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에 적응하지 말고, 삶의 속도에 저항해 보세요
『삶의 속도, 행복의 방향』 김남희 작가
“당신의 삶의 속도는 몇 km입니까?”라는 질문의 답을 찾으러 ‘문향재’ 로 사람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그곳은 비록 빠른 속도의 삶을 지향하는 도시의 한 가운데 위치했으나, 여유로이 우리네 ‘삶의 속도, 행복의 방향’을 나눌 수 있는 자리였다.
행복을 찾아 떠나는 느린 여행
이번 여행은 김남희 작가가 자신의 멘토인 쓰지 신이치와 함께 일본과 한국을 여행하면서 성장과 속도가 중요한 사회에서 그러한 삶을 선택하지 않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되었다고 했다. 여행지 중에서 김남희는 ‘부탄’과 ‘홋카이도’의 ‘베델의 집’이 그녀의 생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인상적이었다고 털어놓았다. 그곳에서 찍은 사진을 독자와 공유하면서 독자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듯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하나, 국민총행복지수(GNH)를 측정하는 나라, 부탄
“부탄은 전세계가 경제적 성장을 추구하던 1972년에 19세의 왕이 즉위하면서 계량화하기 어려운 국민 개개인의 행복을 측정하겠다고 통치 발표를 하면서 GNH(Happiness)라는 말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러한 부탄은 행복해지기 위한 필수조건으로 ‘깨끗한 물과 공기, 경제적 성장과 영적인 성장의 공존, 국가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의 정체성의 인지’ 등의 몇 가지를 헌법으로 지정할 만큼 중요하게 여긴다. 어떤 이들은 깨끗한 물과 공기가 어떻게 행복의 조건일 수 있냐고 의문을 가지지만 일본은 원전 사건 이후 이것의 필수성을 몸소 느끼고 있다. 부탄은 그런 사건을 겪지 않고도 이미 이를 인지하고 있었다.”
부탄에서 쓰지 신이치의 친구이자 가이드의 고향인 치몽 마을을 방문했을 때, 두 사람은 그 마을에 최초로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그 지방에서 귀한 음식인 방창(막걸리)와 아라, 오렌지, 달걀 등을 접대하는 의식을 수십 차례나 반복했다. 거기서 김남희는 부탄 사람들의 여유와 정에서 부드럽고 당당함을 느꼈다고 한다.
두 사람은 굳이 ‘당신 행복해요?’라고 묻지 않아도 부탄 사람들의 모습에서 한국 사람보다 행복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들과 만난 뒤, 물질적인 부가 행복의 조건이 아니라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가가 행복과 관계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현대인은 놀이와 일이 분리되는 삶을 산다. 그래서 놀이가 돈을 주고 사야하는 소비의 형태로 전락했다. 부탄은 일하면서 놀고, 놀면서 일하는 일과 놀이가 하나인 곳이었다.
둘, 약해도 괜찮다고 말하는, 홋카이도 베델의 집
이어서 김남희 작가는 홋카이도에서 겪은 일을 회상했다.
홋카이도에 베델의 집이라는 곳이 있다. 정신적 질병을 가진 장애인들이 모여 사는 공동체다. 사회에서 격리된 삶을 살고 있는 그들은 사회구성원이 되고 싶다는 열망으로 회사를 만들었다. 그들이 처음 한 것은 자른 다시마를 비닐봉지에 넣는 일이었지만 그들은 그것조차 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베델의 집에서 그들은 포기하지 않고 서로를 도우며 일하기 시작했다. 일을 포기하지 않은 결과, 지금은 자신들의 영역을 점차 확대해서 책, 음반 등을 만들기도 하고 강연도 하는 등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베델의 집이 내세우는 모토 덕분이다. 이 공동체를 만든 무카야치 사회복지사와 도립 정신병원 원장은 ‘가족은 규칙이 없다.’, ‘병은 이세상의 삶의 증거이므로 끌어 안아야 한다’라는 생각으로 그들에게 약한 모습 그대로도 괜찮다는 믿음을 심어줬다. 이외에도 ‘이익이 나지 않는 것을 소중하게’, ‘안심하고 땡땡이 칠 수 있는 회사를 만들자’, ‘오늘도 내일도 순조롭게 문제투성이’, ‘편견, 차별 대환영’ 이라는 모토가 지금의 그들을 만들었다. 사회는 약자를 소외시키지만, 여기서는 누구든 약자니깐 약해도 괜찮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그들 중의 다수는 사회에서 너무 ‘감바떼 쿠다사이(힘내세요)’하다가 스트레스로 정신적 질병을 얻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베델의 집에서 만났던 싱어송라이터 시모노군이 불러준 노래는 마치 나에게 약해도 괜찮다, 훌륭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위로해주는 것 같아서 정말 감동이었다. 조금만 더 시간이 있으면 시모노군과 사랑에 빠질 뻔 했다. 베델의 집에서는 손님이 그곳에서 머물면 손님에게 아침마다 ‘OO씨, 당신에게 정신병이 있어도 괜찮아요. 신이 주신 선물이니까’라는 노래를 불러준다. 그들의 노래를 들으면 왜 사회가 수많은 세상의 약자를 격리하고 사회적으로 차별하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 모든 인간은 나약한 존재인데 말이다. 베델의 집은 나에게 힘내지 않다고 괜찮다는 큰 가르침을 주었다.”
관련태그: 김남희, 쓰지 신이치, 삶의 속도 행복의 방향
스스로를, 물음표와 느낌표의 이성과 감성을 두루 갖추었다 자칭하는 일인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라디오와 함께 생활한 탓에 책, 음악,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 얇고 넓은 지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항상 다양한 매체를 향해 귀와 눈, 그리고 마음을 열어두어 아날로그의 감성을 잃지 않으려 합니다. 채사모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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