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바쁘다. 하루 해가 언제 떠서 언제 지는지 알 수 없다. 아침 조찬 약속에서부터 저녁 만찬 약속까지 하루에 빼곡히 짜인 일정을 따라가다 보면 하루가, 일주일이, 한 달이 언제 지나갔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이런 사정이니, 제대로 독서할 시간이 없다. 몇 번 시도했다가 손을 놓고 말았다. 그래도 틈나는 대로 독서노트를 써 보기로 했다.
서울 시장으로 취임하면서 받은 가장 값진 선물이라면 시민들의 지지와 신뢰다. 그 다음으로 귀한 선물을 꼽으라면 예스24 독자가 선택하고 보내준 “박원순 시장이 꼭 읽었으면 하는 책 50권”이다.(편집자 주 : 2011년 11월 1일부터 25일까지 예스24는 ‘서울 시장님께 이 책을 추천합니다’ 기획전을 진행했다. 이벤트 페이지에 ‘서울 시장에게 권하고 싶은 책’을 댓글로 공모했고, 네티즌의 추천을 가장 많이 받은 책 50권을 박원순 시장에게 전달했다. 관련기사 ☞ //ch.yes24.com/Article/View/18877)
사무실로 배달된 몇 박스의 책은 좋은 서울시정을 바라는 우리 시민들의 간절한 꿈이고 소망이기도 하다. 그 책 무더기를 집으로 옮겨놓은 뒤 나는 큰 부채감을 느끼며 읽고는 있으나 속도가 더디다.
너무 바쁘다. 하루 해가 언제 떠서 언제 지는지 알 수 없다. 아침 조찬 약속에서부터 저녁 만찬 약속까지 하루에 빼곡히 짜인 일정을 따라가다 보면 하루가, 일주일이, 한 달이 언제 지나갔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이런 사정이니, 제대로 독서할 시간이 없다. 몇 번 시도했다가 손을 놓고 말았다. 그래도 틈나는 대로 독서노트를 써 보기로 했다. 예스24의 독자들이 이렇게 성의를 기울여 책을 선정해서 보내주었는데 그 성의와 기대를 저버릴 수 없지 않은가?
보는 사람에 따라 세상을 이해하는 각도도 천차만별이다. 2009년 영국의 여행전문지 <론리 플레닛>은 서울을 최악의 도시 3위로 뽑았다고 한다. 그 후 <뉴욕타임즈>는 서울을 가볼 만한 곳 3위로 꼽았다.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알 수 없다. 서울은 가능성과 절망을 함께 보여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가 하기에 따라서 천국이 될 수도 있고 지옥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사실 뉴욕과 서울을 “재미난 지옥”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
이경훈 교수가 쓴 『서울은 도시가 아니다』를 읽으며 서울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 가야 하는지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래서 이 책을 <서로함께>(나를 포함하여 서울시 간부들이나 직원들, 시민들이 참가하여 진행하는 독서토론 모임, 여기서 書路는 책의 길이라는 뜻에서 붙인 것이다)에서 첫 번째로 선택했고 이경훈 교수도 토론자로 초청했다.
이경훈 교수는 이 책 서두를 <섹스 앤 더 시티>라는 영화로 시작했다. 이교수의 말을 빌리자면, 이 영화에서 그려지는 뉴욕은 “걸어서 출근하고, 걸으며 사랑하고, 거리에서 이별하거나 옛 애인을 마주치기도 한다. 그리고 거의 매회 주말아침에 모여서 브런치를 즐기며 서로의 지난 한주를 이야기하는” 공간이다. 결론은 이 영화의 주인공들은 “계속 걷는다”는 것이다. 주인공들은 대부분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이지만 아무도 자동차를 가지고 있지 않다.
서울을 떠올리면 이 놀라운 사실은 하나의 충격으로 다가온다. 서울에서는 누구나 차를 타고 다닌다. 집에서부터 직장까지, 교외에서나 도심에서나 모두 차를 몬다. 주택단지에서나 도심 직장에서나 주차가 걱정이다. 도심은 막히고 공기는 좋지 않다. 사람들은 직장에서 집까지 자동차나, 버스를 타고 오는 바람에 걸을 기회가 없다. 그러다 보니 동네가게들이 장사가 안 되고 마을경제가 울상이다.
나는 과거 변호사 할 때 기사가 딸린 승용차를 보유하고 있었다. 전혀 걸을 기회가 없이 자동차만 타고 다녔다. 매년 지리산 종주를 연례행사로 했는데 그때마다 지옥 가는 느낌이 들 정도로 힘들었다. 왜냐하면 평소에 걷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반면에 늘 걸어 다녔던 아내는 다람쥐처럼 잘 걸었다. 나중에 내가 시민운동가가 된 다음에는 내가 다람쥐가 되었다. 자기 사업을 하면서 자동차를 몰게 된 집사람은 산의 초입부터 호흡이 가빴다. 나는 뚜벅이가 되었고 집사람은 자동차족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경훈교수의 이 책을 보면서 나는 서울을 “걷는 도시”로 만들어야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굳혔다. 우선, 걷는 도시로써의 서울에 사는 시민은 모두가 건강해질 것이다. 일부러 운동을 하지 않아도 걸어 다니면 건강해질 수밖에 없다. 동시에 자동차 대신 대중교통을 강화함으로써 자동차의존도를 줄여야 한다. 특히 도심에서는 사람들이 편하게 걸을 수 있도록 친보행자적인 시설을 강화할 생각이다.
덕수궁길, 가로수길 같은 길을 많이 만들 것이다. 인도나 보도블럭을 개선하고 가로수가 좀 더 많은 그늘을 드리우고 더 많은 산소를 공급하도록 나무도 심겠다. 보도블럭현신 10계명을 이미 발표했고. 친보행자적인 보도개혁방안을 준비중이다. 이렇게 하면 사람들이 늘 걸으며 쇼핑도 하고, 서로 우연히 만나 대화도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제 서울은 보행자 도시로서 변모해 갈 것이다.
우리는 언제부턴가 도시에서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잊어버렸다. 행복은 도시에서의 꿈과 성공과 편리를 버리고, 시골로 가야 찾을 수 있는 파랑새가 되어 버렸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뿌리 내리고 있는 도시를 더 이상 견뎌야 할 공간으로 둬서는 안 된다. ‘도시에서 행복하게 사는 삶’을 이루기 위해선 여러 가지 삶의 풍경을 바꾸어야 한다. 그 풍경 중에 하나로 나는 ‘걷는 도시, 서울’을 생각한다.
지금 현재 국가빚이 상당하고, 지자체도 마찬가지인데 제대로 된 시정을 펼치는데 도움을 주리라고 생각합니다. (예스24 아이디 salvatoree)
살바토리님이 나에게 추천한 이 책은 왜 국가부도가 이루어지는지, 어떻게 하면 그것을 막을 수 있는지를 설명한 책이다. 아마도 이 나라의 국가재정 위기를 꿰뚫어본 독자의 애국충정이 이 책을 읽도록 인도했나 보다.
실제 우리나라의 부채는 심각한 상황이다. 국채와 차입금을 포함한 나랏빚은 774조 원으로 지난해 국내총생산의 63%에 해당하는 액수이고 한해 예산을 훨씬 뛰어넘는 숫자이다. 특히, 국가가 공무원과 군인들에게 지급할 연금도 나라의 빚인데 무려 342조 원에 달했다. 정부는 우리나라의 국가자산 대비 부채비율이 50.8%로 미국이나 영국, 프랑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건전한 편이라고 밝혔지만 그 나라들에 비하면 우리가 취약한 점들이 많다. 따라서 여러 가지를 통찰해야지 안심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이 책의 저자 발터 비트만은 국가부도라는 유령이 세계를 횡행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저자에 따르면, 2007년 봄 이후 금융위기가 점점 고조되면서 많은 나라의 정부 및 중앙은행은 국제금융 시스템의 붕괴를 막기 위해 대규모로 개입하고 있으며 이러한 금융위기가 채무위기로, 마침내 국가부도 사태로 이어지고 있다.
주목할 점은 복지의 지나친 확대를 경계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복지국가는 이미 수십 년 전에 재정조달 능력의 한도를 넘어섰다. 공공부채 저편에는 감춰진 국가부채가 존재한다. (중략) 사회보장급여는 장기간 의무적으로 지급해야 하는 것으로 정해져 있지만 그 소요자금은 완전히 확보돼 있지 않다. 자금 확보에 필요한 요율 인상이나 급여축소계획은 정치적 고려 때문에 단념하게 되고, 사회시장경제체제하에서 계속 함부로 내팽개쳐지고 있다”(p.84)
그러나 이 분석은 복지국가가 확립된 북유럽이나 서유럽의 경우에 해당되지 않는다. 오히려 가장 잘 복지가 발전되어 있는 북유럽은 경제위기에 몰려있는 남유럽과는 달리 복지와 재정안정을 동시에 이루고 있다. 그런 점에서 보면 복지가 반드시 국가부도로 이어질 것이라는 추론은 타당하지 않다. 다만 한번 복지가 이루어지면 그것을 줄이기는 쉽지 않으므로 재정건정성을 늘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저자 발터 비트만은 숨겨진 국가부채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국가가 운영하는 사회보험으로 실업보험, 의료보험, 산재보험, 국민연금 등이 바로 그런 것들이다. 특히 연금보험은 장기간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데 그 보험금을 국가가 미리 준비해두지 않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당장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장기간에 걸쳐 국가는 큰 부채를 짊어지고 있는 셈이다. 자기 정부 임기 중에 생겨나지 않은 문제라고 이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국가의 과도한 지출만이 아니라 민간부채도 국가부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금융업계를 포함한 수많은 기업은 적정 수준 이상의 빚을 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민경제에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기업의 붕괴를 막기 위해 역사적으로 전례가 없을 정도로 개입하는 나라가 많이 생겨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외환위기도 마찬가지가 아니었던가! 이뿐만 아니라 가계부채도 마찬가지다. 소비자들이 갚을 수 있는 한도를 초과하여 무리하게 소비자 신용을 쓴다면, 사회 문제가 생기고 국가의 조치가 필요하게 된다. 오늘날 과도한 가계부채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한국 역시 예외가 아니다.
‘빚’을 다룬 『국가부도』는 대한민국의 정책을 결정하는 주요 공직자나 정치인, 나라의 경제적 미래를 고민하는 지식인들은 모두 읽어두어야 할 책이다.
1956년 경남 창녕 태생으로 서울대에 들어갔으나 학생운동으로 구속, 제명된 후에 다시 단국대 사학과에 입학했다. 1980년 사법고시에 합격하고 대구 지검 검사를 거쳐서 변호사가 되었다. 80년대와 90년대에 수많은 양심수 사건을 변론하며 대표적인 인권변호사로 활동해왔다.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 법조제도개혁위원, 역사문제연구소 이사장, 한겨레신문 논설위원, 한국정신대대책협의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것도 그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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