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로 돌아간다면 연애를 하고 싶다” - 한동헌·김태원, 멘토와 함께하는 청.춘.만.찬
청춘의 고민, 그 해답을 찾다 젊은 그대라면…… 치열하게 고민하고 또 고민하라, 결국은 얻게 될 터이니!
청춘……, 혹자는 입 밖으로 꺼내기만 해도 설렌다고 하지만, 정작 그 시기를 살아가고 있는 많은 젊은이들에게는 힘겨움과 시련의 다른 이름처럼 느껴질 뿐이다. 그러나 이 땅에 태어난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시기를 거쳐야 했고, 청춘의 힘겨움은 시대와 나라를 막론하고 다르지 않았다. 다만 다른 것은 ‘어떻게 그 시기를 보내느냐’가 아닐까.
힘겨움을 겪는 청춘들을 위한 강연회를 기획하며 새로운 강연 문화를 창조하고 있다고 평가받는 마이크로임팩트의 한동헌 대표와 창의력과 열정의 아이콘으로 젊은 청춘들에게 힘이 되는 조언을 보내고 있는 구글 코리아의 김태원 팀장이 다시 한 번 뭉쳤다. ‘청춘이 버려야 할 10가지’라는 부제를 달고 출간 된 『청춘 고민상담소』의 대표 저자로서 독자들과 함께 자리한 것이다. 이름하여 ‘멘토와 함께하는 청.춘.만.찬’이다.
시간이 임박해질수록 가을밤의 여유로움은 삼삼오오 모여든 독자들의 기대감으로 그 색깔을 달리하기 시작했다. 아나운서 출신의 진행자 강은하 씨를 통해 독자들의 표정만큼이나 다양한 고민과 사연들은 진지함과 유쾌함의 경계를 넘나들며 소개됐고, 두 명의 젊은 멘토는 성심 성의껏 답변을 이어나갔다.
부딪히고, 고민하고, 깨져라
한 기업의 대표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앳되어 보이는 그가 무대에 나서자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이어졌다. 그도 그럴 것이 소년의 느낌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30대라니……. 고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한동헌 대표는 경영 컨설팅 기업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 일하다 스물여덟이 되던 2009년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꿈을 향한 도전을 시작했다. 현재는 ‘꿈과 스토리를 파는 기업’을 표방하며 다채로운 강연 문화를 창조해 나가고 있는 마이크임팩트의 대표로 자신의 꿈을 펼쳐 나가고 있다. 많은 이들이 그런 그를 엄친아라고 하지만, 적잖은 시행착오와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했다면 지금의 자리에 이르지 못했을 터였다.
청춘의 고민을 적극적인 자세로 돌파했던 그의 이야기는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얻고 있다. 답이 절실했던 탓일까. 아직 김태원 팀장이 도착하지 못한 상황에서 잠깐의 인사말이 있은 후 곧바로 미리 받은 질문을 독자들을 대신해 강은하 진행자가 낭독하고, 이윽고 생각을 정리하던 한 대표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저는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등록금과 학점에 치여 바쁘게 살면서 제가 진정 뭘 하고 싶은지 뭘 해야 할지 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어머니의 짐을 덜어드리기 위해 빨리 스펙을 쌓아서 취업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진정 내 인생을 행복하게 할지 의문이네요. 실패는 너무 두렵고 시간은 얼마 남은 것 같지 않아 자꾸 조급하고 움츠러들게 됩니다. 새로운 것에 두려움을 가지는 습관 어떻게 하면 고칠 수 있을까요.
한동헌 : 한국에서 자신의 삶을 살기가 정말 힘든 것 같아요 .항상 다른 사람의 삶을 살게 되고 시선에 따르게 되거든요. 저 역시도 남을 위한 삶을 살았던 적이 있어요. 돌아보면 초등학교 1학년 때 반장이 되니 어머니가 정말 좋아하시는 거예요. 그 때 그 모습이 잊히지 않아 그 이후부터 내가 하는 일의 이유가 ‘엄마를 기쁘게 하기 위해서’ 였죠.
그러다 문득 ‘내가 행복하지 않으면 어머니가 행복할까’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머니를 행복하게 하는 가장 큰 근본은 내가 행복해야한다 생각은 다시, 당장 어머니를 불행하게 한다하더라도 장기적으로 내가 행복하다면 결국 어머니도 행복할 것이라는 생각에 이르게 됐죠. 제 이름이 동녘 동에 법 헌이거든요. 동쪽에 법이 되라는 외할아버지의 염원이 담긴 이름이죠. 그런데 저는 대학을 갈 때도 법대 가라는 부모님의 말씀 대신 뭐하는지도 모르면서 경영학과를 갔어요. 남들이 회계사(CPA) 공부를 할 때도 컨설팅 회사에 취업을 했죠. 사실 저에게 마이너리티 선택이었고 부모님의 기대에 반한 선택이었지만, 행복할 수 있었어요. 창업할 때는 어머니는 이해 할 수 없다고 하시면서 우시기까지 하셨어요. 그때까지도 어머니께서 원하는 것은 결혼 잘하고 안정적인 직장에 가는 것이었죠. 그러나 지금은 너무 좋아하세요. 행복해 하시고요.
결국에는 어머니를 위한 삶을 살았다면 저도 불행하고 어머니도 불행할 뻔 한 거죠. 저를 위한 삶을 산다고 했을 때 단기적으로는 어머니에게 불행한 것처럼 보였지만 장기적으로는 모두가 행복해진 거예요. 당장은 힘든 선택이라도 자기 자신을 위한 선택을 한다면 행복해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상고를 나와서 바로 취업을 했습니다. 어린나이에 사회에 나와서 당장 실전에 뛰어들어 일하는 것이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어요. 입사하고 한동안은 하루하루 정신없이 지나갔죠. 그런데 1년이 지나고 회의가 생겼습니다. 전 다른 팀 분들을 도와주는 서무 일을 하고 있는데, 나중에 드는 생각이 딱 내 일이라고 내세울 만한 것이 없더군요. 누구나 다 아는 그룹에 계열사 회사를 다니고 있고 또래 친구들 보다는 월급을 많이 받는 편이라 지금 다니는 직장이 과분하다고 느껴지기도 하고 이정도의 돈을 받을 만한 일을 했는지 의문이 들 때도 있습니다. 꿈을 위해 살아가는 친구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요. 지금 상황에서 제가 무엇을 하려고 도전을 해도 마음가짐이 잡히지 않아 안 될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한동헌 : 여러 가지 고민이 복합적으로 있는 것 같아요. 저도 이십대 때는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이 삶을 행복하게 하고 좋게 하는데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을 했어요. 또 한국 사회가 그런 것도 사실이죠. 하지만 제가 느꼈던 또 다른 점은 사회에 나와 돌아봤을 때 대학에 막 들어갔을 당시는 대학의 명함이나 스펙이 자기 성취의 행복감과 상관계수가 높은데 시간이 지날수록 상관이 없어진다는 거였어요. 아버지 세대를 보면 ‘너는 어디 대학 나왔으니 멋지다’ 이런 이야기는 안하시거든요. 다만 그 사람이 지금까지 해온 일과 성품을 보고 이야기를 하죠.
스펙이라는 게 사실 그 때는 중요해보이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나머지 것들과 상관계수가 떨어져요. 이분 같은 경우는 일을 먼저 시작했기 때문에 그 일에서 정말 잘해내고 좋은 성과내고 높이 올라가게 되면 잘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굉장히 높은 성취를 한 사람이라도 열등감에 가득한 사람이 있거든요. 그 사람들은 스펙이라는 게 자기의 기준치, 원하는 만큼 충족이 안됐기 때문에 열등감을 느끼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 열등감을 채울 만큼의 스펙이 필요한 거죠.
저는 창업을 해서 이렇게 한 비결 전 직장이나 학교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 같아요. 단 제가 지금 ‘어떤 프로젝트를 해서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내는가’가 중요한 거죠. 이제는 명함으로 자기를 설명하는 게 아니라 자기가 하는 것으로 이야기하는 시대인 것 같습니다.
대학에 입학한지 2학년이 다 됐습니다. 얻은 게 뭔지, 성장한 게 있는지, 변한 게 뭔지 도무지 모르겠네요. 불안하고 답답하고 제 자신이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한 대표님 출간 강연회 때 본인을 사랑하라고 하셨는데 왜 사랑해야하는지 어떻게 사랑해야하는지 모르겠어요. 대인관계부터 시작해 막막한 진로까지 넘쳐나는 고민에 하루하루가 너무 우울합니다. 스스로를 어떻게 사랑해야 할까요.
한동헌 : 사실 추억 중에서 제일 기억에 남고 정말 좋았던 순간이 언제냐고 물으면,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힘들고 고민됐던 순간이거든요. 예를 들어 예전에 청춘페스티벌을 할 때 전날 갑자기 전국에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뜬 거예요. 그래서 부랴부랴 동대문에 가서 비옷 3천개를 사왔죠. 그게 가장 기억에 남더라고요. 고등학교 때는 야간자율학습 하다가 친구들끼리 나와서 병 음료수 먹으려는데 오프너가 없어서 그냥 병 주둥이를 깨다가 얼굴을 베인 적도 있거든요. 저는 그런 순간들이 기억에 남는 거예요. 너무도 찌질 하고 힘들고 도망치고 싶었던 그런 순간들이 돌아보면 기억에 남고 행복한 순간이 되더라고요.
저는 긍정적인 편이어서 인생이라는 책이 한권 있으면 맨 마지막은 무조건 해피엔딩이라는 확신이 있거든요. 그 책을 재미있고 흥미진진하게 하려면 그 가운데 순간들을 즐거운 모험의 순간들로 만들어야하죠. 정말 어렵고 고민스러운 순간들을 많이 마주할수록 좋아요. 고민하다 ‘실패를 하더라도 이왕이면 정말 기억에 남고 기록될 실패를 하자, 찌질한 실패는 하지말자' 고민하면서도 즐거울 수 있는 건 그런 고민들이 나의 삶을 더욱더 즐겁고 풍요롭게 하고 행복한 추억이 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고민이 없다면 죽은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이 매우 뚜렷했습니다. 학창시절에 친구들이 어떤 과를 갈지 고민할 때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진로를 정했죠. 그렇게 선택한 대학전공 역시 저와 잘 맞았고 스물 셋이라는 이른 나이에 원하는 직장에서 원하는 일을 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보람을 느끼며 2년 가까이 일을 했는데 어느 날 문득 2%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과다한 업무량에 짜증도 나고 소질이 없는 것 같아 지치기도 하고 ‘내가 왜 이렇게 빨리 고생을 사서하나’ 후회도 들고……. 이 일은 나에게 잘 어울리는 직업이긴 하지만 심장을 뛰게 하는 짜릿한 꿈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잠시 쉬어가면서 치열하게 제 꿈에 대한 고민을 다시 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렇게 중간중간 지치기도 하고 ‘100% 맞는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자연스러운 과정일까요. 아니면 아직 제게 어울리는 꿈을 찾지 못하는 것일까요.
김태원 : 일단 그런 고민은 아마 직장생활을 하는 분들은 대부분 하실 거예요. 2~3년차쯤 되면 그런 시기가 오곤 하죠. 몇 가지로 나눠서 설명을 할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저도 그런 질문을 많이 받아요. 특히 청춘들이 하는 말이 대부분의 선배들을 보면 아무리 좋은 직장 다니는 선배들이라고 하더라도 그 직장 좋으냐고 물어보면 ‘우리 회사에는 절대로 오지 말라’고 그런다는 군요. 그런데 저를 보니까 되게 즐거운 것 같다면서 어떻게 그러냐고 물어봐요. 제가 ‘즐거운 건 사실이다’라고 이야기를 시작하면 ‘야 재는 안 힘든가봐’ 그럽니다. 역시 구글은 천국이야(웃음)라고 하죠.
하지만 제가 즐겁다고 하는 것은 ‘너무너무 힘든 것도 많고 일해야 하는 양도 많음에도 불구하고’거든요. 어제도 새벽까지 일을 했습니다. 그럼에도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즐겁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인식으로는 즐거운 것과 힘든 것과 반대편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함께 손잡고 있어요. 그걸 인식하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두 번째는 연애를 할 때 여자 친구를 만나면 너무 좋잖아요. 왠지 이 여자랑 결혼할거 같고(웃음)…….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싫은 점이 발견되고 감정이 식을 때가 있어요. 사랑이라는 건 관계의 또 다른 형태라고 할 수 잇는데 이 관계에는 노력이 필요해요. 예컨대 내가 어떤 직업을 갖고 직장에 들어간다는 것은 직업과 직장이라는 것과 관계를 맺은 건데 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 해요. 근데 사귀어보니 내가 생각했던 그 회사가 아니라 헤어지겠다고 할 때, 관계를 위해 노력한 과정이 있다고 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그것은 노력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장에 취업을 해서 일을 할 때 힘들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있겠지만 그럴 때 일수록 관계 유지를 위해서 즐겁게 일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일단 지금 소개된 이 고민을 갖고 계신 분은 결단을 내린 것 같아요. 일을 그만두시고 충전의 시간을 갖고 계신 듯 한데요. 제 경우를 말해 볼 게요. 전 회사에서 일하는 것도 즐겁지만 오늘 여러분들 만난 것도 즐거운 일이거든요. 그러려면 자기가 가진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에너지를 두 배, 세배로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오늘 제가 회사에 휴가를 내고 10개월 전부터 강의요청을 한 대학을 갔어요. 너무 감동을 해서 무려 4시간 동안 학생들과 이야기를 하고 왔죠. 그런데 제가 오늘처럼 이렇게 강의하고 온다고 하면 사람들은 ‘김태원 재는 일 안하나봐’ 심지어 대학생 중에 한명은 ‘일은 하나요’ 라고 물어본 학생도 있었어요(웃음).
여러분, 조직은 냉정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제가 가진 100이라는 에너지로 7대3, 혹은8대2로 잘 나눠서 7만 회사에 쓰고 3은 남겨뒀다가 강의하거나 책 쓸 때 쓴다고 생각하는데 나중에 여러분들도 조직생활을 해 보시면 알지만, 그렇게 쓰면 둘 다 못하게 됩니다. 제 생각엔 100의 에너지를 어떻게 쓰냐의 효율성 문제가 아니라 100이란 에너지를 200으로 만든 뒤에 그중 150을 회사에 쓰시고 나머지 50을 여러분 가슴 뛰는 일에 써야지만 둘 다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강원도에 사는 스물여덟 남자로, 초등학교 교사를 2년 정도 했습니다. 교사로서 제가 아이들에게 가르쳐주고 싶은 것은 두 가지입니다. 도덕적인 사람이 되는 것, 꿈을 가지는 것이었죠. 하지만 제가 꿈이 없었기에 꿈을 가지는 것에 대해 가르치는 게 어려웠습니다. 그게 시작인 것 같아요. 책과 여러 강연들을 찾아다니며 나를 찾기 시작했고 결국 꿈을 찾게 됐습니다. 반대가 심했지만 저는 사실 한 달 전에 초등학교 교사생활을 마감하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좀 괜찮아 졌지만 내가 멀리보고 준비하느라 정작 내가 현재는 하고자하는 일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많이 고민 되더군요. 제 꿈에 채찍질도 좋고 용기를 불어넣어주는 말도 좋습니다. 어떤 말씀도 제게 힘이 될 것 같습니다.
김태원 : 사실 전 개인적으로 교육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래서 강의를 할 때도 교육관 관련된 강의를 우선적으로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중고등학생들도 많이 만나지만 실제로 선생님들을 더 많이 만납니다. 제가 선생님들을 만나며 아쉬운 것이 뭐냐 하면 물론 아닌 경우도 있지만, 많은 선생님들의 가슴에 문화적 자산이 많이 부족하다는 거예요. 요즘처럼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선생이란 직업에 인기가 올라가게 마련이죠. 선생이 되고자 하는 학생들이 많아지는 것은 사실 교육에 대한 열정과 비례해야함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않은 것이 현실이에요. 덕분에 대학 4년 내낸 임용고시를 위해 도서관에서 공부만 해도 선생님이 되기 힘들어요. 그래서 가슴에 쌓아둘 문화적 자산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게 되는 거예요.
그렇게 사회에 나오다 보니 다양성과 창의성이 중요한 시대에 문화적 자산을 많이 쌓은 사람이 선생님이 될 확률보다는 공부만 한 학생이 선생이 될 확률이 높죠. 저는 이게 굉장히 중요한 사회적 어젠다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이번 대선은 교육이 경제에 묻혀버렸어요. 너무 속상한 상황이죠. 저는 이 선생님이 언젠가 다시 선생님으로 돌아가더라도 정말 훌륭한 선생님이 될 것 같아요. 나중에 결혼하면 이런 선생님께 제 자녀를 맡기고 싶네요. 다양한 경험을 더 많이 한 선생님, 꿈이 있고 도전해본 선생님이 꿈꾸는 아이들에게 조언을 해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 점에서 저는 무한한 격려를 하고 싶습니다. 그 선택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하다고 봐요.
대학을 졸업한 후 학점이 중요한 가요?
한동헌 : 제 개인적으로는 별로 중요하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일에 따라 학점을 중시하는 곳이 있어요. 그러니 일단 자신이 어떤 일을 할 지, 어떤 회사에 가고 싶은 지를 먼저 선택하는 게 중요한 것 같네요. 하지만 중요하고 아니고를 떠나 나중에 후회 없을 정도의 학점은 만들어 놓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김태원 : 학점이 높고 낮은 것이 중요하다기 보다 의미 있는 이유가 있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학점이 낮더라도 의미 있는 이유가 있으면 합리화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 역시 학점을 관리해야하냐는 질문을 많이 들었어요. 만약 제가 학창시절로 돌아가면 학점을 관리하기 보다는 내 학점이 왜 이것밖에 안되는지에 대한 이유를 관리할 것 같아요.
특히 요즘 좋은 특강이 많이 열리잖아요. 그럼에도 학생들이 참석하지 않은 이유 중 가장 큰 게 출석점수 때문이에요. 이 특강 들으면 내 수업에서 학점을 빼앗길 것 같거든요. 저는 이걸 오히려 역으로 이용할 것 같아요. 학점이 3.4가 나왔다면 자기 소개할 때 제 학점은 4.0이여야 하지만 0.6점을 사실 결석점수로 많이 깎였다, 대신 우리나라 명사 200분의 특강을 들었다. 이렇게 얻은 것이 더 많았다는 합리적인 이유를 제시하면 뭐라고 할 사람은 없을 것 같아요. 제 개인적으로는 직원을 선발할 때 학점을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요. 하지만 그 학점에 이유가 있지 않으면 그건 문제가 될 것 같아요. 물론 학점을 합리화하라고 한 이야기는 아니에요. 2점 대 학점은 문제가 있어요(웃음).
대학을 졸업한 취업준비생들도 고민이 많은데요. 한동헌 대표님의 경우 취업을 하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한동헌 : 오늘 아침에도 어떤 분이 회사 앞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더라고요. 마이크임팩트에 지원했는데, 잘 안됐던 거죠. 정말 진심이 담긴 떨리는 목소리로 꼭 일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일단 그 사람의 학벌이나 배경을 떠나서 진심이 느껴질 때 전 정말 고마운 마음이 들어요. 제가 지원자의 입장이었을 때는 이 회사에 필요한 것을 갖췄다는 것을 드러내려고 하고 가식적으로 원하는 것을 이야기 하곤 했거든요. 정말 진심으로 이야기하고 그 진심이 전달된다면 좋을 것 같아요.
또 전 개인적으로 ‘똘기’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업무의 특성상 남과 다른 발상이 필요한데, 저희 회사는 그런 성향의 사람들이 모이더라고요. 먼저 자신이 어떤 회사와 맞는지, 성향이 어떤지를 알아보고 준비하시면 도움이 될 듯 합니다.
김태원 : 저는 면접을 볼 때 평소에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가 제일 궁금해요. 그래서 더욱 자기소개서나 이력서를 보는 것보다 면접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다행스럽게 저희 회사는 면접을 볼 때 1대1로 앉아서 한 시간 혹은 삼십분 정도 대화를 해요. 그러다보면 평소 어떤 사람인지가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해요. 그래서 저는 면접을 위해 준비한 사람을 뽑는 게 아니라 평소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진솔하게 보여주는 사람을 뽑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얼마 전에는 저희 팀원을 뽑는데 한 3개월을 고민했어요. 결국 누굴 뽑게 됐냐하면 첫 면접에서 눈이 빨갛게 충혈 된 분이었죠. 자기가 맡은 일을 완수하기 위해서 며칠 밤을 샜던 거예요. 그게 제게 엄청난 감흥을 줬어요. 면접 볼 때 밤새서 일했다는 말을 굳이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느껴지더라고요. 진정성의 문제라고 봐요. 학생들이 취업을 준비할 때 나의 태도나 평소 생각들이 면접에 별로 영향을 안 줄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저 역시도 꾸며서 이야기하면 면접관이 속을 거라고 생각을 했거든요. 하지만 그렇지 않고 보이는 게 있어요. 경험이 주는 자산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타임머신을 타고 다시 스무 살로 돌아간다면 두 분은 무엇을 하고 싶은가요. 지금처럼 마이크임팩트 대표로, 구글러로 살고 계실건지 궁금합니다.
한동헌 : 저는 스무 살로 돌아가면 연애를 해보고 싶어요. 스무 살 때 연애를 해야 사람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마음의 폭이 커지는 것 같거든요.
김태원 : 연애는 나이의 문제가 아니에요(웃음).
한동헌 : 한국 사람은 특히 공감능력이 떨어진다고 하더라고요. 단순히 술 마시고 놀고 그런 것 보다는 연애를 하는 것이 사람을 이해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 같아요.
김태원 : 저도 두 가지를 꼽으라면 첫째가 연애인데 왜냐하면 연애를 하면 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돼요. 평소에는 자기 자신이 얼마나 찌질 한지 모르거든요. 연애를 하면 알게 되죠(웃음). 그리고 그 다음으로 한동헌 대표처럼 창업을 해보고 싶어요. 사실 우리는 술자리에서 늘 창업을 하죠. 하지만 다음날 일어나면 행동으로 옮기지 못해요. 저는 용기가 없어서 못했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하면 그때가 인생에서 기회비용이 제일 낮았기 때문에 해도 그때 했어야 했다는 후회가 되요. 창업을 했으면 아마 배우는 게 더 많았을 거예요.
한동헌 : 저도 같은 맥락이지만 미친 짓을 해봤으면 좋겠어요. 돌아봤을 때 정말 미친 짓이었다고 생각 될 만큼 무모한 일을 저질러 보고 싶어요(웃음).
최선을 다해서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합니다. 언제나 꿈꾸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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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봄 한강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축제 한마당 ‘청춘 페스티벌’과 KBS ‘남자의 자격’ 출연자 이경규·김국진·김태원 등이 연사로 나선 강연회 ‘청춘에게 고함’으로 유명한 마이크임팩트의 강연 콘서트 ‘청춘 고민상담소(시즌 2)’의 단행본 버전. 강연 기획자 한동헌(마이크임팩트 대표)을 비롯해 장항준(영화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