이유도 궁금합니다. 

‘운칠기삼(運七技三)은 인생을 겸손하게 살아가는 키워드이기도 하다. 성공 뒤에는 수많은 우연과 외부 도움으로 이뤄진 운 7이 있다. 실패 역시 마찬가지다. 누군가의 성공이, 누군가의 실패도 오롯이 그 사람의 몫이 아닌 것이다. 운칠기삼의 세계에서 우리는 그저 오늘 하루 3의 노력을 다하는 걸로 충분하다. 그 결과는 나의 것이되 나의 것이 아니니, 우쭐댈 필요도 좌절할 이유도 없다. 제가 이 내용을 좋아하는 이유는 평상심을 유지하며 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주어진 하루 내 몫의 3을 다하되, 그 결과에 연연하지 말자는 게 저의 살아가는 태도입니다. 사실 내일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 채 살아가는 게 우리들이잖아요. 지금 좀 잘 나간다고 남을 무시하거나 우쭐대는 일만큼 볼썽사나운 일도 없죠.



조금은 추상적인 질문일 수도 있는데요, 좋은 인생이란 어떤 걸까요?

그런 날 있지 않나요? 하루를 마치고 잠자리에 누워 늘어지게 하품을 하면서 기분 좋게 기지개를 쫘악 펴는 밤이요. 아, 오늘 하루도 별일없이 잘 보냈구나, 오늘의 할 일을 다 끝냈구나, 하는 충만한 기분이 들면서 편안하게 잠을 청하는 순간이요. 그런 하루하루를 쌓아나갈 수 있다면, 그런 게 좋은 인생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금 다른 맥락이지만, 자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 자식에게 존경을 받는 게 성공한 인생이라고 할 수 있죠. 자식들이 모르는 거 같아도 감추고 싶은 부모의 약점이라든가 뒷모습을 다 알고 있거든요. 자식에게 존경 받는 거, 그거 진짜 어려워요. 



*이은숙

전직은 <주부생활> <우먼센스> 외 여러 잡지의 편집장을 거치며 나름 커리어우먼의 이력을 쌓았으나 정작 현직은 백수 아줌마. 직업은 전문직이었지만 퇴직 후 모르는 게 너무 많은 어리버리 초보 생활인이다.

 


불량한 오십
불량한 오십
이은숙 저
나무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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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불량한 오십

<이은숙> 저13,500원(10% + 5%)

“생각할수록 가족은 정체불명의 집단이다. 어쩌다 우리는 한 가족으로 만나 이토록 사랑하고 미워하고 걱정하고 서운해하고 궁금해하고 귀찮은 날 것 그대로의 인간관계에 기대어 살게 된 걸까. 어쩌면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건 생물학적 가족이 아니라 위로와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존재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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