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신간] 『피어클리벤의 금화』 『죽음의 에티켓』 외
9월 4주 신간
교섭으로 재미있어지는 판타지 『피어클리벤의 금화』, 죽음의 모든 과정 『죽음의 에티켓』, 세계 최고 브랜드의 비밀 『드디어 팔리기 시작했다』 등 주목할 만한 신간을 소개합니다. (2019. 09. 25)
『피어클리벤의 금화 1』
신서로 저 | 황금가지
영지를 소유한 피어클리벤 남작이 '용'이라는 절대적인 존재와 교섭을 통해 계약을 맺자 힘을 원하는 여러 세력과 얽히면서 사건이 벌어진다. 살육과 전투만이 습성인 고블린 종족에서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교섭의 주체자가 되는 아우케트, 불임으로 남작의 후사를 위해 후처를 들이도록 종용하고 그 아이들에게 부모와 같은 애정을 준 아셰리드, 천대받는 유랑족의 아이로 태어난 천둥벌거숭이이지만 언제나 희망을 놓지 않는 시야프리테 등 개성 넘치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대부분 판타지 소설이 전쟁을 주요 무대로 하거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전투를 벌이는 것과 달리 이 소설에서는 다양한 분쟁 상황에 놓인 인물이 전투 대신 대화를 통해 교섭하고 해결점에 도달한다.
롤란트 슐츠 저/노선정 역 | 스노우폭스북스
누구나 겪을 죽음의 모든 과정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도록 기획된 책. 네 가지 방식으로 진행되는 죽음이 실화로 펼쳐진다. 5살, 암으로 죽음을 맞이한 어린 아이, 인생 샷을 찍겠다며 건물 난간에 올랐던 29살 청년, 요양원의 80세 할머니, 그리고 가족들에 둘러싸인 채 집에서 죽음을 맞이한 당신. 저자는 이들 네 사람의 죽음의 단계를 자세하게 다루면서 죽음이 어떻게 각 개인의 삶만큼이나 독특한 저마다의 방식으로 진행되는지 보여준다. 책의 각 단락은 죽음이라는 확실한 종결로부터 삶을 더 찬란하게 만든다. 또한 남겨진 이들이 겪을 감정이 이겨내야 할 숙제나 사명이 아니라 지극히 당연하며 자연스러운 것으로 납득시키고 이해시켜 끝없는 평온을 갖게 한다.
『드디어 팔리기 시작했다』
안성은 저 | 더퀘스트
사업가는 소비자에게 서비스를 팔고, 직장인은 상사에게 기획안을 판다. 취준생은 채용자에게 자신이 지닌 가능성을 판다. 브랜드의 대홍수 속에서 모든 사람은 자신만의 필살기로 업계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아야 한다. 포화의 시대에는 대체 어떻게 해야 사람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까? 히트 광고의 기획자이자 브랜드 마케팅 전문가인 저자는 모든 성공의 비결을 브랜드에서 찾았다. 제품이 아닌 브랜드를 만들어 팔아야 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휠라, 블루보틀, 슈프림, 토스, 무신사, 백종원 등의 ‘브랜드’를 통해 마케팅의 핵심을 배우고 독자 스스로 ‘팔리는 브랜드’가 될 것을 주문한다.
우리 사회의 오랜 청탁 관행을 뒤바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입법에 힘쓴 김영란 전 대법관은 이번 책에서 대법관 퇴임 후에 선고된 전원합의체 판결을 되짚어보며 거시적인 관점에서 현재 쟁점들을 분석한다. 책에는 법관으로서 항상 가지고 있던 저자의 오랜 고민과 ‘판결이 추구하는 정의’에 대한 날카로운 관점이 녹아 있다. 특히 이번 책을 통해 저자는 판사들이 순수한 법리만으로 해석하고 재판할 것이라는 통념을 깨고 ‘대법관들이 자신에게 허용된 자유를 어떻게 사용하는가’를 냉철하게 비평한다.
『내 안에 공룡이 있어요!』
다비드 칼리 글/세바스티앙 무랭 그림/박정연 역 | 진선아이
악셀은 다른 사람에게 친절하고, 장난감도 친구와 함께 잘 가지고 노는 아이다. 하지만 악셀이 방 정리를 할 때면 금방 무시무시한 일이 일어난다. 살갗이 온통 비늘로 뒤덮이고 등이 불룩불룩해지면서 순식간에 공룡으로 변하는 것. 악셀은 왜 공룡이 되었을까? 어떻게 해야 악셀이 원래대로 돌아올 수 있을까? 유아 베스트셀러 ‘완두’ 시리즈의 저자들이 아이의 숨겨진 마음으로 흥미진진하게 보여준다.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해야 할 때 아이들의 속마음은 어떨까? 제멋대로 세상을 휘젓고 다니는 공룡이 된 악셀의 모습에서 아이들은 통쾌한 재미와 즐거움을 느낄 것이다.
『나는 장난감 신부와 결혼한다』
이상 저/박상순 역 | 민음사
시각적인 실험시의 계보를 잇는 박상순 시인이 한글화하고 해석한 이상 시 50편이 실렸다. 이상은 국문학과 논문 주제 1순위가 될 정도로 한국 문학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가이면서 동시에 약 100년이 지난 지금도 현대적인 감각의 원천이 되는 매력적인 시인이다. 특히 국내 최초 초현실주의 문학동인지 <삼사문학(三四文學)>에 발표한 「나는 장난감 신부와 결혼한다(I WED A TOY BRIDE)」(1936)에서 이상은 ‘장난감 신부’를 통해 프랑스 초현실주의 시인 아폴리네르의 마네킹 모티프, 사진작가 만 레이와 한스 벨머의 인형 이미지, 그리고 화가 막스 에른스트의 ‘신부(bride)’의 상징성까지 아우르면서 “인간의 몸에서 움직이는 마네킹을 발견”하고 “체제에 구속당한 신체의 반영”을 드러내면서 현대적 성찰과 국제적 감각을 동시에 확보했다.
『친애하는 인간에게, 물고기 올림』
황선도 저 | 동아시아
지구생물의 80%는 바다에 살고 있다. 인간은 그중 1%만을 알고 있다. 저자의 바닷내음 물씬 풍기는 입담을 듣다보면 우리는 인류가 알고 있다는 생물의 1%도 많은 부분은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통감하게 된다. 한반도의 ‘토종 물고기’를 꿰뚫는 지식으로 식탁에서 출발해 해양생물과 관련된 역사, 문화, 풍속, 언어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책. S라인의 체형을 뽐내는 고등어에서부터 바다의 먹물 문어, 용궁에서 육지로 돌아가지 못한 토끼의 이야기 등 하나하나가 우리 삶의 현장과 직결되어 있다. 해양생물들은 오랜 기간 우리 인간들과 공생관계에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 지구를 함께 살아갈 동반자이기도 하다. 삐꺽거리며 울어대는 자연의 목소리에 어떻게 답해야 할 것인가, 고민과 성찰이 수반된 실천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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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사회, 대법원은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가 판결은 우리 사회의 변화를 앞서가기보다 뒤따르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에 사법부가 변화하는 사회에 발맞추어 사회 정의를 수호하고 있는가를 돌아보는 일은 꼭 필요하고 중요하다. 저자는 첫 장에서부터 최근 우리 사회에서 가장 뜨거운 쟁점인 성차별 문제를 다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