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회사가 희망이다.” 미국 마서즈 비니어드 섬의 작은 건축회사 사우스마운틴을 다룬 『가슴 뛰는 회사』는 그렇게 말한다. ‘세상을 행복하게 만든 작은 회사’ 사우스마운틴은 그렇게 작은 회사로 30년 이상을 성공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여기서, ‘성공적’이라 함은 성장과 이윤(극대화)에 방점을 둔 수사가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회사란 무릇 ‘돈을 벌고 바쁘게 일하며 거래를 하고 서비스를 주고받는 곳, 그리고 결국은 빠져나오는 곳’이다.
그러나 사우스마운틴이라는 작은 회사는 다르다. 무한 성장과 이윤에 목매단 지금-여기의 대부분 회사, 즉 치사하게 밥줄 갖고 장난치는 밥통정국의 무법자들과는 ‘다른’ 회사다. 작은 회사라서 어쩌면 가능한 이것은 사우스마운틴을 회사인 동시에 공동체로 만든다. 회사를 유지하고 구성원들과 나누는데 절절한 이윤인지, 모두에게 충분한 급여인지, 일의 중요성에 걸맞게 시간이 주어지고 있는지,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규제와 고민거리가 지나치지 않는지 등에 관심을 둔다. 더 나아가, 직원들의 마음이 기쁜지, 생계는 잘 유지되는지, 고객과 거래처의 기대가 맞춰지고 있는지, 환경에 대한 고려는 잘 이뤄지는지, 건강하고 공정하게 일이 진행되는지, 자신의 일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는지 등이 이윤보다 더 중요하다. 또한 그것들을 살펴야 회사가 지속가능하다고 믿는다. 그래서 경쟁보다 협동이 유효하다고 믿고, 직원들이 함께 회사를 만들어간다는 느낌 속에서, 각자의 삶에서 중요한 가치들을 회사의 핵심가치로 존중하며 일하고, 직장에서의 일이 내 삶과 하나로 연결되는, 작은 회사.
사우스마운틴이 사유하고 실천한 작은 회사의 미덕과 희망은 한국에서도 가능한 것일까. 지난 1월 29일에 열린 ‘내 작은 회사 시작하기: 스몰 비즈니스 브랜딩’을 들으면서 사우스마운틴에서 파생한 작은 회사를 생각한 것은 어쩌면 당연했다.
스몰 비즈니스 아이덴티티 전략
서지현 프라이머스파트너스 이사에 의하면, 경기불황과 장기 침체에 빠져있는 지금 세계 경제의 대안은 대기업 위주가 아닌 중소기업이나 소규모 벤터 등 다양한 경제 인프라가 풍부한 경제구조로 재구성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1인기업’에 대한 이야기로 잇는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지난 2008년 발간한 보고서 <일자리창출의 틈새시장 ‘1인기업’>을 언급한다.
이 보고서는 “세계는 지금 ‘1인 기업 시대’”라면서 미국은 76%, 한국은 39.1%(일본은 31.5%)에 달하는 1인 기업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 1인 기업의 산업별 분포도를 보면, 서비스업이 절대적으로 많아 94%에 달했으며 서비스업에서도 전통서비스가 90.1%로 지식서비스 9.9%보다 월등히 많았다. 서 이사가 주목한 것은 미국과 유럽 등지에는 의료, 금융 등 고부가가치산업에 1인 기업이 늘고 있으며, 이런 현상은 한국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막상 1인 기업, 시작하려니 걱정부터 앞선다. 인지도와 신뢰를 구축하기에는 인력도 부족하고 마케팅 자원도 부족하다. 경쟁력 있는 브랜드 구축이 가능할지도 의문이다. 모든 것이 어려운 상황. 서 이사의 조언이 따른다.
“가장 먼저 생각할 것은 자신의 강점과 핵심역량을 정확하게 아는 것이다. 내가 대표이자 회사 그 자체니까. 그리고 강점과 핵심역량을 브랜딩에 담아내야 한다. 사례를 통해 알아보자.”*
스타의 도시락 ‘도시락 아트 수지킴’
도시락을 철저히 수작업으로 진행해 패키지부터 내용물까지 예술작품처럼 제조했다. ‘세상에 하나뿐인 도시락’이라는 콘셉트로 유명세를 탔다. 전업주부가 뭘 할 수 있을까, 라는 발상을 넘어 그가 잘하는 요리와 특별하게 잘 꾸미는 장점을 살려 사업화한 경우다. 스타를 통한 입소문 마케팅 전략과 블로그를 통한 개인 브랜딩을 병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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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네스에 오른 여성헬스클럽 ‘커브스’
젊은 나이의 어머니가 비만으로 생을 마감한 것에 충격 받은 창업자 게리해이븐은 여성의 삶을 변화시키는 것에 관심을 갖고 이 여성전용 헬스클럽을 창업했다. 부대시설을 줄이고 오직 여성을 위한 사적 공간으로서 편안한 공간에서 여성들의 육체와 정신에 도움을 주는 공간으로 꾸몄다. 철학을 갖고 공간을 만들다보니 스토리가 됐고, 여성들이 공감을 했고, 소수다보니 저절로 커뮤니티가 이뤄졌다. 다이어트 성공기 등을 공유하면서 입소문 마케팅도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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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을 넘어 사업으로 ‘한경희 생활과학’
교육부 사무관으로 안정적 직장을 다니다가 자신만의 꿈을 위해 특허를 낸 제품을 통해 창업을 한 경우다. 홈쇼핑 등의 성공스토리를 토대로 자신의 이름을 딴 HAAN생활과학으로 창업했다. 주부 창업자로서 무엇보다 주부들의 라이프스타일과 니즈를 잘 알고, 그에 맞는 제품개발을 진행했다. 시장에 없으면 내가 직접 만든다는 생각으로 도전하는 정신이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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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명의 추종자 프로그래머를 보유한 ‘모질라 파이어폭스’
모질라 재단에서 만든 웹브라우저로 웹 표준을 상대적으로 잘 지키며, 강력함과 편리함을 겸비하고 있어서 IE(인터넷 익스플로러) 독점 시절의 정체된 인터넷 세계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애플도 처음에는 스몰 비즈니스였다. 브랜드 가치가 핵심역량과 철학을 심플하게 전달해주는 것인데, 지금 소비자가 기대했던 애플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흔들리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서 이사는 브랜딩 전략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한 단계 더 나아갔다.
전략1.
핵심역량을 브랜딩화 하라! ‘장점 부각하기’
“스몰 비즈니스는 단점이 너무 많다. 그런데 몇 개는 잘 하는 것이 있다. 장점을 부각해야 한다. 도시락 아트 수지킴은 디자인, 커브스는 공감, 한경희생활과학은 열정, 모질라 파이어폭스는 소통, 애플은 혁신이었다. 핵심역량 및 주요 콘텐츠를 브랜드화 하는 것이 필요하다.”전략2.
기능적 가치에 정서적 가치를 더 하라! ‘매력 발산하기’
“기능도 가치가 있고, 정서적 가치가 더해져야 한다. 결국 매력 발산이다. 꼬셔야 한다. 자신만의 가치를 세상과 연결하는 과정이 브랜딩이다.”-자신만의 철학과 비전을 타인에게 전파해야 한다.(커브스)
-자신의 강점을 확장시켜라 (수지킴 도시락아트)
-디자인과 접목하라 (애플, 수지킴)
-자신의 노하우를 사업과 연결시켜라 (한경희 생활과학)
-끊임없이 소통하라 (모질라)
서 이사는 작은 회사의 경우, 전문회사에 의뢰해서 CI나 브랜딩을 제작하기에 여의치 않으므로 직접 해 볼 것을 권한다. 우선, 가치를 정교화 할 필요가 있다. 이름(존재의 이유, 차별화), 이미지(시각적 주목, 관심 증대, 매력 어필), 스토리(나만의 이야기, 감성적 어필, 구전 강화), 경험(서비스 체험, 감성 교류, 공감대 형성) 등에서 그것이 드러나도록 해야 한다. 브랜드컨설팅회사 싱크토피아 대표 패트릭 한론은 ‘탄탄한 브랜드 구축을 위한 7가지’로 ▲이야기 ▲신념 ▲남다른 모양 ▲신성한 제품 이름 ▲반복적 홍보 및 고객관리 ▲탁월한 경영자 ▲신뢰가 약한 고객에 대한 서비스 등을 꼽았다.
“스몰비즈니스는 우리 회사가 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나는 이야기에 가장 주목한다. 스몰에서 잘 할 수 있는 것이 이야기다. 자기 자신의 이야기니까. 처음부터 자생적으로 생겨난 이야기가 있다. 작은 회사니까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나듯, 인간미를 주면서 할 수 있잖나. 거대한 조직에서 스토리를 얘기하면 뻥친다는 얘기도 듣지만, 작은 회사의 이야기는 살아 있는 이야기가 많다. 그걸 알리는 것이 스몰 비즈니스에서는 주목할 만한 브랜딩 요소다.”서 이사는 스몰 비즈니스의 브랜드 구축에 필요한 것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우리 회사만의 아이덴티티 찾기
-우리 회사만의 스토리 만들어가기
-소비자에게 각인시킬 수 있는 브랜드 네임과 디자인 만들기
-우리 회사에 맞는 마케팅, 홍보 전략 세우기
-뚝심 있게 브랜디 아이덴티티 지켜가기
또 스몰 비즈니스의 브랜드 기준도 제시했다.
-회사의 아이덴티티를 잘 반영하고 있어야 한다.
-카테고리, 제품, 및 서비스 특성에 적합해야 한다.
-타깃의 취향 및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
-경쟁 브랜드와 차별화 되어야 한다.
-브랜드 네임은 어려지 않아야 한다.
-상표등록은 반드시 한다.
소심한 남자, 작은 회사를 차리다가구회사 바이헤이데이와 브랜드 비즈니스회사 스투디오헤이데이를 운영하는 노동균 대표가 브랜드 전략보다 더욱 생생한 자신의 이야기를 독자들과 나눴다. 그는 자신을 이렇게 표현했다. 내성적. 소극적. 사람들 앞에 나서기를 꺼려하고 혼자 있기 좋아하는 어리바리. 그래서 그는 통상 우리가 리더나 대표가 가져야 할 미덕으로 여기는 카리스마로 사람을 이끄는 리더십, 대외활동을 좋아하는 활동성, 학창시절 회장 한번쯤 해봤던 경험 등은 없다고 말한다.
“나는 창업할 때 주변에서 만류를 많이 했다. 혹시 창업을 하거나 브랜드를 만들 때 본인의 능력에 의구심이 들거나 주변에서 말리면 날 보고 용기를 가져라(웃음). 통상적인 대표나 리더의 이미지와는 반대다. 그렇다면 나는 어쩌다 회사를 이끌고 있는 것일까. 확신도 없었다. 그럼에도 다른 면이 있다고 생각했다. 사람마다 다양한 개성이 있다. 단점도 있지만 좋은 성향도 있고. 내가 내린 결론은, 대표는 자신의 성향을 효과적으로 발휘해 개인의 성향에 맞게 조직을 잘 이끌어가는 사람이다. 모두가 자신이 가진 회사나 브랜드를 이끌 수 있다”수줍은 노 대표가 이끌고 있는 작은 회사는 2개다. 스투디오헤이데이는 브랜드 전략디자인 컨설팅 그룹으로 애플리케이션, 모바일 디바이스의 디스플레이 화면 디자인 등의 일을 한다. 바이헤이데이는 친환경 디자인 가구브랜드로 미니멀하고 깔끔한 가구를 제작ㆍ판매하는 회사다. 그는 2007년, 학교를 다니면서 스투디오헤이데이라는 웹디자인 회사를 처음 만들었다.
“학교 다니면서 프리랜서였는데, 4학년 때 창업했다. 당시 답답했던 게 디자인 에이전시에선 편집디자인이나 웹사이트디자인 등 매체를 구분해서 전문가라고 어필하더라. 왜 다른 강점을 이야기하지 않는지 답답했다. 매체를 떠나, ‘무엇을 디자인하는가’보다 ‘어떻게 디자인하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디자인하는가에 접근하고 브랜드 전략을 짜기 시작했다.”스투디오헤이데이는 달랐다. 다른 회사는 경쟁PT에서 폰트, 컬러, 레이아웃 등의 독특함을 강조하고 있었다. 그가 보기에 브랜드에 맞는가에 대한 고민 없이 조형적인 면에 집중하고 있었다. 노 대표는 다른 관점에서 접근했다. 브랜드와 회사가 원하는 미션, 커뮤니케이션 목표를 얼마나 임팩트 있고, 가슴 깊숙이 전달하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봤다. 그들이 원하는 미션을 고객에게 전달할 수 있는 브랜드 전략을 제안했다. 즉, 스투디오헤이데이는 브랜드 전략에 맞게 디자인을 하는 에이전시라고 접근했다.
“우리가 실제로 제작하는 것은 웹사이트였으나 브랜드 전략 에이전시라고 이야기했다. 경쟁PT에 많이 나갔는데, 컬러나 게시판, 버튼 등을 넣어서 제출하는 다른 회사의 것과 달리 시안을 만들지 않은 대신 미션을 이런 아이디어로 고객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겠다는 논리만 전달했다. 그게 차별점이었다. 좋은 반응을 얻었다. 맞는 회사와 이야기하면 되니까. 좋게 바라본 사람은 PT자리에서 바로 결정도 하더라.”재미가 붙었다. 여러모로 이점도 많았다. PT 준비시간도 줄고, 클라이언트도 대형화되면서 대기업 업무를 하기 시작했다. 브랜드 전략을 짜고 디자인하고 성과가 좋았다. 그러다 문제가 생겼다. 고민한 전략과 디자인, 결과물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큰 기업의 고위급 임원에 맞춰 아웃풋이 달라졌다. 과연 이대로 좋은가, 고민이 됐다.
바이헤이데이, 오리지널리티를 만든 작은 회사“작은 회사지만 협업을 통해 우리의 역량이 사회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데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 역량이 결과물로 전달되지 않으니, 우리가 하는 일이 가치가 있는지 고민했다. 그래서 낸 결론이 남의 일만 하지 말고 우리 역량으로만 채워진 브랜드를 만들어보자는 것이었다. 당시 관심을 가진 게 세 가지였는데, 패션, 가구, 카페, 모두를 했다.”그래서 만든 것이 에디션(패션 신진디자이너 온라인 멀티숍), 바이헤이데이(온라인 디자인가구 브랜드), 레이지마마스파이(프랑스 가정식 수제파이)였다. 노 대표, 다 잘될 것 같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바이헤이데이만 남았다. 셋 중 가장 마음이 덜 간 것이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랬다. 바이헤이데이는 3종류 10개, 살 테면 사라고 올려놓은 경우였다.
“레이지마마스파이는 친구와 함께했는데, 1억 원이 넘게 들어갔다. 에디션과 함께 투자를 많이 한 것에 비해 사업적으로 성공하지 못했다. 브랜드 전략 디자인 면에선 세 개 다 원하는 타깃에게 원하는 미션을 전달했다고 본다. 에디션은 패션업계에서 좋아했다. 레이지는 파이가 잘 팔렸다(웃음). 그러나 브랜드 비즈니스로서는 바이헤이데이만 순항하고 있다.”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노 대표가 내린 결론은 오리지널리티와 절실함이었다.
“에디션은 내가 좋아하는 옷을 사면서 패션에 대한 갈증이 해소됐고, 카페는 해보니 내 카페여야만 만족이 되는 건 아니더라. 챙길 것도 많고, 되게 귀찮았다(웃음). 가구는 참 좋아하는데 무척 하고 싶은데, 간접체험도 할 수 없고 전시만 보는 정도였다. 대학 때 미술 전공수업은 거의 다 들었는데, 목조과만 타과생이 못 듣게 하더라. 다칠까봐. 그때도 애증이 타올랐다. 그런 절실함이 있다 보니 가장 작게 시작했지만 애정을 많이 쏟게 됐다. 패션은 섭외가 잘 안 됐다. 내가 가기 싫어서 아랫사람을 시키기도 했고. 가구는 달랐다.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했다. 작은 문제만 생겨도 잠을 못 잤다.”그는 오리지널리티를 최우선으로 두고, 다음으로 오리지널리티를 이용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정립ㆍ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경우, 자신의 성향을 적극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결합시켰다. 자신의 성향을 이렇게 설명한다. 소심해서 작은 것에 민감하다. 지저분하고 장식적인 것을 싫어한다. 그때 장식적인 우리나라 가구들이 싫었고, 이런 성향을 가구에 반영했다.
“당시엔 장식 없는 스타일은 바이헤이데이가 유일했다. 병적으로 섬세한 성격이 디테일에 반영됐다. 처음에 친환경은 관심 없었다. 그런데 가구와 그래픽 디자인을 함께 하다보니 밤을 많이 샜고, 몸이 망가졌다. 그때부터 한의학을 공부했는데, ‘오염된 집’이라는 게 뇌리를 쳤다. 문명병은 오염된 공간 때문에 생긴다고 한의학은 정의한다. 처음엔 소비자들이 우리 가구디자인을 보고 눈이 행복했으면 했다. 그런데 피부는 병들어 있을 수 있었던 거지. 사람과 맞닿는 오브제를 어떻게 본드를 많이 쓸 수 있나, 그런 생각을 했다. 친환경이 뭔지, MDF가 왜 안 좋은지 몰랐는데, 공부를 했다. 친환경이 그렇게 몸속에 들어와 오리지널리티가 됐고, 친환경 디자인 가구브랜드 바이헤이데이라고 접근하고 있다. 3월에 라디오 광고도 할 계획이다.”그는 오리지널리티와 절실함을 척추와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그 두 개를 정립한 뒤 제공하고자 하는 서비스나 제품에 반영할 수 있다면, 좋은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고 덧붙인다. 그래서 이렇게 정리한다. ‘타인에게 부끄럽지 않고 본인에게 떳떳한 서비스와 제품을 만드는 것.’ 마케팅, 유통, 홍보, 고객관리 등도 그가 보기엔 척추 같은 중심만 있으면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이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이것이다. 오리지널리티가 깃들어 있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정립하자. 부수적으로 마음에 새기고 있는 태도 같은 건데, 화 속에 복이 있고, 복 속에 화가 있다(禍兮福之所依, 福兮禍之所伏). 노자의 『도덕경』에 나온다. 나는 20대가 굉장히 암울했다. IMF 때문에 학자금 대출로 학교를 다니면서 일을 병행했고, 밥 사먹을 돈이 없었던 적도 있다. 아스팔트 갯지렁이 같은 인생이라고 친구가 그러더라(웃음). 아름다운 20대를 바랐는데 현실이 안 받쳐줘서 짜증이 굉장히 많이 났다. 그러다 27살에 창업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시절이 있어서 지금의 내가 있지 않나 싶다. 회사가 잘 돼도 항상 불안하다. 그래야 하고. 헤이데이가 존속할 수 있는 50%는 이런 태도 덕분이 아닌가 싶다.”그는 자신의 성향을 이렇게 승화시키고 있다.
내성적이기에 깊이 고민하고
소극적이기에 한 번 더 참을 수 있고
사람들 앞에 나서기를 꺼려하지만 일대일로 속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있고
혼자 있기 좋아해서 혼자라도 끝까지 남아 업무를 마무리하고
어리바리한 모습 보일까 한 번 더 생각한 후 행동하고“단점이지만 상황에 따라 다르다. 각자가 가진 성향을 반영해서 브랜드와 회사를 꾸려나가면 자신만의 좋은 회사, 자신만의 좋은 브랜드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노 대표가 요즘 가장 꽂힌 일은 축구다. 3부 리그인 챌린저스리그(옛 K3리그)의 선수로서 2014 브라질월드컵 국가대표의 꿈을 갖고 있다. 축구를 배우고 빠져 지내면서 욕심이 생긴다는 그의 수줍은 진심이 그의 오리지널리티를 온전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다시 태어나면 축구선수가 되고 싶다는 그는 지금, 그들이 하고 있는 디자인이 사회적으로 영향을 미쳤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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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작은 회사 시작하기
- 정은영 저 | 디자인하우스
클라이언트 비즈니스를 전문으로 하는 에이전시 형태의 디자인 스튜디오와 소규모 기획사, 소규모 출판사, 갤러리, 디자인과 예술 제품 브랜드 개발 등의 분야에서 창업을 원하는 사람들과 이미 창업 전선에 뛰어든 초년병들을 위해 집필된 책이다. 크리에이터들뿐 아니라 독특한 아이디어, 차별화된 콘텐츠로 스몰 비즈니스를 하고 싶은 이들이라면 누구나 창업의 전 과정을 업계 고수들의 노하우로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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