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역사에 기록된 진짜 예수의 모습

김민웅 교수의 『예수는 왜 죽었는가』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예수는 왜 죽었는가』는 역사적 기록에 근거해 예수의 삶을 재구성한다. “예수가 어떤 일을 성취했고, 그 때문에 어떻게 목숨을 잃었는지” 이해하기 위해서 당시의 상황과 예수의 행적을 면밀히 살폈다. 그러자 구세주이기 이전에 시대의 모순에 저항했던 뜨거운 사람으로서 예수가 모습을 드러냈다.

3.gif

 

사료를 바탕으로 복원한 예수의 삶


예수는 왜 죽었을까. 성경에서 기록하듯 인간의 죄를 사하여 주기 위함일까. 『예수는 왜 죽었는가 : 신화가 아닌 역사』 (이하 『예수는 왜 죽었는가』)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사뭇 다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예수는 왜 죽었는가』는 종교가 아닌 역사적 관점에 서서 예수의 생애를 바라본다. 빌 오라일리와 마틴 두가드, 두 저자가 “이 책은 종교서가 아니다”라고 단언하는 이유다. 로마 가톨릭 신자이며 동시에 역사 연구가이기도 한 이들은 메시아(구세주)로서의 예수가 아닌 “로마제국의 변방을 뜨겁게 달군 한 사람, 평화와 사랑의 철학을 설파함으로써 대단히 강력한 적을 무수히 만든 한 인간”으로서 예수를 말한다.

 

두 사람은 중요한 인물들에 관한 진실을 말하기 위한 작업으로 『킬링 링컨』 『킬링 케네디』 『킬링 패튼』 등의 저서를 함께 저술했으며 『예수는 왜 죽었는가 Killing Jesus』 역시 그 연장선상에서 출간됐다. 이들은 “예수의 생애에는 상당한 공백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빈 곳을 메우기 위해 “최대한 입수 가능한 증거를 토대로 예수가 겪었을 일들을 재구성”했음을 밝히고 있다. 그 과정에서 사료를 바탕으로 예수의 발자취를 되짚었음은 물론이다. “예수가 어떤 일을 성취했고, 그 때문에 어떻게 목숨을 잃었는지 이해하려면 먼저 그 주변에서 무슨 일어났는지 알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예수는 왜 죽었는가』를 번역 출간한 문학동네는 지난 24일 저녁, 독자들과의 특별한 만남을 준비했다. 김민웅 성공회대 교수와 함께 『예수는 왜 죽었는가』를 읽는 시간을 마련한 것이다. 지난 2월 한 달 동안 ‘삶, 그리고 우리 곁의 인문학’이라는 주제로 인문학 강연을 이어온 문학동네는 대미를 장식할 주인공으로 『예수는 왜 죽었는가』와 김민웅 교수를 선택했다. 그들의 이야기는 물론 단 하나의 질문에서 출발했다. 예수는 왜 죽었을까.

 

“‘예수는 왜 죽었지? 누가 죽인 거야?’라는 질문은 ‘그가 어떻게 살았기에?’ 라는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예수는 왜 죽었는가』는 바로 그 이야기를 여러분께 풀어줍니다. 이 책의 중요한 특징은 성서를 바탕으로 했지만 성서 안의 비어 있는 지점들을 역사적으로 복원시켰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특징은, 고대사의 복원에 그치지 않고 그것과 성서의 이야기를 연결시켰다는 것입니다. 『예수는 왜 죽었는가』를 통해서 성서와 예수 이야기를 다시 읽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오해했던 부분들을 풀어낼 수 있습니다.”

 

김민웅 교수는 성서에 기록된 예수의 이야기가 곡해되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은 ‘착한 사마리아인’에 대한 내용이다. 신약성서가 전하고 있는 이 이야기에는 강도를 만난 유대인이 등장한다. 그가 길 위에 쓰러져 다른 이의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을 때, 당시 사회의 상류층이었던 제사장과 레위인이 나타났다. 그러나 곁을 지나쳐갔을 뿐이다. 그에게 도움을 준 이는 유대인에게 멸시 당하던 사마리아인이었다. 이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선행’의 가치에 대해 깨닫는다. 그러나 김민웅 교수는 그보다 더 깊은 가르침이 숨어 있다고 말한다.

 

“이 이야기는 젊은 율법 학자의 질문에서 시작됩니다. 그가 ‘예수님, 영생을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라고 묻자 예수님께서는 ‘율법에는 어떻게 쓰여 있느냐’고 되물으셨습니다. 그가 ‘하나님을 사랑하고 내 이웃을 사랑하라고 쓰여 있습니다’라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는 그렇게 하면 된다고 말씀하셨죠. 그러자 율법 학자 다시 묻습니다. ‘내 이웃은 누구입니까’라고요.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착한 사마리아인’ 이야기를 들려주십니다.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과 똑같다는 사실을 가르쳐 주시는 것이죠. 결국 사마리아인은 다른 사람을 구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도 함께 구한 것입니다.”

 

1.gif


예수가 죽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


뒤이어 김민웅 교수는 “예수는 특권을 타파하고 기득권을 해체하고 사회를 뒤흔드는 존재였다”고 덧붙였다. ‘착한 사마리아인’ 이야기에 등장하는 제사장과 레위인은 특권과 기득권을 향유하는 이들이었다. 그들은 유대인 사회에서 명예를 얻고 존경을 받았다. 그러나 예수는 그들이 영생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리고 당시 유대인들로부터 ‘구원 받을 수 없는 사람’으로 여겨졌던 사마리아인이 영생을 얻을 것이라 이야기한 것이다. 이렇듯 예수는 아픈 사람을 껴안고 강자를 공격하고 악한 자와 맞섰다. 그러므로 김민웅 교수는 “예수를 믿는다면 약자를 괴롭히는 것은 예수를 죽이는 것과 같다고 얘기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 곁의 교회는 사회의 모순과 위선에 저항했던 예수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 김민웅 교수는 『예수는 왜 죽었는가』의 추천사에서 다음과 같이 적었다.

 

오늘날 대부분의 한국 교회는 교리의 동굴에 가둔 아주 얌전하고 점잖은 예수를 세상에 선전하고 있다. 그것은 뇌관을 제거한 예수다. 그들은 예수가 기존질서에 온몸을 던져 충돌하고 끝내 죽임을 당하는 상황에 대해 침묵한다. 그것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간에 예수를 죽인 세력들에 대한 변호가 되고 만다. 예수의 삶과 희생을 무(無)로 돌리는 행위다. (예수는 왜 죽었는가』 추천사 중)

 

‘예수를 죽음에 이르게 한 자들은 누구이며 그들은 왜 예수를 죽였는가’를 알기 위해서는 예수의 행적과 그 안에 감춰져 있는 진심을 살펴야 한다. 그는 무엇을 이야기하고 무엇을 보여주었던 걸까. 그로 인해 그의 곁으로 몰려온 사람들은 누구였으며, 또 그의 반대편에 선 자들은 누구였을까. 김민웅 교수의 대답은 명쾌하다.

 

“예수는 세상이 짓밟고 죄인이라고 몰아내고 못난 놈이라고 밟아버리는 모든 사람들의 안에 있는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시키는 일에 진력을 다했습니다. ‘저들은 너를 죄인이라고 한다, 그러나 하늘은 너희를 아들과 딸이라고 부른다’고 말해줌으로써 눈을 뜨게 한 것이죠. 이런 이야기를 당대의 권력자들이 좋아할 리 없었겠죠. 자신들이 마음껏 부리던 이들이 각성되는 것이 무서웠던 거예요. 그들이 자신의 존엄성을 찾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던 겁니다.”

 

예수가 죽음의 길을 걸어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김민웅 교수는 “그래야만 힘없는 사람들이 정의롭고 좋은 세상에서 살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예수는 자신처럼 죽는 세상을 끝장내기 위해서 죽은 겁니다. 정의를 위해서 사는 것이 고통의 원인이 되지 말아야 하잖아요. 평화를 위해서 사는 것이 짓밟히는 일의 시작이 되어서는 안 되잖아요. 진실을 위해서 헌신하는 것이 탄압의 대상이 될 수는 없는 거잖아요. 그래서 예수는 ‘이런 일은 나에서 끝내야 돼’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겁니다. 그리고 예수와 같은 마음을 품은 사람들이 도처에서 생겨났죠. 지금 우리 사회에도 자신을 던지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덕분에 우리 사회가 버티고 있는 것이고 절망하지 않는 것이죠.”

 

『예수는 왜 죽었는가』가 그러하듯 김민웅 교수의 강연 역시 ‘부활’에 대한 이야기로 끝을 맺었다. 그는 예수의 부활이 우리에게 던지는 과제에 대한 성찰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지금 우리 안에서, 이 세상 속에서 되살려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질문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에 앞서 필요한 것은 ‘예수를 새롭게 읽는 것’이라고 말하며, 김민웅 교수는 독자들을 향한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예수는 왜 죽었는가』 안에서 제대로 된 예수의 이야기를 읽어내시길 바랍니다. 그렇다면 한 개인의 실존적인 힘도 생길 것이고, 오늘의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근력도 생길 겁니다. 그리고 용케도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을 찾아내서 함께 연대하게 될 겁니다. 저는 예수가 죽임 당하지 않는 세상을 바라는 마음으로 『예수는 왜 죽었는가』를 읽습니다.”

 

 

 

 

 


 

img_book_bot.jpg

예수는 왜 죽었는가 : 신화가 아닌 역사 빌 오라일리,마틴 두가드 공저/이광일 역 | 문학동네
아마존 역사 분야 1위, 60주 연속 베스트셀러 예수의 삶과 죽음의 진실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책!! 과연 예수가 인류에게 남긴 것은 무엇이며, 그가 자신의 삶과 죽음을 통해 인류에게 가져다주려 했던 약속은 실현된 것인가? 만약 실현되지 않았다면, 22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그를 신으로 믿고 있는 지금, 과연 그 믿음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그리고 그 약속이, 그의 평화와 사랑의 철학이 과연 누구에 의해 훼손되고 있는가? 누가 그의 적인가? 누가 지금도 그를 죽이고 있는가?



 

[추천 기사]

- 김성찬, 좋은 부모는 나 자신이다
- 한국은 극소수의 노인을 위한 나라
- 주진우 기자와 마지막 토크 콘서트
- 현직 교사가 전하는 학교에 관한 진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4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ㆍ사진 | 임나리

그저 우리 사는 이야기면 족합니다.

오늘의 책

트럼프의 귀환, 위기인가? 기회인가?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을 거머쥔 트럼프. 글로벌 무역 질서를 뒤흔들 트럼프 2기 정부의 명암과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국제 정세에 미칠 영향에 대해 설명하는 박종훈 저자의 신간이다. 강경한 슈퍼 트럼프의 시대에 직면한 대한민국이 어떠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지 그 전략을 제시한다.

이래도 안 읽으실 건가요

텍스트 힙에는 별다른 이유가 없다. 독서가 우리 삶에 필요해서다. 일본 뇌과학계 권위자가 뇌과학으로 입증하는 독서 예찬론. 책을 읽으면 뇌가 깨어난다. 집중력이 높아지고 이해력이 상승하며 즐겁기까지 하다. 책의 장르는 상관 없다. 어떤 책이든 일단 읽으면 삶이 윤택해진다.

죽음을 부르는 저주받은 소설

출간 즉시 “새로운 대표작”이라는 타이틀을 얻으며 베스트셀러가 된 작품. 관련 영상을 제작하려 하면 재앙을 몰고 다니는, 저주받은 소설 『밤이 끝나는 곳』을 중심으로 사건이 전개된다. 등장인물들이 함께 떠난 크루즈 여행 중 숨겨진 진실과 사라진 작가의 그림자가 서서히 밝혀진다.

우리 아이 영어 공부, 이렇게만 하세요!

영어교육 전문가이자 유튜브 <교집합 스튜디오> 멘토 권태형 소장의 첫 영어 자녀 교육서. 다년간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초등 영어 교육의 현실과 아이들의 다양한 학습 성향에 맞는 영어 학습법을 제시한다. 학부모가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지침과 실천 방안을 담았다.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