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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공부머리는 공부 자존감에서 나온다

『공부 자존감의 힘』 김지나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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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학년에서 중요한 점은 어쩌다 잘 했을 때 아이를 너무 높이 치켜세우지 말라는 점입니다. ‘정말 똑똑하구나’ ‘역시 타고 났어’라는 말들은 자칫 자존감의 독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2019. 0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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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의 근본적인 힘은 아이가 가진 생활 전반의 잠재력에서 나오기 때문에 ‘학습’ 한 부분만을 바라볼 수가 없다. 진짜 공부를 잘하는 힘은 공부를 통해 배운 내용을 토대로 세상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능력까지 겸비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 힘이 생기는 골든타임은 초등학교, 그중에서도 초등 고학년 시기이다.
그렇다면 이 시기에 집중적으로 키울 수 있는 ‘공부 자존감’은 무엇일까. 우선 부모는 아이의 건강한 내면을 다지기 위해 아이의 생활 전반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어야 한다. 아이 내면에 자리 잡은 ‘자아 존중감’과 ‘자기 효능감’이 너무 부족하지도, 또 너무 넘치지도 않게 균형을 이루며 단단하게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부모만의 기준을 가지고 아이를 이끌어주어야 한다.  『공부 자존감의 힘』 에서는 의욕만 가지고 막연하게 접근하기보다는 생활 속에서 아이의 기질과 상황에 따라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알려주고 사춘기에 필요한 대화법과 더불어 효율적인 교육 방향을 제시한다. 또한 건강한 공부 자존감을 만들어주는 영역을 인성, 학습 동기, 생활 습관, 소통법 이렇게 4가지로 분류해 각 영역의 상세한 활용 방법을 알려주며 부모들의 궁금증을 속 시원히 해소해준다.
 
‘공부 자존감’이라는 말이 인상적이면서 호기심이 듭니다. 부모들의 최대 관심사인 공부와 자존감의 결합에서 더 흥미로운데요. ‘공부 자존감’이란 도대체 무엇인지 선생님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그동안 많은 아이들을 만나고 가르치면서 공부와 관련된 어떤 내면의 힘들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힘은 지금 당장 아이의 성적과는 관련이 없었습니다. 공부는 잘하지만 이 힘이 약한 아이가 있는가 하면 성적은 별로여도 힘이 강한 아이도 있었지요. 이 내면의 힘과 성적은 초등학교가 아닌 상급 학교로 진학하면서 점점 더 높아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때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던 아이가 나중에 성공한 사례들을 접하는가 하면, 정말 공부 잘하던 아이였는데 좋은 대학까지 나와서는 자리를 잡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는 사례들도 접할 수 있었습니다.


교사로서 아이들에게 지금 당장 공부를 잘하는 것보다도 이 내면의 힘을 강하게 키우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힘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설명하고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붙인 이름이 ‘공부 자존감’입니다. 책 속에서 실제 사례들을 통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근 10여년 간 아이의 인성 영역에서 ‘자존감’이 최대 화두였습니다. 하지만 책에서는 너무 높은 ‘자존감’은 아이에게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는데요. 아이의 자존감은 어떻게 접근해야 하고 공부와 자존감의 적정 지점은 어디인지 궁금합니다.


자존감은 한 아이가 인생을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밑거름이 되는 자산임에 분명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몸에 좋은 약도 지나치면 독이 되듯이 자존감 또한 그런 부분이 있습니다. 특히 공부는 어느 정도 자신을 낮추고 다른 사람의 생각과 지식들을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 있는 영역입니다. 자존감의 영역과는 상충되는 부분이지요. 그러다 보니 지나치게 자존감이 높은 아이들에게서 문제가 생기기도 합니다. 특히 이 부분은 아이의 발달 수준이나 기질과 많이 맞물려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지 발달이 빠른 아이에게 어렸을 때부터 선행 교육을 잘 시켰을 경우, 초등학교에서는 당연히 또래보다 공부를 잘하게 됩니다. 반복된 성공의 경험에 높은 자존감까지 더해진다면 정작 고학년이 되어 진짜 자신의 한계에 부딪히는 공부 장벽을 만나게 되었을 때 오히려 남들보다 더 당황하며 회피하거나 현실을 수용하지 못하고 상황 탓을 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됩니다. 물론 같은 상황에서도 공부 장벽까지 잘 넘는 아이들도 당연히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도 사실은 힘든 부분은 속으로 감내하며 떠안고 가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마음은 상대적으로 덜 중요시 여겨졌던 인성 부분에서 터져 나오기도 하지요. 요즘 갈수록 학교 폭력 문제가 증가하는 상황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이런 문제들을 겪는 많은 아이들을 만나면서 지나치게 높은 자존감에 대한 문제들을 짚어보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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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기에는 자아존중감, 학령기에는 자기효능감을 키워야 할 적기라고 말씀해주셨는데요. 현장 경험을 통해 그 이유를 듣고 싶습니다.


앞에서 말한 자존감의 적정 지점을 설명하기 위해 그에 상응하는 자기효능감을 들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자기효능감을 설명하다보면 지나치게 훈육 중심의 사례로 이해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 이 둘의 차이점을 어떻게 설명할까 고민하다 시기를 나누게 된 것입니다. 자아존중감은 아이 교육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부분이며 자기효능감보다 반드시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유아기에 자아존중감의 중요성을 제시하였습니다. 학령기가 되면 이제는 타인과 함께 하는 삶이 시작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시기까지 자아존중감이 부각된 교육을 한다면 지나친 부작용이 일어나기 쉽지요. 유아기에 자아존중감이 충족되었다면 이제는 전환기가 필요한 때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학령기 아동의 자기효능감을 강조하였습니다.


책에서는 공부 자존감과 어우러져 초등 고학년부터 시작되는 사춘기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사춘기와 공부의 상관관계는 어떻게 되는지 알고 싶습니다.


사실 제가 싫어하는 말이 하나 있는데 ‘우리 아이는 사춘기를 겪지 않고 잘 보냈으면 좋겠어요.’라는 말입니다. 사춘기는 아이 본연의 내면의 힘이 숙성되어 나오는 시기입니다. 이 힘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저의 전작인 [공부 사춘기]에서도 자세히 설명하였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힘을 공부에 활용할 수 있다면 엄청난 시너지를 끌어 올릴 수 있다는 점이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 효능감의 밑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와 더불어 부모의 교육 방법 또한 달라져야 할 때이지요. 이제는 무엇이든 아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또 설혹 부모가 해 준 일이더라도 아이는 자기가 했다고 믿을 수 있도록 보다 세밀한 훈육 방법이 이루어져야 할 때입니다. 그래야 공부에서도 사춘기의 시너지 효과를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가 계속 공부를 잘할 수 있을까, 성적이 떨어지진 않을까 많은 부모들이 고민을 하는데요. ‘공부 자존감’이 정말 위력을 발휘하는 순간은 언제일까요.


너무 자연스러운 걱정이며, 저 또한 학부모로서 함께하는 걱정이기도 합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제가 요즘 하는 고민이 있습니다. 앞으로의 사회는 주입식 지식으로 채워지는 공부로 먹고사는 사회가 아니라 생활 전반에서 다져진 지식과 능동적인 태도에서 우러나오는 공부가 중요한 사회라는 것입니다. 인공지능이 발달할수록 더욱 사회는 그렇게 바뀔 것입니다. 어쩌면 이런 현실이 제가 더욱 이 책을 써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동기이기도 합니다. 이제는 아이들이 당장 공부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중에 사회의 격변기에 부딪혀 더 이상 배운 지식이 쓸모가 없어지고 새로운 지식을 배워야 할 때를 위한 대비도 해야 할 때입니다. 사회가 어떻게 변할지는 미래의 일이라 예측하기 힘들지요. 하지만 공부 자존감이 높은 아이는 이럴 때 그 누구보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될 것입니다. 실제로 이 영역에서는 뛰어났지만 고만고만한 성적을 유지하던 아이가 학년이 높아질수록 눈에 띄게 실력이 향상된 경우를 보았습니다. 훗날 부쩍 성장한 아이의 진로가 저를 놀라게 했을 정도였으니까요.

 

항상 교육에는 균형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시는 것 같습니다. 부모가 가져야 할 교육 가치관의 균형은 무엇일까요?


교육의 균형을 강조하는 것은 교사로서 부모로서 저의 경험에서 나온 것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것을 삶의 가장 중요한 가치로 두고 살았습니다. 당연히 아이들을 교육하는데도 이 점이 우선시되었지요. 그런데 어느 순간 저의 그 최선을 다하는 마음이 아이들을 더 힘들게 할 수도, 때로는 아이를 망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내가 가장 중요시 여겼던 삶의 가치를 버려야 할 때도 있음을 느끼게 되었지요. 교육은 시소를 타는 일과 비슷합니다. 내가 앉은 시소 반대편에 어떤 아이가 앉느냐에 따라 내가 힘을 줘야 할지 또는 빼야할지 달라지는 것을 느낍니다. 아이를 보지 않고 무조건 내 생각대로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하는 것은 좋은 교육이 아닙니다. 부모의 역할도 마찬가지입니다. 내 속으로 낳았지만 나와는 전혀 다른 기질과 특성을 가진 아이들이 태어나기도 합니다. 그럴 때 아이의 기질과 특성에 맞게 시소를 탈 줄 아는 부모야말로 아이를 가장 하늘 높이 띄워 올릴 수 있는 부모가 될 것입니다. 교육의 균형은 바로 이런 점을 강조하고 싶은 마음이 담긴 말입니다.


아이가 저학년일 때와 고학년일 때 부모가 아이에게 특히 신경 써야 될 부분은 무엇일까요? 저학년일 때는 공부의 어떤 점에 주안점을 두고 고학년일 때는 어디에 더 신경을 써야 할지 알기 쉽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저학년에서 중요한 점은 어쩌다 잘 했을 때 아이를 너무 높이 치켜세우지 말라는 점입니다. ‘정말 똑똑하구나’ ‘역시 타고 났어’라는 말들은 자칫 자존감의 독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왜냐면 저학년 때 공부를 잘하는 것은 사실 지능이 뛰어나서라기보다는 인지 발달이 또래보다 빨라서인 경우가 더 많기 때문입니다. 고학년에서 중요한 점은 너무 식상한 칭찬을 삼가라는 점입니다. ‘넌 최고야’ ‘넌 할 수 있어’라는 말이 아이에게는 또 다른 잔소리로 들려질지도 모릅니다. 또 부모가 가르치려고 하기보다는 잘 모르는 허점 많은 부모가 더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아이에게 맡기라는 말은 아닙니다. 당연히 부모로서 아이 교육에 대한 가이드라인과 가치는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가르치는 방법론적인 면에서는 조금 달리해야 한다는 말이지요. 그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책에서 자세히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공부 자존감의 힘김지나 저 | 북하우스
의욕만 가지고 막연하게 접근하기보다는 생활 속에서 아이의 기질과 상황에 따라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알려주고 사춘기에 필요한 대화법과 더불어 효율적인 교육 방향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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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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