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수학 공부의 갈림길은 언제일까?
『초등 4학년, 아이가 수학을 포기하기 전에』 좌승협 저자 인터뷰
아이들이 푼 교과서와 문제집을 볼 때면 마음 한구석이 찡해집니다. 연필로 꾹꾹 눌러쓴 풀이를 지우개로 지운 흔적을 보면 수학이라는 과목을 잘해내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 느낄 수 있습니다. (2021.04.08)
새 학기가 시작하고 한 달이 흘렀다. 새 학년 적응기도 끝나고, 아이들의 수학 공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다. 잘하는 아이와 못하는 아이의 실력이 선생님 눈에도 뚜렷이 보이기 시작하고, 새 학기 새 마음으로 의욕 넘치게 시작했던 아이들이 서서히 지쳐가는 시기, 개념 이해에 실패해 ‘그냥 암기해야지’ 포기해버리는 아이들이 속출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집에만 오면 수학 공부 때문에 실랑이를 벌이느라 아이도 부모도 심란한 요즘, 수학이라면 그저 도망치려고 드는 아이에게 어떻게 도움을 주면 좋을까? 학원에서도 키워주지 못하는 수학 자신감을 끌어올리고 주도적으로 학습하는 아이를 만드는 방법을 『초등 4학년, 아이가 수학을 포기하기 전에』의 좌승협 저자에게 들어보자.
전작 『초등 노트 필기의 기술』에서는 갑작스럽게 온라인 수업에 노출된 아이들을 위해 필기 방법을 안내하셨습니다. 『초등 4학년, 아이가 수학을 포기하기 전에』를 집필하신 데도 특별한 목적이 있을 것 같아요.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달라진 점은 비대면수업이 늘어난 탓에 잘하는 아이와 못하는 아이의 학습격차가 더욱 커졌다는 것입니다. 중위권 학생들 대부분이 하위권으로 떨어졌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선생님과 부모님의 코치 없이 혼자 공부하는 방법을 배워본 적이 없기 때문이지요. 『초등 노트 필기의 기술』은 자기주도 학습 최적의 방법인 노트 필기법을 안내한 책입니다. 이 책이 온라인 수업에 초점을 맞췄다면 『초등 4학년, 아이가 수학을 포기하기 전에』는 생애 처음으로 만나는 초등 4학년이라는 수학 위기를 학생과 부모님, 선생님의 입장에서 현명하게 해소하도록 꼼꼼하게 안내한 책입니다. 수학 갈등이 부모자식 간의 갈등이 되지 않도록, “그냥 공부해”가 아닌 “이렇게 공부해보는 건 어떨까?” 하는 방법론을 제시하려 노력했습니다.
책에서는 초등 4학년이라는 시기를 콕 집어 수학 인생의 가장 중요한 갈림길이라고 표현하셨어요. 이유가 무엇인가요?
초등학교 3학년까지는 기본 연산만 잘해도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문제를 독해하는 능력, 개념을 이해하는 능력, 표, 그림, 수직선 등을 활용하는 능력은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3학년 2학기 때 분수가 등장하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이제껏 자연수만 학습하던 아이들은 ‘전체 중의 부분’이라는 분모와 분자 개념을 쉽게 이해하지 못하지요. 개념이 어려워지면 난이도에 맞는 새로운 학습 방법이 필요하지만 이미 1~3학년 때 학습하던 방법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쉽게 학습법을 바꾸려고 하지 않습니다. 시간이 늦어질수록 더 많은 노력과 시행착오를 겪어야 합니다. 아이들이 지쳐서 포기하기 전에 바로잡아야 합니다.
실제로 교실에서 만나는 아이들이 분수와 나눗셈 개념을 이해하기 힘들어하나요?
반복 연산에 길들여진 아이들은 분수를 암기하려고 합니다. 분명 교과서는 그림, 표, 수직선 등 다양한 도구를 활용해 분수를 이해하도록 유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계산 요령만 암기합니다. 다양한 도구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한 경험이 있는 학생과 없는 학생 간의 차이는 시간이 흐를수록 급격히 커집니다. 나눗셈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눗셈은 덧셈, 뺄셈, 곱셈을 모두 이해해야 하는 연산입니다. 세로셈을 할 때도 자리에 맞춰 계산해야 하고 ‘나머지’라는 새로운 개념도 익혀야 합니다. 하지만 학원이나 가정에서는 나눗셈을 학습할 때에도 반복 연산만을 강요합니다. 그러나 계산 공식대로 기계적인 문제 풀이를 하는 데서 벗어나, 풀어보지 않았던 방법을 도출해내는 것이 진짜 문제를 푸는 능력입니다.
책 속 부록으로 '1, 2, 3학년 수학 실력 평가 문제와 해설'이 있어 인상적이었습니다. 선행 학습 전에 이 평가를 해야 하는 이유와 활용팁을 알려주세요.
교사로서 선행보다는 탄탄한 복습을 추천 드리지만, 선행을 통해 한 단계 높은 레벨로 성장하길 바란다면 반드시 현재 실력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희 책의 부록에는 1~3학년까지의 기본,심화편 문제가 구성되어 있습니다. 선행을 하기 위해서는 기본편에 속한 개념을 100% 숙지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내 아이가 현재 3학년이고, 선행을 하고 싶다면 1~2학년 모든 문제를 풀어보도록 추천합니다. ‘1~2학년 문제 정도는 어렵지 않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의외로 많은 아이들이 지난 학년의 문제를 제대로 풀어내지 못합니다. 틀린 문제가 있다면 단순한 계산 실수인지, 알고 있는 개념을 적용하지 못했는지, 주어진 그림 등을 분석하는 능력이 부족한지 파악해야 합니다. 막무가내로 하는 선행학습은 독입니다. 선행학습을 하면서 복습을 하겠다는 생각보다는 완벽하게 복습을 한 후 선행학습을 하겠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특별히 수학을 잘하는 아이들의 공통점이 있을 것 같아요. 어떤 아이들이 수학을 잘하지요?
수학을 잘하는 아이들은 수학을 ‘표현’합니다. 연산 알고리즘을 제대로 이해하고 적용할 뿐만 아니라 '왜 이렇게 계산하지?' '다른 풀이에는 뭐가 있지?' 등을 고민합니다. 기계처럼 공식에 수를 넣어 답을 내기보다는 글과 그림, 표, 수직선 등을 그냥 넘기지 않고 하나하나 분석하면서 공부합니다. 문제에 주어진 조건과 수를 형식화하고 표, 그래프, 식 등으로 표현합니다.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을 표현하는 것은 수학 공부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미 5, 6학년 자녀를 두신 분들이 걱정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중학교에 올라가기 전 초등 고학년 시기를 맞은 학부모님께 조언을 주신다면요?
단순 연산보다는 개념 이해와 문장제 문제 해결에 포커싱이 맞춰진 중학교 수학을 잘하기 위해서는 공부 방법을 바꿔야 합니다. 공부 방법을 바꿀 생각은 하지 않고 공부를 가르쳐주는 사람과 교재만 바꾸는 것은 비효율적입니다. 가급적 다양한 풀이 방법을 도출할 수 있는 학습법을 채택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A4용지에 문제를 적고, 쓸 수 있는 모든 풀이를 쓰는 것입니다. 문제집에 있는 문제를 풀 때는 맞힌 문제 또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해설에 있는 풀이 방법과 내 풀이 방법을 비교하며 어떤 부분이 다른지 확인한 후 다른 풀이로도 해결해봐야 합니다. 틀린 문제를 확인할 때는 답지를 보지 않고 오랜 시간 고민합니다. 고민해도 풀리지 않는다면 해설지 전체를 가린 후 한 줄씩 내리면서 힌트를 얻고 도전해야 합니다.
수학을 잘하고 싶어하는 아이들에게 따뜻한 조언 부탁드릴게요.
아이들이 푼 교과서와 문제집을 볼 때면 마음 한구석이 찡해집니다. 연필로 꾹꾹 눌러쓴 풀이를 지우개로 지운 흔적을 보면 수학이라는 과목을 잘해내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 친구들은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습니다. 이제까지의 결과는 할 수 있는 방법 안에서 최선이었는지 모릅니다. 이제 어른들이 제대로 된 학습방법을 제시할 차례입니다. 그러니 지금까지의 방법 때문에 포기하지 마세요. 교과서와 문제집에 남긴 고민의 흔적이 여러분의 수학 실력을 보여준다고 믿고, 한 문제를 다양하게 푸는 연습을 반복해보세요. 한 문제를 오래 생각하는 힘, 같은 문제도 다르게 풀어보는 힘, 쉽게 포기하지 않는 힘을 기른다면 반드시 수학 잘할 수 있습니다. 수학이라는 날개를 통해 원하는 꿈에 가까워지기를 바라겠습니다.
*좌승협 제주 백록초등학교 교사. 춘천교육대학교 초등교육과와 한국교원대학교 일반대학원 초등수학교육과를 졸업했다. 수학이 좋아서 수학을 전공했고 문제를 푸는 일에 미쳐 『EBS수능특강』 등 다수의 수학 문제집 집필과 검토에 참여했으며 초등 5~6학년 국정교과서 구성에 참여했다. 코로나 시대, 온라인 수업에 적응하지 못해 학습 부진을 겪는 아이들을 위해 참쌤스쿨 선생님들과 『초등 노트 필기의 기술』을 집필해 큰 사랑을 받았다. 또다른 저서로 「나는야 계산왕」시리즈가 있다. 자신만만하게 수학의 세계에 입문해 즐겁게 덧셈과 뺄셈을 공부하다가도, 3학년 2학기에 분수가 등장하는 순간 떨어지는 낙엽처럼 우수수 수학을 포기해버리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든 그 고비를 넘기게끔 도와주고픈 마음으로 『초등 4학년, 아이가 수학을 포기하기 전에』 집필했다. 집과 학교에서 수학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는, 학원에 간다고 해서 절대 수학을 잘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엄마의 궁금증과 아이의 답답함을 모두 해소하고, 수학 인생 최대의 장애물인 분수와 나눗셈을 어떻게 설명하면 이해할 수 있을지를 『초등 4학년, 아이가 수학을 포기하기 전에』 한 권에 모두 안내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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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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