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드득 뜨득…… 딱!
2월 1주 신간
언어를 뛰어넘는 그림 이야기 『알』, 어색한 문장을 속 시원하게 봐 주는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너무 많은 물건을 어떻게 할지 명쾌하게 말해주는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 장그래가 돌아왔다! 『미생 - 아직 살아있지 못한 자 10』 등 눈에 띄는 이 주의 신간을 소개합니다.
알
이기훈 저 | 비룡소
병아리를 사 달라고 조르는 아이와 말리는 엄마가 등장한다. 아이는 엄마 몰래 달걀을 품어서 직접 병아리를 키우려고 한다. 시간이 흐리고 달걀에 금이 가기 시작하더니 뜨드득 뜨득…… 딱! 마침내 알을 깨고 나온 것은? 놀랍게도…… 호랑이, 코끼리, 사자, 코뿔소, 기린, 얼룩말들. 아이는 엄마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애를 쓰면서 새끼 동물들을 키운다. 동물들이 커 갈수록 방 안은 엉망진창이 되고, 엄마는 아이를 나무란다. 깊은 밤, 아이는 훌쩍 커 버린 동물들을 데리고 동네 근처 호수로 달려간다. 먹구름이 점점 몰려들더니 후두두 비가 쏟아진다. 빗줄기는 점점 굵어지고 어느새 빨라진 물살에 아이를 태운 오리 배는 아래로 휩쓸려간다.
한마디 말 없이 그림으로만 채워진 책이다. 표지부터 뒤표지까지 치밀하고 완벽한 그림 연출로 글 없이도 그림 이야기 세계로 빠져들게 된다. 작가의 전작 『빅 피쉬』를 이은 기대되는 신작.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김정선 저 | 유유
저자는 20년 넘게 단행본 교정 교열 일을 하며 남의 문장을 다듬어 왔다. 문학과지성사, 생각의나무, 한겨레출판, 현암사, 시사IN북 등의 출판사에서 교정 교열 일을 했다. 머리말에는 저자가 책을 쓴 이유를 담았다. "내가 문장을 다듬을 때 염두에 두는 원칙이라고는, '문장은 누가 쓰든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위에서 아래로 순서에 따라 쓴다'뿐이다. 나머지는 알지 못한다. 굳이 알고 싶지도 않고. 그렇다고 주먹구구식으로 일하는 건 아니다. 내 마음에 들고 안 들고를 기준 삼아 남의 문장을 손보는 것도 물론 아니다. 문장 안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면서 문장을 어색하게 만드는 표현들은, 오답 노트까지는 아니어도 주의해야 할 표현 목록쯤으로 만들 수 있다. 바로 그 주의해야 할 표현 목록을 이 책에 담았다." 내가 쓰고도 잘 썼는지, 우리말 표현이 어색하지는 않은지 긴가민가한 글쓴이들이 읽으면 두루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이다.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
곤도 마리에 저/홍성민 역 | 더난출판사
이 최소한의 물건과 간소한 생활양식을 통해 행복을 추구하는 '단순한 삶', '심플한 삶'이 대세다. 그러나 '심플'이라고 해서 무조건 물건을 줄이는 데 집중하면 다시 집이 지저분해지거나 물건이 불어나기 쉽다. 남은 물건들에 만족하지 못해 자꾸 무언가를 사들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설레는 물건만 잘 골라서 남기고 나머지는 버리라고 말한다. 그런 뒤 설렘을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각각의 자리를 정해주라고 이야기한다. 첫 저서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을 통해 '눈앞의 물건을 무조건 가리고 숨기기보다, 물건과 나 사이에 관계를 설정함으로써 설레지 않는 물건은 과감히 버리고 남은 물건들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자신만의 정리 철학을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소개된 정리법은 '곤마리 정리법'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지금까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번 책은 이 같은 저자의 정리 철학을 실천에 옮길 수 있는 물건별 정리법을 담고 있다.
미생 - 아직 살아있지 못한 자 10
윤태호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이 "전체 노동자의 12.3퍼센트를 차지하는 이들이 커다란 대기업 현관을 향할 때, 전체 노동자의 87퍼센트에 달하는 종사자가 골목으로 들어선다." 이 선언 같은 시작은 『미생』 시즌 2의 미래를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앞으로의 이야기가 87퍼센트 노동자들의 골목골목으로 확장되고 현실의 민낯을 가감 없이 드러낼 것이다. 작가는 이 만화를 통해 독자 개개인이 자신을 목격하도록 하는 것이 유일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뛰어난 팀장, 정의로운 상사였지만 내부고발자라는 불명예를 벗지 못한 오 차장, 능력 있는 직원, 믿음직한 사수였지만 승진을 놓친 낙오자 김 대리, 신입답지 않은 통찰, 집중력과 끈기를 가졌지만 정사원이 되지 못한 장그래. 이들을 보면서 자신에게 어떤 의미를 부여할지는 오로지 독자의 몫이다.
유럽의 작은 도시
톰 체셔 저/유지현 역 | 이덴슬리벨(EAT&SLEEPWELL)
여행가로서 전 세계를 여행하며 모르는 관광지가 없다고 자부한 저자는 어느 날, 항공 예매 사이트를 둘러보다가 생소한 유럽의 소도시 이름들을 보게 되었다. 그중 폴란드의 슈체친으로 향하는 비행기가 저가항공사 특가로 1펜스(약 18원)로 나와 충동적으로 표를 예매하게 되었고, 그때부터 색다른 소도시 여행이 시작되었다. 가이드북에도 자세히 나오지 않는 곳들이라 여행 정보를 모으려 해도 알고 가기 불가능하다. 그래서 저자는 현지인들과 현지 가이드를 만나 소도시의 이야기를 듣는다. 그리고 궁금한 게 있으면 그 도시의 시장도 찾아간다. 솔직하면서 유머러스하고, 그러면서도 다양한 분야에서 박학다식하게 글을 풀어내는 글솜씨로 제2의 빌 브라이슨으로 불리며 각종 언론의 찬사를 받았다.
원피스식 인생철학
지지엔즈 저/오혜원 역 | 지식여행
흔히 '철학'이라고 하면, 어쩐지 고상하고 점잖은 학문을 떠올린다.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치열한 고민과 인생의 진리를 더듬기 위한 시도는 누구에게나 깊은 갈증을 불러일으킨다. 그래서 제목만 봐도 눈이 핑핑 돌고 한숨이 푹푹 나오는 철학서를 손에 들지만, 끝내 내가 닿을 수 없는 종류의 학문이라고 절망하며 책을 내려놓는다. 저자는 바로 이 점이 안타까웠다. 철학은 이론보다는 '실천'이며, 그것은 다름 아닌 '꿈'에 관한 이야기라고 믿는 까닭이다. 그래서 이 책은 결코 거창한 철학을 다루지 않는다. 『원피스』 속 희로애락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내 삶의 고민이 책장에 떠오른다. 말하자면, 해적왕을 꿈꾸며 '사소한 일에 목숨을 거는' 루피와 일상의 우리에게는 다른 점이 하나도 없다. 그저 꿈을 이루고자 인생이라는 여행에 나선 모험가일 뿐이다.
유엔미래보고서 2050
박영숙,제롬 글렌 공저 | 교보문고
이 책은 신기술과 미래의 모습을 포함해 기술의 발달로 인한 사회구조의 변화, 그리고 그에 따라 바꿔야 할 사고방식에 관해 중점적으로 다루고자 했다. 지금까지 《유엔미래보고서》 시리즈는 에너지, 인공지능, 직업, 우주개발, 수명연장 기술 등 주로 소재적인 키워드를 중심으로 미래예측을 소개해왔다. 이번에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창조, 문제 해결, 융합과 연결, 확장 등 미래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키워드를 선택했다. 변화는 여러 분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며 각각 개별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모든 변화는 이들 키워드로 수렴한다. 블록체인, 협업 경제, 핀테크, 머신 러닝 등 이름만 들었지 익숙하지 않은 수많은 변화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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