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뒷짐 지거나 탬버린 치면서 노래하면 안되나요? - 이스턴 사이드 킥 인터뷰

영향력 있는 밴드가 되는 것이 목표! 사운드는 다를지 모르지만, 음악은 따뜻한 다섯 남자들의 음악 이야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인터뷰를 진행하며 든 생각은, 이런 감각 또한 이들이 가진 매력이 아닌가 싶다는 점이었다. 습도 높은 어느 날의 오후, 플럭서스 사무실에서 만난 이스턴 사이드 킥은 인터뷰어의 질문에 서툴지만 솔직한 워딩으로 답변을 해주었다. 상기한 곡들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무릎을 탁 치게 된 것은 물론이다. 알고 보니 이들은 결코 불친절한 사내들이 아니었다.

그건 나의 비비드 하늘 가운데 서 있었다. 시든 구름
너는 나의 욕심을 잡고 내 옆에 서 있었다. 시든 태양

비 오는 소식 듣고 덩실덩실 춥다는 너를 안고 덩실덩실
비 오는 소식 듣고 덩실덩실 춥다는 너를 안고 덩실덩실


(「무지개를 위한 싸움」)


곡을 들으며 생각난 키워드는 ‘불친절함’이었다. 「화난 수탉」에서도 마찬가지, 가사에 앞뒤 인과관계가 나타나질 않으니 전하려는 바가 무엇인지 명확히 와 닿지가 않았다. 툭 던져놓고 슥 지나가며 ‘알아서 들어봐’라고 말하는 듯한 만화적 불친절함이랄까.

인터뷰를 진행하며 든 생각은, 이런 감각 또한 이들이 가진 매력이 아닌가 싶다는 점이었다. 습도 높은 어느 날의 오후, 플럭서스 사무실에서 만난 이스턴 사이드 킥은 인터뷰어의 질문에 서툴지만 솔직한 워딩으로 답변을 해주었다. 상기한 곡들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무릎을 탁 치게 된 것은 물론이다. 알고 보니 이들은 결코 불친절한 사내들이 아니었다.

질문

밴드에 대한 소개와 함께 ‘이스턴 사이드 킥’이라는 이름의 뜻도 알려주세요.

답변

한결 : 굳이 장르를 따지자면, 개러지 록을 하는 팀이라고 소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서양의 어떤 개러지 록 밴드처럼 ‘오늘 밤 여자랑 잘 거야, 술 먹고 뻗을 거야’식의 음악은 싫어요. 저희는 그런 것보다는 한국적인 이야기나 감정을 표현하는 음악을 하고 싶거든요.

밴드 이름에서 사이드 킥은 그냥 갖다 붙인 거예요. (웃음) 프론트 킥도 붙여보고, 앞차기 뒤차기 다 붙여봤는데 그중에서도 사이드 킥이 가장 예쁘게 와 닿더라고요.

질문

플럭서스에는 어떻게 들어오게 되었나요? 이전에는 소속사가 없었는데 계기가 있나요?

답변

한결 : 이전까지는 한 번도 연락이 없었어요. 그러다가 2011년 헬로 루키 인기상 수상 이후로 회사 몇 군데서 연락이 왔죠. 고심 끝에 여기로 오게 되었네요.

질문

소속사엔 이승열이 있고, 클래지콰이가 있고, W가 있습니다. 대체적으로 소속 뮤지션들의 색깔과 상당부분 다른 느낌인데, 거기서 오는 고민 같은 게 있나요?

답변

한결 : 그런 건 딱히 없어요. 굳이 어떤 색깔에 맞춰야 된다는 생각은 없고, 그저 각자의 음악을 존중하고 있어요.

질문

결성은 어떻게 하게 되었나요?

답변

명철 : 저랑 한결이랑은 선후배 사이라서 원래부터 알고 있었어요. 둘이서 다른 멤버들과 함께 밴드 활동을 하다가 인혁이도 만나고 주환이 형과 선후배 사이인 상환이 형도 만나게 되었죠. 처음부터 이 멤버구성은 아니었어요.

질문

기획사 시스템으로 오면서 바뀐 게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답변

한결 : 회사에 소속되지 않으면 합주도 그렇고 작곡도 그렇고 모든 측면을 다 스스로 신경 써야 하잖아요? 공연 자리도 직접 알아봐야 하고.

주환 : 홍보, 행사 스케줄, 공연 페이 문제를 우리가 직접 해결해야 했어요. 지금은 확실히 편하죠.

질문

플럭서스는 클럽 공연 성사가 힘들지 않나요?

답변

회사에 그런 느낌은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저희는 계약 조건에 클럽 공연 항목이 있었어요.

질문

왜 그런 계약조건이 있었을까요?

답변

주환 : 밴드는 공연이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클럽에서 공연을 하며 성장했는데 클럽을 떠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것 같아요. 만약 나중에 우리 밴드가 엄청 커져서 클럽에서 정기적으로 공연할 수 없는 상황이 온다고 해도, 그래도 공연은 꾸준히 계속할 생각이에요.

질문

며칠 전 펜타포트록페스티발 무대에 올랐습니다. 페스티발 공연은 클럽 공연과는 느낌이 다르지 않나요?

답변

주환 : 클럽 공연은 우리가 메인이라는 느낌이 강하지만, 페스티발에서는 비중이 약한 듯 보여요. 앞 시간대 무대에 서다보니 집중도도 떨어지고, 서브 스테이지는 사운드 기술의 측면에서 지원이 약하기도 하고요. 그러면 제대로 놀지 못해요. 이해를 못하는 건 아니지만 아쉬운 건 어쩔 수 없죠.

질문

관객들 반응도 다르지 않나요?

답변

주환 : 맞아요. 아직까지 우리는 클럽 특화적인 측면이 있는 밴드 같아요. 무대별 특징을 빨리 캐치해서 맞춰 가아죠.

질문

크레디트를 보니 기타를 맡고 있는 고한결 씨의 비중이 상당합니다. 다른 멤버들은 작곡 욕심이 없는 것인지 궁금한데요.

답변

인혁 : 그래서 다른 밴드를 하고 있는 거예요. 저희도 다 자기 음악에 대한 욕심이 있으니까요. 주환이 형도 스몰오라는 밴드를 하고 있고, 저도 류타밴드(*현 에이틴그램)라는 다른 밴드를 하고 있어요. 각자의 여러 생각이 겹치면 우리 밴드 자체가 점점 변하게 될까봐 한결이에게 전적으로 맡기고 있습니다.

명철 : 그만큼 모두가 각자의 음악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거예요. 그러나 한결이의 능력을 포용하고, 최대한 밴드의 색깔을 유지하려 합니다.

질문

곡은 어떤 스타일로 쓰시나요?

답변

한결 : 저는 합주를 통해서라든지, 혹은 악기로 장난치다가 곡이 나오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그보다는 아침에 밥을 먹자마자 자리에 정자세로 앉아서 쓰는 스타일이에요. 일하는 것처럼.

주환 : 곡을 만들 때 각자가 파트를 맞춰보고 잼 형식으로도 만들어봤는데,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는 딱히 답이 없어 보여요.

인혁 : 한사람의 생각을 100% 반영한 것도 이스턴 사이드 킥만의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분담해서 조합하는 방식도 또 다른 장점이 있는 것 같고요.

질문

밴드는 화학작용도 중요하지 않나요?

답변

인혁 : 그쪽으로는 우리만의 분담 방식이 있어요. 흥 담당이라든지, 안전 담당이라든지 (웃음)
한결 : (잠시 생각하다가)그랬나?
주환 : 팬클럽에서 그런 얘기가 있어

질문

상환 씨는 원래 말수가 적은가요? 공연 때도 멘트를 자제하시던데.

답변

주환 : 원래 없어요.
인혁 : 원래 없는데 무대 올라가면 무대 체질을 발휘하는 스타일이에요.

질문

주환 씨는 리암 갤러거와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답변

주환 : 그게 좀 섭섭한 부분인데, 리암의 영향력이 너무 강해서 그런 것 같아요. 솔직히 탬버린 치면서 노래하는 보컬도 세상에 많고, 뒷짐을 지는 보컬도 한둘이 아닌데 우리 나라에선 리암이 가진 영향력이 너무 큰 거죠. 뒷짐 지고 노래하거나 탬버린 치면서 노래하면 무조건 ‘아 저거 리암 갤러거 베꼈네’ 이건 좀 아닌 것 같아요.

질문

가장 멋지다고 생각하는 보컬은 누가 있을까요?

답변

주환 : 짐 모리슨(Jim Morrison)! 정말 좋아해요. 보컬도 그렇고, 무대매너도 그렇고.

질문

그러면 무대가 멋있다고 생각하는 밴드도 있나요?

답변

주환 : 저는 핑크플로이드(Pink Floyd)요.
인혁 : 저는 바인스(The Vines)에요. 무대 난장판치고 뒤엎고 하는 게 정말 멋져요. 예전에도 특이하다 싶은 건 많이 봐왔지만, 연주력이 주가 되고 그 이후에 퍼포먼스까지 되는 게 정말 멋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바인스 때문에 기타리스트로서의 표현력을 많이 배운 것 같아요. 이전에는 무대에서 몸으로 표현하는 걸 잘 못했었거든요.

질문

여성 팬들이 많지 않나요? 이유가 뭘까요.

답변

주환 : 다른 밴드 공연도 여자 팬들이 압도적으로 많아요. 아무래도 남자 분들은 공연에서 즐기기보다는 엠피스리로 듣고 끝내는 케이스가 많은 것 같아요.

질문

타이틀이 「무지개를 위한 싸움」인데, 곡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릴게요.

답변

한결 : 무지개를 갖고 싶어 막 돌아다니는 어떤 남자가 있어요. 그런데 무지개는 비가 와야 생기잖아요? 이 남자에게 애인이 있는데, 그 사람이 춥다고 하든 말든 자기는 비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무지개 생각에 신나서 춤을 추는 거죠. 좀 슬픈 내용이에요.

인혁 : 무지개는 허상인 거죠.

한결 : 무지개는 허상임과 동시에 이상이에요. 개인적으로 그것만 계속 찾는 건 좋진 않은 듯 보여요.

질문

내용은 무지개에 관한 것인데 뮤직비디오는 흑백으로 나왔잖아요. 빙글빙글 도는 컨셉은 누가 잡은 건가요?

답변

한결 : 감독님이 잡으셨죠. (웃음)
주환 : 찍고 보니 바닥이 상당히 더러웠어요. 그래서 컬러에서 흑백으로 바꾼 건데, 의도치 않게 더 멋지게 나온 것 같아요.

질문

전체적으로 가사가 확 들어오지는 않는 느낌이었는데, 설명을 듣고는 다르게 들리네요. 다른 곡들은 어떤 내용인가요?

답변

한결 : 「화난 수탉」이 약간 그런 식으로 쓰인 가사에요. 축제날 아침이 밝아 해가 올라오는데, 축제니까 닭은 잡혀야 하잖아요. 옆에서 주인은 칼을 갈고 있고 사람들은 신났는데 축제가 즐거운 건 사람들 뿐, 닭은 아무 상관없이 죽어야 해요. 왜 내가 죽어야해? 억울해. 사람들은 뛰노는데 날은 밝아 오고. 닭은 무섭고 이런 상황에 화도 나지만, 어찌됐든 해는 점점 떠오른다는 내용이에요.

질문

가사 쓰는 방식이 최근 밴드들 사이에서도 상당히 독특한 것 같은데요.

답변

한결 : 지금 말씀 드린 두 곡 같은 경우에는 좀 예외적인 경우에요. 원래 딱히 영감 같은 것은 없어요. 보이는 것을 주로 메모해서 끌어내는 스타일이에요. 메모를 토대로 이야기를 상상하고, 여기에 다른 메모들을 취합하는 식이에요.

질문

주환 씨가 보컬로서 보기에 가사는 어떤가요?

답변

주환 : 외우기 진짜 힘들어요. 가사도 많고.
한결 : 지금도 못 외워요.
주환 : 제가 가사 쓰는 방식과도 다르고 내용도 길고요. 작사자의 감성을 이입해 불러야하는데 아무래도 어려워요. (한결의 가사에서) 많이 나오는 워딩이 있어요. 욕심, 태양, 인상 같은 거. 덩실덩실이나 기웃기웃 같은 의태어도 많고요. 지금은 알아가고 있는 단계에요. 다른 밴드들에서는 볼 수 없는 가사들이라 특색 있고 재미있다고 생각해요.

질문

쓰는 입장에서는 잘 부르는 것 같나요?

답변

한결 : 네. (주환을 보며)이거 오늘 칭찬이 많은데? 오늘 뭔가 잘못 진행되고 있는 것 같아.
주환 : 인터뷰 엎고 다시가자 (웃음)

질문

「떡」은 마지막까지 타이틀 경합을 벌였다고 하던데. 제목이 왜 떡인가요?

답변

한결 : 떡실신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떡은 사람이 될 수 없지만 사람은 떡이 될 수 있다’는 광고 카피에서 생각해냈어요.

질문

클럽에서 떡을 돌리기도 했는데요.

답변

인혁 : 팬 분이 준비해 주셔서 돌린 거예요.
명철 : 맛있게 먹었습니다!

질문

팬 분들이 선물을 많이 주지 않나요? 어떤 걸 받으세요?

답변

주환 : 술 많이 받고 담배도 자주 받아요. 이거 자꾸 이상한 쪽으로 가는데?
명철 : 종이접기도 받아봤어요. 아니, 종이접기가 아니라 왜 그 두꺼운 종이 있잖아요.
인혁 : 종이로 만든 프라모델 같은 거? 그런 거요.
주환 : 홍삼이랑 팬티, 팔찌도 받은 적 있어요.
상환 : 저는 양말 많이 주시던데.
주환 : (발 가리키며)맨날 맨발에 이렇게 신으니까 그런 거 아냐? (웃음)

질문

한결 씨는 기타를 짧게 매고 치지 않나요? 칵스의 기타도 비슷한 느낌이던데.

답변

한결 : 제가 먼저 했을 걸요? (웃음) RATM 팬이거든요.
명철 : 주위를 살피며)우리가 먼저 무대 올랐나 칵스가 먼저 올랐나?
주환 : 칵스가 먼저 올랐지?
인혁 : (기타 짧게 매는 건)우리가 먼저 했어.

질문

불편하지는 않나요?

답변

한결 : 편하던데요. 멋있기도 하고요.
인혁 : 전 내려서 치는 게 편해요. 물론 어느 정도 올려 매는 건 또 나름 편하지만 너무 올리는 건 좀….
한결 : 난 편해.

질문

음악이 스트록스를 닮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답변

인혁 : 저는 오히려 스트록스를 잘 몰랐어요.
주환 : 저도 사실 잘 몰랐어요.
인혁 : 한 두곡 정도 비슷하게 들리는 곡은 있는데 솔직히 잘은 모르겠어요. 열어놓고 보면 완전히 다른 것 같은데.
명철 : 앨범을 완전히 들어보지 않아서 그런 것 같아요. 앨범 전체를 들어보면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상환 : 대략의 이미지만 대입해서 그렇게 보는 것 같아요.
명철 : SNS에 그런 게 많이 올라오더라고요. 뭐 닮았다느니 뭐랑 비슷하다느니. 사실 그런 얘기 하는 사람 중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던데.

질문

여린 음악, 여성 취향의 음악이 많은 요즈음인데 이스턴 사이드 킥은 마초적이고 남성적인 느낌이 많은 것 같아요.

답변

한결 : 그렇진 않다고 생각해요. 다들 따뜻한 감성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주환 : 음악도 따뜻해요. 물론 사운드는 다를지 모르겠지만.

질문

최근 음악의 연성화 경향에 대해 현장의 밴드로써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답변

한결 : 사실 그런 밴드들과 많이 겹쳐서 공연을 하지는 않아서 별다른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질문

연성화 경향을 비판하는 시선도 있는데요.

답변

주환 : 음악이 유하다고 손가락질하는 것도 저는 좀 웃기다고 봐요. 그건 개인의 취향이니까요. 표면적으로 나오는 이야기들은 쓸데없는 게 많은 것 같아요.
명철 : 똑똑한 사람들은 모든 음악을 존중하고 모두를 인정할 줄 안다고 생각해요.
주환 : 호불호는 존재하지만 굳이 몰아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다양성을 인정해줘야죠.

질문

EP곡들이 앨범에 들어갔는데 재녹음한 것인가요?

답변

한결 : (주위 멤버들을 보며)바뀐 게 있던가?
인혁 : 편곡으로는 변한 게 없는데, 기타 톤에서 많은 변화를 주었어요. 청량감 있게 밝게 만들었죠.

질문

왜 바꾼 건가요?

답변

명철 : 얘(한결)가 말했었는데 EP에서 맘에 들지 않던 사운드를 이번에는 찾겠다고 했었어요.
한결 : 사운드를 좀 찾으려고요. 전에는 깁슨의 느낌이었다면 이번에는 펜더 같은 느낌을 살려봤어요.

질문

멤버별 질문입니다. 앨범에서 맘에 드는 곡은 무엇인가요?

답변

상환 : 「쉬는 날 방안」, 「자연풍」이 좋아요. 그냥 잘 만든 느낌이에요.
주환 : 저도 「자연풍」이랑, 그리고 「화난 수탉」. (타이틀 곡은 의외로 안 꼽는다는 질문에 대해) 타이틀 곡이랑 선호하는 곡이랑은 차이가 있으니까요. 두 곡이 녹음이 잘 되었어요.
한결 : 저도 「자연풍」이에요. 그냥 그 노래가 개인적으로 가장 맘에 들어요.

질문

개인적인 사연이 들어간 것인가요?

답변

한결 : 그런 건 아니지만 곡이 잘 안 써진 사연은 있어요. 첫 소절은 잘 나왔는데 그 뒤가 안 나와서 고민을 많이 했었거든요.

질문

그래도 멤버들이 좋아하는 걸보면 완성도가 높은 것 아닌가요?

답변

상환 : 녹음은 진짜 잘 되었는데 라이브가….
한결 : 그게 진짜 합주실에서는 최곤데 공연장만 가면 이상하더라고요.
인혁 : 튜닝도 잘 안 되는 것 같고. 저는 「무지개를 위한 싸움」을 고를래요. 연주할 때 가장 재밌거든요.
한결 : 그 곡이 인혁이 솔로가 들어가거든요.
명철 : 저는 「쉬는 날 방 안」 가사랑 기타 리프가 좋아요.

질문

특별히 좋아하는, 혹은 영향을 받은 뮤지션이나 음반이 있나요?

답변

상환 : 저는 너바나에요. 학생 때 라디오를 자주 들었는데 거기서 「Smells like teen spirit」을 듣고 꽂혀버렸어요. 자기 전에 침대에 누워 기타 치는 상상도 하고 하다가 이쪽 길로 들어서게 된 것 같아요.

인혁 : 아까도 얘기했지만, 저한테 밴드는 바인스가 최고에요. 분명 저도 좋고 재밌어서 음악을 하는 건데 무대 위에서 표현 같은 건 내 맘대로 되지 않는다는 느낌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바인스를 보고 절제하던 게 풀렸어요.

한결 : 가요 듣다가 서구 록을 듣게 된 계기가 된 게 메탈리카의 「Enter sandman」으로 기억해요. 지금은 메탈과 거리가 있긴 한데 그땐 정말 그랬거든요. 무조건 메탈리카가 최고였어요. 매일 듣고 그런 것 덕분에 록을 조금이나마 알게 된 것 같아요. 아! 레드 제플린의 「Immigrant song」도 정말 좋아해요. (개러지 록과는 거리가 있다는 반문에 대해) 저희는 시작부터 ‘개러지 록을 추구해야겠다’ 뭐 이런 건 없었어요. 만들다보니 그렇게 된 거죠.

주환 : 음반은 핑크 플로이드의 < Animals >에요. 그다음이 2008년에 나왔던 플릿 폭시스의 앨범이고요. 그전까지는 데미안라이스나 엘리엇스미스 같은 포크 싱어를 좋아했었어요. 영국 음악도 좋아했었고. 그러던 게 플릿 폭시스 이후로는 컨트리 적이고 자연적인 미국적 느낌에도 끌리더라고요. 솔로활동도 그래서 포크로 갔어요.

명철 : 저는 핀치(Finch)의 < What Is To Burn >이에요. 사실 예전에는 밴드를 할까 취직을 할까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핀치를 접하면서 음악 쪽으로 방향을 굳힌 것 같아요. 건스 앤 로지스의 베스트앨범도 좋아하는 음반이에요. 국내 밴드를 꼽자면 차승우 씨가 있던 시절의 노브레인인데, 드럭 시절에 친구랑 노브레인에 미쳐서 자주 공연을 다니다가 음악을 하기로 결심했던 기억이 나요. 그때만큼 열심히 좋아하진 않지만, < 청춘98 >은 지금도 가끔 꺼내 듣는 음반입니다.

질문

앞으로 어떤 밴드로 남고 싶나요?

답변

인혁 : 앞으로 음악을 하는 밴드들이 이스턴 사이드 킥 때문에 음악을 하게 됐다는 말을 듣고 싶어요. 그만큼 영향력 있는 밴드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진행: 김반야 여인협 이수호
사진: 이한수
정리: 여인협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6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ㆍ사진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오늘의 책

장재현 감독의 K-오컬트

2015년 〈검은 사제들〉, 2019년 〈사바하〉, 2024년 〈파묘〉를 통해 K-오컬트 세계관을 구축해온 장재현 감독의 각본집. 장재현 오컬트의 시작과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보여준다. 디테일이 살아 있는 오리지날 각본은 영화를 문자로 다시 읽는 즐거움을 선사하며, 독자를 오컬트 세계로 초대한다.

위기의 한국에 던지는 최재천의 일갈

출산율 꼴찌 대한민국, 우리사회는 재생산을 포기했다.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원인은 갈등이다. 대한민국의 대표 지성인 최재천 교수는 오랜 고민 끝에 이 책을 펴냈다. 갈등을 해결할 두 글자로 숙론을 제안한다. 잠시 다툼을 멈추고 함께 앉아 대화를 시작해보자.

어렵지 않아요, 함께 해요 채식 테이블!

비건 인플루언서 정고메의 첫 번째 레시피 책. 한식부터 중식,일식,양식,디저트까지 개성 있는 101가지 비건 레시피와 현실적인 4주 채식 식단 가이드등을 소개했다. 건강 뿐 아니라 맛까지 보장된 비건 메뉴들은 처음 채식을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훌륭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할 말, 제대로 합시다.

할 말을 하면서도 호감을 얻는 사람이 있다. 일과 관계, 어른으로서의 성장을 다뤄온 작가 정문정은 이번 책에서 자기표현을 위한 의사소통 기술을 전한다. 편안함이 기본이 되어야 하는 대화법, 말과 글을 더 나은 곳으로 이끄는 방식을 상세히 담아낸 실전 가이드를 만나보자.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