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상한 “아내와 다툰 후, 반성문 쓰는 기분으로˝
여자들에게 바치는 응원가 『여자도 아내가 필요하다』 펴내 결혼을 앞둔 여자, 남자들이 일독하면 좋을 책
KBS <생방송 심야토론>, MBC 라디오 <왕상한의 세계는 우리는>으로 친숙한 왕상한 서강대 법대 교수가 세 번째 에세이 『여자도 아내가 필요하다』를 펴냈다. 왕상한은 “남자들에게 돌 맞을 각오를 하고 여자들을 위한 응원가를 썼다”고 밝혔다.
왕상한 서강대 법대 교수는 왜 『여자도 아내가 필요하다』를 쓰게 됐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이 사회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그의 어머니와 아내, 그리고 딸들이 행복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왕 교수는 아들로서, 남편으로서, 또 동료로서 남자가 여자를 위해 가능한 모든 응원과 위로를 책에 담고자 했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고 믿는 다소 비관적이었던 왕상한 교수. 그는 논리나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은 불필요한 일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결혼을 하면서 늘 긍정적인 아내 덕분에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었다. 아내의 고군분투로 언제나 따뜻했던 가정. 그러나 남편으로서 진정한 마음으로 아내에게 감사와 위로를 전한 적이 없었다. 왕상한 교수는 『여자도 아내가 필요하다』를 마무리 지으며, 아내에게 짧은 편지를 남기며 약속을 했다. “위로할 일이 만들지 않도록 노력하고, 위로할 일을 빼먹지 않도록 노력하고, 위로할 일이 생기면 제대로 위로하겠다”고.
남자들이 읽으면 더없이 좋을 책이지만, 여자들이 읽어도 퍽 위로가 될 『여자도 아내가 필요하다』. 제목만으로도 격려를 받을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아직도 여자, 남자 편 가르냐며 남자도 힘들다고 핀잔을 늘여놓는 사람이라면, 당신의 딸을 떠올려보자. 딸이 아내처럼 살아도 좋은가?
『아내도 여자가 필요하다』왕상한 저자
“제가 이른바 돌 맞을 각오를 하고 여자들에게 바치는 응원가를 쓰는 이유는 ‘왕상한’이라는 사람이 보통 남자들보다 깨어 있기 때문도 아니요, 남달리 어머니와 아내, 딸들을 생각해서도 아닙니다. 앞으로 이 책에서 계속 고백하겠지만, 저는 대한민국 평균 남자보다 더 나을 것도, 더 못할 것도 없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지금껏 여느 남자들과 다를 바 없는 보통 수준의 응원과 위로를 여자들에게 전했을 뿐입니다. 그래서 함께 배워가자는 것입니다.” (『여자도 아내가 필요하다』 6쪽)
아내에게 자주 하면 좋을 말, ‘당신 말이 맞아’
그간 독서 에세이 『결정적인 책들』, 『 딸에게 쓰는 편지』 등을 썼지만, 여성을 주제로 한 책은 처음입니다. 어떤 마음으로 집필하셨나요?
반성문을 쓰는 기분이었습니다. 아니, 실제 반성문입니다. 부부가 살면서 부부싸움 안하고 사는 사람은 없지요. 그런데 싸움을 하고 기분이 좋은 사람도 없을 겁니다. 저는 틈만 나면 글을 쓰는 버릇이 있는데요. 아내와 다투고 나서도 글을 썼습니다. 입장을 바꿔 놓고 생각하면 이해하지 못할 것도 없는데 왜 그렇게 싸웠나 후회가 되는 경우가 많았죠. 이 책은 그렇게 쓴 글들을 수정해서 펴낸 것들입니다.
남자들에게 돌 맞을 각오를 하고 글을 썼다고 하셨는데, 실제로 책을 본 지인들의 평가는 어떠했나요?
뭐, 실제 돌을 던진 사람들은 없었고요(웃음). 별 말은 듣지 못했습니다만, 책 잘 봤다고 말하는 남자 분들 중에는, 제가 그렇게 느낀 건지 몰라도, 좀 떨떠름한 표정인 분들이 있었습니다.
대화가 부쩍 줄어든 중년 부부, 자식 이야기밖에 할 이야기가 없다는 부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대화가 끊어지면, 관계도 끝난다고 생각합니다. 부부 사이에 할 얘기가 왜 없겠어요. 마음을 닫으니까 할 얘기가 없는 거지. 다만, 대화와 구별할 것이 있는데, 통고가 그래요. 상대의 입장을 헤아리지 않고 일방적으로 건네는 말이 통고지요. 통고에 익숙하면 대화는 단절될 거에요. 통고를 받았을 때 생각해 보면 너무나도 잘 이해가 되는 말일 겁니다.
여자한테 ‘이 말만은 많이 하자’, ‘이 말만은 하지 말자’가 있다면?
이 말만은 많이 하자: 네. 당신 말이 맞아.
이 말만은 하지 말자: 딴 여자는~
저자님도 때로 가정에서 아내를 위해, 아내 역할을 해주실 것 같은데요. 특별히 노력을 하고 있는 부분이 있나요?
갈등이 생겼을 때, 내 잘못은 없는지부터 살펴보려고 합니다.
아내와 단 둘이 보낼 수 있는 1주일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무엇을 하고 싶나요?
아내가 해달라는 거 해주고, 아내가 가고 싶은 곳을 가주고 싶어요.
중년 여성들은 갱년기가 지나면, 소녀가 된다고 말합니다. 남편들이 어떻게 대하는 것이 현명할까요?
소녀는 소녀로 대해야지요. 그렇지 않을까요? 소녀를 노인으로 대하면 소녀가 화나지 않겠어요?
아내들 못지않게, 남편들도 중년을 지나면 고독해지고 감성적인 성격이 됩니다. 아내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지금 준비하고 있는 책 내용입니다. 머지 않아 나올 책이니 일종의 영업비밀이라, 책이 나오면 한 번 읽어 보심이 어떨지요? (웃음)
『여자도 아내가 필요하다』를 어떤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까요?
결혼을 앞둔 여성, 결혼을 한 여성, 결혼을 앞둔 남성, 결혼을 한 남성이 읽으면 좋지 않을까요?
과거 『딸에게 쓰는 편지』를 출간하시기도 하셨는데요. 딸들이 어떤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시나요?
첫째는 만으로 8살. 둘째는 만으로 6살입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가장 많이 했던 말은 “뭐 하고 싶어?” “어떻게 해줄까?”입니다. 중요하게 생각했던 교육은 아이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자라면서 잘 펴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었죠. 두 딸이 거짓 없는 세상, 약속을 잘 지키는 세상,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는 세상, 그리고.. ‘다르다’와 ‘틀렸다’를 혼동하지 않는 세상, 치열한 경쟁 속에 아무리 갈 길이 바쁘더라도, 넘어진 사람을 일으켜 세우고, 우는 아이의 눈물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닦아주는 세상에 살았으면 합니다.
현재 <생방송 심야토론>을 진행하고 계신데요. 토론문화의 변화나 성장을 느끼시나요?
토론문화 똑같아요. 토론이 아니라 통고죠. 토론은 다른 의견을 갖고 있는 사람을 설득하는 일이고, 설득을 하려면 스스로가 상대한테 설득될 자세가 돼 있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아요. 우리나라에 토론 문화는 없습니다. 오직 통고문화만 있을 뿐입니다. 많이 아쉽습니다.
예비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이 땅에 남자로 태어났다는 건 그 자체로 기득권층이 된 겁니다. 뭐든 기득권을 내려놓는 게 갈등을 예방하는 길입니다. 고마워해야 할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살아오지는 않았는지 겸허한 반성도 필요합니다. 가정의 평화를 원하는 분들께 일독을 권합니다.
여자도 아내가 필요하다 왕상한 저 | 은행나무
곁에서 아내를 지켜보고 함께 겪어온 결혼 13년차 남편으로서 임신과 출산, 육아, 집안 살림, 고부관계, 직장생활, 나이 듦을 통해 여자들이 필연적으로 겪을 수밖에 없는 상처와 고민, 스트레스 등을 꼼꼼히 짚어가며 여성 스스로 혹은 가족의 도움과 관심을 통해 치유하고 해결해 나갈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들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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