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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미국인의 중국 비즈니스 생존기

『토니, 중국을 생각하다』 토니 리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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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대해 무지한 것은 둘째치고 중국을 비웃는 얘기만 하면서 자기들끼리 즐거워하는 거에요. 한국한테 얼마나 중요한 나라인데 중국에 대한 이해가 이 수준이라면 정말 큰일이다 싶었어요. 그래서 한국사람들에게 먼저 얘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2018. 0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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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리는 만 15세 때 미국으로 이민간 재미교포다. 오퍼스 커뮤니케이션즈 설립자(Founder) 겸 CEO로 2년 연속 최우수 PR 인물로 선정됐고, 세븐미디어 설립자 겸 CEO로 중국 10대 미디어 인물로 선정되었다. 중국 최초 베이비 업계 전문 마케팅에이전시인 트리하우스 설립자 겸 CEO를 거쳐 Berlitz 인터내셔널 크로스컬쳐 트레이너를 역임했다. TTG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그룹 공동설립자로, 현재 코카콜라 대중화 지역 및 한국 프레지던트 고문을 맡고 있다.


『토니, 중국을 생각하다』 는 저자인 토니 리가 중국에서 실제로 자신의 사업체를 운영한 경험을 살려 중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생활전반에 걸친 내용들을 구체적인 예시로 담아냈다. 중국에서 공부하고, 중국인과 결혼하고, 중국에서 사업하며 중국에서 20여 년을 살아 온 저자가 동서양을 넘나드는 글로벌한 시각으로 중국을 재해석함으로써 우리가 지금까지 가졌던 중국과는 다른 중국을 접하게 한다.


먼저, 이 책을 쓰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2016년, 중국에서 더 이상 있다가는 완전히 중국사람으로 동화되고 말 것 같다는 위기감을 느꼈어요. 저는 중국사람, 한국사람 등등 이전에 ‘토니’라는 한 인간으로 살고 싶거든요. 그리고 미국에 계신 노부모님께 곁에서 효도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고요. 제가 장남인데 26세 이후에 부모님과 같은 하늘을 공유한적이 거의 없거든요. 천하의 불효자죠! 그리고 상하이란 곳이 아이들이 어린 시절을 보내기엔 그리 좋은 곳이 아니거든요. 높은 건물들만 죽어라 지어내서 하늘은 좁고 공기는 나날이 나빠지고 사람들이 너무 많다 보니 인정도 각박하고… 그래서 가족들과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했어요.


하지만 그렇게 결정을 하고 보니까 지난 20여 년간 내가 여기서 대체 뭘 했나 싶더라고요. 그때 떠올린 생각이 내가 중국에서 있는 동안 내가 얻은 ‘비금전적 수확’을 딸에게 보여주어야겠다는 것이었죠. 제 자신을 위해서라도 ‘지금의 제 생각이 담긴 자서전’을 하나 남기고 싶다라는 생각도 있었고요. 그런데 어느 날 한국 여행차에 호텔방에서 우연히 TV를 보는데 (전 평소에 TV를 전혀 보지 않습니다) 시사프로에서 중국얘기를 하는 거에요. 그게 얼마나 충격적이었는지 지금도 잊혀지질 않아요. 진행자나 게스트로 나온 소위 중국전문가들 할 것 없이 중국에 대해 무지한 것은 둘째치고 중국을 비웃는 얘기만 하면서 자기들끼리 즐거워하는 거에요. 한국한테 얼마나 중요한 나라인데 중국에 대한 이해가 이 수준이라면 정말 큰일이다 싶었어요. 그래서 한국사람들에게 먼저 얘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재미교포이면서 중국에서 20여 년을 살았다는 작가님의 이력이 매우 독특합니다. 처음에 정말 무작정 중국으로 떠난 건가요?


재미교포가 된 건 제가 선택한 게 아니었죠. 저한테 선택의 권리가 주어졌더라면 전 절대 미국에 가지 않았을 거예요. 그래서 미국에서 마음고생을 많이 한 것 같아요. 중국은 100% 제 선택이었습니다. 여비를 마련하기 위해 한국에서 영어교사를 3개월 정도 하고 갔죠. 물론 처음부터 중국에서 유학하겠다라는 생각은 없었죠. 뭘 알아야 그런 계획도 세울 수 있잖아요? 정말 아무것도 몰랐거든요. 지금처럼 인터넷으로 정보검색이 되던 시대도 아니고. 한 일주일정도 북경을 보고 올 생각으로 글자 그대로 배낭 하나 매고 갔어요.

 

중국은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도 잘 안되고 인터넷도 폐쇄적인데다 공산당에서 여론통제를 한다고 하는데, 중국에서 사는 것이 불편하진 않나요?


불편하죠. 그래도 10여 년간 일하고 생활하는 데는 그럭저럭 익숙해있었는데 특히 책을 쓰기 시작하면서 타언어 자료를 수집하는데 아주 애를 먹었어요. 결국 대부분을 미국에서 있는 동안 썼어요. 짱쩌민과 후진타오 땐 정말 ‘공산당이 싫었어요’. 여론통제가 참 심했거든요. 하고 싶은 말은 하고야 마는 고지식한 성격을 잘 아는 제 처나 비즈니스 파트너들이 항상 저를 말려준 덕분에 끌려가 조사를 받는 일은 없었어요. 가족을 위해서, 회사를 위해서 참은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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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작가님의 독특한 시각에서 해석한 중국관이 돋보입니다. 한국에서 15년, 미국에서 14년, 중국에서 20여 년을 보내면서 많은 경험을 하신 결과물일까요? 이에 대해 한마디 해주신다면요?


중국에서 살면서, 아니 그 동안 살면서 얻은 가장 큰 보물이 세가지 예요. 1. 나 자신을 알게 되었다. 2. 그런 자신을 포용하게 되었다. 3. 토니로서 살아도 좋다는 확신을 얻었다. 아무 연고도 없는 중국에서 살다 보니 누구의 아들, 어디 출신, 누구의 친구 등등의 레이블이 다 떨어져 나가니까 ‘자신’이 확연히 보이더라고요. 하지만 헌 레이블은 새 레이블로 대체되기 마련이죠. 북경대학을 나오고 친구들도 생기고 회사도 생기고 결혼도 하고 하니까 또 ‘자신’이 안보이기 시작하는 거예요.


그런데 운 좋게(?) 크게 한번 망했어요. 망해서 밑바닥에 떨어져보니까 알몸밖에 안 남더라고요. 일단은 돈을 벌지 않으면 마지막 보루인 가정마저 파탄될 것 같아서 체면이고 뭐고 돈 벌 수 있는 일은 뭐든지 했죠. 그렇게 정신 없이 살다 보니까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안정이 되었죠. 그 후엔 어떻게 됐겠어요? 자신감을 회복했다? 아니죠. 돈이 좀 벌리니까 더 벌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죠. 그래서 다른 회사들도 합병하고 다른 비즈니스 아이템도 연구하고… 그러던 어느 날 야후!제팬에서 사장보좌관으로 있던 제 일본인 후배로부터 회사간부들 대상 내부 세미나가 있는데 와서 얘기 좀 해달라고 하더라고요. 무슨 얘기를 듣고 싶냐고 하니까 토니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느낀 얘기를 하면 어떻겠냐고 했어요. 재미있지만 이런 얘기를 일본의 대기업에서 일하는 간부들에게 먹혀 들까 라는 걱정도 들었죠. 그런데 정작 얘기를 하고 나니까 기립박수에 우는 애들도 있는 거예요. 저도 그때 많이 울었어요. 그땐 잘 몰랐는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산 것이 헛되이 산 것만은 아니었구나 라는 회한의 눈물이었던 것 같아요.

 
그때서야 비로소 생겨먹은 그대로의 자신의 가치를 깨달았죠. 이런 가치는 사실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제 인생의 목표를 새로 정의하게 되었죠. 부자가 되자, 세상을 바꾸자, 행복한 삶을 살자 라는 목표보다 좀 더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목표: ‘죽을 때까지 나답게 살자’로. 결국 제 책에서 표현된 독특한 시각이란 건 ‘토니 다운 시각’에 충실한 결과일 뿐이죠.

 

중국과의 비즈니스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조언해주신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조급해하지 마세요. 하지만 멈춤이 없이 꾸준하게 하세요. “중국인”이라는 개념에 너무 얽매이지 마세요. “같은 인간”이라는 상식에 충실하세요. 힘들어서 중국(인)욕을 하고 싶을 땐 욕하고 싶어하는 자신에 대한 성찰을 하세요. 그래도 하고 싶어야 성이 풀릴 것 같으면 중국사람들한테 직접 하세요. 중국어는 꼭 익히세요. 익혀도 안될 땐 익히고 싶어 안달하는 마음가짐을 잃지 마세요. 한국과 비교하지 마세요. 중국은 중국 자체로 이해하도록 노력하세요. 최소한 한국에서 만들어진 붓으로 중국의 그림을 그리려는 습관은 버리도록 노력하세요. 대신 그림은 한국의 100배로 그리세요. 뭐 이 정도가 아닐까요?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뿐만 아니라 생각도 4개국어로 하신다 던데 그게 가능한 일인가요? 외국어를 배운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한국인들에게 외국어는 영어밖에 없어요. 중국어나 일본어는 그냥 사투리로 생각하세요. 외국어가 배우기 힘든 건 언어자체보다는 언어에 함축되어있는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이에요. 중국어와 일어는 그 같은 의미에서 한국어와 사실 그렇게 큰 차이는 없어요. 하지만 영어와는 많은 차이가 있죠. 하지만 요즘 보면 각기 다른 가치관들이 서로 융합되는 현상을 자주 봐요. 노자철학을 영어로 설명해도 알아듣는 외국인들이 많아졌어요. 코카콜라는 대표적인 “영어권” 기업인데 전 가치관이 상당히 동양적인데도 불구하고 제 얘기를 잘 들어줘요. 인터넷 덕분인 것 같아요.  서로 왕래가 잦아진 것도 기여를 하는 것 같고요. 그래서 영어도 예전보다는 익히기 쉬울 거라고 생각해요.

 

처음으로 책을 출간하신 거라고 하셨는데, 어려울 수 있는 내용도 쉽고 재미있게 글을 쓰시는 것 같습니다. 정말 술술 읽혔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책을 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의 계획과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요?


고맙습니다! 저 사실 지난 20여 년간 한국어를 쓸 기회가 많지 않았어요. 그래서 한국어가 많이 서툴러요. 그러다 보니까 얘기하는 구어체로밖에 글이 나오질 않더라고요. 앞으로 계획은 일본, 중국어, 영어로 책을 펴낼 생각입니다. 주위에서 자기들이 못 알아보는 한국어로 책 썼다고 불평하는 친구들이 많아서요. 책 내용은 다소 다를 수 있지만 상관없죠. 무슨 주제로 쓰든 전 “토니의 가치관”을 견지할테니 결국 독자들이 얻어가는 건 별 차이가 없을테니까요. 그리고 한편으론 제가 고문으로 있는 코카콜라회사의 영향력을 활용해서 제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회사 내부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들에게 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 세상을 좀 더 좋은 세상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다른 기업들에게도 그 뜻을 이루는 힘이 되고 싶어요.


독자분들께 하고 싶은 말은 우선 저 같은 무명인의 책을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제 책이 여러분들의 삶에 진정으로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조심스럽게 기대해봅니다.


 

 

토니, 중국을 생각하다토니 리 저 | 미래를소유한사람들
동서양을 넘나드는 글로벌한 시각으로 중국을 재해석함으로써 우리가 지금까지 가졌던 중국과는 확연히 다른 새로운 중국을 접하게 해주면서 편견을 뛰어넘는 공감을 이끌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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