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 리뷰 대전] 앨비는 다정한 도넛맨입니다
책 싫어하는 아이에게 스윽 내미는 책
책 읽히기는 밥 먹이기만큼 힘들다. 게다가 언젠가는 먹게 되는 밥과 달리 책은 안 읽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방과 학원을 옮겨 다니는 사이 즐거운 독서가 사라진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이제부터 소개하는 책은 읽으라고 잔소리 할 필요가 없다. 스윽 내밀면 책이 알아서 할 것이다. 재미있으니까.
유명사립학교에서 일반공립학교로 전학을 가게 된 앨비는 잘하는 게 별로 없는 아이다. 수학도 못하고 5학년 또래 아이들이라면 읽어야 할 책도 읽지 못한다. 받아쓰기 시험에서는 D를 면치 못하고 학교에서는 친구들의 놀림거리가 되곤 한다. 하지만 좋아하는 것이 있다. 2학년 아이들이나 읽을 법한 빤스맨 만화책이라던가, 뉴욕에서 맛볼 수 있는 온갖 맛있는 도넛, 그리고 아이들이 말을 더듬는다고 놀리는 같은 반 친구 '베베베베시'.
어딘가 모자란듯한 앨비는 현재 자신의 상황을 딱 자기만큼만 이해한다. 앨비의 엄마는 학습능력이 떨어지는 앨비가 난독증에 걸린 게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약간의 장애가 있는 거라고. 검사도 해보지만 난독증이 아니라는 결과가 나온다. 하지만 앨비가 보기에 엄마는 내가 병이 아니래도 별로 기뻐하는 것 같지않다. 앨비의 아빠는 앨비가 좋아하는 A-10 선더볼트를 일년 반 전에 앨비에게 사주었다. 꼭 같이 만들자는 약속을 일 년 반째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 아빠지만 언젠간 아빠가 함께 만들자고 할지도 몰라서 앨비는 일 년 반째 비행기를 조립하고 있다.
『아트걸과 도넛맨』은 앨비의 마음을 담은 일기 같은 책이다. 앨비는 엄마와 아빠가 원하는 대로 하려다 보니 늘 부족하고 잘 하지 못하는 아이다. 친구들 사이에서도 소위 멋진 아이가 되기 위해 스스로 멋지지 않다고 생각하는 행동을 하다가 진짜 소중한 친구와 멀어질 뻔 한다. 그런 앨비의 곁에 아트걸 칼리스타 누나가 나타난다. 칼리스타 누나는 엄마가 가보라는 박물관 대신 동물원에 데려가 주고, 엄마가 읽으라는 ‘조니 트리페이스’대신 앨비 좋아하는 빤스맨을 읽어도 된다고 한다. 잘 하는 게 뭔지 모르겠지만 나도 잘 하는 걸 하고 싶다고 말하는 앨비에게 캘리스타 누나는 네가 좋아하는 걸 하라고 얘기해준다.
하지만 그 나이 아이들이 그렇듯 앨비도 자기기 좋아하는 걸 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알지 못한다. 좋아하는 걸 하기 위해선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많은 벽에 부딪히기도 한다. 때로는 견디기 힘든 어려움이 닥쳐 다시는 어두운 동굴 속에서 나오지 못할 것 같다. 하지만 앨비는 모진 말들을 마음 속에서 굴리고 굴려 둥글게 만든 다음 아픔을 가볍게 만드는 법도 알게 된다. ‘지금 그 자리에 있지 않으면 가고자 하는 곳에 갈 수 없다’는 수학 특별반 선생님의 이야기가, 형편없이 못하더라도 하고 싶은 걸 계속 찾아 보라는 칼리스타 누나의 이야기가 앨비를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어준다.
1등이 되지 못했다고 누가 감히 그 인생을 실패한 인생이라고 할 수 있을까?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그리고 자신이 얼마나 다정한 도넛맨인 지를 깨닫게 된 앨비처럼 우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행복해지기를 간절히 바라게 되는 동화다.
아트걸과 도넛맨리사 그래프 글/최지현 역 | 찰리북
미래에 대한 불안과 스트레스로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위로하는『아트걸과 도넛맨』이 찰리북에서 출간됐습니다. 스스로 ‘잘하는 건 아무것도 없고, 그냥 도넛을 정말 좋아하기만 한다’고 생각하는 초등학교 5학년 앨비가 미술 대학에 다니는 보모 칼리스타 누나를 만나면서 경험하는 잔잔한 변화와 성장을 그린 책입니다.
<리사 그래프> 글/<최지현> 역10,800원(10% + 5%)
“잘하는 게 아니라 좋아하는 걸 해야 해.” 지친 일상을 위로하는 조용한 힐링 동화 미래에 대한 불안과 스트레스로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위로하는『아트걸과 도넛맨』이 찰리북에서 출간됐습니다. 스스로 ‘잘하는 건 아무것도 없고, 그냥 도넛을 정말 좋아하기만 한다’고 생각하는 초등학교 5학년 앨비가 미술 대학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