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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바닷가재를 잡아서 정작 맛도 못 보고 미국 레스토랑에 납품…

무역이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에게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는가 코너 우드먼:『나는 세계일주로 자본주의를 만났다』 모두가 바라던 ‘꿈의 직장’에 다니고 있었던 남자 갑자기 회사를 나와 네팔로 간 사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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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7일, 코너 우드먼의 독특하고 생생한 경험을 듣기 위해 수많은 독자들이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을 찾았다. 잘 나가던 억대 연봉의 애널리스트가 약속된 풍요를 뒤로한 채 세계일주를 떠나기까지, 그리고 세계 경제의 감추어진 얼굴을 만나고 『나는 세계일주로 자본주의를 만났다』를 펴내기까지의 모든 이야기가 펼쳐졌다.

전 세계를 여행하며 경제의 민낯을 만난 남자, 코너 우드먼이 한국을 찾았다. 『나는 세계일주로 경제를 배웠다』에 이은 그의 두 번째 저서 『나는 세계일주로 자본주의를 만났다』의 출간을 기념해 한국의 독자들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지난달 17일, 코너 우드먼의 독특하고 생생한 경험을 듣기 위해 수많은 독자들이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을 찾았다. 잘 나가던 억대 연봉의 애널리스트가 약속된 풍요를 뒤로한 채 세계일주를 떠나기까지, 그리고 세계 경제의 감추어진 얼굴을 만나고 『나는 세계일주로 자본주의를 만났다』를 펴내기까지의 모든 이야기가 펼쳐졌다.


‘내가 경제학자가 된 것이 이런 일을 하려고 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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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으로 시간을 되돌리며 코너 우드먼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당시 그는 모든 사람들이 꿈꾸는 ‘꿈의 직장’에 다니고 있었다. ‘아더 앤더슨’을 거쳐 대규모의 국제적 기업 ‘언스트 앤 영’에서 애널리스트로 재직 중이었다. 맨체스터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그는 졸업 후 얼마 되지 않아 그 직장을 구할 수 있었다. 높은 연봉의 직장에 만족했고, 열심히 일한 덕분에 원하는 위치에도 오를 수 있었다. 그 결과 학자금 대출도 모두 갚고, 런던에 아파트를 장만하고 차를 사는 등 온갖 좋은 것들을 다 살 수 있었다. 그야말로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었지만 자신이 하는 일에 행복감을 느낄 수가 없었다.

“당시 회사가 하고 있던 일은 잘 나가는 큰 기업들을 사들여서 작은 회사들로 분사시키는 것이었습니다. 그 다음에는 조각조각 나누어서 그 회사들을 파는 것이었어요. 그 일을 통해서 회사는 많은 돈을 벌었지만, 때로는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당신은 해고입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했습니다. 이러한 빅딜 이후에는 수백명의 사람들이 결국은 해고당하는 상태를 맞기도 했어요. 그러면서 ‘내가 경제학자가 된 것이 이런 일을 하려고 했던 걸까, 이렇게 돈을 벌면서 살아야 될까’ 회의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고민 끝에 그는 자신의 상관에게 편지를 쓰기로 결심했다. 회사를 떠나겠다는 내용의 편지였다.

“당시에 보스는 제가 미친사람이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이제 어디에 갈거냐고 묻더군요. 그가 기대한 답은 다른 유사한 회사들이었을 거에요. 제가 네팔에 가겠다고 하자 굉장히 놀라더군요. 하지만 저는 정말로 네팔에 갔고, 제 삶에서 어떤 일을 하기를 원하는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일을 통해서 이윤을 창출하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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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에 머물면서 그는 궁금증을 갖게 되었다. 전반적인 무역이나 거래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리고 생각했다. 그를 통해 자신이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 그가 내린 결정은 시험을 해보는 것이었다. 작은 규모로 무역을 시작해 보기로 한 것이다. 이렇게 작은 규모의 무역을 성사시킬 수 있다면 조금 더 큰 아이디어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스스로를 시험해 보기위해 투자가 필요했고, 런던으로 돌아가 가지고 있던 자산을 팔았다. 그렇게 전 세계를 무대로 한 그의 거래가 시작되었다.

아프리카와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브라질 등을 여행하며 ‘몸소’ 경제를 배운 5개월 후 영국으로 돌아갔다. 세계일주를 통해 얻은 유형과 무형의 자산과 함께. 크고 작은 거래를 통해 그는 결국 이윤을 남겼다. 처음 가지고 갔던 돈의 거의 2배에 달하는 금액이었다. 이와 함께 얻은 무형의 자산은 그가 얻은 깨달음이다. 스스로 열정을 다하고 위험을 감수할 준비가 되어있다면,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일을 통해서 이윤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

“이전에는 컴퓨터 스크린이나 전화로 거래를 했는데, 세계를 여행하며 면대면을 통해 거래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거래라는 것은 서로 마주한 상태에서 이루어지게 된다는 사실이었죠. 책상에 마주 앉아 차를 마시거나 맥주를 마시며 흥정을 하고 거래를 하는 거에요.”


무역이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에게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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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자산과 시간을 담보로 한 모험을 떠나기 전에 그가 무역에 대해 가지고 있던 생각은 명료했다. 무역이나 거래를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무역은 모든 사람들을 위해 좋은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여행을 하는 동안 자신이 읽고, 보고, 들은 바에 따르면 많은 무역이 사람들에게 유익하게 사용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생각했다. 무역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더 많은 선(善)을 제공할 수 있고, 모든 사람들에게 이익이 되는 무역을 할 수 있다고. 만약 선진국에 사는 사람들이 자신이 이용하는 물건을 보면서 그것이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 조금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면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 생각들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직접 부딪혀보는 것만이 해결방법이라고 판단됐다. 다시 짐을 꾸렸다. 전 세계를 무대로 한 두 번째 여행이 시작된 것이다. 그것은 곧 『나는 세계일주로 자본주의를 만났다』의 시작이었다.

『나는 세계일주로 자본주의를 만났다』가 묻고 있는 가장 큰 질문은 ‘무역이나 비즈니스 또는 대기업이라는 것이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에게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 세계일주를 떠날 때 이 질문에 대한 저의 대답은 ‘Yes'는 아니었습니다.”

니카라과에서 저자가 목격한 것은 너무나 원시적이고 열악한 장비로 바닷가재를 잡아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의 삶이었다. 그들의 삶은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었다. 잠수병에 걸려 고통스러워하면서도 매일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매년 50명의 사람들이 다이빙 때문에 목숨을 잃고 있었다. ‘무수한 생선과 바닷가재가 잡히는 지구에서 가장 풍족한 해안에 사는’ 그들은 정작 바닷가재를 맛볼 수 없었다. 사서 먹을 형편이 안 되기 때문이다. 니카라과의 젊은이들이 생명의 위협을 감수하며 잡아 올린 바닷가재들은 미국의 레스토랑과 해산물 기업에서 고급 요리 혹은 식재료로 팔리고 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그는 질문에 봉착했다. 자신이 전 세계를 여행하며 경험한 무역이라는 것은 개인적으로 좋은 것이었는데, 왜 이렇게 좋지 않은 일들이 존재하는 것인지 생각하게 되었다.

콩고의 광산 채굴 노동자들의 삶은 훨씬 더 끔찍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마약 단속 작전에 동참하며 대마초를 재배하는 사람들의 삶을 목격했고, 중국에서는 기본적인 노동권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폭스콘 기업의 노동자들을 보고 관련된 일에 개입하기도 했다.

그 경험들을 통해 저자는 대기업들이 많은 사람들을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자신이 생각한 것처럼 무역이라는 것이 모든 사람들에게 이익을 안겨주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일반적인 사람들이 이용당하고 착취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모든 사람들을 위해서 무역이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가능성과 잠재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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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이나 비즈니스, 혹은 대기업이라는 것이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에게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그의 최종적인 대답은 ‘No’는 아니었다. 다행히도. 여행이 계속되면서 모든 대기업들이 사람들을 이용하고 있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람들을 착취하지 않는 많은 대기업들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일례로, 서부아프리카에 면화 제조 공장을 두고 있는 다국적 기업 ‘올람’은 농부들에게 더 많은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모든 농부들에게 씨앗을 무료로 제공하고 비료와 살충제 구매 보조금도 지급한다. 기본적인 안전 장비를 구비해 놓고 사고를 대비해 변압기와 발전기, 양수기도 새로 설치했다. 추가적인 이윤이 발생할 경우 농부들에게 돌려주기도 한다. 농부들과 경영자가 함께 행복한 상황이 되도록 만들어 나가고 있는 것이다. 농부들이 품질이 더 좋은 작물을 생산하는 것이 기업의 수익성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세계일주를 통해 이와 같은 ‘좋은 예’들을 더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하면서도, 저자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이상적인 상황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해야 할 많은 일들이 남아있다는 이야기였다. 그 사실과 함께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세계적인 대형 기업들과 비즈니스들에 가능성과 잠재력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들의 무역이 모든 사람들을 위해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가능성과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저자가 세계를 여행하며 자본주의를 만나고 내린 최종적인 결론이고, 『나는 세계일주로 자본주의를 만났다』가 전하는 희망과 당부의 메시지다.


강연 후, 독자와 포옹하는 코너 우드먼.

『나는 세계일주로 자본주의를 만났다』는 ‘불편한 진실’을 이야기한다. 우리 식탁에 오르는 음식의 재료들과 일상에서 사용하는 전자제품의 부품들을 생산하는 바다 건너의 노동자들이 적정 노동시간과 그에 상응하는 임금을 보장받고 있는지, 이따금씩 궁금해지는 것들에 대한 진실이다.

책을 읽으며 마주하게 되는 그 진실들이 마음을 무겁게 하고 머릿속을 어지럽게 하더라도, 부디 책장을 덮지 마시고 끝까지 읽으시기 바란다. 그렇다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실 수 있을 거라 감히 예상해 본다. 그것이 새로운 고민으로 이어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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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계일주로 자본주의를 만났다 코너 우드먼 저/홍선영 역 | 갤리온

세계일주로 경제를 배웠던 코너 우드먼이 이번에는 공정거래의 과정을 역추적하는 여행을 떠난다. 카메룬, 콩고, 니카라과, 아프가니스탄, 라오스, 중국 등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나라들을 목숨 걸고 돌아보고 그들의 현실과 대기업의 비윤리성을 있는 그대로 폭로한다. 많은 사람들이 공정 거래 표시가 붙은 상품을 사고, 그들은 죽어라 일하는데 왜 가난을 벗어나지 못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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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임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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