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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4주 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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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의 경제학적 논리와 철학적 지향을 밝힌 『사회신용』, 건강 염려증을 신랄하게 파헤친 『나는 왜 늘 아픈가』, 한국 자동차 100년사를 다룬 『자동차, 시대의 풍경이 되다』 등 주목할 만한 이 주의 신간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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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신용
클리포드 H. 더글러스 저/이승현 역 | 역사비평사 | 원제 : Social Credit

이번 총선에서 나온 화두 중 하나는 '기본소득'이었다. 각 정당마다 방법은 다르지만 일을 하지 않아도 기본적으로 소득을 준다는 점에서 효용 여부와 실제 북유럽의 적용 사례를 두고 격론이 벌어졌다. 그러나 기본소득의 개념이 탄생하게 된 역사적 배경이나 경제학적 쟁점에 관해서는 상대적으로 논의가 없었다. 저자는 1920년대에 이미 '사회신용론'을 창시하고 구매력과 제품 가격 간 괴리를 해소할 수 있도록 국민배당을 전 국민에게 균등하게 배분하고 인플레이션의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가격을 조정하는 메커니즘을 적용할 것을 제안했다. 이 두 요소를 통해 소비자는 원하는 만큼 생산된 제품을 구입할 수 있고, 그 소비는 자동적으로 생산의 지속을 보장해주게 된다. 저자의 사상은 캐나다의 사회신용운동에 영감을 주었으며, 호주와 뉴질랜드에서는 그의 철학을 추종하는 정당이 설립되기도 했다.

 

 

나는 왜 늘 아픈가
크리스티안 구트 저/유영미 역 | 부키

저자는 40대 초반 건강 상담을 받는다. 상담을 해 주던 의사는 운동 습관이라든가 흡연 여부 등을 캐묻다가 스테이크 옆에 딸려 나오는 야채들을 장식품으로만 여기고 아침마다 빈속에 필라델피아 크림치즈를 들이붓는 식생활에 문제가 많다고 지적하면서, 이렇게 한다면 나이가 들어 큰 일이 날 거라 으름장을 놓는다. 겁이 난 저자는 추가로 대사 이상 검사에 심장 검사, 전신 내시경 검사까지 받기로 하는데, 문득 유한한 삶을 온통 건강과 젊음에 집착하는 데 쓰는 게 과연 바람직한지 회의를 품게 된다. 의학이 내세우는 무조건적인 예방 수칙을 따르면 얼마나 건강해질 수 있을까? 젊음을 되찾기 위해 안티에이징 시술에 아낌없이 돈을 쏟아붓는 연예인, 온종이 컴퓨터 앞에서 건강 정보를 읽는 사람들, 독감 예방접종을 받지 않는 사람들과 그들을 무책임하다며 겁을 주는 언론 등 건강에 대한 광기와 과장, 맹신이 가득한 이 사회를 조롱하는 책. 다만 조롱에 끝나지 않고 건강 강박증에 휩싸인 채 허무한 인생을 살지 말라고 조언하기도 한다.

 

 

자동차, 시대의 풍경이 되다
이문석 저 | 책세상

자동차가 처음 국내에 들어온 조선시대부터 무인 자율주행차 출시가 목전에 와 있는 현재까지, 거리 풍경을 주도했던 자동차들을 돌아본다. '굴러다니는 쇠망아지'로 인식되었던 일제시기 자동차에서부터 '새나라', '포니', 마이카붐 시대의 '쏘나타' 등을 거쳐 '에쿠스'와 '제네시스'까지 자동차 디자인 이미지과 함께 디자인에 영향을 끼친 경치와 경제, 산업, 사회, 문화 환경을 엿본다. 자동차의 이름과 디자인을 모두 외우는 어린이들도, 마이카를 꿈꾸는 사람들도 좋아할 만한 책이다. 저자는 현대자동차 디자인팀에서 10여 년간 실무자로 활동하고 지금은 대학에서 산업 디자인을 연구하고 있다.

 

 

좋아 보이는 것들의 비밀
이랑주 저 | 인플루엔셜

누구나 좋아 보이는 것에 끌린다. 그런데 왜 그게 좋아 보이는지를 설명하는 건 쉽지 않다. 디자인이 좋아서, 색이 강렬해서, 트렌드에 맞아서, 제품의 질이 좋아서, 광고를 많이 하기 때문에…. 사람이 '좋다'라고 느끼는 것은 오감을 통해서 느끼는 본능적인 판단이다. 그리고 그 아래에는 치밀하고 과학적인 법칙이 숨어 있다. 색상, 빛의 색온도, 빛의 각도, 동선 등 작은 것 하나로도 확실한 차이를 만들어내는 방법을 9가지 법칙으로 정리했다. 기본 색상 70%와 보조색상 25%, 주제 색상 5%의 비율로 물건의 색상을 디자인하라든지, 인간의 본능에 따라 상품을 진열하는 방법이라든지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조언으로 가득하다.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에게
박진영 저 | 시공사

종종 인생의 결승선을 향해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달리는 사람들이 있다. 열심히 공부해 대학에 입학하고, 직장에 들어가 야근을 하고 2주에 한 번은 직장인 영어스터디에 나가는 종류의 사람들. 흔히 사람들은 세상(타인)이 정해놓은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인생이 잘못될 거라 생각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세상의 시선이나 기준을 신경 쓰지 않고 살 수는 없지만, 그것들이 인생을 흔들어 지치게 한다면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 『눈치 보는 나, 착각하는 너』, 『심리학 일주일』에서 자존감과 관계에 관해 이야기한 저자는, 이번에는 지난 2년간 건강상 어려움을 겪으며 자신이 직접 위로를 얻은 심리학을 이야기한다.

 

 

가족어 사전
나탈리아 긴츠부르그 저/이현경 역 | 돌베개

현대문학 가운데 탁월한 문학작품 중 많은 수가 전후(戰後)에 등장하게 되는 건 흥미로운 현상이다. 가령 1차 세계대전 후 미국에서 '로스트 제너레이션'으로 불리우는 작가들이 등장하였고, 2014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파트릭 모디아노는 지금껏 전후의 프랑스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을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전후의 주류 문학의 흐름에 가담하지 않고 오히려 여성으로서 경험한 일들을 진솔하게 이야기하는 방식을 택한다. 첫 장편소설 『도시로 가는 길』에서는 인종법으로 아브루초 지방에 남편과 아이들과 추방되었을 때 마을 사람들의 자신들을 향한 연민과 말 없는 보살핌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파시즘과 전쟁 시기의 기억을 되살려내지만 그 참혹한 현장을 극적으로 묘사하는 대신에, 그 어려운 시절에도 계속되는 가족의 일상을 하나하나 기억하여 불러낸다. 공식적인 역사가 기록할 수 없는 일상의 세목들이 모여 인생이 되는 것이지, 역사가 기억하는 사건이 바로 인생이 될 수는 없다. 이 책이 실재했던 일들을 썼다고 하지만, 굳이 소설로 읽혀야 한다고 작가가 강조하는 것은 이러한 이유이다.

 

 

환자가 된 의사들
로버트 클리츠먼 저/강명신 역

정신과 정문의인 저자가 환자가 된 의사 칠십여 명을 심층 인터뷰한 질적 연구의 결과물이다. 환자가 된 의사들은 이제까지 자신이 치료하던 입장에서 치료받아야 하는 입장이 되면서 죽음의 문턱에서 인간의 유한성을 생각하게 된다. 스스로 자기 질병을 치료해야 하는 의료계 내부인의 처지, 질병에 걸린 사실을 공개하고 난 후에 겪는 차별, 질병을 겪어내는 과정에서 오는 존엄성과 정체성 상실의 문제와 함께, 환자가 되기 전에는 고려하지 못한 환자와 의사와의 소통 문제, 최적의 치료를 위한 의료 패러다임의 전환 방법, '고장난 신들'이 고백하는 현대 의료시스템의 한계를 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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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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