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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아를 친구로 둔 모든 어린이에게 바치는 작가의 고백

『가방 들어주는 아이』 고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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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유명작품들은 우연히, 짧은 시간 영감을 받아 탄생한다. 『가방 들어주는 아이』도 다르지 않았다. 어느 날, 잠투정을 부리던 세 아이들이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달라고 졸랐다. 아이들을 눕혀놓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빠는 어렸을 때 가방 들어주는 친구가 있었어.’ 순간 이것을 동화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느닷없이 소나기가 쏟아지는 평일 오전, ‘북촌아트홀’엔 설렘을 숨기지 못하는 아이들이 가득했다. 부모님과 함께 가족음악극 <가방 들어주는 아이>를 관람하기 위해서다. 몇 해 전, MBC 예능 프로그램 ‘느낌표’의 선정도서를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익숙하게 느낄 제목이다. 2002년 처음 세상에 나온 『가방 들어주는 아이』는 어린이들의 지속적인 사랑을 받으며 11년 만에 동명의 가족음악극으로 재탄생했다.

2학년 새 학기 첫날. 석우는 다리가 불편한 영택이와 같은 반이 된다. 영택이와 집이 가까운 석우에게 선생님은 일 년 동안 영택이의 가방을 들어다줄 것을 부탁한다. 불편하고 귀찮은 석우는 이 심부름이 썩 내키지 않는다. 그러나 점점 영택이의 상황을 이해하게 되면서, 두 사람은 우정을 쌓아 나간다.
연극이 끝난 뒤, 원작동화의 고정욱 작가가 무대에 올랐다. 작품에 나오는 영택이와 석우의 이야기는 실제 작가의 이야기로 잘 알려져 있다. 극중 영택이보다 몸이 조금 더 불편한 1급 지체 장애인으로 평생을 살았던 그에게 학창시절 늘 가방 들어주는 친구가 있었다고 한다. 극중 석우는 작가의 고등학교 때 친구로, 실제 친구의 이름을 그대로 썼다. 고마운 친구, 문석우의 이름을 영원히 기억하기 위해서다.

장애는 불편하다. 남들보다 많은 곳을 다니며 볼 수 없다. 고정욱도 어린 시절 그 사실이 참 괴로웠노라고 고백한다. 그러나 그는 주어진 환경 속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에 몰두했다. 남들보다 많은 글을 읽고 쓴 결과 작가가 될 수 있었다. 92년 단편소설 「선험」으로 등단하여 오늘 소개된 『가방 들어주는 아이』를 포함하여 『아주 특별한 우리 형』, 『안내견 탄실이』, 『엄마의 등 학교』 등 다수의 어린이 책을 펴냈다.




어떤 유명작품들은 우연히, 짧은 시간 영감을 받아 탄생한다. 『가방 들어주는 아이』도 다르지 않았다. 어느 날, 잠투정을 부리던 세 아이들이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달라고 졸랐다. 아이들을 눕혀놓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빠는 어렸을 때 가방 들어주는 친구가 있었어.’ 순간 이것을 동화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본인의 이야기에 상상력의 살을 붙여 얘기하다 보니 자기 자신도 빠져들었다.

이렇게 십 여 년 전 탄생한 『가방 들어주는 아이』는 작가에게 큰 의미를 갖는 작품이다. 기대를 훌쩍 넘는 사랑을 받았고 인세를 모아 기적의 도서관을 짓는 데 사용했기 때문이다. 탄생만큼 결과도 기적이다.

무대 위에 선 고정욱은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분명해 보였다. 아이들 앞에서 자신의 다리에 아무 감각이 없음을 보여주는 이유도 그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가 오른쪽 다리를 손으로 들어올렸다 놓자 아무 힘이 없는 다리가 툭 하고 떨어졌고, 객석에서는 몇몇 아이들의 탄식이 터져 나왔다.

“여러분 다리는 마음대로 움직이죠? 자, 자신의 다리에 손을 올려놓고 말해봅시다. 다리야 고맙다.”

아이들이 “다리야 고맙다”를 외치기 시작했다. 고정욱 작가는 아이들이 자신의 몸에 감사할 줄 알게 된다면 이 연극은 성공한 것이라 말한다. 20분 동안 그가 들려준 메시지는 그의 동화만큼이나 따뜻하고 강력했다.




“여러분, 팔다리가 불편한 사람을 뭐라고 부르죠?”

관객석에서 저마다 다른 답변이 나온다.
그러자 작가는 지체장애, 시각장애, 청각장애, 언어장애, 지적장애 등 부모님들에게 어린이들이 정확한 용어를 알고 사용할 수 있도록 가르쳐주기를 당부했다.

“장애인의 반대말은 비장애인이죠. 정상인, 일반인, 보통사람이라는 말은 얼핏 보기엔 맞는 말 같아요. 하지만 단어 앞에 비(非)를 붙이면 비정상이라는 말이 됩니다. 이것은 장애인을 나와 다른 사람으로 인식하는 의미니까 사용하면 안돼요.”

그의 또 다른 동화 『경찰 오토바이가 오지 않던 날』 역시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등굣길마다 자신을 늘 태워다 주던 경찰관이 그 일로 표창을 받게 되었다. 언론사에서 나와 자신과 경찰관을 취재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 다음 날부터 경찰관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어린 나이에 언론과 매스미디어, 그리고 인간에 대한 신뢰를 잃었을 작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세상에 외친다. 여전히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장애인을 둘러싼 편견과 몰이해를 거두기 위해서다.

“여러분들이 자신의 성공을 남과 나누는 어린이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저도 했으니 여러분도 할 수 있어요”

아이들의 자그마한 손에서 우렁찬 박수가 터져 나온다.

“장애인을 돕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에요. 그들의 목을 긁어주고 물을 먹여주고 창문을 열어주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모두 다 도움이 될 수 있죠. 그리고 어떤 장애인들은 남의 도움을 원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그럴 땐 그냥 도와주지 않으면 되요. 원하지 않는 도움은 도움이 아니거든요.”

오늘 어린이들은 재미있는 연극 한 편만 본 것이 아니었다. 삶을 살아가며 꼭 필요한 것들을 배웠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장애를 가까운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이다. 연극이 상영되는 내내, 작가는 여느 어린이와 비교해도 손색없이 천진난만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객석에서 함께 반응했고, 누구보다 크게 웃었다. 그 순수함이 동화를 쓰는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앞으로도 고정욱 작가의 동화를 오랫동안 읽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이 책에서처럼 친구들이 장애인을 도와주고 가방 같은 무거운 짐을 들어 주는 세상, 그런 세상이 빨리 오면 좋겠습니다.’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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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 들어주는 아이 고정욱 저/백남원 그림 | 사계절
같은 반 친구 중에 장애인 친구가 있습니까? 있다면 그 친구에게 어떻게 대하고 있나요. 혹시라도 한번도 마음을 열어본 적이 없지는 않나요? 두 팔에 목발을 짚고 다니는 영택이를 위해 같은 반 친구 석우는 매일 가방을 들어줍니다. 같은 반 아이들은 바보라고 놀리지만 석우는 영택이를 모른 척 할 수가 없습니다. 방학이 되어 영택이는 다리 수술을 하러 여수로 가고 돌아온 영택이의 모습은 목발을 두 개 아닌 하나만 짚고 있었지요. 3학년이 된 아이들 영택이는 3학년 교실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요? 따뜻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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